어메이징 방콕 - 21. 환상의 꼬 낭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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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방콕 - 21. 환상의 꼬 낭유안~

제쏘미나 4 3176

H양이 알려줬습니다.
따오 까지 왔는데, 낭유안 한번 갔다와야지?

[태국]책에는 낭유안이 무척 아름다웠었는데, 사람들이 많이 가서 산호가 다 죽었다고 되어 있더라구요~ 그래서 에그~ 별 볼일 없겠구나, 싶었는데, 이 친구가 일케 말을 하니, 뭐, 딱히 또 할 일 없는 저는, 그래? 한번 가볼까?

그런데, 막상 가려고 한 날,
H양은 어드밴스 코스를 들어가서 우리와 같이 가지 못했답니다.

그래서, 저와 백조녀 둘, 그리고, 어드밴스를 마친 저의 버디 D군, 이렇게 넷이서, 우리는 낭유안에 가기로 했답니다.

따오의 매핫선착장에서 오전 10시에 배를 타고 들어갔다가 오후 4시30분에 나와야 합니다. 무슨 국립공원처럼 되어 있어서, 들고나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고 합니다. 낭유안 리조트에서 묵는 게 아니라면...

배삯은 편도50밧, 왕복 100밧.
그런데, 이 백조녀 두 분께서 전날 선착장에서 원피스 쇼핑을 했는데, 수선을 맡겼더랬습니다. 오늘 낭유안 가는데, 꼭 그걸 입어야겠답니다. 그렇다고 찾으러 갔는데... 쩝~ 오지를 않습니다.

수선이 덜 되서 기다렸다가, 찾아가지고 돌아오니, 이미 배는 떠난 시각,
저희는 그냥 보트택시를 타고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보트택시는 좀 비쌀텐데...
선착장으로 가니, 보트 기사들이 여기저기서 헌팅을 합니다.
가격이 첨에 인당 400밧을 부르더라구요~ 항상 얌전하고, 수줍음 많아 보이던, 백조녀 둘 중 Y양, 갑자기 프로의 솜씨를 발휘하며 흥정을 합니다.

기사랑 눈도 안마주치고, 고개를 도리질 하면서, 비싸다, 싸다 말도 없고, 그냥 200밧, 싫음 말고~ 이런 식입니다.
오호~~~ 저것이 여행 한달 다닌 사람의 포스구나~~~
(.... 근데, 왜 난 저게 없지.....? ... -_-;.... )

흥정 끝에 기사아저씨 인당 200밧에 왕복 해주기로 했습니다. 우리 일행 4명이니, 800밧. 그런데, 그것도 좀 비싼 것 같고, 우리는 좀 뜸을 들였습니다.
그래도 그 정도면 괜찮으니, 그냥 가자, 싶은데, 갑자기 우리의 D군, 말도 안된다는 표정으로 cancel을 합니다. 100밧이면 왕복할 수 있었던 것인데, 200밧이 웬말이냐, 이거죠~

이 친구, 순딩이처름 생겨서, 여지껏 순하게 있더니, 갑자기 포스 작렬합니다. 심각한 얼굴로 혼자 저쪽으로 걸어가서는 다른 보트택시 기사들과 얘기를 합니다.

저희, 난감했습니다. 저희쪽에서는 기사 아저씨, 이미 흥정 다 끝났는데, 뭐냐, 라는 식으로 제스츄어를 하고, 시간은 자꾸 흘러가고.....

이미 택시기사들, 담합 한 것 같습니다. 그 친구가 다른 기사들한테 가서 흥정을 하려 해도 그 쪽 아저씨들이 저 아저씨가 이미 우리 찍었으니, 안된답니다. D군, 표정 점점 더 안좋아집니다.

분위기는 점점 더 살벌해지고, 업친 데 덮친 격으로 하늘도 점점 어두워지더니, 얼려? 비까지 내려주십니다.

비록, 내가 원피스 고치느라 늦은 건 아니지만, 여자애 들 둘 때문에 아침에 일찍 출발 못한 것에 저것이 열 받았구만....

차라리, 그냥 내가 돈 낼테니, 그냥 가자~ 하고 싶지만, 이제 상황은 내가 돈을 다 낸다고 해도 원만히 돌아갈 것 같지 않습니다.

아니, 즐겁게 놀자고 가는건데, 이게 뭔 일이냐고~~~

또, 저 욱, 하기 시작했습니다. 승질이 났습니다.

" 야, 야~~! 그냥 타~~~! "

" 아니, 누나~ 그러면 안되죠~ 흥정을 해야죠~ 부르는대로 주는 게 어딨어요~~~ "

이 자슥이........ ^-_-^''''''''''''''

이제 두 백조녀들, 조용히 눈치만 봅니다.

이럴 때, 연장자인 제가 해결을 해야죠, 어쩌겠습니까....

" 놀러가기로 한건데, 그냥 가자, 쪼~~~옴~~~! 우리도 이거 다 흥정한거거든? "

제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하자, D군, 살짝 분위기 눈치채고, 눈치 봅니다.

한마디 더 하려는데, D군... 그냥 포기하듯이 가잡니다.

우리모두 아무 말 없이, 배를 탔습니다.

이거 놀러가는건지, 일하러가는건지, 분위기 참으로 어둡습니다...


"..........."

각자, 배 안에서 다 떨어져 앉았습니다.

여자애들 눈치보랴, 이 녀석 눈치보랴, 저 정말 바빴습니다.

분위기는 풀어야겠고....

" 얘들아.....

100밧 더 내봤자, 3,000원이야, 3,000원~~

니들, 나중에 한국가서 얼마나 돈 아끼나 보자~

우리 요만한 돈으로 분위기 망치지 말자~~ 응~~? "


D군이, 피식, 웃더군요~~

"누나~~ 글케 따지믄 암것두 안되지~~~~ "

저것이, 끝까지..... ^-_-^''''''''''''

그래도, 그걸로 배 안에서 우리 분위기는 좀 풀어졌습니다.


드디어, 낭유안에 도착했습니다.

오호~~!!! 누가 낭유안이 망가졌다고 했던가요~~~~~~~~!

파라다이스가 따로 없습니다~ 제가 본 곳 중에 젤 아름다운 것 같더라구요~ (물론, 가 본데가 별로 없습니다만....)


바닷 속이 정말로 투명합니다. 작은 물고기까지 그냥 쌩~으로 다 보입니다.

우리는 좀 전에 칙칙했던 분위기는 어디로 갔는지, 잊어버리고 모두들~ 입을 딱, 벌리고 감탄사가 연발했습니다.

"바로 여기였어~! 그래~! 우리는 이런 데를 오고 싶었던 거야~~!!! "


사람도 많지 않아보이고, 바위도, 바다도, 모래도 느므느므 아름다웠습니다.

낭유안에 들어가려면 입장료 100밧을 또 냅니다.

그리고, 플라스틱 물병이나, 음료수병 등은 입구에 맡기고 들어가야 합니다. 플라스틱 반입 금지~

나중에 저희는 다음에 올 때는 잘 숨겨서 들고 가자, 했습니다만....


한 발자국 들어갈 때마다 감탄사가 연발 나와 주십니다~

섬 전체가 그대로 파라다이스~ 사방이 전부 사진 컷입니다. 우리는 눈을 어디다 둬야 할지, 계속 감탄사만 날리면서, 해변으로 들어가니, 오호~~ 극락이 따로 없네~~!

우리나라, 통영쪽에 가면 비진도라는 섬이 있는데, 여기도 이렇게 생겼답니다. 두 섬 가운데에 모래가 쌓여서 모래사장 양쪽이 바다로 되어 있는....


낭유안은 모래사장은 작은데,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바닷가에서 파라솔 하나에 비치의자 2개가 셋트로 되어 있는데, 이거 빌리는데 또 100밧인가 냈던 것 같습니다.

살 태우기 싫은 저는 파라솔 안에 있고, 애들은 썬탠한다고 자리 깔고 다들 드러누워 오일을 바르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놀러왔는데, 확실히 오전의 찜찜함을 털어내 주어야겠죠~

이 왕 언니의 서비스, 이 날 작렬해 줬습니다.

여자애 둘, 남자 애 하나, 누워 있고, 저, 완전히 맛사지사 되서, 세 명 등에다 오일 쫘~~악 펴발라 주고, 남자애 등에다가 발라주고 있자니, 주변 외국인들의 시선이...... -_-;;;

"자, 자~~ 이 누나가 발라줄께~~ 100밧만 내~~ 100밧, 100밧~~! "

"자~ 오일 발라드려요~~ 싸요, 싸~~ 100밧, 100밧~~~ "

이렇게 외쳐가면서, 없는 유머, 있는 유머 다 꺼내서, 봉사했답니다~~ T_T

누워서 있는 애들 더울까봐,

"얘들아, 목마르니? 내가 물 사올까? "

평소에, 시켜도 안하는, 사실, 누가 나한테 시키지도 않지만....

자진해서, 레스토랑 까지 뛰어가서, 물이랑 음료수랑 사다가, 인원수대로 빨대 꽂아서 주고, 가져간 mp3 player 또 틀어서, 한국노래 울려퍼져 주시고...

노력한 결과, 분위기는 지대로 업, 업~~~ ^^


해변에는 한쪽에 한국에서 온 신혼여행객인지, 아마도 사무이에서 패키지로 온 사람들이 있었고, 대부분은 서양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한쪽 바다에서는 스노클과 다이빙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반대편에는 이상하게 사람이 없더라구요. 나중에 알고보니, 사람이 없는 쪽은 정말 산호가 물 속이 죽었더라구요. 그래도 물고기는 많았답니다.

그러나, 반대쪽은 정말이지~~ 너무너무 예뻤습니다.

허리정도 깊이의 물 속인데도, 손바닥보다 큰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다리사이를 왔다갔다 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 모습에, 저, 완전히 이성상실,
바로 리셉션으로 달려가서, 스노클 장비 2개 빌려왔습니다. 개당 50밧. 여권 맡겨야 하는데 없으면 디파짓 1000밧, 물론 나중에 돌려줍니다.

오리발은 착용불가 입니다. 산호 망가뜨린다고 안된답니다.

마스크만 착용한 채로, 물 속으로 얼굴을 담그니, 헉! 다이빙할 때 봤던 그 세상이 펼쳐지는 겁니다. 다이빙할 때는 깊은 수심이었는데, 여기는 이렇게 얕은데도 물고기가 무지 많습니다.

외국 사람들은 수중카메라 들고 와서 물 속에서 사진 찍고, 바나나 같은 걸로 물고기를 막 유인합니다.

아... 나도 수중카메라 사가지고 올껄... 넘 아쉽습니다.


그 때..... 헉! 물 속에.... 웬 갈치가...............!!!!!!!!!!!!

은빛으로 빛나는 길이가 거의 6,70센티가 넘어보이는 갈치처럼 생긴 물고기가 수면 가까이에서 헤엄을 치는 것입니다. 주둥이가 뾰족하게 생긴 게 꽁치 같기도 하고... 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저는 갈치라 부릅니다.

이 녀석을 쫓아서, 계속 헤엄쳐 나갔습니다. 넘넘 신기합니다. 점점 수심이 깊어지니, 산호들도 더 예뻐지고, 오~~ 니모도 보입니다. 다이빙 하는 사람들도 주변에 보입니다.

힘든 줄도 모르고 저 계속 여기저기 산호 주변을 돌아다녔습니다.
자꾸만 다이빙 할 때 습관으로 머리를 물 속으로 집어넣다가, 물을 몇 번을 먹었습니다.

스노클이란 게 이 때, 처음으로 정말 원망스러웠습니다.

아씨~~ 다이빙 장비가 있어야 되는데.....


.......... 응......?

그러다보니, 이상합니다. 어느 덧 주변에 사람이 없습니다...

적막하네요.... 저와 물고기, 산호밖에 없습니다.

물 속에 머리를 넣고 있으니,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습니다. 물 밖을 보고 싶지만, 저.... 앞서 말했다시피.... 수영을 못합니다.....

여긴 어떻게 갔냐구요? 물에는 뜨니까요~~!
스노클이 있으니까, 숨은 쉬어지고, 그러니까, 물장구 쳐서 간거죠~
그러나, 혼자서 자유형? 배영? 이딴 거 전혀 못합니다.

흠.... 뭔가 지지대가 필요합니다.
산호를 찾았습니다. 좀 높아보이는 산호 위에 올라섰습니다.
겨우 머리가 물 밖으로 나옵니다.

후~~~~아~~~~~

마스크를 벗고, 숨 한번 크게 쉰다음, 주변을 둘러봤습니다.

.................??????????


여기가 도대체 어디야???????


산호 위에서 360도를 돌았습니다.
저 멀리 모래사장이 아주 쬐그맣게 보입니다.
............. 허거거~~~!!!!!!!!

내가 이렇게 멀리 온거야~?

당황하면 안돼, 침착하자, 침착~~

왔으니, 갈 수도 있는거야, 암~ 이렇게 마음을 다지며, 방향을 잡았습니다.

다시 마스크를 쓰고, 머리를 담그고 물장구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물고기는 쳐다도 안보고, 좀 높아보이는 산호만 찾았습니다.

급격히 체력은 떨어집니다. 중간중간 쉬어줘야 하기 때문에, 발 디딜 산호를 찾아야 합니다. 산호를 찾으면 발 디뎌서 얼굴 빼고 쉰 다음, 모래 사장 위치 찾아서, 방향 잡고.... 다시 헤엄쳐 가다가, 쉬다가를 반복해서....


겨우겨우, 저 살아서 해변까지 왔답니다.


여기가 경사가 완만해서 다행이지, 울 나라 동해 같았음.... 저는 벌써 바이바이~~ 초상화에 향 켰을 겁니다.


이렇게 목숨이 위태로왔는데도, 정신 못차렸습니다.

다시 쉬었다가, 또 스노클 쓰고, 또 나가고, 이걸 세 번이나 했답니다.


앞서 말했지만, 전 선탠을 안하기 때문에 그늘에 앉아있어서.... 오일도 안발랐고, 썬크림도 앞부분만 발랐었습니다. 세 사람 등만 오일 발라줬지, 내 등 썬크림 발라줄 사람은 없었습니다.

근데, 스노클을 세 번이나 했으니....

그 날 저녁부터 제 등이 화끈거리기 시작하더니, 결국은 껍질을 벗기 시작하더군요....

저녁에 숙소에서 이 날 얘기를 했더니, 다들 미쳤다고 난리입니다.

수영도 못하면서, 오리발도 없이, 그러고 나가다가, 사고난다고 한마디씩 하더군여... 쩝.....

여러분~~~ 따라하지 마세요~~~~~ -_-;;;


그리고, 선번에는 따로 약이 없습니다. D군도 너무 익어서 약국에 갔는데, 그냥 알로에베라 로션만 주더랍니다. 근데, 약국서 산 로션이 더 비쌉니다. 230밧인가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냥 따오에서 매일 알로에베라 맛사지를 받았습니다.

선착장 쪽에 있는 훼미리 맛사지 가게에서 한번 받고, 로얄 맛사지 가게에서 두번인가 받았는데, 로얄이 좋다고 추천하더라구요. 여기는 서양 아저씨가 쥔장입니다. 알로에베라 맛사지는 400밧이랍니다. 저는 로얄에서 알로에베라 젤도 샀는데, 120밧인가, 줬습니다. 99% 알로에인데, 약국보다 싼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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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낭유안은 보통 패키지로 많이 가는데, 6~700밧 정도 한대요~ 매핫선착장 주변 여행사나 뭐, 그런데서 예약하면 될 것 같아요. 왕복 배삯하구, 입장료, 그리고 점심뷔페가 포함인 것 같은데, 저희는 그냥 따로 갔어요. 따로 가면, 그냥 점심도시락 싸가서 먹으면 더 싸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희가 갔을 때는, 그런 준비를 안해가서, 그냥... 굶었습니다. -_-;

점심뷔페가 2~300밧 정도 하는 것 같아서..어짜피 노는데도 시간 부족한데, 그냥 놀자, 싶었죠~

낭유안 안에서 숙박하믄, 되게 비싸대요. 하지만, 여유가 있다면 하루 정도 자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섬이 너무 예쁜데, 들고나는 시간이 제한이 있으니까, 좀 더 여유있게 놀려면, 섬 내에서 숙박 하루 하면서 놀면, 밤에도 별 보면서 수영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저는 담에 가면 꼭 한번 그렇게 해보고 싶어요.

4 Comments
체력단념 2008.08.27 09:59  
  어머어머 진짜 큰일날뻔했네요-.-;; 초상화에 향켰을거라니 ㅋㅋㅋ 아 정말 센스있으십니다.ㅋㅋ
미칠듯한카리스마 2008.08.27 11:25  
  헐/ 스노쿨링잘못했다간..ㅋ
매편이 잼있어요~~^^
etranger 2008.08.27 14:56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  는 말 , 제쏘미나  ㅋㅋㅋㅋㅋㅋ
하즈마루 2008.09.03 10:43  
  ㅎㅎㅎ초상화에 향을키다니...ㅜㅜ 너무 재미있어요~
다음에 태국가면 꼭 가야겟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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