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메이징 방콕 - 19. 다이빙을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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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방콕 - 19. 다이빙을 즐겨라~~

제쏘미나 8 2520

- 전 이야기에 제가 다이빙 수트 말씀드렸었는데, 한가지 갑자기 생각났네요.
이 다이빙 수트가 입는 것도 힘들지만, 벗는 것도 정말 힘듭니다.
왜 물 들어간 고무장갑... 벗어보셨나요? 살에 쩍 들러붙어서 제대로 안벗겨져서는, 결국 뒤집어서 끌어내리는....

앞에 지퍼를 내리고 팔을 빼야 하는데, 다이빙 하느라 기운도 다 빠졌는데, 정말 힘듭니다. 그래서 억지로, 억지로 팔을 빼다가 그만....
수트에서 팔이 갑자기 쑥, 빠지는 바람에 팔이 그 힘의 반동으로 뒤로 날아간겁니다. 그래서 뒤에 있던, 한 서양남정네의 얼굴에 정통으로.... 퍽~!

세상에.... 너무 놀라서, i'm sorry 도 안나오더군요~
걔, 코피나는 줄 알았습니다. 그 높은 코를 제가 정통으로 때렸으니....
제가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어쩔 줄 모르니까, 걔가 일부러 더 아픈 척을 하면서 절 웃기더군요~
그나마 다행이긴 했지만...정말이지, 진짜 코피 났었으면.... 전..... @.@ -

8월 2일, 토요일


제가 묵은 썬샤인은 체크아웃이 아침 9시라, 어제 새벽까지 빠께쓰로 술을 마셨음에도 새벽같이 일어나서, 짐 챙기고, 부다뷰 리셉션에 맡긴다음, 다른 숙소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찰럭 반 까오 해변의 다른 숙소들은 척, 보기에도 값도 비싸 보이더군요. 해변을 걸어서 한바퀴를 도니, 언덕 위에는 꼬 따오 리조트던가, 고급 호텔같이 보이는 곳도 있고....

트로피카나로 옮기려 했지만, 트로피카나는 7월에서 가격이 100밧이 올라서, 500밧을 내라고 하더군요. 작은 방갈로인데, 지대가 너무 낮게 되어 있어서, 아무래도 벌레들이 많이 기어올라올 것 같아서 캔슬~

가뜩이나, 이노무 섬, 돈 잡아먹고 있는데, 경비를 줄일 방법을 생각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다이빙 강사 중 한분의 집에서 운영하는 한국인 도미토리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에어컨 빵빵하게 나오고, 하루 250밧이랍니다.

흠... 괜찮군....

근데, 찰럭 반 까오에서 그 도미토리까지는 걸어서 한 20분 이상 가야 합니다. 도미토리는 거의 매핫선착장 부근에 있었습니다. 다들, 트럭택시를 타라는데, 택시비 100밧이 아까워서, 전, 저의 버디 D군에게 아침밥 한 끼 사주고, 꼬셔서, 도움을 받아서,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오전 10시, 걸어가는데, 허거거... 택시 타라는 이유가 있었군요....
오전인데도 땡볕에 더워서 실신지경입니다.
내가 한국에서는 맨날 회사가 집이랑 가깝다는 이유로 허구헌날 택시타고 출근했었는데, 그 돈만 아꼈어도..... 뭐, 이런 생각을 지금 하면 뭐하겠습니까~~~ T_T

D군이 캐리어랑 보스턴 백 다 들어주고, 나는 배낭 메고, 보조가방 하나 들고 가는데도 죽갔습니다. X.X

저랑, 트로피카나에 묵었던, 저와 똑같이 회사 때려치고 온 두 백조녀와 같이 우리는 린지하우스라는 도미토리에 묵게 됐습니다.

집이 참 예쁘더라구요~ 살림집이라 그런지, 잘 꾸며놓으시고, 마당에서 저녁에 우리끼리 술도 마시고, 떠들 수 있게 해 놓으셔서, 정말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밤에 잘 때 추워서 오히려 끌 정도로, 에어컨이 빵빵했다는 거~ ^^

샤워실이 따로 있고, 화장실에도 샤워기가 있는데, 수압이 좀 문제더군요. 샤워실 물이 너무 쫄쫄 나와서, 처음에는 내가 작동을 제대로 못했나 했는데, 원래 그렇답니다. 강사님이 수리들어간다고 하셨는데, 지금은 수리 됐는지 모르겠네요~ 혹시, 여기 묵으시면, 샤워는 화장실 쪽에서 하는 게 수압이 훨씬 좋습니다~ ^^

일하시는 도우미 분들도 있어서, 빨래서비스도 가능한데, 1kg에 40밧, 이건 똑같습니다.

여기는 도미토리 방이 하나밖에 없습니다. 10명 딱 들어갈 수 있는데, 대부분 부다뷰에서 다이빙 하는 사람들입니다. 여기서 또~ 다단계의 압박이... ㅎㅎㅎ

왜, 어드밴스를 안하냐, 오픈워터로는 18미터까지밖에 못들어간다, 어드밴스를 해야 30미터 들어갈 수 있다, 그래야 바다가 더 예쁘다, 등등~ 밤새도록 여기는 다이빙 얘기만 합니다.

뭐 하나에 빠진 사람들 모이면, 증상은 정말 똑같은 것 같습니다.

제가 전에 하던 취미생활이 댄스스포츠였는데, 그 사람들도 수업 끝나면 모여서 뒷풀이로 술집을 가는데, 술 먹는 것보다 새벽까지 밤새도록 댄스 얘기만 합니다. 그러더니, 여기는 모여서 술 시켜놓고, 밤새도록 다이빙 얘기만 하는군요~ ㅎㅎㅎ

근데, 그게 뭐 지겹거나, 그런게 아니라, 되게 좋아보였습니다.
뭐, 하나에 열정을 바쳐서 쏙 빠져있는 모습을 보는 건, 그게 무엇이던간에, 다른 사람의 모습을 봐도, 즐거워지는 것 같습니다. 그 열정이 나에게도 옮아지는 것 같아서 말이죠~


다음날은 펀 다이빙을 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유료숙소를 이용했었기 때문에, 펀 1회가 무료입니다. 한번 배 타고 나가면 다이빙 2번을 하니까, 전 1회 비용만 추가로 냈습니다. 원래 펀 다이빙이 1000밧인데, 부다뷰에서 코스를 한 사람들은 할인해서 700밧이라고 합니다.

새벽 6시에 일어나서, 정말 얼굴에 물만 묻히고, 수영복 입고, 겉옷 대충 걸친다음, 헐레벌떡, 부다뷰까지 또 열나게 걸어서 갔습니다.

하여튼, 이 기름 안먹는 [dooballo]를 얼마나 혹사시켰던지... ^^

아, 이 섬에서 외국애들은 오토바이도 빌려서 타고 다니고 하는데, 가능한 안그러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섬이라, 길도 울퉁불퉁하고, 밤에는 가로등도 없어서, 논두렁에 처밖기 일쑤고, 다른 드라이버들도 여기가 무슨 시내처럼, 음주단속 같은 것도 없기 때문에, 음주 상태에서 운전하다 사고나는 경우도 되게 많습니다. 거기 계신 분한테 들었는데, 사망사고도 가끔 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저 돌아오는 날에도 강사님 한 분이 그 분은 오토바이 타고 출퇴근 하시는데, 맞은편에서 다른 여행자 오토바이랑 접촉사고가 생겨서, 팔목을 다치셨더라구요...
게다가, 오토바이에 흠집이라도 살짝 생기면, 돈 엄청 물어줘야 한다고 합니다. 이래저래, 넘 위험하고 안좋은 것 같아요. 그냥 운동삼아 걸어다니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여유 있으시면 트럭택시 타시고....


코스를 따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fun, 펀 다이빙이라 그런지 마음에 부담도 없고, 그러니까, 정말 즐겁더라구요~

이번 펀 다이빙 팀은 여자 4명~ 저랑 동기인 백조녀2명, 그리고, 린지하우스에 묵고 있던, 유일하게 저와 동갑이었던 H양, 이렇게 4명이서 했습니다. 저는 H양과 버디를 해서 돌아다녔는데, H양은 작년에 오픈워터 따고, 펀만 벌써 한 일곱번을 했다고 하더라구요~ 역시, 능숙합니다.

저를 정말 잘 데리고 다니면서, 이것저것 보라고 가르쳐주고, 너무 고마웠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정말 좀 창피한 일 하나,

한참 신나게 돌아다니다가, 인솔하는 강사님이 중간중간 공기가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을 합니다. 처음 들어갈 때, 200바 정도로 들어가고, 보통 4,50분 다이빙을 합니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는데, 보통 남자분들이 공기 먹는 양이 많고,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많이 남죠~ 그리고 50바면, 즉시 돌아가야 합니다.

그런데, 중간에 강사님이 공기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을 하게 했습니다.

다들 120바, 100바, 이렇게 남았는데, 저...... 엥????

50바.... -_-;;;

저는 그냥 그런가부다, 하고, 물속에서 수신호를 했습니다.

갑자기, 강사님, 저에게 다가오더니, 게이지를 확인하시더니, 제 웨이트를 잡고, 막 가시는 겁니다. 쩝....

다이빙은 막 상승할 수 없으니, 중간에 3분대기인가 그것도 해야 하고, 천천히 올라가려면, 50바 가지고 자칫 공기가 부족해 질 수도 있습니다.

그럼, 정말.... 코스 때 배웠던 거 해야 하는 상황 되는거죠~ 다른 사람 장비에서 옥토버스 물고 공기 나눠써야 하는 사태....

근데, 저는 그닥 별로 위험할 것 같지도 않고, 너무 천하태평이었습니다. 오히려 강사님이 막 끌고가시니까, 그제서야, 이럼 안되나...? 싶었죠~

그러고, 배로 올라가니, 한 10바 남았었나....?

하여튼, 그 이후로, 여자들 중 최고로 <공기먹는 하마>가 됐습니다. -_-;;;

그리고, 나중에 그 강사님이 저희 도미토리에 왔었는데, 오셔서 하시는 말씀이, 제가 다이빙을 하는데, 꼭 패닉상태처럼 보였다는 겁니다.

그래서 자꾸만 저한테 괜찮냐고 수신호로 계속, OK? , OK? 를 하셨나 봅니다. 전, 멀쩡한데... 계속 OK~ OK~~ 했죠~

제가 눈이 좀 커서, 마스크 쓰고 물 속에 들어가면, 더 커 보인답니다. 물 속이 신기하니까, 더 신나서 눈 크게 뜨고, 막 여기저기 보니까, 아마 강사님 보기에는, 제가 동공이 풀렸거나, 패닉 다이버 처럼 보였답니다. ㅋㅋㅋㅋ

강사님~~ 저, 정신줄 안놨었어요~~ 멀쩡했다니까요~~~


이것으로 저의 다이빙은 끝입니다.

지금 생각으로는 펀을 좀 더 할껄... 싶은 생각이 드는데, 쩝....


다음에 태국을 갈 때는 아예, 다이빙을 목적으로 방콕에 있지말고, 논스톱으로 따오로 가서, 다이빙만 쭉 하다가 올 생각입니다.

다이빙 선배님들!

다단계 아무래서 성공하신 듯 합니다... -_-;

8 Comments
빠이시밀란 2008.08.27 08:17  
  다단계에 한 10년쯤 걸렸다가 탈출한지 얼마 안된 만년 오픈워터 다이법니다.^^
슈트 입고 벗으실때 꽉끼어 힘들면 슈트 안쪽에 물을 뿌리세요. 벗을때도 틈사이로 물을 주입하면 쉽게 벗겨집니다. 50바면 그 인스트럭터도 놀랬겠군요. 댄스 하셨다면 평소 운동량이 많으실텐데 호흡이 가쁜걸보니 아직은 다이빙 적성이 완전하지 않아섭니다. 귀에 바블소리가 편안하게 들려야 어지간하죠.
2008.08.27 12:19  
  로그를 많이 하시려면 따오가 좋겠지요-
푸켓 피피쪽 바다도 함 트라이해보세요-ㅋㅋ

그러다가 다른 나라도 가서도 다이빙하고-
뭐 그렇게 됩니다- ㅎㅎㅎ

근데 진짜 어드밴스까지는 따야 어디 가서든
다이빙 포인트에서 제한 없이 할 수 있어요.
니코틴부족 2008.08.27 14:59  
  다이렉트도 좋지만 방콕샵엔 꼭 들렀다 가시길,,,,ㅎㅎ
etranger 2008.08.27 16:33  
  좌충우돌 , 정말 유쾌하신 님의글 때문에 오 며칠 행복 했읍니다.
fusion12 2008.09.01 21:23  
  정말 재미있게 글을 쓰네요.^^
하즈마루 2008.09.03 10:34  
  공기먹는하마에서 푸핫 ㅎㅎ
lovelypink 2008.09.11 09:26  
  나두 다이빙 하고프네요 담에도전!
R♥해운대 2008.09.18 14:36  
  ㅋㅋ패닉다이버...에 로긴했어요 ㅎ~
요즘 제쏘미나님 글 읽느라 틈만나면 컴에 붙어있었더니 울 신랑왈, '또 태국 갔다왔냐??' ㅡ,ㅡ); 
하긴 글맛이 넘 좋아서 저도 다이버가 된 기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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