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메이징 방콕 - 8. 팍치녀(?)와 함께한 팟타야 일일투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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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방콕 - 8. 팍치녀(?)와 함께한 팟타야 일일투어-(1)

제쏘미나 10 4759

-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에게 많은 도움을 준 여행친구들의 신상보호를 위해 이니셜을 사용했으나, 혹시라도 개인정보 유출이 될까, 심히 염려스럽습니다. ^^; 모두들 저보다 적게는 5살부터 많게는 띠동갑까지 한참 어린 동생들이었는데, 저를 언니처럼 오빠처럼 챙겨줘서 너무너무 고마웠습니다. 담에 보면, 정말 이 누나가 밥이라도 한끼 꼭 사주마~~~! -


7월 24일 목요일,

J양과 돈나에서 방을 쉐어하는데,
제가 기계치인데다가, 나이가 먹을 수록 점점 더, 새로운 기계에 적응이 어렵더라구요. -_-; 방에 에어컨이 있는데, 어떻게 작동하는지 잘 모르겠는 겁니다. 에어컨이 안켜져서 쥔장 아저씨한테 help me~ 했는데, 돈나에 있는 두 아저씨중 마른 아저씨, 좀 불친절 합니다.
와서, 보더니,

" 오~또~~! "

자동이랍니다.
쩝... 잘 몰라서 물어본건디, 좀 친절하게 해주믄 어디 덧나나?

나중에 보니, 웬 서양아줌마들이 떼로 왔는데, 완전히... 희희낙낙 난리가 났드만요~ 역시... 아저씨는 아줌마들을 좋아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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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서 첨 공항에서 봤던 얼굴 하얀 S군을 만났습니다.
S군은 그동안 매일 투어만 다녔다고 하는데, 내일 팟타야 스노클링 투어 간다면서, 나더러 같이 가자고 합니다.
자리랑 한국누나 한 명 같이 가는데, 한 명만 더 가면 가는 택시비가 공짜랍니다.

저는 듣기로 팟타야 바다가 별로라고 들어서 생각이 없었는데, 그렇다고 달리 뾰족히 뭐 할 게 있는것도 아니었던지라, 결국, 이 친구의 설득에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스노클링 일일투어 2000밧, 홍익여행사에서 예약하기로 하고,
저녁 5시에 세 사람이 만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그 다른 한명의 여인네가 오지 않는 겁니다.
핸드폰도 꺼져 있습니다.
가뜩이나, 썩 내키지 않는건데, 1시간씩이나 기다리니, 갈 맘이 뚝 사라졌습니다.
S군은 우리 둘이라도 어떻게 가자고 합니다.
자기는 꼭 가보고 싶다고 합니다. 가서 페러세일링도 하고 싶답니다.
내가 안가면 혼자라고 가겠답니다. 그러니, 또 웬지 미안해져서, 못가겠다는 말은 못하겠습니다.
패키지는 비싸니까, 개인적으로 가볼까 하고, DDM에 들러서 인터넷을 하면서, 정보를 찾아봤습니다.
하지만, 별다른 소득없이, 돌아오는데, 오는 길에 그냥 홍익에 다시 들렀더니, 글쎄, 그 여자분이 왔다갔다는 겁니다. 차가 막혀서 늦었다면서, 7시 반에 다시 온다고 했답니다.

그렇게 해서, 홍익여행사 문 닫기 일보직전에 우리 세 명은 겨우 일일투어 예약을 했습니다.

이 친구, 직업이 입시학원 강사랍니다.
입담이 장난 아닙니다. 쉬지도 않고, 얘기를 합니다. 목도 안쉬나 봅니다.
늦어서 미안하다면서, 우리한테 씨푸드를 쏘겠답니다.
이게 웬 떡이냐, 싶으면서도, 그냥 팟타이 정도 쏘면 되는데, 너무 비싼 거 아닌가, 걱정이 됩니다.
택시까지 타고, 멀리 갔습니다. 어딘지... 저 모릅니다.
그 친구가 가지고 있는 가이드북에 나온 맛있는 집이라는데...
가서 보니, 외관은 별로 근사하진 않습니다. 근데, 사람이 바글바글 합니다.

이 친구, 손이 무쟈게 큽니다. 셋이서 먹는데, 음식을 한 6,7가지는 시킨 것 같습니다. 새우를 배터지게 먹어보기도 오랫만입니다.
아마, 몇 천밧은 나왔을 겁니다. 입시학원 강사... 쫌 버는 것 같습니다.

자기는 이번에 여행와서 친구 사귀면 같이 묵으려고 호텔방도 큰 거로 잡았답니다. 그런데..일주일 내내 아무도 못만났답니다. 벽만 긁은거죠...
그러다가, S군이 팟타야 가자고 꼬셔서 가게 된거랍니다. 내일 팟타야 갔다가 새벽1시 비행기로 귀국이랍니다.
일주일 여행에 여행친구 만난 게 우리가 첨이랍니다.
그래서인지, 돈도 안아깝고, 맛있는 거 먹고 싶어도 혼자서 다 먹을 수가 없어서 못사먹었다면서, 계속 이것저것 시킵니다.
나야 고맙긴 한데, 언니된 입장에서 비싼 거 계속 얻어먹으려니, 조금 부담스럽니다.

이 친구는 방년 스물아홉, 내년이면 서른이라면서, 계속해서, 김광석의 [서른즈음에]를 부릅니다. ㅎㅎㅎㅎ

"... 점점 더 멀어져가네~~~~~ @@$^%(@!*$ "

싱하 먹고, 취했습니다....

이 친구야.... 난 그 노래 5년전에 불렀어.........

일일투어는 새벽 6시에 홍익앞에서 출발해야 했기 때문에, 일찍 헤어지고, 담날을 기약하기로 했습니다.

7월 25일 금요일,

저, 여행와서, 희한하게도 하루에 2~3시간도 안잤습니다.
잠이 잘 안옵니다. 이유를 알 수 없습니다.
한국에서? 저, 거의 잠순이 입니다. 휴일에는 12시간 이상도 거뜬히 잡니다. 회사 다닐 때는 맨날 아침마다 늦잠자서 지각하고, 그러던 내가 왜 여기와서는 바쁜 일도 없는데, 항상 꼭두새벽부터 일어나는건지...

그 덕분에 여행 이틀째부터 입 안에 입병이 생겼습니다.
문어빨판 같은 게 4개나 생겨서리... 가뜩이나 짜고, 매운 태국음식 먹을 때마다, 고역이었습니다.
그래도 고마운 J양이, 귀국하면서 자기가 먹던 비타민C를 주고 갔습니다.
여행 내내 그거 먹으면서 잘 버텼습니다.

새벽에 들어온 J양 깰까봐 조심스레 가방을 싸서, 홍익앞으로 향했습니다.
한 5분 늦었습니다. 이미 핑크색 택시가 와 있습니다.
그런데.... 멤버 2명은 안보입니다.
택시기사 급하다고 막 서두릅니다.

"just moment~~ "

전화요금 비싼데... 투덜거리면서, S군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 왜 안와? 어디야? "

" 그 누나 곧 도착할거예요~ "

....??

음.. 둘이 같이 오는가보다.


잠시 후, 그 여강사가 옵니다. 그런데, 혼자 옵니다.
왜 S군 안오냐고 물었더니, 이런이런~~~~~~~~~~~~~!
S군은 어제 강사가 쏜 씨푸드를 먹고 배탈이 나서 지금 사경을 헤매고 있답니다. 그래서 일일투어는 갈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에 웬 황당 시츄에이션~~!

정작, 가고싶다고 난리치던 당사자는 못가고,
별로 생각없던 두 여인네만, 떨떠름하니, 파타야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2000밧이나 돈은 이미 내 놨으니, 안갈수도 없고...



팟타야에 가니, 여기가 진짜 휴양지로구나, 싶습니다.
주변 풍경이, [휴양지]라고 써 있습니다.

그곳에 도착하니, 한국 여행사로 갑니다. [도깨비 여행사]라는 곳입니다.
아침을 못먹어 배가 고픈데, 라면이 100밧이나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하나만 시켜서 나눠 먹었습니다.
여행사 사장님이 나왔습니다. 왈,

" 왜 두 분이예요?"

" 남자애 한 명이 배탈이 나서 못왔어요~"

"두 분도 참 운도 없으시네~"

"....?"

"아, 어제도 사람 바글바글하고, 내일도 예약자 많은데, 하필 오늘은 두 분 말고는 투어 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요. 여자 둘이서 뭐해요? "

이런.... _ _ ;;;

강사, 한탄하며,

" 왜 내가 가는 곳마다 사람이 없는거야~~~~ "

파타야 스노클링 일일투어는,
아침에 산호섬에 가면서, 옵션으로 원하면 페러세일링을 할 수 있고,
그 다음에 스노클링을 하고, 산호섬에서 좀 놀다가 나와서, 점심을 먹고,
농눅빌리지를 가거나, 아니면, 타이맛사지를 받고,
저녁에 바베큐를 먹는 일정입니다.

저희를 그 날 책임진 가이드는 현지인인데, 이름이 [깨] 입니다.
도깨비 여행사라, 이름이 깨인가? 그럼, [도]두 있고, [비]도 있나?
이런, 황당한 생각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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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착장에 도착하니, 무슨 헐리우드처럼, 저멀리 동산에 P A T T A Y A 라고 써 붙여 놨습니다. 따라하기는....

오~ 저희가 탈 스피드보트는 거의 요트처럼 생겼습니다.

오호~ 좋은걸~? ^^

but, 그러나....

가는 40분 내내 제 엉덩이는 완전히 혹사당했습니다.
아마 제가 골다공증이 조금만 있었더라도, 제 꼬리뼈는 골절상을 입었을 겁니다.

이노무 배는 파도가 있을 때마다 수면 위를 통,통 튀는데, 그 때마다 가볍지도 않은 제 몸은 번쩍번쩍 들리고, 엉덩이로 지면을 때려야 했습니다.

* 경고! 치질 있으신 분... 절대 타지 마십시오....


배를 타고 한 40분을 가니, 망망대해 위에 부표처럼 집 한채가 떠 있습니다.
거기서 패러세일링을 한다고 합니다. 가격은 600밧.
돈이 비싸서 안하려고 했는데, 강사선생 하는 걸 보니, 마음이 동합니다.
좀 무섭긴 하지만, 이 때가 아니면 언제 하랴 싶어, 저도 하기로 했습니다.
귀걸이, 썬글라스, 모두 빼고, 몸에다가 기구 밧줄을 묶는데...
^^;;; 아이고~~ 아저씨가 너무 타이트하게 묶어서 다리가... 다리가... 너무 아픕니다. 허벅지 살이 미어지는 것 같습니다. X.X

그리고는 대기자가 많아서인지 바로 .... 뜹니다!

오호~~~?

생각보다 무섭지가 않습니다.
하늘로 붕~ 날아올랐는데, 오히려 마음이 점점 더 차분해 집니다.
평온한 기분이랄까?

앞서 다른 사람들 타는 걸 보니, 팔다리가 막 흔들거리는 게 너무 보기 흉하더라구요. 그래서 전, 다리 꼭 붙이고, 힘주고 있었습니다. ㅋㅋ

공중부양은 금방 끝났습니다.
내려오니, 한국인 단체 관광객이 와서 줄 서 있습니다. 아줌마, 아저씨들이 있는데, 저를 보더니, 한국인인 줄 알아보고,
" 안 무서워요? " 물어봅니다.

씨익, 웃어주고는,
" 괜찮아요~~ 재밌어요~~~ " ^____________^

이제는 스노클링을 하러 갑니다.

저는 수영복을 가지고 왔고, 그 강사친구는 수영복을 입고 왔습니다. 저는 스노클링 하러 가면, 갈아입으려고 한건데... 그런데....

갑자기 배가 망망대해에 서더니, 스노클링 장비를 주면서, 뛰어내리랍니다.

엥....??? 여기서....???

그럼, 수영복은....?

배에는, 저와 강사친구, 그리고 가이드 깨, 보트 운전수, 그리고 저희 돌봐주는 현지인 아줌마 한 분 이렇게 있습니다. 배에 무슨 방이 있는 것도 아닌데, 어디서 수영복을 갈아입는단 말입니까?

이 강사친구도 겉옷을 벗어야 하는데, 민망했는지 벗지를 못합니다.

결국...

저희는 입은 채로 그렇게..... 물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 to be continue....

10 Comments
봉사랑 2008.08.22 19:13  
  남들 다하는 선리플 하고 ㅋㅋ
예쁜슈양 2008.08.22 19:15  
  ㅋㅋ 잼난당...ㅋㅋ 저도 방콕담에 파타야가서 놀라구효>.< 넘 잼나효~~ㅎㅎㅎㅎ
2008.08.22 23:19  
  서른즈음에...ㅋㅋㅋ한참 웃엇네요 와 글을 넘 재밋게 잘쓰시네요 ~~친구먹고싶어요 ㅋㅋ참고로 저보다 한살 언니네요
etranger 2008.08.23 15:11  
  너무 웃다가 눈물 났네요.
meiyu 2008.08.24 17:02  
  제쏘미나님.
원래 일 없으면 잠이 안와요.ㅋㅋ
잘 보고 있습니다.
나빈 2008.08.25 11:21  
  푸하하하~~~ 여행지에서 소심할필요 뭐있어요
그냥 멋고 뛰어드는거징~~~ㅋㅋ
도사2008 2008.08.28 01:38  
  크윽....생각납니다 ..홍익여행사..
에머튼 2008.08.29 02:53  
  도깨비 스노클링, 사장님이 좋으신데 ㅎㅎㅎ 스노클링은 똑같군요. 허허 ... 여자 달랑 둘이라 ㅠㅠ
코끼 2008.09.04 23:29  
  그냥... 옷 입고 들어갔다는 말에...
자꾸.... 낄낄낄.. 웃게 됩니다. ^^
재밌네요... 이거... 추석특집으로 TV에 출연하시는거 아닐런지... ㅎㅎ
톰과제리 2008.09.20 02:31  
  아...글 재미나게 잘쓰시네요. 한참 웃었습니다.
"이 친구야 ...난 그노래 5년전에 불렀어.." 이 대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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