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사랑 공인 완소훈남의 본격 연애하는 이야기 - You're My Oxygen
-지난이야기-
핑크키티로 도배한 다오의 나락막막한 차에서 진상질;;
분위기 좋은 강변 레스토랑에서 다오가 먹을꺼 막 챙겨주심..
논타부리 사원에서 심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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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u're My Oxygen..
넋이 나가 자기를 쳐다보고 있는 나를 보고 다오가 꺄르르 웃는다.
이제서야 정신이 좀 든다.
'뭐지 좀 전에 그 느낌은?? 설마 진짜 심장이 뛰었던건가? 설마..
냉정해지자.. 여행와서 분위기에 휩쓸려 잠시 착각했던거야..
너한테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데,
여행하다 잠깐 만난 현지인이 좀 잘해줬다기로손,
6년동안 죽어있던 심장이 다시 뛸리가 없잖아 멍충아..'
우리는 다시 차에 오른다.
역시 운전석에는 봄이 앉는다.
시동을 걸고 출발하려는 찰나..
딱이 다오보고 운전을 하라고 한다.
나는 앞에 앉고 다오는 뒤에 앉아서 서로 얘기도 못하고, 얼굴도 못보고 있으니 안타까웠나보다.ㅎㅎ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근데.. 너희는 다오 운전하는거 무섭지도 않니;;-_-+
어쨌든 딱의 배려로;;
뒷좌석에 앉은 네명의 관중들의 킥킥대는 웃음소리와 함께 다오가 가속페달을 밟는다.
이번엔 다오가 나를 배려한답시고, 라디오를 영어뉴스채널에 맞춘다.;;;;;;;
그리곤 뭔 소리하는지 통역해달란다..ㄷㄷㄷㄷㄷㄷ
헐.. 토익리스닝 공부하는 것도 아니고 이게 뭐야;;;;;;
웩!! 토나와!!;;
내가 영어를 잘하는 줄 아나본데, 나도 너희들과 별다를바 없단말야;;;-_-+
"얘들아.. 나 이거 들으니까 토할거같아. 태국말이 난 더 좋아.. ㅇㅋ??ㅋㅋㅋㅋ"
시내 곳곳을 드라이브하다 에까마이 쪽에 있는,
한 트렌디한 미니쇼핑센터쯤으로 보이는 곳에 차를 세운다.
상점들은 대부분 문을 닫았지만, 아기자기하고 굉장히 깔끔하다.
도대체 여기가 어디란 말인가;;;
근데 이녀석들...
무슨 작전이라도 짰는지 은근히.. 아니 대놓고 나와 다오를 따돌린다;;;
내가 다오랑 얘기하고 있으면 아예 근처에 오지도 않는다-_-+
우리랑도 놀아주지 않으련??ㅠㅠ
난 외모덕에 태어나서 왕따같은건 한번도 당해본 적 없다규..ㅠㅠ
근데...
처음 당해보는 왕딴.. 그리 나쁘지만은 않은걸??ㅋㅋㅋㅋ
게다가 다오를 모델로 사진도 팍팍 찍을 수 있고 좋네ㅎㅎㅎ
헐..
30분전만해도 심장이 뛸리 없다고 정신차리자고 다짐해놓고 그새 기분 업된거야??
아.. 이 빌어먹을 단순함;;ㅋㅋ'
다시 차는 출발한다.
도대체 이번엔 어디로 가는걸까;;;
이녀석들 지들끼리 얘기하는 걸 듣자하니 귀에 익은 단어가 들린다.
후웨이쾅!!!
어제까지 내가 묵었던 아트리움 호텔이 있는 동네 아닌가~!!
"지금 후웨이쾅 가는거야?"
"응? 어떻게 알았어? 너 이제 태국어도 다 알아듣는구나?? 천잰데??ㅋㅋㅋ
태국식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며? 거기가면 이쁜 사원이 있어."
11시가 넘은 시간에 사원이라ㅡㅡ;;;;
어디가서 시원한 맥주나 한잔 했음 좋겠구만, 하필 술을 안파는 날이냐고~~
내일도 술을 안판다는데..
마지막 밤도 음주가무 없이 건전하게 보내게 되겠구나;;;;;-_-+
후웨이쾅으로 가는길에 아트리움 호텔이 보인다.
나는 반가움에
"얘들아 여기가 어제까지 내가 있던 호텔이야~ㅋㅋㅋ 쭉 직진하다가 좌회전하면 후웨이쾅이야ㅋㅋㅋ"
아놔ㅋㅋ
아는 길 나왔다고 자랑하면서 현지인들한테 길안내하는 꼴이라니ㅋㅋㅋ
"아 그래? 오늘은 그럼 다른데로 옮긴거야?"
나의 길 안내 따위는 바로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리고 다른 질문을 해주시는 센스~ㄷㄷㄷㄷㄷ
녀석들...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아;;;
"어.. 오늘부터는 스쿰빗에서 잘거야."
"스쿰빗? 거긴 얼마야?"
"완전 비싸;; twenty three thousand batt. 호텔도 여기 아트리움보다 후졌는데 왜 그렇게 비싼가 몰라;;"
"뭐~~!!!!?? 거긴 뭐하는 곳이길래 그렇게 비싸!!!!!!!!??"
얘들 왜 이렇게 놀라는거지?
뭐 좀 비싸긴하지만, 이정도 반응을 보일 정도는 아닌데;;;
흠.. 괜히 얘기한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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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나 무슨 헛소리를 한거야?
twenty three thousand 면 2만3천밧이 아니더냐;;;;
아놔... 공항에서 thirty five hundread 사건을 벌써 잊었단 말이냐!!(여행기 1편 참조)
Finance로 밥 벌어먹는다는 놈이 왜 자꾸 이래;;;?ㅠㅠ
"헉.. 아니다.. 2300밧;;;ㅎㅎㅎㅎㅎㅎㅎ"
"ㅋㅋㅋㅋ 깜짝 놀랬잖아~ 너 영어 잘한다면서 왜 그래??ㅋㅋㅋㅋㅋ"
아놔 이늠들....
내가 언제 영어 잘 한다고 했냐;;;ㄷㄷㄷㄷㄷ
웃고 떠드는 사이 다오의 나락막막한 차는 낯익은 후웨이쾅역에 도착한다.
한쪽에 있는 유료주차장에서 10분이나 걸려 다오가 주차를 완료하고..
사원이라는 곳을 향해 걷는다.
이런 도심 한복판 야시장 사이에 이쁜 사원이 있다고??-_-+
아놔..
나보고 그 말을 믿으라는거냐!!ㅋㅋㅋㅋ
후훗....
어디 몰래 술 파는 곳에 가는게로군!! ㄳㄳ
이런 센스쟁이들!!!!!
이었으면 얼마나 좋아;;;
그 번잡한 후웨이쾅역 사거리에.....
정말 사원이 있다.. 찡찡;;;
논타부리 사원하고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지만..
녀석들의 이야기로는 어쨌든 "템플" 되시겠다.
늦은 시간임에도 사원에는 사람들도 완전 많다.
봄과 딱이 신발을 벗고 사원으로 들어간다.
다오가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안들어갈거냐고 물어온다.
"마이뺀라이.. 아이 픽쳐픽쳐.. 오케이?";;;;;;;;
이제 이런식으로 나누는 다오와의 대화도 익숙해진듯..
봄&딱을 뒤따라 다오도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곤 논타부리에서처럼 향을 피우고 무릎꿇고 앉아 기도를 한다.
방금전까지 그렇게 웃고 떠들고 장난치던 녀석들이 어찌 이리 한순간에 진지해 질 수 있는건지..
연사로 놓고 세사람을 향해 막셔터를 눌러댄다.
뭐.. 세사람을 향해 셔터를 눌렀다고 해서..
다오가 나온 사진을 올리라는 법은 없지 않은가?ㅎㅎㅎ
커플사이에 끼어 소외당한 다오가 먼저 나오고도 한참뒤에야..
봄&딱이 나온다.
"고마워. 카일. 나 너무 좋아. 덕분에 오랫만에 기도할 수 있었어."
어쩐 일로 봄이 진지하다.ㅎㅎㅎ
"응??ㅎㅎㅎ 이거 뭔가 입장이 바뀐거 같은데?ㅋㅋㅋ"
"아니야.. 기도하면서 생각해봤는데, 나 방콕에 온 이후로 처음 사원에 온거같아."
"에이 그게 말이 되냐? 방콕에 사원이 얼마나 많은데...-_-"
"아냐.. 정말 방콕와서 거의 4~5년동안 한번도 못 왔었어.. 못 믿겠으면 미우한테 물어봐"
정말인가보네..
그 동안 정말 바쁘게 살았구나..
그러고보니..
월요일이 쉬는 날이라더니 저녁에 가게 오픈하던 바스가 생각난다.
휴일이래봤자 평소보다 대여섯시간 늦게 여는 것 뿐이라고..
난 너희들 나이때 띵까띵까 학교나 대충 다니면서,
부모님이 주는 용돈으로 만날 술이나 퍼먹고 뻗고 그랬는데;;;
다시 주차장을 향해 가는길에..
다오가 한 야시장 옷가게 앞에 멈춰선다.
치마하나를 잡더니 영 맘에 드는지 자꾸 어울리냐고 물어본다.
근데 솔직히...
안 어울리잖아;;;
어디 그런 치마를 고른거야-_-+
짧은건 좋긴한데;; 완전 촌시려워.ㅠㅠ
문화차이란 건가.. 보는 눈이 너무 다른데..
하지만..
속마음과는 달리.."응~ 이뻐이뻐ㅋㅋ"
이쁘다고 하니까 완전 좋아라하며 해맑게 웃어주시고;;ㅎㅎㅎ
아.. 정말 다오의 이런 해맑은 웃음은..
이 후덥지근하고 퀴퀴한 냄새하는 방콕에서 내가 맘 놓고 숨 쉴수 있게 한다니까..
"You're My Oxygen"
다른 녀석들이 들을까 다오의 귀에대고 살짝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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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이나??"
레모모씨만 아니었어도 난 지금도,
"아라이나"가 좋아서 되묻는,
"진짜야? 정말?" 정도의 찡찡나? 와 비슷한 뜻이라고 생각하며 흐뭇해하고 있었을거다..
항상 환하게 웃으면서 "아라이나?"라고 했기에..
레모모씨 덕분에 아라이나의 뜻을 알게 된 후..
난 마치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린 기분이었다. 젝일...;;
시계를 보니..
어느 덧 12시가 다 돼간다..
12시.. 우리 신데렐라 다오양이 집에 돌아가야하는 시간이구나;;;
아니나 다를까..
다오가 친구들에게 뭐라뭐라하더니,
"아이 고 파터마터.."란다..
헐..
아쉽다..
너무 아쉽다...
이제 오늘 밤 지나면..
하룻밤밖에 안남는건데...후..
다른 날 같았음 12시면 이제 불타오르는 밤의 시작이거늘..
술도 없고.. 이제 더 이상 갈 곳도 없어 보이고..
아까부터 몸에서 오던 이상신호는 빨리 들어가서 잠이나 자라하고..
그래 아쉬워도 오늘은 이쯤에서 마무리하자..
대신 오늘 푹 쉬고 내일 알차게 놀아보는거야..
다시 다오의 차에 올라타고..
호텔앞까지 데려다 준 다오와 녀석들에게 빠이빠이하고 방에 들어간다..
씻고 나왔더니 정신이 맑아지면서..
레스토랑과 논타부리에서 다오에게 느꼈던 감정들이 떠오른다.
그래.. 다오보면 나도 모르는 힘이 솟고..
그냥 막 기분이 좋아지는 건 인정해..
근데 그건 그냥 귀여워서 그런거 아니야?
심장은 왜 뛰고 지랄이야?
아니지.. 그럴리가 없지..
너무 피곤해서, 몸이 너무 허해져서, 혹은 알콜부족으로 잠시 몸에 이상이 온 것뿐이야..
애써 부정해보지만..
손에 쥔 핸드폰은 어느새 다오의 번호를 찾고 있다..
전화를 걸까말까 망설이기를 몇번..
요란한 벨소리와 함께 액정화면에 뜬 세글자..
D.A.O....
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