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소훈남의 방콕 이중생활 - 05. 마이첩 말랭~싸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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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소훈남의 방콕 이중생활 - 05. 마이첩 말랭~싸압~

속빠진만두피 11 4300

1. 루프뷰 플레이스

"띠리띠리띠리디리리~"

아 시끄러..

뭐야;;;;

뭐가 이리 시끄러운거!!

잠 좀 자자!!





알람이구나!!

부랴부랴 눈을 뜨고 시계를 본다.

6시 54분..
ㅎ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7시에 투어시작인데 이거 뭥미;;ㅜㅜ

아직 늦지 않았어!!

빛의 속도로 이를 닦고 세수만하고 있는데..

문을 쿵쾅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빨리 나오란 거군..

"알았어 금방 나갈게"

아놔..

샤워는 커녕 머리도 못 감는구나..ㄷㄷㄷㄷㄷㄷㄷ

간신히 옷입고 짐 대강 챙겨서 나오려는데..

새벽에 그렇게 술이 취해서도 곱게 챙겨둔 짐들이 보인다..

아.. 오늘 로그아웃..

아니... 체크아웃하는 날이지;;-_-+

캐리어와 가방들을 들고 후다닥 뛰어내려온다.

카운터에 응당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테오가 없다..

응? 그럼 내 짐은 어쩌라고? 들고가?

아무생각없이 카운터 옆에 놓는다;;;

그리고는 현관으로 뛰어나간다..

7시 2분..ㅎㄷㄷㄷㄷㄷㄷㄷㄷ

4시반도 넘어서 잔거 같은데..

그렇게 술이 떡이되고도 2시간만에 일어나다니..

기적이야 이건...

550바트가 아깝긴했구나!!;;;;


현관앞으로 나간다..

오토바이가 한대 나를 기다리고 있고..

기사는 나보고 타라한다..

아무생각 없다..

엉거주춤 뒤에 올라타 낯선 남자의 허리에 손을 올린다;;;



급출발한 오토바이는 정확히 7시 6분에 동대문 앞에 도착한다..
ㅎ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오토바이에서 내리자마자 차에 타라한다.

역시 이번에도 아무생각없다..

어디가는건지 확인도 안하고 그냥 탄다-_-+

앞좌석 가운데 자리다;;;

다리 뻗기도 불편하잖아!!

두 시간은 걸린다던데 두 시간동안 이 자세로 가라는거야!!

내가 좀 늦긴했지만 너무 하잖아!!

같은 돈 내고 나만 왜 이런 대우를 받아야하는건데!!

가만있을 수 없어..




라고 생각은 했지만..

잠깐 눈을 감은 사이에 버스는 급출발한다.

그리고 잠시뒤..

누군가 날 깨운다.

아 귀찮아!! 자리 안바꿔줘도 되니까 나 좀 자게 내비둬~~~~!!!

그런데..

내리란다..;;;

눈을 뜨고 주위를 보니 다시 동대문이다-_-+

'아까 출발한거 아니었나? 왜 또 여기에 온거지?'

이제 사물을 분간하고 생각을 할 정도는 되었지만,

몸은 아직 옆에서 시키는대로 그냥 움직인다.

다른 봉고차로 바꿔탄다;;

역시 자리는 가운데 앞자리-_+;;

이번에는 절대 못참아!!



근데..

일단 좀 자고나서 보자고!! 가만 안두겠어!!


2. 아유타야

내리란 소리에 눈을 떠보니 풍경이 전혀 달라져있다.

응? 다 온거야?

후훗.. 다행이야~ㅋㅋㅋ

차에서 내리니 한 할아버지가 눈에 확 들어온다.

바로 오늘 투어의 가이드님 되시겠다.

근데..

아즈씨 그 수염은 뭥미~ㅋㅋㅋㅋㅋㅋ

guide.jpg

이 아즈씨의 특이한 외모와 조형기식 영어 발음덕에 조금씩 정신이 돌아온다.

먼길오느라 수고했다고 일단 잠깐 쉬란다.

아.. 그래..

듣던 중 반가운 소리인걸!!

나 정신 좀 추스리고 투어시작하자고!!



이제서야..

눈을 뜨고 지금까지의 2시간이 생각난다..

기적적인 기상과..

확인도 안하고 짐 카운터 옆에 내팽겨친 기억..

누군지 어디가는지 확인도 안하고 올라탄 오토바이..

역시 생각없이 올라탄 버스..

미쳤다-_-+

아무리 술이 안깼어도 그렇지..

너무 대책없이 하라는대로 한거 아냐?ㄷㄷㄷㄷㄷ

엄한데로 끌려갔음 어쩔뻔했냐고;;;;;

아 쫌 술 좀 자제하고 긴장 좀 허자~~


헐..

그러고보니..

나때매 아유타야에 오는 동안 버스안에 술냄새가 진동을 했겠는걸..ㄷㄷㄷㄷㄷ

기사총각은 거의 음주운전 수준이었겠는데ㅠㅠ

아.. 민폐다 민폐..ㅜㅜ


가이드님이 다들 모이란다.

태국의 왕조가 어쩌고.. 아유타야가 어쩌고..

아웅..

'아즈씨 그 수염은 개그맨 수준인데 설명은 왜 교수님 같은거야;;;'

귀에 잘 안들어온다;;;

한 10분정도의 설명이 끝나고..

30분 동안의 자유시간이 주어진다.

알아서 구경하다가 모이란다;;

흠.. 설명 좀 제대로 들어놓을걸;;


음.. 그런데 말이지..

방콕와서 이시간에 실외에 있어보긴 처음인걸..ㅎㄷㄷㄷㄷ

덥지않아~ 오호호!!

날씨도 좋은걸ㅋㅋ

하늘에 대고 막 셔터를 누른다.;;;

greatsky.jpg

히야~

저 커플 뭔가 간지 좀 나는데~~

couple.jpg

이번 여행은 진짜 너무 정신없지만..

다음엔 나도 여친님 만들어서 저런 여유로움을 즐겨야겠어!!ㅋㅋ


일단 나도 올라가보자고..

stair.jpg

이 커플 구경은 안하고 뭔가 작품활동에 열중하고 있다ㅋㅋㅋ

D80으로 연신 셔터를 눌러대는데..

모델은 그닥 흥미가 없는듯..ㅋㅋㅋㅋ

오옷!! 근데 내려다 보니 경사가 꽤 심해!! 아주아주 조금은 무서운걸?


아.. 진짜 아까 설명 좀 잘 들어둘걸..

올라오긴 했는데 이게 뭔줄 알아야지..

감흥이 없잖아..;;

남들 따라 한 바퀴 둘러본다..

cave.jpg

응? 이건 왠 동굴이야?

다들 동굴앞에서 이건 뭐지하면서 궁금해하는 눈치다..


그래..

버스에서 민폐를 끼쳤으니..

내가 총대메고 안으로 들어가보자!!

뭔가 공기가 눅눅해;;

냄새도 칙칙해;;

점점 어두워지는걸..

하나도 안보여..

아 쫌 겁나네..

괜히 나섰나;;

다시 나갈까?

뒤를 보니..

다들 나를 따라 한줄로 들어오고 있다;;

아놔..

모냥빠지게 이제와서 못간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빼도박도 못한다는게 이거구나..ㅜㅜ

핸드폰 카메라의 후레쉬를 켠다..

약간 어둠이 걷힌다..

그러나 안으로 들어 갈수록 점점 겁이난다..ㅜㅜ

쥐새끼.. 아니 쥐박이같은 바퀴벌레같은 말길도 못알아듣는 짐승이라도 있으면 어떻하냐;;

더 이상 못들어가겠다..ㅜㅜ

과감히 뒤로 돈다..

"나 나갈래.. 무서워.."

최대한 겁먹고 불쌍한 표정으로..............말할 필요는 없더라...

어두워서 아무것도 안보이니까..ㅋㅋ

뒤따라 오는 사람들을 거슬러 밖으로 나온다..

아.. 이거 참 모냥빠진다..;;

하지만 뭐 어쩌겠는가..

나라고 완벽할 수는 없지 않다는 말이지..

밖에 나가서 반응을 살핀다..

내가 빠지니 자기들도 무서운지 다들 금새 나오고 만다ㅋㅋㅋㅋ

탑 아래로 다시 내려왔더니 아까는 못봤던 조그만 수퍼가 있다.

아 목말라!!

물을 하나사고 주변을 둘러보니,

왠 꼬맹이가 그물에 갖혀있다..ㅎㄷㄷㄷㄷㄷ

childinanet.jpg

너 뭐야;;;

응? 해먹 비슷한 건가?

이 녀석 장난기가 완전 많다.ㅋㅋㅋ

연신 꺅꺅거리며 웃는다.

잘생긴 오빠보니까 그렇게 좋은거야?ㅋㅋㅋ

아니나 다를까..

갑자기 나한테로 뛰어온다ㅋㅋ

뭐라뭐라 꺅꺅대며 웃는데 완전 귀엽다.ㅋㅋ

천진난만이라는 단어와 싱크로율 200%!!!

child.jpg

태국에서는 아이들을 작은 부처라고 생각해서 절대 야단을 친다거나 때린다거나 하지 않는단다.

그래서 태국인들이 장난기도 많고 웃음도 많고 하단다.

아~ 그래서 그렇구나!!!

나중에 투어 중 만난 MK수끼를 비추하시는 M.K.양이 해주신 놀라운 이야기다.ㅎㅎ

다시 버스를 타고 다음 장소로 이동한다.

이번에도 멍하고 있다가 설명을 제대로 못 듣는다-_-+

또 아무생각없이 돌아다니다 셔터나 눌러대는게 전부다;;;

아놔..

이럴거면 뭐하러 잠도 못자가면서 온거야;;;


해가 점점 머리위를 향해 올라가면서..

더위가 느껴지기 시작한다..

그때 한 사람이 시야에 들어온다.

비도 안오는데 우산을 쓰고 다니는 여자분;;;

아무래도 한국분 같은데..

저 우산 좀 민망한걸;;;;

아무리 볕이 쎄도 그렇지..

아 챙피해~

왜 그런대.. 완전 비호감이야-_-+

그러나 잠시 후..

하라는 구경은 안하고 그늘에 앉아서 신나게 그 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ㅋㅋㅋ

어제까지 대만에 있다가 방콕으로 넘어오셨고,

방콕에서 친구분들과 조인해서 꼬란(?)으로 들어가신단다.

대만에선 다들 우산쓰고 다니는데 여기선 자기만 써서 초큼 민망하시단다ㅎㅎㅎ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아리따운 외모만큼 성격도 너무 좋으시다~ㅎㅎㅎ

밥은 대체 언제주는거냐고 서로 투덜댄다.ㅋㅋㅋ

역시 사람은 첫인상으로 판단하는게 아니야~ㅋㅋㅋ
(일산에서 아이들을 가르치시는 MK님. 그날 인사도 못하고 헤어졌네요. 덕분에 너무 즐거웠습니다. 비추하셨던 MK수끼는 결국 못갔어요.ㅎㅎ)


투어버스는 여기저기 몇 곳을 더 돈다..

오~ 불상에 금박을 막 붙여놓았어!!

goldcoverbudda.jpg

신기해~ㅎㅎ

만져볼까?

손가락을 살짝 대본다..

금박조각이 손가락에 붙어 떨어져 나온다;;;

부처님.. 일부러 그런거 아니지 말입니다ㅜㅜ


오 이건 또 뭐야~ㅎㅎ

momey.jpg

본의 아니게 금도둑이 되었는데, 이참에 이 돈들고 막장타?ㄷㄷㄷㄷㄷㄷ



드.디.어.!!

밥 시간이됐어.!!

우왕ㅋ굿ㅋ

근데..

뷔페식이라고 맘껏 먹으라고 하긴하는데..

밥 이랑 색깔 희얀한 카레 조금, 스크램블, 드레싱없는 샐러드가 전부야..-_-+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희안한 색깔의 카레..

전혀 먹음직스럽지 않다고!!

그래도 뭐 어쩔거.. 배고픈데 먹어야지...


우하하하하

맛있어!!

보기와는 다르게 넘 맛있어!!ㅋㅋㅋ

아우신나~ㅋㅋㅋㅋㅋ
(단순하기도 하셔라;;;;ㅋㅋㅋㅋ)


맛난 점심을 먹고..

드디어 나로하여금 아유타야를 반드시 일정에 넣도록 만들었던 그 곳에 도착한다.

lyingbudda.jpg

예전에 모 케이블 방송에서 아리따운 츠자분들 두명씩 짝지어서 방콕에서 이런저런 미션을 시키던 서바이벌 형식의 프로그램이 있었다.

그 방송에서 이 와불상의 길이를 재서 맞추는 미션이 있었는데..

그냥 그 방송을 보면서 태국가면 나도 꼭 해봐야지!! 하고 생각했던 것이 내가 아유타야를 찾은 이유의 전부다;;;

아.. 단순해;;;;;


총 길이가 얼마가 되는지 그 방송에 나왔던 츠자분들처럼 나의 긴 다리로 성큼성큼 걸어서 길이를 재보고 싶었으나..

너무 뙤악볕이 내려쬐는 바람에 사진한장 찍고 그늘에 숨어 있어야만 했다-_-+

어쩌다 있는 나무그늘 아니면,

아유타야에선 진짜 땡볕을 피할 길이 없다;;;

lyinghot.jpg

근데 딸랑 이 불상을 30분이나 보라는거야?;;;

MK양과의 노닥노닥이 다시 시작된다ㅋㅋ

마지막 장소로 이동하기 전 우리의 가이드님께서 일행들에게 뭔가 마술을 보여주고 있다.

동전 마술이었는데..

그래도 내가 왕년에 마술 좀 하지 않았던가..

첨 보는 거긴한테 아주 단순하고 스킬도 그다지 필요없어 보였다.

투어객들이 동전마술에 신기해하자..

이번에는 어디서 고무줄을 꺼내더니 어설픈 고무줄 마술을 보여준다.

자랑스런 대한의 MK양..

"고무줄 잠깐만 줘봐요."

가이드 앞에서 바로 똑같이 따라해주신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살짜큰 당황한 가이드님..ㅋㅋㅋ

쐐기로 눈여겨보았던 동전마술을 내가 쓰윽 따라해준다.

당황스러움을 감추고자 한참을 웃더니 어디론가 사라져서 안보인다.ㅋㅋㅋ

투어동행들이 아마도 "한국애들은 학교에서 마술도 배우나봐"라고 생각했을지도..ㅋㅋㅋ

buddainatree.jpg
투어의 마지막 장소다.

아유타야에서 와불상과 함께 가장 유명한 곳이란다.

사진을 찍으려거든 쪼그려 앉아서 불상보다 높으면 안된다고 한다.

사람들 차례를 기다려 쪼그려앉아서 사진을 찍는다.

뭐야 모냥빠지게..

완소훈남은 그런 모냥빠지는 짓은 안한다고~

난 주변을 돌아볼테다!!

horrible.jpg

horribles.jpg

가이드님 이야기로는..

불상들의 머리나 팔 같은게 없는것이..

칼 같은걸로 잘라낸게 아니라..

불로 어떻게 했다고하는데..

불로 어찌 돌을 자른단 말인가!?

그것도 저렇게 매끄럽게!!

도무지 이해도 상상도 안된다.


오후 2시...

벌써 투어가 끝났단다;;;

뭐야...;;;

허무해..

나 투어 왜한거야;;;;;-_-+

투덜투덜
궁시렁궁시렁


3. 카오산

다시 버스를 타고 한참을 기절해 있었더니..

또 내리란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낯이 익은 동네다.

에휴..

언능 숙소가서 짐이나 챙겨서 호텔로 이동하자;;

가는길에 애들이나 보고 가야겠다.

"바스~ 나왔어~ㅎㅎ"

"너 괜찮아?"

"하하.. 괜찮아.. 이제 술은 다 깼어ㅋㅋㅋㅋ"

어디선가 혀를 차는 소리가 들린다..

아니나 다를까 미우다ㅋㅋㅋ

"쯔쯔쯔.. 지금까지 자다가 나온거야? 뭐하러 여행 온거야?"

"아니야!! 나 두시간자고 기적적으로 일어나서 아유타야 갔다오는 길이야"

"ㅋㅋㅋㅋ 뻥치지마"

헐...

이녀석들..

투어가 아무리 일찍 끝났다고는 하지만..

왜 날 안믿는거..

"갔다왔다니까~"

사진을 보여주니 그제서야 조금 믿는 눈치다..

헐...

완소훈남 이미지 며칠만에 왜 이렇게됐니;;ㅠㅠ

"암튼.. 나 오늘 라차다에 있는 호텔로 이사가.. 지금가서 짐 옮겨야 해.."

"아.. 그랬지.. 그럼 지금 갔다가 이따가 다시 여기로 오는거야?"

"응??"

"오늘 봄 생일 파티하기로 했잖어~"

"아.. 맞다!! 내가 양주사기로 했었지?ㅋㅋㅋㅋ"

아웅..

근데 지금 컨디션 장난 아닌데;;

이 상태에서 오늘 또 술먹으면 나 정말 어찌될지몰라;;ㅜㅜ

그렇다고 약속한건데 안지키자니 그것도 못하겠고...

어찌해야한단 말인가;;;

에휴..

일단 루프뷰 카운터에 내팽겨치고 온 내 짐들이나 잘 있나 확인해보자..

"얘들아 이따 내가 전화할게~"


4. 루프뷰 플레이스

카운터에 여전히 테오는 없다..

밤에만 테오가 카운터를 보나보다..

대신 한국말도 상당히 잘하신다는 여자분이 있다.
(이 분 이름이 뭐라고 했던거 같은데 기억이;;;;;)

언뜻 그 분 뒤를 보았더니..

상당히 많은 배낭과 캐리어들이 있다.

음.. 저중에 분명 내꺼도 있을거야 있을거야..

있어야해..ㅠㅠ

"내 짐들 좀 찾으려고.."

"안쪽으로 들어와서 한번 찾아봐.."

응? 허술한걸;;;;

내가 다른 짐 가져가도 모르는거 아냐-_-+

반대로 내꺼 다른 사람이 가져갔을 수도 있는거고;;;

다행히.. 다행히..

가장 안쪽에 내 짐들이 무사히 살아있다..

휴~~~~~~~~~~~~~~

이제 라차다로 가면 되겠구나~

퇴근시간전에 빨리 움직여야겠다..

"며칠동안 고마웠어요~ 나중에 또 봐요~"하고 인사를 하는데..

음.. 뭔가 허전한걸..

가방이 왜 이렇게 가볍지?

아...

아...

빨래 맡겼었지;;;

출발하기전에 생각나서 진짜 다행이군..ㅎㅎ

"아참.. 어제 내가 빨래 맡긴거 있는데.. 지금 찾을 수 있지?"

"어제 언제 맡겼는데?"

"어제 저녁에.."

"아직 안 됐는데.. 6시는 돼야해.."

헐...

시계를 보니 4시반..

애매한 시간이네;;

또 어디 갔다오기도 그렇고;;

간만에 인터넷이나 하면서 기다려야겠다..

"알써.. 기다릴게.. 근데 나 내 방에 좀 갔다올 수 있을까? 아침에 너무 허겁지겁 나와서 뭐 빠트린게 있을거 같아.."

"뭐 잃어버렸어?"

"아니.. 그런건 아니고.. 혹시 내가 빠트린거 있을까해서.."

"그런거 없었는데.. 불안하면 한번 올라가봐.."

"캅쿤캅~"

역시 아무것도 없다..

그러나 욕실을 보는 순간..

아.. 내 세면도구..;;

아침에 씻고 그거 챙기는 걸 깜빡했구나..

혹시 있으려나?

없겠지.. 체크아웃하면서 버린줄 알겠지;;;

역시 없다..

깔끔하게 청소 다 해놨는걸 뭐..

"키 고마워.. 아무것도 없더라고.."

인터넷을 잠깐하다..

돈쓴거 정리도 좀 하다보니 5시가 훌쩍 넘었다..

청소하시는 아주머니가 카운터를 왔다갔다하면서 뭐라뭐라한다..

그러더니 나한테 와서 이 닦는 흉내를 낸다..

"아 맞아요.. 저 그런거 잃어버렸어요."

막 웃더니..

비닐에 곱게 싸놓은 내 세면도구들을 가져다 주신다.ㅎㅎ

"캅쿤캅캅쿤캅~~ㅎㅎㅎ"

사소한거에 또 감동받는다..ㅎㅎ


5시반쯤되니 세탁물 나왔다고 찾아가란다.

내 옷들을 찾아 4일동안 정들은 루프뷰를 나선다.

자~

이제 아뜨리움 부띠끄로 옮겨야하는데..

거길 어떻게 찾아간다..ㅎㅎ

짐도 많고.. 맘 편하게 택시타자..


쌈쎈으로 나왔더니 벌써 차들이 엄청 많다;;;

이 차막히는데 택시를 타야하는거?ㅎㄷㄷㄷㄷ

근데..

왠일로 빈택시가 이리도 없는거야;;

겨우겨우 택시를 하나 잡았지만..

아무리 설명을 해도..

바우처에 나온 약도를 보여줘도..

안간다한다;;

그 동안 뒤에서 차들은 빵빵거리고..

헐.. 무서워서 택시도 못잡겠네..

그렇게 몇대의 택시를 그냥 보내고..

멍~하고 있다가..

다시 빈차를 한대 잡고 설명을 시작한다.

또 못알아 듣는다..ㅜㅜ

그러다 번뜩 생각난다..

바우처에 나온 번호로 호텔에 전화를 해서 기사를 바꿔준다.

아 똑똑해!!

뭐라뭐라 하는데..

뒤에서 차들이 계속 빵빵대고 난리다..;;

기사가 전화를 하면서 나한테 손짓을 하더니 앞쪽을 막 가르킨다.

응?

차 많으니까 앞으로 좀 가라는건가?

살짝 앞에 약간 빈공간쪽으로 이동하는데..

생각해보니..

내 바우처랑 전화랑 그 택시기사가 다 가지고 있는거 아닌가..

이대로 앞에 안서고 그냥 가버리면;;;

아후..

또 긴장풀었구만..

다행히 차를 한쪽에 주차시키더니..

통화를 하고..

나한테 타라한다..

휴~~ㅎㅎ


차는 막히고~

왠지 기사는 못찾고 헤매고 있는거 같고..

6시쯤 탄거 같은데..

7시반이나 되어서 겨우겨우 아뜨리움에 도착한다..

휴...

택시비 무려 140밧;;ㄷㄷㄷㄷㄷㄷ

5. 아뜨리움 부띠끄 호텔

저렴한 가격(1300B)때문인지 호텔이 그리 크지는 않다..

근데 지은지 얼마 안돼서 그런지 깔끔해보이기는 한다.

호텔입구에 들어가는데..

이건 뭐..

짐들어주는 벨보이도 없는거니~

뭐 나야 팁 굳어서 좋지만;;;

카운터에서 정말 참~해보이는 직원이 체크인을 도와준다.

카드를 받고 엘리베이터로 이동하지만 여전히 벨보이는 없다ㅋㅋㅋ

1406호..

이틀동안 내가 머물 방이다..

과연 어떨까..

문을 열고 들어가본다..

오~ 생각보다 넓은걸?

이거 1300밧짜리 방 맞는거야?ㅎㅎ

금고도 있고..

티비도 쓸만해 보이고..

좋아좋아~ 잘 골랐어~ㅎㅎ

atrium.JPG

폰카로 찍은거라 사진이 영 아니네;;;


짐을 풀고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워본다..

살살 잠이 온다;;

흠..

봄 생일인데..

다시 카오산에 가야하나;;;

아우.. 미치겠네..

고민돼;;

에휴..

약속도 약속이지만..

기왕 힘들거 각오하고 여행온거..

어디 갈때까지 가보자..ㅋㅋ


대강 반바지에 티셔츠 한장 걸치고 방을 나선다.

로비에서 예의 그 참~한 직원에게 호텔위치며 후웨이쾅역까지 거리며..

뭐 이런저런것을 물어본다.

약도에 그림그려가며 설명을 해주는데..

후웨이쾅역까지 걸어가는 건 무리란다.

걸어가면 20분은 걸릴거란다;;

택시나 오토바이택시를 타란다..

루프뷰에서 카오산까지 20밧에 뚝뚝타고 다니다보니..

아무리 기본요금 나오는 거리라도 35밧은 비싼거 같다;;

오토바이는 싸다해도 뭔가 불안해서 타고 싶지 않고..
(오토바이도 20밧은 줘야 후웨이쾅역 간다더라;;;)

뚝뚝은 한 50밧 부른다고 비싸다고 타지말라하고..

"암튼 고마워.. 알아서 할게"

동네 지리도 익힐겸 슬슬 걸어본다.


근데..

하늘이 장난 아니다;;

우르릉쾅쾅~

ㅎㄷㄷㄷㄷㄷㄷㄷㄷ

비는 안오는데 번개치고 난리도 아니다.

곧 쏟아질듯한 느낌..

비오면 뭐 택시를 타든 하지 뭐..


후웨이쾅 역까지 정말 딱 20분걸린다..;;

근데 중간중간 시장도 있고..

식당도 많고.. 사람들도 많아서..

걷는데 지겹다거나 무섭다거나 하진 않더라..


흠.. 어찌어찌 후웨이쾅까지는 왔는데..

이제 어쩐다;;;

어차피 카오산 가려면 택시타야하는건 마찬가지 아닌가?;;

라차다는 밤에 볼거리가 많다하니..

좀 걸으면서 구경하다가 카오산으로 가지 뭐..

근데;;;

방향을 잘못잡았는지..

뭐 건물들은 다 불꺼져있고..

길에는 사람도 없고..

뭘 보라는거야;;;

그냥 카오산으로 고고씽하자;;


6. 카오산

밤되니 차가 덜막힌건가 덜 돌아온건가..

딱 100밧 나와주신다..

9시 반..

"얘들아 나 왔어~ㅎㅎ"

봄이 나를 위아래로 훓어본다..

너 뭥미;;

"뭐야.. 왜 반바지 입었어?"

"응? 왜?"

"오늘 양주먹기로 했잖아.."

뭐야;;

양주먹을땐 반바지 입으면 안되는거??ㄷㄷㄷㄷㄷ

"클럽가야지~"

그랬다..

나는 어제처럼 카오산에서 난장을 펴고 거기에 블랙 하나 정도 내가 사주려 했던건데..

이 녀석들은 클럽에서 먹는걸로 생각하고 있었던거다..

하긴..

그래도 생일인데 맨날 일하는 자리에서 양주를 깐들 무슨 즐거움이 있겠는가;;

근데.. 이거 어쩌나;;;

다시 왕복 200밧주고 호텔가서 옷 갈아입고 올수는 없는거고..

"정말 클럽? 난 몰랐지;;; 어쩌냐;;-_-+"

"괜찮아.. 오늘은 어차피 카오산에 있는 클럽갈꺼니까 반바지도 상관없어.."

"아 그래?ㅋㅋ"

근데..

모냥 빠지잖아-_-+

"생일날 위스키한병 시키면 한병 더 주는 클럽있어.. 거기 갈거야.."

"오~ 정말? 좋은데?ㅋㅋㅋ"

뭐냐..

에마트 1+1도 아니고;;;

"한병에 얼만데?"

클럽에서 먹는다니까 은근 부담되서 물어본다.

"700밧"

흠.. 뭐야.. 싸잖아??ㅎㅎ

흔쾌이 형이 한병 쏴주마~ㅋㅋㅋㅋ

"애들 올꺼니까 조금만 기다려.. 저녁은 먹었어?"

아..

그러고보니 오늘 진짜 거의 먹은게 없구나;;

낮에 아유타야에서 먹은 밥이 전부야;;;

뭐 좀 먹어야겠는걸..

"아니.. 너넨 저녁 먹었어?"

"우린 먹었지.."

"그래? 그럼 나 뭐 먹을 꺼좀 사올게."

뭐 먹을까나~

아.. 팟타이를 아직 못먹어봤지..

팟타이 w/ egg에 어제 안주로 맛나게 먹었던 스프링롤을 하나 올린다.(40B)

과연 어떤 맛일까..

우허허허

맛있어!!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뭔데 이리 맛난거야?ㅎㅎㅎ

ㅎㅎㅎㅎㅎㅎㅎ

아 기분좋아~흐흐

젓가락질하며 노점에 돌아왔더니..

봄이 빨리 가자한다..

응?

먹으면서 봄과 바스를 졸졸 따라간다..;;;


수지펍을 지나..

골목밖으로 나와 우회전하자마자 왼쪽에 Deep이라는 클럽이다.
(요왕님 카오산 지도에서 몰리바와 롬프라야사무실 중간쯤이라고 생각하면 될듯..)


클럽앞에 봄 여친인 딱과 엊그제 클럽에서 만난 잘생긴 "땀"과 귀여운 "오" 도 있다.
(태친소 편 참고 바람)

"와우~ 방가방가~ㅋㅋㅋ"

바스는 일 마무리하고 미우랑 리아데리고 온다한다.

곧있으면 에&엠 커플도 올꺼니 들어가서 놀고 있으란다.


입구에서 면허증을 보여주고 손목에 도장 쾅 찍고 입장한다.

1층 구석에 자리를 잡고..

주문을 하는데..

뭔가 문제가 생긴거 같다;;

"무슨 일이야?"

"1+1이 아니래.. 2+1이라는데.."

"응? 그럼 두병시켜야 한병 더 준다는 거야?"

"응 그런거 같은데.."

헐...

뭐야;;;;

돈으로 치자면야 뭐 두병이래도 1400밧이니 그리 비싼건 아니지만..

2+1이면 세병인데..

그거 다 먹을 수 있겠니;;;;

"우리 오늘 총 몇명이나 오는거야?"

"한 열명? 괜찮아 걱정하지마.. 한병은 딱이 살거야.."

내가 돈 걱정을 하는 줄 알았나보다.

"아니.. 그게 아니라.. 세병 다 먹을 수 있겠어?"

"우리 둘이서만 마셔도 각1병씩은 충분하잖아?ㅋㅋㅋㅋ"
ㅎ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나 오늘 컨디션 꽝이란 말이지;;;-_-+

어쨌든 이름모를 스카치 위스키가 세병이 나오고..

수북하게 소다와 콜라가 테이블에 쌓인다;;

Deep의 분위기는 음..

일단 좁다;;;

테이블이나 의자도 너무 낮아서 불편하고;;;

입구 바로 안쪽에 문앞에서 밴드가 라이브 공연을 하는데..

역시 타이양만 나와주시니 첨엔 좀 밍밍한게 사실..

내가 별로 흥에 겨워하지 않는거 같았는지..
(사실 너무 피곤했던 이유도 있다;;)

땀과 오가 바쁘게 움직이더니..

2층으로 자리를 옮기자고 한다.

2층도 전체적인 분위기는 그냥 어둠컴컴하고 약간 그로테스크하기도 하다;;-_-+

한쪽에 바테이블이 쭈욱 있고..

태사랑 모임을 자주하는 홍대 BTB의 절반정도 크기 되겠다..

한마디로 클럽치고는 매우 작다;;;

의자들은 1층과 마찬가지로 다닥다닥 붙어있고 등받이 또한 없는 네모난 보조의자다..

그래서 살짝 등을 뒤로 젖히기만해도 뒷테이블에 사람과 등이 닿거나;;

지나가는 사람들이 걸리적 거린다;;

전체적으로 시설은 정말 아니올시다..이다;;

분위기는.. 1층의 공연보면서 조용히 앉아서 머리만 살살 흔드는 분위기와는 조금 다르게..

종종 일어나서 춤추는 사람들도 있고..

1층보다는 조금 생동감이 더 있는 듯...

아..

여기 손님의 90%는 콘타이 되겠다..

뭐.. 워낙 동행한 친구들하고만 어울려서 소위 말하는 직업푸잉들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가끔 여기저기 타이걸만 보면 작업거는 웨스턴들이 보이기는 하지만, 굉장히 소수다..

한쪽 엉덩이가 왕수박만한 웨스턴걸들도 은근히 눈에 띈다..-_-+

어쨌든..

왠지 카오산의 클럽이라면 꼭 이렇게 뭔가 좀 작고..

어둠침침하고 약간은 지저분해야지만 카오산이라는 이름과 어울리는거 같다..ㅋㅋ

그리고 신기했던 것 하나는..

추가 주문(얼음, 소다, 콜라, 물 등..)을 할 때마다 종업원이 빌을 가지고 오는데..

그때마다 봄이 일일히 후레시로 빌을 비춰보곤 이상이 없으면 뒤에 싸인을 한다..

아마도 바가지 예방차원에서 싸인 안된 빌은 계산 안하겠다는거 같다.

흠.. 괜찮은 방법인데??
.
.
.
.
암튼... 이제 딥에서 놀았던 이야기를 좀 해보자..ㅋㅋㅋ

오늘은 봄의 생일이다..

열명은 올꺼라던 봄의 말과는 달리..

모인 사람은 봄과 딱, 땀, 오.. 그리고 나까지 다섯이 전부다;;

시끄러워서 말도 잘 안들리고..

안들리니 안그래도 어려운 의사소통 더 어렵다..

한참을 "한국말로 이게 뭐야?" "태국말로 이건 뭐야?"

하는 류의 대화만 오고 간다;;

음악들으면서 슬쩍슬쩍 고개를 흔들고 있으니..

일어나서 춤추라고 하지만..

나도 맘 같아선 선빵으로 분위기라도 띄우고 싶지만..

음악도 그렇고.. 이거 뭐 오늘 컨디션이 진짜 너무 아니다..ㅜㅜ


그렇게 좀 어색한 시간이 이어지고 있을 무렵..

딱이 잠시 나갔다 오겠다한다..

그리고 한 5분뒤 딱과함께..

반얀트리 클럽에서 등장하셨던 딱의 친구인 "다오"님이 등장하신다.

처음 클럽에서 봤을때만해도 그냥 나한테 관심많은 나락 막막한 친구 중 하나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뭐 재회를 하니 어찌나 반가운지..

사실 딱만 와있는 것을 보고 다오는 안왔나보네 하면서 은근 서운해 했음이다..ㅋㅋ

반가움에 손을 흔드는 나에게..

반가우면 볼에 뽀뽀하라는 듯한 귀여운 제스춰를 취하면서 나와는 테이블 반대쪽에 자리를 잡으신다.

아웅 넘 귀엽잖;;ㅋㅋㅋㅋㅋ

자리에 앉더니 새침한 눈으로 나를 째려보신다..

엊그제 술이 많이 취했던걸 기억하고는..

괜찮냐고 물어봤더니..

뭐라뭐라하는데 하나도 못 알아들으시겠음이다;;

나중에 알게 되지만...

이녀석..

정말 영어가 너무 짧다;;ㅜㅜ

한참만에 결국 하나 알아들은 말이..

"유 노 뗄레뽄 아이"

음...

아무래도 왜 전화안했냐는 말 같다;;ㄷㄷㄷㄷ


암튼..

다오가 오면서 뭔가 힘이나기 시작한다..;;

피곤함도 못 느끼겠고..ㅎㅎ

신나게 촌!!촌!!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그 에너지틱한 시간도 잠시....

나의 첫 태국여행을 절대 잊지 못하게 만들어준..

엄청난 일이 벌어진다..
(뭐 사실 나한테만 엄청나게 충격적인 사건일 수도 있다;;;)

안주로 감자튀김을 시켰는데..

어둡긴 했지만 분명 처음에 시켰을땐 순수 감자튀김이었다..

안주에 손 잘 안대긴하지만..

입이 좀 심심한거 같아서 감자튀김에 손을 뻗는데..

어둠속에 뭐 거무스름한게 보인다..

탄감자인가?하고 생각하면서 치워버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손을 뻗는데..

마침 "다오"양이 또 뭐라뭐라 하신다..

"응?"

뻗던 손을 급수습하고 다오의 심오한 영어에 집중하고 있는데..

갑자기 맞은편에 앉아있던 딱이 기겁을 한다..

깜짝 놀라서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손가락으로 감자튀김을 가르킨다..

"응?"


ㅎ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ㅎ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내가 세상에서 유일하게 무서워하는 두 가지가 있다..

비둘기떼와...

바로 감자튀김위에서 살아 움직이던 그 녀석...


바.퀴.벌.레.;;;ㅎㄷㄷㄷㄷㄷㄷㄷ

변명이 아니라.. 어렸을때 비둘기와 바퀴벌레에게 정말 테러를 너무도 많이 당했다..

지금도 둘기떼(한 두마리는 괜찮다;;)를 보면 거의 패닉상태에 빠진다;;;

바퀴벌레는 고등학교때 바퀴노이로제에 걸려 잠도 못 잔날이 하루이틀이 아닐정도로..;;;

싫어하는게 아니라 정말 무서워한다;;;
(아놔 내 이미지..ㅜㅜ)

암튼 그런 바퀴벌레가...

그것도 엄지손가락보다도 더 큰 놈이..
(분명 그 놈은 플라잉어택 스킬을 극성까지 마스터했을거다.ㄷㄷㄷㄷㄷㄷㄷ)

게다가 바로 내 눈에서 1미터도 안되는 곳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다..ㄷㄷㄷㄷㄷㄷㄷㄷㄷ

언제 나한테 플라잉어택을 날릴지 모른다.....

또한 내가 그걸 손으로 집어서 치우려했다는 생각에..

나는 완전 패닉상태에 빠지고만다...;;;;;

이 녀석들은 놀라면서도 뭐가 그리 재밌는지 연신 키득키득이다;;

그러다가 아무말도 못하고 초점없는 눈으로 꿈뻑꿈뻑하는 나를 보더니 박장대소를 한다;;

물론 다 큰 남자가 바퀴벌레보고 그런 반응 보이는게 재밌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뭔가 쫌 서운했다고;;ㅜㅜ


용감한 "오"가 접시채로 카운터에 가져다 준 후에도 나는 한참동안 넋이 나간상태였다;;;

의자 밑에서 바퀴벌레가 반바지입은 내 다리로 기어올라올 것만 같아 끊임없이 아래를 살피고..

핸드폰 후레시로 아래를 밝히고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_-+

바닥에 검은 얼룩들이 다 바퀴벌레 같다;;;;;

심지어는...

'아놔... 태국오는게 아니었어..'
라는 생각까지 한다;;;ㄷㄷㄷㄷㄷ


감자튀김이 새로 나왔지만..

전혀 손이 가질 않는다;;ㅜㅜ

좀처럼 패닉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다오"양이 괜찮냐고 하더니..

거기 앉지말고 자기 옆으로 오라한다..

구세주를 만난 기분이다..ㅜㅜ

다오 옆에서 다오가 만들어주는 술을 마시니..

뭔가 조금 안정이 되는거 같다..

"다오.. 소다콜라 섞지말고 그냥 나 언더락으로 하나 만들어줘.."

제 정신이냐는 눈으로 쳐다보기에..

씨익~ 미소한번 날려주고 언더락으로 한잔 벌컥~ 해주신다..흐흐..

"까올리에서는 원래 이렇게 먹어"

라고 이야기해주자 다들 무슨 외계인.. 아니 아까 바퀴벌레 보는 듯한 눈으로 나를 본다..-_-+

이들한테 차마 스트레이트로 먹는 모습은 못보여주겠다;;ㅋㅋ

암튼...

나에게 안정을 찾아준 다오와 함께 한 두잔 하다보니..

이제 그 공포스런 바퀴벌레의 패닉에서 조금씩 벗어나는거 같다..

그러나 아직도 나는 수시로 계속 바닥을 살피고 있다;;;

안정을 찾는 듯 하다가도 문득문득 불안해하는 나를 보고는.. 다오양이..

"유 노 씨"하면서 바닥을 가르킨다.

자꾸 바닥에 바퀴벌레 나타날까 살피는 나에게 바닥 그만 보라는 말인거 같다;;

그러더니 나를 잡아 일으켜 세우더니 내 양 손을 잡고 흔들어 준다..

춤추라는 거군..ㅎㅎㅎ

그래..

정신차리고 이제 좀 놀아보자!!!

근데 이거 뭐..

통로도 너무 좁고..

사람은 너무 많고..

의자는 걸리적 거리고..

춤추기 영 아니올시단데..

뭔가 나의 불편함을 눈치챈 다오양..

애들을 다 일으켜 세우더니 의자들을 다 테이블 아래로 넣는다.

공간이 훨씬 넓어진다.

다오는 무슨 독심술이 있는거 같다..ㅎㅎ

마침 음악도..

3~4년 전에 홍대클럽에서 한참 나오던 귀에 익은 노래들이 나와주신다..ㅎㅎ

It's my showtime!!ㅋㅋㅋ


신나게 놀다 바람을 쐬러 베란다(정말 베란다 같은 곳이 있다..;; 담배를 피울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에 나간다.

땀과 오가 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돌연 조금전에 나를 그토록 공포에 질리도록 만든 바퀴벌레가 태국말로 뭔지 궁금해진다.

"오~ 아까 그 바퀴벌레가 태국말로 뭐야?"

"아.. 그거.. 말랭~쌉~"

절대 잊지 않으리.. 말랭쌉;;;;;


잠시 땀&오 와 말랭쌉의 공포에 대한 대화를 나누다 들어왔더니..

바스, 미우, 리아와..로이(?) 가 일을 마치고 합류해있다.
(역시 태친소 편 참고 바람..)

반가움에 또 촌~ 촌~ ㅎㅎㅎ

유달리 한국어에 관심이 많은 "오"군이 한국어로 "촌깨우"는 뭐냐고 물어본다.

'음.. 건배는 어려워할 거 같고..'

“응 한국말로 촌은 짠~ 이야ㅋㅋㅋ"

"아~"

"촌깨우에서 촌은 부딪힌다는 말이고 깨우는 컵이란 말인데.. 한국말로 컵은 뭐야?"

"음.. 컵은 그냥 컵인데.. 아... "잔!!"이라고도 해"

"응? "잔"은 "촌"이라면서.."

"아니.. 촌이랑 같은 말은 "짠"이고, 깨우랑 같은말은 "잔" 이야"

발음에 신경써서 이야기 해주었건만 내 발음이 이상한건지 아님 태국어 발음체계로는 잔과 짠의 구분이 잘 안되는 건지..

계속 혼동하신다..

"잘봐.. 이건 잔이고.. 잔을 부딪히면 "짠" 소리가 나잖아~"

그제서야 "아~~~"라는 반응이 나오긴 하지만..

역시 이해를 하는거 같진 않다..ㅋㅋ


"오"군과 잔과 짠의 차이에 대해 토론하는 동안..

드디어 봄의 생일 파뤼다운 파뤼가 준비된다.

왜 케익이며 선물이며 하나도 없나했는데..

다들 모일때까지 기다렸나보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케익에 초를 꽂고 불을 밝히자..

생일 축하곡이 울려퍼진다.

주인공인 봄은 신나서 여기저기 손 흔들어 주시더니~ㅋㅋㅋ

15151515151515151515.jpg

촛불은 코로 꺼주신다ㅋㅋㅋㅋㅋ

cake.jpg

케익 커팅식도 하고~
(케익 상자가 우리나라와는 조금 다르다..)

141414141414.jpg

이 예쁜 커플을 위한 사진도 한장 찍어본다.ㅎㅎ

케익을 손으로 살짝 찍어서 봄과 딱의 얼굴에 주욱 그어줬더니..

살짝 당황하는 모습이다..

'음.. 내가 실례를 한건가;;; 문화가 다르니 그럴 수도 있겠는데... 그렇담 이거 참 미안한데...'

그러나 그런 소심한 우려도 잠시..

나도 봄과 딱 일당에게 같은 테러를 당한다ㅋㅋㅋㅋㅋ


생일 축하주도 한잔하고~

바야흐로 분위기가 제대로 무르익었다.ㅋㅋ

응?

근데 이런 피크타임에 다오는 어디간거지?

분명 좀전에만해도 케익 닦으라고 휴지 건네 주더니 어디간거야?

집에 간건가;;;;

바람도 쐴 겸(사실 밖이 더 덥긴하다-_-+), 다오도 찾아볼 요량으로 베란다에 나간다.

전화통화를 하는데 뭔가 분위기가 안좋다;;

무슨일 있나;;;

남친이랑 안좋은가?

전화를 끊자 물어본다.

"왜 그래?"

"아이.. 빠터, 아이 고 홈"

음.. 아무래도.. 아빠가 빨리 들어오라고 한다는 이야기 같다;;;

"에이~ 남자친구 만나러 가는거 아냐?ㅎㅎㅎ"

아니란다.. 열두시가 통금이란다;;;

'너 뭐니.. 신데렐라라도 되는거니;;;;ㄷㄷㄷㄷㄷ'

근데 시계를 보니 벌써 한시가 훌쩍 넘었다;;;

아웅..

나도 이제 가봐야겠는데..

"아참.. 다오.. 나 너한테 전화안한게 아니라 못한거야.. 번호를 몰라.."

"거짓말 하지마.. 저번에 내가 전화했잖아.. 그 번호 있는데 모른다니.."

"기억은 하는구나ㅋㅋㅋ 근데 나 이전화 어떻게 쓰는지 잘 몰라.. 저장된거 이런거 못찾아.."

지난번 처럼 내 전화를 뺐더니 꾹꾹 누르고..

자기폰에 전화를 건다..

"이거야.. XXXXXXXXXX5"

"히히.. 나중에 전화할게. 이제 들어가자."


고개를 돌려 입구쪽을 바라보니..

바스, 봄, 오가 얼레리 꼴레리 하는 눈으로 쳐다보고 있다..ㅋㅋㅋㅋㅋ

그런거 아냐~ㅋㅋㅋ 지난번에 번호 가르쳐줬는데도 번호를 몰라서 예의상 물어본거야~ㅋㅋ

"사진이나 찍자~ㅋㅋㅋ"

1616161616161616161616161616161616.jpg

드디어 완소 훈남의 얼굴이 공개됐;;;;;ㄷㄷㄷㄷㄷㄷ

서버 폭주하겠구나~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다시 자리로 돌아가니...

세병이나 되던 이름모를 위스키가 바닥을 드러내려 한다..

헐..

결국 세병을 다 마신거군...

급 취기가 올라온다..

괜히 언더락으로 계속 마셨나...

이러다 또 쓰러지는거 아냐?ㄷㄷㄷㄷ

안돼안돼....

"얘들아 나 먼저 갈게.. 너무 피곤하다.. 아참.. 봄.. 여기 술 두병 마신거는 내가 계산할게"

온지 얼마 안됐다고.. 한잔 더하자는 바스에게 미안해하며 밖으로 나온다..

밖에는 "오"군이 앉아 있다..

"오"군과 담배를 하나 나눠피우며 또 다시 서로 한국어/태국어 변환 놀이를 한다..

수많은 말을 배웠으나 기억하는 건 10개나 되려나??ㅎㅎㅎ


잠시 후..

미우가 나온다..

"짐은 다 챙겼어? 잃어버린거 없고?"

"응~ 오늘은 다 챙겼어~ㅎㅎㅎ 고마워.^^"

"호텔이 어디라고 했지? 약도 있어?"

"응.. 여기 있어.."

가방에서 허접한 약도를 꺼내준다..

"후웨이쾅 근처라고 했지?"

택시를 잡더니 뭐라뭐라 이야기를 해준다..

우왕~ 역시 우리 미우~

땡수 베리 감사감사 막막 찡찡~!!

미우가 택시를 잡아주는 사이 친구들이 다 나오고,

택시 한번 인사를 하고 택시에 올라탄다.


7. 아뜨리움 부띠끄

미우가 얘길 잘 해줬는지, 아까는 140밧/100밧씩이나 나오던 택시가..

80밧도 채 안나온다;;;

헤메지도 않고 바로 호텔앞에 세워준다..

편의점에서 리오 두병과 아몬드를 한 봉지 산다..

맥주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안주다;;;

그렇게 술을 먹고도 왜 또 맥주를 샀는지..

술이 많이 되긴 했나보다-_-+


로비에 낮에 본 참~한 직원이 여전히 미소로 반겨준다.

"하이~"하고 지나치려는데..

갑자기...

갑자기...

바퀴벌레가 태국어로 뭐였는지 기억이 안난다..

아놔..

절대 잊지 않을려고 했던 저주스런 단언데...

아놔..

나 궁금한거 절대 못참는데;;;;


다짜고짜 로비의 직원에게 다가간다.

호텔 직원인지라 영어는 잘 하지만..

내가 바퀴벌레가 영어로 뭔지 잘 모르겠다..

한참 버그 어쩌고 다리가 많고 어쩌고 날아다니고 어쩌고 설명을 하지만 못알아 듣는거 같다..

슬슬 나를 이상하게 보는거 같다..

하긴..

새벽에 술 취해서 들어와서는 다짜고짜 이상한 벌레 이름이 뭐냐고 묻는 시추에이션이니...;;;;

그래도 난 포기하지 않고...

결국 그녀가 말랭~쌉~이라는 단어를 말하도록 만들고 만다..ㅋㅋㅋㅋㅋ

"아~ 말랭쌉~ㅋㅋ 땡수 베리 감사감사ㅎㅎㅎㅎ"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럼.. 굿 나잇~ +_^"

아.. 아무한테나 윙크 날리면 안되는데...ㅋㅋㅋ


방에 와서 샤워를 하고...

아몬드에 리오를 마시다..

그렇게 오늘도 깊은 잠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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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너무 오랫만에 한편 올리네요..

틈틈이 쓰긴 했는데..

사소한 기억들까지 다 들추어내다 보니 하나 쓰는데 엄청난 시간이 걸리네요..

그리고.. 사실은..

워낙 좋은 여행기들이 많이 올라와서..

분위기 잘 못타고 올리면...

묻혀버릴까봐;;ㄷㄷㄷㄷ

그렇다고 제가 리플수라거나.. 뜨는이야기에 올라간다거나..

뭐 이런거에는 절대 연연하는 스타일이지 말입니다;;;;;;ㄷㄷㄷㄷㄷㄷㄷㄷㄷ

어둡긴 하지만 훈남 사진도 올렸으니,

작은 관심이라도 가져주시면 연애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ㅎㅎㅎ

11 Comments
갈래여♬ 2008.08.27 01:40  
  이런이런 드디어 올리셧군요 ㅡ,.ㅡ

저와의약속은 잊으신건지 ㅎㅎ

암튼 잼나게읽엇어여 어여어여 다음편을~~~~~~~~~!!!

훗남씨!
갈래여♬ 2008.08.27 01:41  
  오 내가 1등이네
이거 첨인데 ㅎㅎ

달빛여행 2008.08.27 02:12  
  드뎌 올리셨네요 ㅋㅋ 정말 길게 자세히 쓰셔서 시간이 오래 걸릴 수 밖에 없겠는데요..우왕ㅋ굳 근데 님 사진에서 누구예요?ㅋㅋ
Leona 2008.08.27 02:39  
  오랜만이에요...ㅋㅋ 근데 훈남 사진이 어딨지?
태국애들 밖에 없는데? ㅋㅋ
Leona 2008.08.27 02:42  
  아놔 그나저나 나 이제 11일 남았어요...
아까 저녁엔 피피 숙소예약땜에 바이킹에 전화했는데
마침 퀘군이 받은거 있죠...ㅎㅎ 곧 보자고 했어요...ㅋ
퀘군도, 미우도, 바스도...곧 볼 생각에 가슴이 두근두근~^^
체력단념 2008.08.27 09:50  
  아 정말 오랜만에 올리셨어요~ 만두피님 여행기가 묻히기에는 닉네임이 너무 재밌다는거.ㅋ 다음편도 기다립니다~
Bua 2008.08.27 23:12  
  넘? 오랫만이신듯... ㅋㅋ 연애 이야기! 기다릴꼬예요~~~ ^^
속빠진만두피 2008.08.28 22:48  
  갈래여님// 출발하셨을지도 모르겠네요..
완전 부럽;;;
근데 무슨 약속이요? 흠...

달빛님// 못알아보게 일부러 어두운 사진 올린거 아시면서~ㅎㅎ

리오나님// 또 피피가는거? 퀘군보러 가는군요ㅋㅋ
잘 다녀오시고.. 애들한테 안부도 전해주시고..ㅜㅜ

단념님// 기다려 주셨다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근데;; 저 닉네임 바꾸고 싶어 죽겠어요;; 속빠진만두피가 뭥미;;ㅜㅜ

부아님// 연애이야기.. 슬슬 시작할때가 된거 같아요.ㅎㅎ
나무 2008.09.14 17:16  
  한숨에 훈남 글 다 읽었네요 많이 웃고 재밌고 덕분에 다시 카오산도 가보고 싶고요 감사합니다
상현사랑 2008.10.27 14:12  
  리플 하나 안남기고 눈팅만 하다 죄송해서 한줄 남깁니다.
근디 비밀글은 왜 거신거죠?
☆고하쿠 2009.06.12 15:15  

하하~ 아유타야~
저랑 비슷한 시기에 가셨나봐여~^^
저도 7월 중순에 가서 잘보고 왔는데~
가이드 아저씨 잼써여~ 딸두 이쁘구~ㅋㅋ
저도 그 매점의 애기랑 놀았던 기억이 나네요~ㅎㅎ
선글라스 잠시 씌워줬더니 돌려주지 않아서
애먹은 기억이~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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