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ja의 배낭여행 (방콕, 귀국, 에필로그)
'이번 여행은 여기까지... 귀.국.'
[8/22(금) 여행 36일차, 씨엠립- 방콕 1일차]
숙소; 리버라인 게스트하우스
생각보다 빠르게 방콕으로 돌아왔다.
자주 이용하는 쌈센 soi1 건너편 노점에서 센야이남탈레(넓은해물면,30밧)로 저녁을 먹었다.
계속 차도가 없는 팔뚝을 보니 병원 생각이 난다.
soi1 건너편에 있는 클리닉(두곳 중 왼편에 있는 곳의 사무장이 영어가 됨, 해외 여행자보험 서류관계)에 가서 주사를 맞고 약을 타온다.(600밧)
약 때문에 참아야 했으나 그냥 잘 수는 없지... 4층 테라스에서 음악을 들으며 맥주 2병을 비운다.
캄보디아 일정이 꼬여 여행을 중단하고 돌아오다 보니 다음 일정도 애매하다.
촌부리? 로즈가든? 암파와에 한번더?
귀국은 26일로 잡았지만 움직여지지 않는다.
역시 여행에서 가장 큰 적은 병원신세를 지는 것이다.
[8/23(토) 여행 37일차, 방콕 2일차]
주요일정; 걸어서 못가본 곳들, 라마3세 공원, 골든 마운트, 짜투짝 주말 시장.
아무래도 방콕을 벗어 나기는 그래서 방콕에서 일정을 종료하고 귀국하기로 한다. 프롤로그에 나의 반성을 적었지만, 일정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해 라오스를 다녀 오지 못했고, 캄보디아 일정은 개인사정으로 씨엠립에서 접었다.
인터넷으로 메일과 정보를 좀 읽고 나오는데, 일본여성인 듯한 분이 어딘가를 찾고 있다. 아마 숙소를 찾겠지. 여긴 내가 도사가 아닌가. 말을 붙이니, 의외로 한국발음을 하시고 경계의 눈빛이 없다. 치앙마이에서의 아픈(?) 기억이 떠올랐지만 그렇다고 모른 척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찾는 숙소 바라부리B&B는 이름이 바뀌다 보니 못찾은 거다.(Four ... INN) 차마 내가 묵는 리버라인을 소개하긴 그래서, 몇군데 괜찮은 숙소를 기분 좋게 안내해 드렸다. 리버라인도 에어콘에 괜찮은 방도 있다고 하던데...
천천히 걸어서 카오산을 지나 라마3세 공원을 구경하고,
골든 마운트에 오른다.
입장료는 기부방식으로 10밧,
멀리 방람푸와 왕궁쪽의 전망이 꽤 좋네.
구경을 마치고 내려오니,
대학생 10여명이 즐거운 나들이를 나왔다.
카메라를 들고 사진 한장 찍자고 하자. 웰컴! 이라며 온갖 포즈를 다 잡아 준다.
참, 부럽다. 이 나라의 저 순수한 모습이.
세상의 어느나라 국민이 낯선 외국인에게 저렇게 순수하게 대할까?
캄보디아에서도 사진 찍기는 저정도는 아니드라.
유럽과 미주에는 제법 오래 머물렀지만 자신이 없어 한번도 그런 요청을 한 적 없었다. 거기서 그랬다면 아마 'XX놈' 이란 소리나 표정이 돌아 오지 않았을까?
판파 운하보트 선착장에서 잠시 고민 하다가, 짜투짝으로 가자고 마음 먹는다. 혹시 뭐 선물이라도 살게 있을까..
![04.jpg](https://thailove.net/data/cheditor4/1405/20140514123139_nqcxhsdx.jpg)
짜뚜짝 가는 버스 503은 없어 졌는지 아무리 기다려도 안온다. 현지인에게 물으니 자주 지나갔던 509번을 타라네.
교통정보 링크; 카오산에서 몇몇 대중교통 정보
.
짜뚜짝에서 산게 겨우 이거.
위쪽은 시장안에서 개당30밧(4개 100밧)에 샀는데, 바깥 노점에서 개당 20밧(25밧?)에 팔고 있었고,
왼쪽 슬리퍼와 오른쪽 샌달은 시장 안쪽에서 70밧, 190밧에 판매 하고, 바깥 노점에서 똑같은 것을 49밧, 129밧에 팔고 있다. 요놈들은 다행히 바깥 노점에서 구매.
왼쪽은 딸아이용, 안신고 방안에만 보관,
오른쪽은 아내발에 의외로 잘 어울리네. 매우 만족
만원이 채안되는 금액으로 선물 대 만족.
'길잃은 고양이들은 위한 치료....'
한글로 안내되어 있다.
'베트남은 사돈 나라' 라고 하는데, 안 가봐서 아직 판단하긴 이르고,
'태국은 친구의 나라'라고 해야 되나?
정말 가까운 나라 같다.
[8/24(일) 여행 38일차, 방콕 3일차]
숙소; 뉴메리브이 게스트하우스 (150밧, 싱글, 팬, 공동욕실)
일정; 숙소 옮기기, 인터넷, 브라운슈거, 스테파노 만나서 망가짐
오전에 경험하고 싶었던 숙소인 뉴메리브이로 옯긴다.
내일 아침엔 체크아웃하고 밤에 공항으로 가야 하니까, 마지막 밤이 될것이다.
책임자로 보이는 여자와 스텝들이 매우 친절하고, 비교적 깨끗하다. 층마다 있는 공용욕실은 항상 여유가 있었고 청결하다.
조용한 곳으로 방을 골랐으나, 역시 팬방은 길거리 차 소음 때문에 시끄럽다.
입구 왼편의 카페겸 레스토랑이 맘에 들어 두번 맥주를 마시며 한가하게 TV를 보았다.
어느 분인가 머물면서 추천한 나발라이 리버 리조트가 눈에 들어온다.
한번.. 머물고 싶은 곳이다.
![08.jpg](https://thailove.net/data/cheditor4/1405/20140514123141_trkdrkwd.jpg)
1,500밧이라고 소개 되어 있는데..
10일치 숙소 비용인데 가능하냐? ㅎㅎㅎ
오늘은 꼭 가보려고 했던 '브라운 슈거'에 간다.
역시 브라운슈거(룸피니공원옆) 바로 가는 버스 타기는 실패하고(귀국후 질문에서 요왕님이 15번 버스라고 한다) 센트랄월드에서 천천히 걸어간다.
들어 가기도 전에 눈을 마주친 주인은 매우 친절히 밴드 바로 앞의 일인용 의자를 권해 준다.
![09.jpg](https://thailove.net/data/cheditor4/1405/20140514123141_cjisrgxp.jpg)
식사와 함께 술을 마시려 메뉴판을 봤지만 종류가 너무 많고 대부분 수백밧이다. 이럴 때는 그냥 메뉴판을 덥는게 방법.
제일 싼 오늘의 추천음식인 '멕시코식 샐러드 샌드위치' (150밧)를 주문하고.
옆좌석에서 마시고 있는 1,000CC쯤 되는 생맥주 피처를 시켰다.
몇 몇 처음오는 손님들은 메뉴판을 보더니 그냥 나가기도 한다. 나도 그 부류인데.... 오늘은 어떻게 된걸까?
한번씩 이해할 수 없는게 나.
마침 옆좌석에 젊은 태국인이 혼자와 이런 저런 얘기도 나누며 재즈를 즐긴다.
![10.jpg](https://thailove.net/data/cheditor4/1405/20140514123142_lkbdsnvm.jpg)
생맥주 한잔과 맥주 한병을 추가한 계산서는 860밧.
(샌드위치 150, 피처 400, 추가 맥주 310밧)
억~ 내 예산기준으론 6,7일치 술값이다. 솔직히 많이 비싸구나.
섹서폰에는 안 가봤지만, 재즈보다는 팝이나 락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섹서폰이 더 좋았을거 같다.
어쨌든 '술 한잔 해야지' 'Why not?'. 이리하여 본의 아니게 귀국파티를 하게 되는 건가...??
그는 몇 번 가본 것처럼 카오산센터 맞은편 3층(4층?)인가에 있는 라이브 바로 간다. 거기서 대학생으로 보이는 한국인 두분도 만나 어울리며 스텝들과 단체 사진도 찍고 그랬었는데.. 난 끝까지 모른척 했다. (사과 드립니다. ^^;;)
성격좋은 이스라엘 태생 미국인 '제이콥'이 '하이~'하며 합류한다. 마칠 때까지 놀다가 당연히 3명이 2차를 가게 된다. 이 친구는 모국어가 영어라서 그런지 너무나 자신감(?) 있게 걸들에게 들이댄다. 우리는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을 수 밖에.
물이 좋다는 어떤 클럽은 입장료가 300밧 이라서(젊은 친구들 정말 많이 가드라) 투자를 포기하고, 여기 저기 배회 하다가 3시가 다 되어 카오산센터로 들어 간다. 한참 수다를 떨다가 제이콥과 스테파노는 유럽여성 두명이 온 테이블로 옮기고, 잘되길 기원 하면서 나는 슬쩍 몰래 숙소로 돌아온다.
샤워하고 누우니 4시다. 휴~~
[8/25(화) 여행 39일차, 방콕 4일차]
일정; 체크아웃, 짐 보관, 귀국준비
돈나 게스트하우스로 가서 스테파노를 깨워 본다.
잠에 완전히 빠졌나 싶어 포기하고 돌아 서는데, 비실 비실 일어 나더니 기다리라며 부랴부랴 짐을 챙겨 나온다.
![11.jpg](https://thailove.net/data/cheditor4/1405/20140514123142_aekbcfqc.jpg)
12시가 훨씬 넘었지만, 주인은 친절히 체크아웃 해준다.
쌀국수를 사 먹이고, 카오산을 지나 뉴싸얌으로 간다.
(싱글, 팬, 공용욕실, 280밧)
게스트에 한해 뉴싸얌2에 있는 수영장 이용 티켓을 90밧에 판매하는데 이 수영장에서 쉴려고 옯겼다고 한다. 게스트는 아니지만 티켓을 팔아 달라고 수작을 했으나,
그도 쉬어야 하고, 나는 귀국 준비를 해야 하니 여기서 작별을 한다.
저녁엔 '선물이 있을까' 카오산을 어슬렁 거려 보지만 별 살게 없다. 일찍 공항으로 가서 쉬는게 좋겠구나.
짐을 챙겨 556번 버스를 타러 나온다. 33밧의 556번 버스는 차가 자주 오지 않는데 20여분 기다리니 온다. 시간 여유가 있으면 충분히 탈만 하다. 에어콘도 빵빵, 여유있는 좌석, 빠른 운행시간, 배낭 메고 올라 타도 되고, 나에겐 비싼 AE2 공항버스 보다 더 좋네. ^^
[8/26(수) 여행 40일차, 귀국] - 마지막날 새벽 비행기 시간까지 계산하니 딱 40일의 태국여행이네.
[에필로그]
39일의 첫 태국 배낭여행은 엄청난 가치관의 변화를 주지는 않았지만, '하고 싶은거 한번 해보는' 나의 첫 행동이었다.
내가 만난 장기 배낭여행 생활자들도 고국에서의 직장 생활을 포기하며 힘들지만 '하고 싶은거 해보며 사는 것'을 택했을 것이다.
비록 배낭여행이 아니라도 우리는 '하고 싶은거 해보고 사는게' 너무 힘들다. 그것은 꼭 돈이 없어서,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다. 작은 용기와 고정관념의 변화 정도면 될 것 같다.
귀국하자 마자 가장 듣기 싫은 소리는 "왜 수염을 기르냐?" 였다. 태국에서는 어느 누구도 묻지 않는...
내 자신의 틀에서 벗어 나려고 (머리는 빡빡 밀지 못했지만) 면도를 하지 않았고,
'하고 싶은거 해보는 것'이다. 왜 우리는 '남을 고려한 삶'에 익숙할까?
귀국 일주일도 안되어 또 떠나고 싶다.
태국여행이 나에게 가르쳐 준것은,
'우리는 그들과 달리 왜 그렇게 각박하게 살아가고 있는지?'
'우리는 그들과 달리 왜 그렇게 신경질적이고 큰소리로 다툼을 많이 하는지?'
'우리는 그들과 달리 왜 그렇게 경쟁적이고 이기적이고 공격적인지?'
'우리는 그들과 달리 왜 그렇게 타인의 눈을 의식하고 허례허식을 좋아하는지?'
'우리는 그들과 달리 왜 그렇게 바쁘게 설치고 시끄러우며 배타적인지?' 를
어렴풋하게 알게 된 것이다.
또한, 부릴 욕심도 없지만 더욱 욕심을 줄이며 살 수 있도록 다짐하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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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내가 자주 방문하는 [* 배낭여행 커뮤니티, 떠나볼까 * 의 이런 한국인은 되지말자] 중 일부를 옮기면서 이 여행기를 마치고자 한다.
이 싸이트에는 '에티켓'이라는 게시판이 있어, 여행자들이 경험했던 '여행자가 이러지 않았으면 하는 사례'를 올려 공유하고 있다.
한편, 운영자께서는 별도로
'제발 이런 한국인은 되지 말자!'며 장문의 공지 글을 올려 켐페인을 하고,
'매너의 진수를 보여 주지'란 제목으로 장소별로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역시 긴 글을 정리하여 애걸복걸 켐페인을 하고 있다.
태사랑 회원님들은 '태국 여행싸이트에서 갑자기 왠 뚱딴지 같이 유럽 타령이야~" 하실지 모르겠다.
우리 다같이 최소한 지킬 것은 지켰으면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같이 공유하고 싶은 내용이지만 링크를 하지 못하고 그 분의 도입 글만 일부 수정없이 그대로 옮겨 본다.
[* 배낭여행 커뮤니티, 떠나볼까 * 의 이런 한국인은 되지말자 중 발췌]
저는 유럽을 10번 정도 다녀왔는데요,
갈 때마다 점점 더 우리나라 사람을 차별하는 외국인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그 차별이 우리가 익히들어 알고 있는 유색인에 대한 인종차별이 아니라
어떤 반복적인 원인에 바탕을 두고 생겨난 이유있는 차별이란 것을 알고 무척이나 충격을 받았습니다.
특히나, 그러한 차별은 한국사람들이 많이 들락거린 곳에서 더 심한데요,
최고는 역시 단체배낭여행자들이 묵는 호텔에서였습니다.
호텔 지배인이나 직원들로부터 듣는 얘기들, 그리고 직접 제가 본 것들은 가히 충격적이었고,
월드컵때의 그 솔선수범했던 자랑스런 한국인과는 너무나 거리감이 있어
한국인인 저로서도 납득하기 힘든 일들이었습니다.
아래 글들은 사실을 근거로 쓰여진 겁니다. 전세계 어느나라에서나 Korean Pride를 지킵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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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사랑 운영자님과 많은 정보를 올려주신 여행자 분들께 감사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