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ja의 배낭여행 (다시 방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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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ja의 배낭여행 (다시 방콕)

산달마 9 2284

'운 좋게 만난 장기 여행생활자 몇 분 '


[8/15(금) 여행 29일차, 후아힌-방콕 1일차]


숙소; 리버라인 게스트하우스 (싱글, 팬, 공동욕실, 160밧)
주요일정; 이동, 숙소, 캄보디아 일정 점검

드디어 4박5일의 한가로운 휴식과 경상도 말로 씨끕했던 후아힌을 떠나 방콕으로 들어 간다. 점심으로 너무 너무 좋아하는 센야이남탈레(넓은면해물국수, 30밧)를 먹고.

버스의 에어콘 파워가 너무 약해 덥덥하다. 시내버스도 에어콘은 빵빵하건만, 다른 버스는 안 그런지.. 3시간 이상 가야 하는데, 참 거시기 하네. 북부 시골마을의 지옥버스는 충분히 예상 했기에 그러려니 하고 가지만, 오히려 이런 버스에 불만이 더 나온다.

남부터미날, 이젠 익숙하게 511번을 타고 카오산에 아니 랏차담넌 끄랑 거리에 내린다. 리버라인에 체크인하고 내려 오는데, 한국에서 온 젊은 대학생들이 보인다. 한국말 해본지 거의 한 달 만이라서 그랬을까? 말을 잘 받아 주는 학생들과 오랜만에 수다를 떨어 본다. 생각난 김에 암파와를 추천 해준다.

저녁엔 늘 그렇듯 4층 테라스에 맥주와 얼음을 준비해서 앉았는데, 턱수염을 인도 풍으로 덥수룩하게 기른 남자와 미인형의 차분한 여성 커플과 자연스레 합석을 한다. 럼주와 소다수를 섞어서 마셔야 잠이 잘 온다는 그들은 보기에도 장기여행 생활자 같았다.

호주에서 47살에 멀쩡한 직장을 그만두고 여행을 떠난다고 하자, 친구들은 미쳤냐고 그랬고, 그렇게 동남아와 인도 네팔등을 돌며 여행을 했고, 인도에 장기로 머물렀다고 하는데, 벌써 51살이 되었다고 한다. 어디를 가도 영어선생을 할 수 있기에 여행에 도움이 많이 된다고 한다.

그들은 돈이 떨어진다 싶으면 호주로 가서 영어선생을 하는데, 그녀는 한국학생들과 유럽학생들의 극과 극인 수업시간 특징에 대해 유머스런 표정과 목소리까지 흉내내며 얘기한다. 수업시간 원어민 선생이 말을 시킬까 봐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했던 오래 전 기억에 '맞아 맞아! 나도 그랬어, 똑 같아 하하'하며 맞장구를 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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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쑤언요새(공원)에 촬영(?)나온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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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문화예술축제(뭔지 몰라서 태사랑에 질문을 올렸었는데...)



[8/16(토) 여행 30일차, 방콕 2일차]

숙소; 리버라인 게스트하우스 (싱글, 팬, 공동욕실, 160밧)
주요일정; 차이나타운, 친구약속, 휴식

오늘 아침은 4층 테라스에서 운좋게 요가하는 일본인 여성과 미국인 노인 한분과 대화하게 된다. 요가가 끝나 함께 자리한 Nao는 수년째 인도, 네팔 및 동남아를 장기 여행중이고, 미국 떠난지 25년이 된 노인분은 더 이상 미국은 돌아갈 곳이 없는 그야말로 장기 여행자다.

한번에 두사람과 자리를 함께한 나는 다소 들뜬 상태로 이것저것 질문한다.

그러나, 인도와 네팔을 아주 잘아는 두사람은 도시 이름을 댄다든지, 중심지의 식당이름까지 얘기하며 공감대를 가지지만,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나는 그냥 듣고만 있을 뿐이다.

그 노인은 인도에서 CD까지 만들어 판매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거의 팔리지 않지만 지금도 판매 중이라고..). 그 쪽으로 여행 하고자 읽었던 책들속의 정보로 몇가지 질문만 해 볼 뿐이다. 9월에 선배 한분이 네팔에 장기체류 및 트래킹을 간다는데, 당장 동행하고 싶은 욕망이 생긴다.

Nao는 30대 초반, 인도에서 요가를 배우고, 일본으로 돌아가지 않고 여행생활자로 살고 있으며. 8월중에 네팔과 인도를여행하고, 인도에서 일을 가질려고 계획하고 있다. 혹시 여행길에서 다시 만날 수도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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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층테라스, 요가하는 여인들, 미국 노인분이 만들었다는 CD


차이나타운 가는 버스를 타려고 짜끄라퐁 거리에서 53번을 기다리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안 온다. 현지인에게 물어 보니 강변쪽 피아팃 거리에서 타야 한다. 정부 버스라 무료라고 한다. 돈없고 시간만 많은 나에겐 정말 '왠떡'

그래서 그런지 53번은 주로 서민들 코스로 되어 있는 거 같다. 어느 여행자가 얘기해 준 것처럼 태국은 서민들의 삶을 먼저 생각 한다는.., 갑자기 생각하기 싫은 한국의 정치가 왜 생각나는 거야!

차이나타운은 그 규모와 복잡함에 질려 구경이고 뭐고 돌아볼 엄두가 나지 않는다. 오늘따라 더 덥게 느껴지네. 가는 길에 식당입구에서 '완탕'(?) 요리를 하는데, 너무 먹고 싶어 무조건 들어간다. 경험상 두번 먹었던 한국식사를 제외하고 가장 비싼 식사를(60밧) 한다.

돌아오는 53번 버스는 에어콘버스라서 그런지 요금을 받는다. 정확한 시스템은 잘 모르겠다.

캄보디아 일정은 잘 잡히질 않고, 오늘쯤 만나기로 했던 방콕 친구들은 약속이 잘 되지 않아 만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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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관리 받는 태국여성들



[8/17(일) 여행 31일차, 방콕 3일차]

숙소; 피치게스트하우스(싱글, 팬, 공동욕실, 120밧)
주요일정; 귀국일정, 씨엠립 버스예약, 휴식

암파와에서부터 일정을 이리저리 고민하고 일행을 구했지만 만만치 않다. 방콕에서 쪽지를 주고 받고 DDM으로 갔을 때는 이미 여행사버스를 예매한 후였다(450밧).

캄보디아 다녀 오는 일정이 늦어버려 귀국 항공일정을 변경해야 하는데, 인터넷으로는 안된다. 캄보디아 넘어가서 고민하자. 100달러 비상금을 가져왔으니 환전은 필요 없다, 진작에 이렇게 넘어 갔어야 하는데...

나중에 알았지만 여행사버스는 초저가인 200밧부터 950밧까지 다양하게 가격을 지불하고 같이 이용한다. 그들의 시스템을 이해 하면서 그렇겠거니 생각하면 되고, 그래야 여행이 즐겁겠지.

경험상 머무르고 싶었던 뉴메리브이에 갔으나 싱글방은 없다. 바로 옆의 피치게스트하우스는 120밧짜리가 있는데, 주인이 한국말로 '시끄럽다' 고 말하며 각오하고 얻으라고 하여, 그냥 체크인 한다.

피치의 도로쪽에 있는 팬방은 정보에도 나와 있지만 창문을 열어 두고 자야 하기에 매우 시끄럽다. 다른분의 여행기에서 읽었지만, 1층의 레스토랑 주방등에 제법 큰 쥐가 많다. 경험도 좋지만 뭐하러 이런 짓까지 했을까 후회가 들지만 '산경험' 이라고 위안을 삼는다.


그렇게... 캄보디아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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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쑤언 요새(공원) 의 여러 풍경들

9 Comments
*샤이* 2008.09.17 01:44  
  캄보디아 여행기도 기대할께요...
etranger 2008.09.17 20:59  
  외국의 장기여행자들, 특히 젊은여행자30대 여성 , 그들이추구하는 여행의 목적은 과연 무었일까요  ? 나이든분들이야 그렇다 치드라도, 정말 여행 메니아 일까요  ?
넌내꺼 2008.09.18 12:48  
  잘보고있어요..ㅋ 나의 이야기인듯 읽고있습니다
산달마 2008.09.18 13:10  
  꼬질꼬질한 여행기를 기대해 주신다니 감사합니다.

네..에뜨랑제님, 혼자 장기 배낭여행하는 30대초반 여성은 저도 그분이 처음이었는데, 오래 얘기 하다보니 조금 친하게 되고 메일로 정보를 주고 받는 사이가 되었어요. 제가 한번 물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너.. 목적이 뭐냐?'  ㅎㅎ 농담이구요,
그분들이 추구하는 목적을 제가 느낀대로 감히 여기에 적기는 좀 그런것 같습니다. 언제 여행지에서 한번 만나 소주한잔 하시면서 말씀을... ^^
벨라도나 2008.09.18 14:27  
  여행 계획을 짜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산달마님의 느낌을 따라 생각지도 않았던 곳을 일정에서 빼기도 하고 넣었던 일정도 조금 줄이기도 합니다. 저도 산달마님처럼 마음에 남는 여행(태국에서 조금 살다오기. 느리게 여행하기)을 할수 있었으면 합니다.
놀리 2008.09.21 02:59  
  여행기 너무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정말 내공 완빵이십니다. 특히 방콕에서 버스는 어떻게 알고 타시는지..놀라울 따름입니다. 영어하나 없는데...암튼 담에 태국가면 굉장히 많은 도움 될듯합니다..^^
longwood 2008.09.22 10:44  
  며칠째 다음 여행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어요.
이것저것 바쁘실텐데~
괜한 재촉을 하는 조급증을 이해해주시구요~
글 잼있게 읽고 있답니다. 감샤!
산달마 2008.09.22 16:54  
  격려글 감사드립니다.
놀리님, 방콕버스는 요왕님지도에 왠만한 버스번호 안내가 있구요, 여기 교통정보 게시판 참조하고, 주요 정류장을 현지어로 알아놓고 현지인에게 들이대기를 하시길.^^
롱우드님, 다음여행기는 씨엠립과 방콕귀국 밖에.. ㅜ.ㅜ
오늘중 올리도록 하겠나이다.
보싱 2015.06.17 10:59  
저도 방콕에서 요가하길 고대하고 있습니다. 혹시 방콕 요가원 정보 좀 알려주실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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