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ja의 배낭여행 (매홍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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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ja의 배낭여행 (매홍쏜)

산달마 4 2058

'오토바이로 돌아보며 흉내만 낸 개인 트랙킹'


[8/2(토), 여행 16일차, 빠이-매홍쏜 이동, 매홍쏜 1일차]


숙소; 조니 게스트하우스 (트윈방, 싱글, 팬, 공동욕실 100밧)
주요일정; 매홍쏜 이동, 휴식,


아침을 여유있게 저렴한 쌀국수로(20밧, 왓빠깜정문 바로 맞은편) 먹고 아저씨와 작별을 고한다. 팅한테 작별인사 하러 갔으나 문이 잠겨 있다.


빠이 터미날에서는 곧 출발하는 여행사 미니버스가 영업하느라 난리다. 대형 안내판에 버젓이 나와 있는 10시30분 버스가 없어져 11시 넘어야 오니 그냥 미니버스 타라고 부추긴다. 11시 버스라도 나에겐 아무 문제가 없다.
 
슈퍼에 잠시가서 휴식을 취하는데, 아무래도 미심쩍어 10시 30부터 터미날에서 기다리니 10시 40분에 매홍쏜행 버스가 온다. 그 말을 믿고 11시경에 왔다면 또 몇 시간 기다릴 뻔했다. 약간 화가 날려고 했지만 이제는 익숙하다. 모든 것은 내가 판단할 문제다.


매홍쏜 버스에 오르니 모팽폭포에서 죽이 맞아 같이 놀던 영국청년 '조디'가 탔다. 심한 영국식 발음에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다. 조디는 내가 잘 알아듣는 줄만 아는지 고향 속도로 그것도 작은 목소리로 얘기한다.


한시간 쯤 갔을까, 숍퐁이란 이름으로 더 알려진 팡마파에 선다. 언뜻 봐도 깔끔한 여행자 커플이 올라탄다. 어?? 이런 곳에 숙박을 했다는 말인가? 추근대지 않을 수 없다.


숖퐁은 팅과 그의 친구가 트랙킹코스 설명할때 나왔던 바로 그 핵심지역이다. 현지 지도를 보니 숖퐁 북부쪽으로 볼거리가 굉장히 많고(유명한 Lod Cave, 폭포, 트랙킹코스 등) 현지 가이드들이 가장 선호하는 트랙킹 코스라고 한다.

그러니까 이 커플은 가이드 없이 이 곳에 와서 숙박을 하면서 적당한 교통편과 도보로 둘러보고 매홍쏜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아~~ 이거구나. 그러나 이미 늦었다. 이정도 만으로도 첫 여행에서 충분하다.

매홍쏜 도심을 통과할 때 현지인은 다 내리고, 터미날이 도심 외곽으로 옮긴 것을 모르는 여행자들만 뉴버스 터미날에 내린다. 숖퐁에서 탔던 그 커플이 곧바로 툭툭으로 도심으로 이동하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조디와 나는 눈빛만으로 동의를 구하고 걸어간다.

쫑깜호수 주변 게스트하우스가 대부분 싱글 150밧을 요구하고, 마지막으로 조니게스트하우스에서 방 두개를 각 100밧에 얻는다. 싱글이지만 방은 트윈이다. 트윈방을 같이 쓰면 150밧이다. 주인이 친절하고, 깨끗하며 조용했다. 숙소 마당과 방 앞 군데군데 테이블과 의자가 있어 휴식하기 좋다. 호수는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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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니 게스트하우스 바로 옆 게스트하우스는(쫑깜인지.. 기억이?? 그러나 찾기 쉬움) 입구에서 보면 인터넷 무료라고 되어 있는데.. 150밧에 방을 얻고 인터넷을 많이 할거라면 시설도 좋아 보이니 추천할 만 하겠다.


내일 오토바이 한대만 빌려서 돌자고 조디와 협의한 후 각자 시간을 보낸다.


쫑깜호수 주변을 둘러보고, 도이꽁무에 올라가 시내 전망, 야시장주변 한바퀴 돌아 쫑깜호수로 오면 그게 끝이다.

쫑깜호수 주변의 나이트바자(그래 봐야 점포가 10여개 쯤 된다. ^^)에서 맘에 드는 고산족이 입는 옷 한벌 골랐는데, 싸이즈가 조금 작다. 하루 한 두벌이나 파실까 싶은 고산족 아주머니나 나나 서로 아쉬움에 눈만 뻐끔뻐끔 거린다.


매홍쏜은 트랙킹이나 근교 볼거리도 좋지만, 쫑감호수 주변의 벤치에 앉아 맥주를 편하게 마실 수 있는 것이 나한테는 최고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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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일), 여행 17일차, 매홍쏜 2일차, 밤차 치앙마이 이동]


조디와 함께 수동 오토바이를(150밧, 자동200밧- 빠이의 배 수준) 130밧까지 심리전으로 할인한 다음, 조디 뒤에 타고 터미날에 밤 버스표를 예매하러 가는데.. 조디 운전솜씨가 영 시원찮다.

표 예매 후, 내가 터미날 광장을 한 바퀴 도는 시범을 보인 다음 운전석에 앉았다.



아야서비스에서 얻은 칼라지도와 조디가 가지고 있는 지도가 도움이 많이 된다. 빠이쪽에서 내려 오기로 하고, 북쪽으로는 Fish Cave까지만 가기로 한다. 혹시 현장 정보가 구해지면 밀림 트랙킹도 해보자면서..


피쉬동굴은 무료였지만 예상보다는 강렬하진 않았고, 아기자기한 주변 경관과 조용한 샛강이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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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쉬동굴의 피쉬사진이 영 거시기하네.


빠수아(Pha Sua) 폭포로 가는 길은 참 정겹다. 빠수아폭포 국립공원이라고 되어있고 Visitor Center나 본부사무실은 보이지만 직원도 방문객도 없다. 안내판을 보니 북쪽으로(국경까지??) 트랙킹 길이 연결되어 있고, 폭포들이 안내되어 있다. 여기가 트랙킹 코스임을 알 수 있었다.

폭포구경을 마치고, 대충 감으로 트랙킹 길을 가본다. 조디가 앞장서고 내가 뒤에 섰지만 약간 긴장 되는게 사실이다. 조디는 간식으로 땅콩, 나는 바나나와 계란정도가 있을 뿐이고 둘 다 샌달 차림이다. 한마디로 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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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의 갈림길, 직감적으로 우회전이다, 제발 갈림길만 나오지 말길 바라면서 간다. 한시간이나 갔을까, 길이 된비알로 올라간다. 어어 이상한데.. 하는 순간, 길이 도로로 빠져 버린다. 다시 내려갈까 하다가 조디의 눈빛을 보니 그만 가자는 표정.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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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린(Mae Surin) 국립공원은 포기하고, 고산족마을 중 나이소이는 롱넥이며 관광객용이라 입장료도 250밧, 번잡하다고 할뿐 아니라, 사진만 찍고 오는 곳이라 하니 피하기로 하고, 현지인이 추천한 후아이 수아 타오(Huay Sua Tao) 마을로 가보기로 한다.

6~7번의 개울을 넘어 가며 구비구비 돌아가는 마을길이 마냥 정겹다. 미끌 미끌한 개울길은 현지인도 조심하며 천천히 건너는데 비가 많이 오면 건너기 어렵지 않을까..


가는 길에 관광객들은 안보이고 관광객용 대형차는 들어 올 수도 없다. 우리 예상대로 그냥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그런 순수한 마을인줄 알았는데, 예상과는 달리 마을입구에서 입장료를 받는다. 매표소 직원들의 친절도나 눈빛도 영.. 아니 올씨다 이다.

각종 택시로 온 관광객들이 나오는 것이 보인다. 안에 뭐가 있느냐고 물으니 '롱넥, 사진' 정도다. 뭔가 정보가 잘못 되었다.

조디나 나나 동물원 구경하듯 사진만 덜렁 찍고 싶은 마음은 애초에 없던 터, 그냥 나오기로 한다. 어찌 처음 만난 서양친구가 이렇게 마음이 맞을까?


나오는 길에 들어갈 때 우려했던 개울 길에서 그만 미끄러진다. 조디는 오토바이를 급히 시동 걸어보고 나는 약간 젖은 카메라를 테스트, 둘다 OK, 다행이다. 결국 오토바이 빌린 날마다 넘어지네 ^^;;


다시 남쪽으로 빠봉 노천온천과 폭포를 보러 간다. 빠봉온천은 영업중지 중이었다. 노천온천 주변에서 간식을 먹고 휴식을 하는데, 빠이에서부터 가끔 보던 일본인 커플이 오토바이를 몰고 '핫 스프링?' 하면서 물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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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연못이 온천, 나무다리 앞쪽이 원천수가 나오는 곳


지도상의 빠봉 폭포는 제법 웅장해 또 다시 감동을 준다. 현장에는 남똑 매수린 국립공원, 매쿨롱 폭포라고 안내판에 새겨져 있다. 600M정도 걸어 들어가면 3개의 폭포를 만날 수 있는데, 제일 웅장한 두번째 폭포는 제1폭포에서 길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야 한다.

조디는 어떻게 알았는지 다리를 건널 때마다 발로 쿵쿡 밟으며 확인하고 건너는데, 어떤 것은 실제 위험한 다리도 있다. 현지인도 외국인도 아무도 없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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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 렌트 130밧/2, 기름값 110밧/2, 인당 120밧(3,600원)으로 푸짐한 하루 일정을 마친다.

조디는 말이 없는 편인데, 특별한 일정은 설명해 주질 않고 하루 더 머문다고 한다. 아쉬운 작별을 고하고 터미날로 간다. 버스는 전혀 예상치 못한 한 줄에 5인승 짜리다.

과연 내일 아침까지 내 허리가 별일이 없을까...

4 Comments
수이양 2008.09.12 00:38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장소에 후기 잘 읽었습니다 ㅋ
그때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anypie 2008.09.12 03:16  
  후 ~ 긴장이 되네요... ^^
etranger 2008.09.12 10:30  
  어  ! 그런곳 까지 찾아가시다니...부럽습니다.
산달마 2008.09.12 16:45  
  천하의 수이양님께서 친히 댓글을^^ 영광이옵니당!
에뜨랑제님 여행기는 어디에..??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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