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ja의 배낭여행 (치앙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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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ja의 배낭여행 (치앙마이)

산달마 7 3203

[7/27(일), 여행 10일차, 치앙마이 1일차]


숙소; 그린하우스 (싱글, 팬, 내부욕실 100밧)
주요일정; 휴식, 시내 도보로 둘러보기, 센데이마켓


새벽 6시경 치앙마이역에 내리니, 소문대로 썽테우들이 줄을 서있다. 30밧이라고 어서 타라고 한다.

'Sorry, I like walking"


미리 생각해둔 큰길로 가며 TAT를 확인하고, 이른 새벽 조깅하는 사람들, 다리아래 한가로이 낚시하는 사람들을 본다. 덩달아 나도 한적한 아침을 즐기며 도심을 걷는다. 밤새 일을 마쳤는지 아침장사를 준비하는지 대형 포장마차를 작은 오토바이로 끄는 괴력의 사나이를 보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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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패거리를 걸어 빠뚜타패에 도착, 천천히 남쪽으로 문므앙 거리와 콧차산 거리를 번갈아 걸어가며 숙소로 향한다. 천천히 50여분을 걸어 도착한 그린하우스는 치앙마이 숙소정보에서 미리 점찍어 둔 곳이라 바로 찾는다. 걸어서 빠뚜타패와는 10여분, 빠뚜 치앙마이와는 5분여 걸린다.


스텝으로 알았던 '나이'는 알고 보니 여주인이었고, 주인인 Mr. 차이는 주로 외부 업무를 본다. 두분다 차분하고 매우 친절 했으며 영어가 능숙하다. 저녁시간 전까지 부엌에서 전자렌지를 사용할수 있지만, 거의 사용한 적은 없다.

여행사 업무도 함께 보고 있다. 방콕행 버스는 치앙마이 대부분의 여행사와 같이 350밧에 판매하고 있고, 숙소까지 픽업을 온다.

싱글방중 괜찮은 방은 150밧인데 나는 정보대로 100밧짜리 방을 얻는다. 북부 여행을 마치고 두번째 갔을때는 150밧짜리 방이 비워져 있었는지 100밧으로 제공해준다.

100밧 방치고는 깨끗하며 결코 좁지 않다. 내부에 욕실이 있고, 외부 공용욕실에는 더운물 샤워가 가능하다. 무엇보다도 개인적으로 맘에 드는 것은 숙소 전체가 조용하고, 넓은 마당과 로비, 여유있는 쉴 공간과 빨래하기와 널기가 매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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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고객들도 이런 유형의 분들이라(마사지를 배운다던가 하는 장기숙박자), 서로간에 간섭을 피해 눈인사 정도만 하고 말을 잘 붙이지 않는 것이 오히려 단점이 된다.

어느 한국분과도 서로 말을 걸지 않아 며칠동안 서로 외국사람 인줄 착각하고 지낸다. 아마 이런 부분 때문에 저가임에도 불구 고객이 많이 몰리지 않는데, 나로선 천만 다행이다.


저녁이면 대부분 밖으로 나오지 않기 때문에 쥐죽은듯 조용한 가든에서 음악과 맥주를 즐긴다. 나는 이게 너무너무 좋다.

사실 150밧 방 외엔 없다고 했어도 군말없이 머물렀을 것이다. 저예산 배낭여행자에겐 단점이라고는 도저히 찾아 볼 수가 없지만 아주 가끔 작은 찡쪽(벽에 붙어 있는 작은 도마뱀)을 방에서 볼 수 있다.^^;;


샤워를 하고, 시내를 둘러 보는데, 확인하고 싶었던 줄리 게스트하우스 입구에서 방이 없어 돌아 나오는 젊은 독일인을 만난다. 반가운 마음에 10여년간 쓰지 않았던 독일어로 대화를 해보지만 당연히 한계가 있다.

나도 태국인이 다되어 가는 걸까, 아님 남는게 시간이라서 그런 걸까, 그 친구를 데리고 이 숙소 저 숙소 전전한다. 나는 어차피 여러 숙소를 직접 보고 싶기도 하니까 잘된 일이다.


그린하우스는 저렴하지만 에어콘이 없고 너무 조용해 재미가 없다면서 300~400밧 정도의 약간 고급스런 곳을 찾는다.

몇 군데를 거쳐 스마일하우스를 갔는데 로비 및 1층 수영장까지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게 첫눈에 맘에 들어 하지만, 이번엔 500~700밧으로 예산초과, 내성적인 그 친구를 대신해 400밧 정도로 추진(?) 했으나 심리전이 통하지 않는 정찰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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갭스하우스 입구

마지막으로 유명하다는 갭스 게스트하우스에 들어서니 정보대로 숙소 분위기가 탄성이 나올 정도이고, 수많은 유럽인들이 가든에 쉬거나 인터넷을 하고 있는것을 보고 이친구가 마음이 동한다. 싱글(더블방인데 1인적용), 에어콘, 내부욕실에 아침포함, 깨끗한 방을 350밧에 구한다.

가든 분위기를 좋아 하시는 분이나 태국요리강습을 고려하시는 분은 강추 해도될 숙소가 아닌가 한다. 그 친구와는 나중에 전화연락 하기로 하고 나는 갈 길을 간다.


시내을 돌아 다니며 유명한 사원도 가보고, 몇몇 게스트하우스도 둘러보고 저녁때쯤 선데이마켓 쪽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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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에서 노트북으로 업무를 보시는 스님,
3왕동상, 라이브카페


빠뚜타패 입구에서 한국어 가이드북을 들고 한참을 뭘 찾는 20대로 보이는 키가 좀 작은 여성분이 보인다. 그냥 지나칠까 하다가,
한국인이라고 무조건 피할게 뭐가 있어' 라고 생각하며,


"한국 분이신가 봐요? 어디 찾으...?"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아... 아니요.." 하면서 마치 지금 벗어나지 못하면 자칫 저 악명높은 '친절한 척 접근하는 사기꾼'에게 걸릴 수도 있다는 듯, 쏜살같이 도망치듯 사라진다.


한참을 그 자리에 서서 멍하니 있는다. 말로만 듣던 것을 내가 직접 경험하는구나. 이게 사실이구나. 우리는 왜 이렇게 해야만 하는 것일까? 그 여성의 문제가 아닐것이다. 나도 떠날 때 한국인을 만나지 않는다고 다짐하지 않았는가! 누가 우리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한숨만 나올 뿐이다.


왜 우리는 외국 나갈 때마다,
'한국인을 제일 조심해야 해, 한국인이 뒤통수 치고 사기친다구' 하는 각종 정보에 시달려야 할까?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지금도 태사랑에는 한국인 업소와 관련된, 한국인과 관련된 부정적인 정보가 끊이지 않고 올라오며 바쁜 운영자가 정리하느라 곤혹을 치른다. 아마 올리지 않는 사례도 많을 것이라 짐작이 된다. 외국에서 서로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선데이마켓은 구경할만 했다. 딸아이에게 딱 어울릴것 같은 수작업 무늬를 직접 수놓은 실내화가 기억에 남고, 태국인들이 가끔 입고 있는 통큰바지와 헐렁한 티셔츠 세트가 제일 맘에 든다.

오늘도 숙소에서 얼음과 함께 섞은 소주와 맥주를 즐긴다.


[7/28(월), 여행 11일차, 치앙마이 2일차]

주요일정; 도이수텝, 국립박물관, 나이트바자, 와롯롯시장,

도이수텝 가는 길과 방법을 여주인인 '나이'에게 물어 숙소 앞에서 쏭테우를 흥정하여 20밧에 간다. 물론 한 두 대는 그냥 보낸 후.

치앙마이 시내교통의 가장 큰 장점이자 문제점은 바로 쏭테우 타는 것이다. 방콕처럼 번호를 고민할 필요없이 가는 방향에서 무조건 타면 되는 편한 점이 있으나, 문제는 흥정이다. 인터넷에도 악명 높은 사례가 많이 올라 오지만, 탈 때마다 터무니 없는 금액과 흥정을 해야 하는 것을 피곤하게 느끼시는 분은 여행이 많이 힘든 게 사실이다.


나도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았는데, 곧 로마에 왔다고 생각하기로 했고, 이것을 즐기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았다.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치앙라이로 가기위해 큰 배낭을 메고 나서는데, 쏭테우를 세우지 않았는데도 빵빵 거리며 어디 가냐고 묻는다. 터미날 간다고 하니까 심지어 400밧을 부르기도 한다. 이럴땐 그저 '쏘리~'를 날려준다.

바로 뒤에서 오는 쏭테우를 세워, 기사에게 뻔히 기본가격을 알고 있다는 듯 올라 타는 동시에 내가 먼저 "이씹밧?" 하고 타고 가는데 말이다. 아마 누군가 급한 여행자가 20밧의 쏭테우를 수백밧에 탓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이리라..


도이수텝으로 가는 기사는 내가 머뭇머뭇 하는 사이에 치앙마이대학 안으로 들어가 학생회관 비슷한 곳에 몇몇을 내려 놓는다. 치앙마이 대학생들은 대부분 여기에 내리는 모양이다. 주변 대학생의 도움을 받아 다시 입구의 도이수텝행 쏭테우가 늘어서 있는 곳으로 간다.


당연히 걸어서 올라간 도이수텝은 기대했던 것 보다는 좀 그렇다. 치앙마이 시내 전망은 날씨가 흐려 썩 좋지 못했고, 비오는 황금쩨디 주변에 비를 피하고 앉아 사람들을 바라본다. 우연히 보게 된 '템플 스테이'의 안내와 수도 중인 몇 분의 외국인을 문득 부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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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 오는 길에 국립박물관에 들린다. 견학온 고등학생들이 돌아갈 준비를 하고, 관람객은 나 혼자다. 전시물을 지키는 직원은 심심한 듯 졸음을 참고 있다. 후회하긴 이미 늦었다.


저녁엔 나이트 바자에 가 본다. 몇몇 마음에 드는 티셔츠가 보인다. 시장내 중간에선 밴드가 연주를 하고, 주변에서 쿠폰을 끊어 식사를 하는 것은 우리나라 어디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7/29(화), 여행 12일차, 치앙마이 3일차]


주요일정; 버쌍마을, 에어포트 아케이드


늦은 아침을 먹고 와롯롯시장까지 걸어가 버쌍가는 쏭테우를 찾으니 골목안에 있어 찾기가 좀 그렇다.(20밧) 와롯롯시장에서 물건을사서 집으로 가는 사람이 대부분다. 버쌍 입구에 내려 들어가니 한산하다.

우산 만드는 공정별로 수작업공정이 신기하기는 한데 왠지 작업하시는 분들이 생기가 보이지 않는다. 마지막 공정 옆에는 지갑이나 가방같은 곳에 그림을 그려 주고 돈을 받는 사람들이 있다. 지갑에 하나 새길까 망설이다 그만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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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쌍마을 위쪽으로 이집 저집 구경하며 올라간다. 주인이 졸고있는 곳에 나이트바자에서 맘에 들어 했던 티셔츠를 30밧 정도 싸게 파는 것을 보고 하나 구입한다. (90밧, 2,700원)


10밧짜리 롯띠, 다 남아도 300원..
만드는 시간을 감안하면 인건비도 안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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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빠이로 가야 하지 않겠나 싶다.

7 Comments
etranger 2008.09.10 11:49  
  스님이 인터넷 하는거 정말 신기하네요. 그놈의 송테우.... 그러나 그것조차 즐겨야 한다는거....진전한 백팩커 입니다.
산달마 2008.09.11 11:47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전 꼬질꼬질한 초보 배낭여행자랍니다. ^^;;
anypie 2008.09.12 03:04  
  쏭태우... 최고의 내공인듯 합니다. ^^ 
잘 보았습니다... 그린하우스 .. 좋네요... 제 타입이라는... ^^:
longwood 2008.09.19 16:19  
  괜시리 궁금하네요! 30밧 아낄려고 50분을 걸으신걸까~
그저 걷는것이 익숙한 배낭여행자이기 때문일까~
150밧 숙소를 비싸다고 내치시는 놀라운 내공앞에서 움추려드는건 나만의 소심함 때문일까~
그저~ 쵝오입니다요!
산달마 2008.09.19 17:37  
  longwood님, 댓글을 주욱~  달아주시고, 한꺼번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과찬의 말씀 이세요.
새벽에 걸어보셨습니까? 안걸어 봤으면 얘길 하지 말.. (달인 버젼) ㅎㅎ
새벽에 잘 못일어나는 스타일인데, 이럴때 새벽풍경을 보며 걸으면 그렇게 좋답니다. ^^
깐짜나부리에선 10밧 아낄려고 30분 걸은적도 있지만..
한편, 걷다가 보면 사람을 만날기회기 많아진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산꾼들은 배낭메고 걸을때 자신감을 가진답니다.
150밧에 나온곳은 치앙센이구요(후회 되지만..ㅜ.ㅜ)
치앙마이는 아예 다른곳을 알아 보지 않는답니다
소요산 2008.10.14 11:39  
  저도 가까운 시일내 한적한 그리고 여유로운 여행을 해보고 싶습니다^^
shtersia 2008.12.15 09:52  
한가롭고 여류롭고...고즈넉한 그곳의 풍경이 보이는듯 합니다...요즘처럼 머리가 볶잡하고 답답할땐 다 때려치우고...그저 부럽습니당...제어게도 이런 시간이 오겠죠? 행복한 한주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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