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ja의 배낭여행 (아유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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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ja의 배낭여행 (아유타야)

산달마 8 2479

저의 여행기는 정보로서는 아무것도 기대할 것이 없는 순수한 개인 감상에 대한 기록 입니다.
저와 비슷한 분이 계시다면 혹시 참고가 될수도 있다는 생각에 올려 봅니다.


'샛강주변 걷는 길이 한없이 그리운 아유타야'


[7/23(수), 여행 6일차, 깐짜나부리-아유타야 1일차]


숙소; P.U. INN (피유 게스트하우스), 싱글,팬,공동욕실 180밧
주요일정; 아유타야로 이동, 시내 유적지 걸어서 돌아봄

주요메모; 깐자나부리->아유타야 여행사미니버스는 400밧, 대중교통은 약 120밧(수판부리에서 갈아탐)

깐짜나부리 숙소가 워낙 마음에 들어 더 머물고 싶었으나 거기까지라고 생각하고 이동한다. 아유타야까지 편하게 여행사미니버스를 타고 갈 수도 있지만 그럴 이유가 전혀 없다. 서두를 필요가 없고, 비용도 매우 저렴한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현지인과 똑같이 이동하는 게 그들의 삶 속으로 훨씬 더 가까이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숙소에서 쌈러(인력거)를 10밧(300원)에 타고 터미날까지 가는데, 10여분이상 자전차를 힘겹게 운전하는 아저씨의 앙상한 다리가 눈에 들어온다. 늘 흥정만 하다가 처음으로 10밧을 더 드린다. 그리곤 오른손으로 밥먹는 시늉을 하니까 터미날 건너 우측으로 가보라고 한다.

10밧짜리 밥집이 있다. 과연 원가를 맞출수 있을까 싶다. 카메라를 치켜 드니까 주인딸이 따뜻한 미소와 폼을 잡아준다. 저렴한 밥과 함께 나를 기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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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짜나부리 터미날앞 10밧짜리 밥집과 대학생인 주인딸


깐짜나부리에서 아유타야로 바로가는 대중교통이 없다보니, 아유타야로 간다고 하면 알아서 수판부리행 버스를 타고가서 갈아 타라고 한다. 수판부리에 도착하면 아유타야행 버스 안내양이 미리 대기하고 있다가 호객을 하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매일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4시간쯤 걸려 아유타야에 도착한다.


아유타야 버스터미날 건너편 여행자거리로 들어서자, 토니스 플레이스가 눈에 뛴다. 여기 묵어 볼까 하고 숙소 쪽을 보니까 레스토랑으로 문의하라고 안내되어 있고 레스토랑 스텝들이 무척 바쁘다. 같은 버스를 타고 왔던 스페인커플이 PU 게스트하우스를 미리 찍어 두었다는 듯이 그 쪽으로 간다 길래 나도 따라간다.

PU로 가는 중에 약간 저렴할 것으로 예상되는 아유타야 게스트하우스(150밧)나 창하우스(120밧)를 건너 뛰고, 발걸음이 피유로 가게된다. 피유 직전에 B.J게스트하우스가 100밧으로 나를 유혹하는데, 고객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들어오면 너 죽어' 라는 메시지를 주듯 로비에 앉아 있는 주인(?)청년들이 무서워 포기한다.

'일본인이 운영하는 친절하고 깨끗한...' 정도가 머리 속에 기억되어 있다. 이 곳의 친절소문은 바로 로비의 여성스텝인 'Ning'에 의한 것이다. 영어가 유창하고 친절하며 항상 웃는 모습으로 비록 내 기준으론 비싼 숙소였지만 불만은 없다.

"싱글룸이 필요해요" 라는 말이 떨어 지기기 무섭게,
"싱글룸은 350밧 입니다. 한번 보시겠어요?" 하며 나름 유창한 영어로 영업을 한다.

이제 숙소 구하는데 어느 정도 노하우가 쌓인 내가 아닌가, Ning의 전혀 부담스럽지 않게 친절히 숙소 권하는 솜씨는 가히 최고라 할만 한데, '자칫,네, 그냥 주세요!' 라고 하기 쉽다.

"No! No! 전.. 그냥 저렴한 방이면 충분해요. 팬도, 욕실도 없는 방이요" 하면서 능청스런 심리전을 편다.

"음.. 팬은 모든방에 다 있구요, 에.. 그러면 마지막 방이 있긴 한데... 180밧짜리 방이 있어요"

"네? 제가 들었던 것 보다는 비싸군요. 좀더 저렴한 방은 없나요? 150밧 이하...?" 면서 팽팽한 심리전을 해 보지만 확실히 180밧이 최저가 방이란 것을 확인한다. 180밧짜리 방을 얻을 이유가 없는데, 친절이 얼마나 사람을 변하게 하는지 나도 놀란다.

"한번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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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내 머문 숙소 중 가장 친절하다고 느꼈던 숙소지만, 그들의 영업방식은 이런 식이다. 그 이후 몇 차례 로비를 지날 때 마다 능숙한(?) Ning의 숙소권유 및 전화예약 솜씨를 보게 된다. 공통적인 것이 '이것이 마지막 방이다'는 말이다.

이 말은 방콕의 리버라인에서도 처음에 몇번 들었는데, 리버라인에서는 여성스텝인 '마이' 및 잡일하는 친구들과 알고 지낸 후 두번째 체크인부터는 말없이 싱글팬 방 키를 주곤 한다. 하여간 알아서 판단할 일이다.

숙소는 3층에 있고 예상대로 깨끗했으며 창문너머 전망은 좋았으나, 욕실이 1층에 있다는 것이 흠, 1층 로비앞 잡동사니방에는 무료 짐보관이 가능하고, 샤워도 무료로 하라고 안내되어 있다.

치앙마이행 VIP버스 티켓을 기차보다 싸다면서 500밧에 판매하고 있는데, 최소한 하루 전에 예약해야 한다. 나도 치앙마이로 바로 가려다 버스예약이 늦어 예상치 않게 롭부리로 기차로 갔었다.

로비 스텝인 Ning은 요리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으며 방콕에서 한국인 식당에서도 일해본 경험이 있단다. 거의 볼수 없는 주인인 태국인 여성(남편이 일본인)은 게스트하우스의 '호황'에 자부심이 많은지, 나름 유창한 듯 영어를 사용 하는데 결코 진정성 있는 친절은 느낄 수 없고 오히려 거만함을 느끼게 한다.03.jpg

지도와 위치를 파악한 후(파악하고 말 것도 없지만..) 걸어서 죽~ 둘러본다. 서양애들이 자전거를 많이 타고 다니는 것을 보며 내일은 자전거를 대여할 생각을 해 본다.

아유타야 같은 아기자기 한 도시는 걷거나 최소한 자전거로 돌아 봐야 좋겠다. 이런 도시에도 대형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 유명한 곳들만 관광하는 관광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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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오프라야강, 롭부리강과 빠삭강으로 둘러 쌓여진 섬으로 된 아유타야 시내 유적들 중 왓 마하탓과 그 주변으로 연결된 차가 다니지 못하는 아름답고 호젓한 길들은 연인이 없이 혼자 걷기엔 너무 아까운 길이다.

걷는 사람은 나혼자, 간혹 현지 젊은 커플들이 오토바이나 자전거롤 세워 두고 데이트와 가벼운 스킨쉽을 즐긴다. 나는 이런 길이 왜 이렇게 좋을까? 조그만 샛강 위 쉼터에서 여행 6일차, 대낮에는 처음으로 아내생각에 잠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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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4(목), 여행 7일차, 아유타야 2일차, 롭부리로 저녁에 이동 (롭부리1일차)]

오늘 하루정도면 아유타야에서 일정은 거의 마무리 될것 같다. 밤버스로 치앙마이로 이동하려고 여행자버스를 알아보니 이미 늦었다. 혹시나 해서 다른 여행사를 알아보지만 다른곳도 마찬가지, 어차피 같은 여행사버스를 가지고 여러 곳에서 티켓을 파는 것이다.

자전거도 빌렸겠다(30밧, 50밧이기본이지만 이정도는 가볍게 할인가능하다), 다리를 건너 역으로 가서 기차를 알아본다. 그런데 이 기차표를 알아보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실제로 알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일반좌석, 침대칸, 각각 1등석~3등석, 선풍기, 에어콘등 그 조합이 매우 많고, 모든 기차가 모든 종류별 침대칸을 다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 기차에 따라서 모든 침대칸은 에어콘이라고 하기도 하고, 원하는 시간대의 기차에는 침대칸이 없다고도 하고, 이미 주말까지 어떤클래스의 어떤 침대칸은 모두 풀이라고 하기도 하고, 좌우간 일반적으로 원하는 침대칸을 쉽게 예약하기 어렵다.

가격도 천차만별인데, 처음에 적당히 역직원에게 물으니 실제로 그런지 모르겠으나 가장 비싼 1등석 에어콘 침대만 있다고 하기도 하고, 저렴한 것을 찾으니 침대칸은 없고 일반칸 좌석을 안내해준다. 그나마 오늘은 모든 침대는 모든 것이 풀이라고 한다.

나중에 알았지만 여행사 등에서 수수료 받고 예약대행 해주는 기차는 몇몇 인기있는 시간대의 2등석 선풍기 상/하, 2등석 에어콘 상/하 식으로 딱 정해서 예약을 받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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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숙소로 돌아와서 Ning과 노닥거리며 저녁에 치앙마이 못가면 하루 더 머물러야... 하니까, 롭부리에 가 봤느냐? 안가 봤으면 롭부리에 머물러 보라고 권한다. 기차도 예약없이 북쪽방면 아무 기차나 타면 된다고 한다.

"Good Idea!"

자전거로 어제 걸었던 유적지 길과 강 건너 멀리 있는 곳의 유적도 구경 간다. 왓 차이왓타나람 주차장에서 한가로이 롯띠를 간식으로 먹고 있는 썽테우 기사에 다가가 수작을 걸어 3조각을 얻어 먹는다.

방콕에 휴가 왔다가 잠시 들러 500밧으로 썽테우를 두어시간 전세내어 유적 몇 곳을 둘러보시는 어느 한국여성분이 손님이란다. 마침 나오시는 그분과 여행중 처음으로 한국말로 3분여 대화한다. 그분은 나를, 나는 그분을 부러워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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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에서 파는 것을 사 말아서 만들어 먹는데, 이것도 '롯띠' 라고 한단다.


닥치는대로 여기 저기 가보는데, 자전거로 다니지 않으면 이런 경험을 할수가 없다. 조그만 동네 골목길에 들어가 구멍가게에서 바나나와 물을 사면서 삶은 달걀이냐고 몇 번을 바디랭귀지로 확인한 후 팍~ 깨는데 생계란이다. ^^;

현지인들에게 종종 쓸데없는 질문을 해대며 다니지만 어느 누구하나 배척하거나 모른 척 하는 사람은 없다. 잠깐 길을 잘못 들어간 곳에서 소떼를 먹이고 귀가하는 한가로운 전원풍경을 보며 내 마음의 작은 평화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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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을 돌아 나오는데, 낮선 외국인들이 보인다. 이 한가로운 시골마을에 왠 일일까? 하며 추근 대었는데, 아뿔싸! 핀란드, 일본, 한국 등에서 오신 선교활동을 하시는 분들이시다. 수년째 선교활동을 하신다는 그분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이들은 이미 마음의 평화를 얻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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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 맡겨놓은 배낭을 찾아 터벅터벅 기차역으로 향한다. 마침 운이 좋은지 10분후에 북쪽으로 가는 기차가 한대가 들어온다. 우리말로 완행열차 인가보다.

시내버스 가격인 13밧의 참으로 착한가격에 탄 18:01분발 기차는 이렇게 타지 않으면 못타볼 경험같다. 정말 잘한것 같다. 한시간 반 동안 저녁 시골 풍경을 감상하며 롭부리에 도착한다.

8 Comments
samuihong 2008.09.08 23:35  
  10밧에 한끼 식사,  12년전 태국에서의 제일 저렴했던 카오팟 가격인데, 아직도 유지되는 곳이 있군요.
처음 태국가신 것 맞으세요?
etranger 2008.09.09 00:33  
  아유타야에 개들이 많다고 하던데, 조우하지않았나요 ?
여자들에게만 달려드나  ?
산달마 2008.09.09 00:44  
  앗 벌써 댓글이.. ^^;;
태국뿐만이 아니라 동남아시아에 첨입니다.
제 플로로그에 적었듯이 태국에는 배낭여행 가는 사람이 없는줄 알았답니다(거시기하러 가는 관광객만 가는곳일줄 알았다는..^^)

네, etranger님, 태국에서 가장 개를 적게 조우한곳이 아유타야가 아닐까 합니다. 저는 개를 워낙에 좋아하고 쬐금 다룰줄 알아서 달려 들면 혼내주는데, 매홍쏜에서는 어두운 골목길에 달려드는 놈에게 놀란적도 있습니다.^^;;
자니썬 2008.09.09 02:20  
  태국으로..배낭 여행 가는 분들 엄청 많은데...
산달마님-여행일기는 교과서 같은 느낌이 드네요..
  열심히 공부 해야 할것 같아요...산달마
      {열심히 해야지}
  좋은 여행 정보 너무너무...감사 해요..
고구마 2008.09.09 13:05  
  서문에 정보가 없다고 하셨지만, 여행기 중간 마다 꼼꼼하게 알려주신 숙박비랑 기타 여행비가 정보로서 유용한 도움될거같아요.
마지막 사진에 왕선글라스 쓰고 계신 분이 산달마님이신가보네요. 다음에 소개해주실 여행기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산달마 2008.09.09 17:13  
  자니썬님, 과분한 말씀 감사합니다.
서문에 적었듯이 순전히 개인감상문 이랍니다. 너무개인적인 내용이라 몇번 망설이다 올리는 거예요. 저도 여기서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혹시 제여행기가 참고가 되는 분도 있을수 있다는...
고구마님~ 왕선글래스가 저 맞아요. 꼬질꼬질한 제 여행기가 뭔 도움이 될까 싶은데, 기다리신다니.. ^^;
longwood 2008.09.18 17:14  
  왠지~ 댓글을 달지않고 가면 몰래 훔쳐보는 느낌이 들게 할 정도로 잔잔한 일상의 주관적인 느낌을 보여주시는군요.
마치 곁에서 지켜보는 기분이 들게 하네요~~
님이 주신 작은 행복에 고맙고 기쁘고..... 
산달마 2008.09.19 17:31  
  왠지~ 답글을 드리지 않으면 섭섭해 하실것같은.. ^^ ㅎㅎ
너무 개인적인 감상이라 좀 그렇습니다.
그러나, 왓 마하탓 뒷길 샛강주변 쪽으로는 '연인'과 함께 꼭 걸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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