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봉양과 영진님의 푸켓여행기 - CC Bloom's에서의 아침

홈 > 여행기/사진 > 여행기
여행기

봉봉양과 영진님의 푸켓여행기 - CC Bloom's에서의 아침

봉봉양 2 1619

#11. 푸켓에서의 마지막 날 .



영진과 만나 태국에 온게 어제일 같은데 벌써 마지막 날이 되었다 .
시간은 주체할 수 없이 빨리 가버렸다 . 잡고 싶지만 잡을 수 없는 . 멈추고 싶지만 멈출 수 없는 시간 .


순간 순간 불안하고 . 당황하고 . 짜증나고 했던 안좋은 기억마저 시간이라는 이름앞에 아름다운 추억으로 변해버렸다 .


시간은 왜곡의 거울일지도 모른다 .
기분좋게 변화시키는 왜곡의 거울 . 하지만 모든것이 아름답게만 왜곡되는 건 아니기 때문에 각고의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 즐기려는 노력 . 이번 태국여행은 또다른 나를 알아가는 여행이었다 .
조금 더 인간 봉봉양을 알아가는 여행 :)




# 11 - 1 . 물이 왜 안나오지 ?



짹 짹 짹짹 - 반가운 새소리가 들리는 아침을 꿈꾸는 나는 시골 소녀일지도 모른다 .
분명 새소리가 들렸겠지 . 하지만 나에겐 낭만적인 새소리는 없었다 .

강한 억양으로 발음하는 남자들의 태국말 소리가 나를 깨웠다 .


' 음냐 음냐 .. 이게 뭔소리야 ... ? 여기가 어디지 .... z Z ... ? '


꿈나라를 헤메던 정신이 나에게로 오기까지 십여분이 흐른뒤에야 비로소 푸켓 . 까따 . CC호텔에 누워있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


' 아 . 여긴 푸켓이었지 .... 오늘이 정말 마지막이구나 .. 일어나기 싫다 .. '


현실을 인정하기 싫어 몸부림치던 내 옆에는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발리의 모습을 보여주는 영진이 있었다 .
언제 일어났는지 리모컨으로 TV를 돌려가며 보고 있었다 .
꿈나라를 헤메고 있는 내 모습도 언제나 처럼 카메라에 남겨둔채 ..


' 영진은 내 안티인 것이 분명해 ! 대체 ... ;;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 물이 안나오더라 .. "


TV에 시선을 둔 채 영진이 말했다 . 물이 안나온다고 ? 물이 ... ?

벌떡 일어나 화장실로 뛰어갔다 . 이것저것 만져본 결과 . 정말 물이 안나온다 .. 휴 =3 어쩐다지 .
씻어야 밖으로 나갈 수 있는데 . 배도 고프고 말이야 ...


걱정하며 변기에 앉아 소변을 보고 있는데 영진이 밖에서 소리쳤다 .


" 내가 아까 소변보고 물 내려서 물 안내려 갈꺼야 ~~ "



' 물이 안내려 간다고 -_- 그걸 이제야 말하면 난 어쩌라고 .. ? '



화장실 문앞에서 영진이 싱글벙글하며 서 있었다 .


" 절로가 ! 때려줄꺼야 !!!!!!! "


" 히히 ~ 왜 ~ 왜 ~ 왜 ~~~ 에 ~~~ "



간신히 영진을 쫒아내고 침대에 누워 고민고민하다 결국 배가 고파 밖으로 나가기로 했다 .
씻지도 않은 얼굴로 식사를 하러간다는 것이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 언제 나올지 모르는 물을 기다리고 있기엔 너무 배가 고팠다 .



밖은 고요했다 . 최대한 사람들을 마주치지 않기위해 조심조심하며 로비로 갔다 .
꼬질꼬지한 모습이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 11 - 2 . CC의 아침식사는 내 스타일 !



로비에도 역시 사람들은 없었다 . 고요함을 깨고 우리가 다가서자 그는 살짝 긴장하며 반갑게 맞아주었다 .
우리가 도착하자 그곳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


깔끔한 그의 모습과 대조되는 우리의 꼬질함 . 휴 = 3



" 물이 나오지 않아요 .. "



" 아 ! 저희가 받아둔 물이 전부 떨어져서 그래요 . 조금 있으면 채워질테니 먼저 식사를 하세요 . 죄송합니다 ^ ^ "



" 아하 ! 그래서 물이 안나왔구나 . "




안도했다 . 하지만 그는 깔끔하고 우리는 꼬질하다는 것은 변함이 없었다 .



한번 쓰윽 둘러본 CC의 아침메뉴는 소박했다 . 하지만 부족함이 없었고 굉장히 신선해 보였다 .
( 그 곳에서 뭔들 안 좋아보이겠는가 ... )


게다가 ! 과일로 망고 . 망고 스틴까지 있었다 ! 이햐 - 최고 .



" 커피 드시겠어요 ?! "

오호 - 커피를 직접 내려준다 . 우리는 두잔을 주문했고 그가 커피를 내리는 사이에 이것저것 집어들었다 .
아무도 손대지 않은 것을 집어드는 짜릿함이란 . 특히 과일을 집을때가 최고였는데 내가 지나간 흔적이 남는 기분도 색달랐다 .

커피를 받아들고 자리를 잡고 앉아 아침을 먹고 있자 사람들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다 .



" 물이 나오지 않아요 ... "


그들은 우리와 똑같은 말로 대화를 시작했고 . 똑같은 대답이 그들에게 돌아갔다 .
사람들은 겉모습은 저마다 다르지만 생각하는 것과 행동은 비슷한 것 같다 .

그들은 곧 수긍하고 음식들을 집어든 뒤 자리를 잡고 앉아 식사를 시작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영진은 식사를 마치더니 수영을 마지막으로 한번 더 해야겠다고 했다 .
예약한 시티투어가 오기까지 시간도 꽤 남았기에 그러라고 했다 . 산 아래로 내려가기엔 부족한 시간이었다 .
이때 우리는 오토바이를 먼저 반납한 것을 후회했다 .

오토바이가 있었으면 산 아래에 다시 한번 내려갔다 올 수 있었을텐데 ..


이번 여행에서 수영을 제대로 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오토바이를 반납한건 잘한 일이었다 .

# 11 - 3 . 태국에서 즐기는 마지막 수영 -



수영을 하기로 결정한 영진은 후다닥 뛰어갔다 .


" 자긴 천천히 와 . 나 수영복 갈아입고 나올께 ~ 캬항 ~~~ "



천천히 계단을 올라가는 동안 영진은 수영복을 갈아입고 나와서는 수영장으로 뛰어갔다 .


" 자기 천천히 와 . 난 수영하고 있을께 ~~ 히히 . "


방에 들어가서 물을 틀어보았다 . 오 . 나온다 !
샤워를 했다 . 아 ~ 좋다 .



씻고 나와서 카메라와 모자를 챙겨들고 밖으로 나갔다 .
영진은 자기가 하는 수영을 봐주는 것을 좋아하고 . 동영상으로 찍어주는 것을 특별히 좋아한다 .


밖으로 나가 영진의 수영을 지켜보고 있으니 조금 후 영진이 다가왔다 .


" 나 수영할테니까 동영상 찍어줘~ 헤헤 . "


동영상을 여러차례 찍은 후 보여주니 썩 마음에 들었나보다 .


" 나 수영잘한다 ~ 그치 ?! 자세도 좋은데 ~~ "


실제로 영진은 수영을 잘했다 . 금새 배웠고 . 배우지 않은것도 인터넷에서 동영상을 찾은 후 곧잘 따라했다 .
몸으로 하는건 대체로 잘 해내는 사람이었다 .


신나서는 더욱 열심히 수영을 하더니 수영장 구석에 있던 비치볼을 발견하고는 껴안고 둥둥 - 떠다니기 시작한다 .

둥 - 둥 -


' 아 .. 나도 들어가고 싶다 . 하지만 의사선생님이 물에 들어가지 말랬으니까 .. '

여행을 하기엔 몸이 부적격이었다 . 여행을 2주 앞에 둔 상황에 가슴에서 피가 나기 시작했다 .
걱정이 되서 산부인과에 가서 초음파 검사를 했는데 . 정확한 건 알기가 어렵고 .
수술은 확실한 상황이었다 . 하지만 여행을 포기하기가 너무 어려웠고 . 강행한 것이었기에 .

최대한 물에 들어가는 일은 피해야했고 그러기로 했다 .


눈앞에 수영장이 있고 . 날씨는 덥고 ..
게다가 수영장이 굉장히 푸른색으로 칠해져있어서 고문이었다 . 아흑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물에 둥둥 - 신나게 떠다니던 영진은 외국 남자가 들어와 수영을 하기 시작하자 이내 공을 던져버렸다 .

그리고는 그와 무언의 수영시합을 하기 시작했다 .

그도 그것을 알아차렸는지 둘은 신나게 물살을 가르며 헤엄쳤다 .
잠시도 멈추지 않고 반복해서 끝에서 끝을 오갔다 .


' 남자들이란 .. 정말 .. '



신나게 시합을 하던 그들에게 내가 타임을 선언했다 .


" 이제 씻고 갈 준비 해야해 . "


영진이 멈춰서자 그도 못내 아쉬워하며 영진을 쳐다보더니 이내 수영장 밖으로 나갔다 .
그렇게 무언의 수영시합은 끝이 났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 11 - 4 . CC야 안녕 ~ 너무 반가웠어 :)



숙소로 돌아와 영진이 샤워를 할 동안 빠르게 짐을 쌌다 . 영진의 짐도 내가 챙겼다 .
영진은 꽤 꼼꼼한 편이지만 눈앞에 보이는 것에만 꼼꼼했다 .

짐도 휘리릭 - 잘 싸긴 했지만 가방이 언제나 빵빵해서 터질것만 같았다 .


바지도 돌돌말고 . 티셔츠도 돌돌말고 . 차곡차곡 짐을 싸기 시작했다 .


영진이 샤워를 마치고 나온 후 에어컨 바람을 쐬며 휴식을 가졌다 .


띠로로롱 -


어 ?! 왠 전화가 .. ?


씨티투어가 도착했단다 . 우리는 가방을 등에 메고 숙소를 나섰다 .

너무 아쉬웠지만 마지막날을 이 곳에서 머물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었다 .
덕분에 푸켓에 대한 전체적인 기억마저 좋아져버렸으니까 ^ ^


히히 - 고마워 . CC Bloom's ~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가이드 분을 만나서 체크 아웃을 하고 호텔을 나왔다 .


너무 아름다운 CC 와 까따 .
다음에 오게되면 꼭 이곳으로 와야지 :)



숲속의 동화마을 . CC Bloom's Hotel .

2 Comments
자니썬 2008.10.07 22:02  
  ㅋㅋㅋ..안티 별로 안좋은데...음
씻지도 않고 식사를 하시는 구나....음..ㅋㅋㅋ
영진님 수영 하는 모습이 시원해 보여요.....
  자 .--다음편 곧 볼께요..~ 감 사~
슈비슈바 2008.10.08 11:51  
  ㅋㅋ 영진님은 어린 아이 같아요~ ㅋㅋㅋ
포토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