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박13일 태국여행기] 그녀를 믿지 마세요 - 10일②
태사랑에 자꾸 드나드니 태국병만 더 깊어지네요.
치료법은 뱅기 타고 떠나는 것 뿐이라는데...
아쉬운대로 피피 스노클링 투어 때 찍은 사진을 핸드폰 바탕화면에 저장해두고
향수병(?)을 달래는 중입니다.
일상으로 돌아오려면 금단증상을 각오하고라도 태사랑부터 끊어야 하는데...
요새 댓글 달아주는 사람도 줄어 여행기 쓸 기운도 없는데
그동안 쓴 것까지 싹 다 지워버리고 잠적해버릴까봐요~ㅋㄷㅋ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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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스노클링 포인트는 물고기가 별로 없었고,
두 번째부터 너무너무너~~~~~~무 좋았어요!
스노클링할 때 빵을 따로 나눠줄 줄 알았는데 가이드들이 배에서 몇 개 던지더니 끝 ㅡ0ㅡ;;
그래서 제 빵을 몽땅 풀었죠~
맘에 드는 몇 명한테만 빵 나눠주며 던져보라고 인심도 썼어요~
(왕따탈출을 위한 필사적인 노력의 일환 )
호텔조식 때 식빵 5개나 챙겼는데 금방 다 쓰고,
간식으로 가져간 어포랑 컵라면까지 다 던졌습니다.
쉿- 이건 여러분께만 알려드리는 건데요...
배 뒤편 계단 부분에 앉아 길다란 어포를 반쯤 물에 담그고 있으면
물고기들이 금방 몰려듭니다.
줄 듯 말 듯 약올리며 어포를 흔들어대면 슬슬 입질이 옴.
낚시대는 없지만 어포낚시 은근히 손맛이 느껴지네요~
(말하고보니 왠지 낚시광인 아저씨 말투??)
더구나 그냥 물 속에 던져놔도 식빵처럼 흐드러지지 않아
어포 한 줄로도 꽤 오랫동안 먹일 수 있어요.
나름 생선이라고 냄새 폴폴 풍겨 물고기 꼬시기도 좋고
부피도 작고 가격도 착하고~
어쨌든 식빵보다 6789배 좋아요ㅋㅋ 초 강추 드립니다!!^^
* 노르웨이 아줌마에게 어포 나눠주고 사이좋게 같이 어포낚시(?) 중.
* 사진 끄트머리에 보이는 빨간 비키니 언니...
스노클링 하길래 물고기 실컷 보라고 그 언니 옆에 어포 하나 던져줬더니
순식간에 몰려드는 물고기떼의 습격을 받고는← 이런 따뜻한 감사의 눈길로 저를 잠시 바라봐주다가
저~~기 멀리로 피난 갑니다.
식빵 아낀다고 동그랗게 뭉친 후 손에 쥐고 들어갔는데,
순간 물고기가 너무 많이 몰려서 깜짝 놀랐어요!
사진 속 물고기들은 시작에 불과...저거 열배는 몰린 듯;;;
(나 이러다 물고기 등에 타고 용궁으로 끌려가는 거 아냐?!)
정말 물반 고기반!!!
팔다리에 닿는 물고기 감촉에 식겁해 빵 집어던지고 얼른 배로 올라왔슴다;;;
고기가 얼마나 많던지 도망가느라 팔을 마구마구 휘졌는데
물고기들이 팔다리에 채임. 옴마야~~~~~~@.@
조개 비키니와 번쩍번쩍 비늘 대신
곰팡이 핀 구명조끼로 몸을 휘감고 둥둥 떠있었지만,
그래도 인어공주 안 부러웠다는!
이런 열대어랑 바다 속에서 함께 있었다니...지금 생각해도 꿈만 같아요!
정신놓고 놀다가 배에서 너무 멀어지는 바람에 심장이 철렁 내려앉기도 수십번~
진짜 그 정도로 신나고 잊지 못할 경험이었어요^^
전 구명조끼 입고 들어갔는데도 바다가 너무 깊어서 겁나던데,
서양애들은 배 2층에서도 맨몸으로 퐁당퐁당 잘 뛰어들더군요;;;
정말 멋지게 다이빙하는 애들도 있는 반면, 어떤 한 남자는 뛸 때마다 배치기!
아플 법도 한데 뭐가 좋다고 계속 뛰는지~
일행들끼리 서로 다이빙하는 거 사진 찍어주던데
순간포착을 못했는지 카메라 확인하더니 다시 퐁당;;; (독한 것들!!!!!)
솔직히 쫌 부럽더라구요. 바다에서 저렇게 자유롭게 놀 수 있다는게~
* 뒤에서 몰래몰래 찍은 거라 제대로 건진 사진이 없네요. 그나마 저게 젤 나은^^;;
구명조끼 껴입으니 뒤뚱뒤뚱 어기적 모냥새도 웃기고,
파도에 떠밀려 다닐 때마다 꺅꺅- 나 죽는다고 소리 질러대고,
물에 들어갔다 나올 때마다 공들여 그린 눈썹은 조금씩 사라져 모나리자 되고...
이미 동양의 신비 컨셉 따윈 물 건너 간지 오래고,
‘신비함’보단 ‘신기함’에 가까운, 완벽하다 못해 어처구니없는 비주얼로 변해감.
배에선 한국여인의 단아함(?)을 세계만방에 알리고자 조신하게 앉아있었는데
암튼 수영장에서도 간신히 뜨는 시늉만 하는 전 감히 Life jacket 벗을 엄두도 안 났고,
대한의 건아, 육군예비역인 울 돼지가 제 구겨진 자존심을 살려줬어요!
다이빙은 안 했지만, 그래도 맨몸으로 바다에 뛰어들었거든요!
(사실 제가 억지로 등 떠밀었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옆에서 Life ring(구명환)을 들고 기다렸으나
다행히 던질 일은 안 생겼네요~ㅋㅋㅋ
근데, 무서워 죽을 뻔 했다고 하더군요;;;
소금물이라 힘 빼고 다리만 조금 움직이면 떠있을 수 있는데,
바다 밑을 보니까 왠지 죽을 것만 같아서 팔다리를 가열차게 움직였다나??
(그래서 그런지 외국애들만큼은 폼이 안 나더라구요~ㅋㅋ 미안;;)
울 돼지 맨몸수영 후 급격한 체력저하로 그 다음 스노클링부터는 배에서 쉬기만 했다는...
괜시리 미안해지네요 ㅠㅠ
물갈이 때문에 몸 상태 최악인데도,
내가 스노클링 하고 싶어하는 거 알고 따라와준 착한 돼지~♡
바이킹케이브도 지나치고 (배를 타고 옆으로 정말 지나만 갔음^^;)
몽키비치도 들렀는데, 여긴 각자 캐누 타고 이동했습니다.
몇몇 서양애들은 캐누 안 타고 수영해서 가기도 하더군요~
무한체력에 박수를~짝짝짝!!!!!!
암튼 돼지랑 몽키비치에 도착했는데,
사람들이 먹을 걸 하도 많이 줘서 원숭이 입맛이 고급이 됐는지
주는 대로 안 먹고 나름 골라먹습니다;;; 버르장머리 하곤!!!!!!
나무를 타는 날렵함 따윈 잊은지 오래고
모래바닥을 걸어다니며 바나나나 옥수수 등을 받아먹더군요.
배가 고파서 먹는다기보단
“여기까지 온 니네들 성의를 생각해서, 내가 먹어준다 먹어줘~”란 듯한
거만한 태도로 귀찮은 듯 먹는데 완전 황당
그리고 약아서 주는 것만 먹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들고 있는 음식 봉다리를 호시탐탐 노리더군요!
↑↑↑ 옥수수 봉다리 들고 먹이 주는 언니~
[타잔과 제인]의 제인 같은 색시한 외모와는 달리, 어찌나 터프하신지...
친구들이 원숭이한테 먹을 거 뺏기고 호들갑 떠니까
“$%#@#@%$$$@%”라 호통치고는
봉다리를 확ㅡ 낚아채더니 손에 둘둘 말아 쥐고 있습니다.
원숭이가 훔쳐간 먹이까지 도로 뺏어오는 용감무쌍한 행동으로
하마터면 원숭이파 vs. 미녀삼총사의 난투극이 벌어질 뻔 함;;;
참! 몽키비치 가시면 귀엽다고 어린 원숭이들한테만 먹이 주는데, 그러지 마세요~
그럼 어른원숭이들이 어린원숭이 때리고 먹이를 뺏더라구요. (오른쪽사진)
불쌍해 죽는 줄 알았음ㅠㅠ
투어 끝나고 돌아갈 무렵- 심심해지기 시작.
투어 내내 그늘에만 붙어있다가.......
웨스턴 미녀들처럼 땡볕에 비치타올 깔고 누워봅니다.
일명 선탠 컨셉!ㅋㅋㅋ
탈까봐 입고 있었던 흰남방 훌훌 벗어던지고 only 비키니차림으로
산뜻하게 머리 풀어헤치고 선글라스도 껴주시고~ 아싸~
“돼지~ 살 타기 전에 빨리 사진 찍어줘~”
“어, 잠깐만~ 카메라 좀 켜고~”
“탄다탄다~ 살이 탄다~ ♬” (고무줄노래 개사곡. 태국에서 더울 때마다 불렀던 노래)
“..............." (찰칵)
“나 선탠하는 것처럼 보여? 그림 좀 나와?”
“직접 사진 봐봐~”
작품명은...블루스카이 시체유기사건.
죽은 것 같거나 혹은 자는 것 같거나.
아무나 드러눕는다고 그림이 되는 게 아니구낭ㅠㅠ
OTL 급좌절하고 비치타올 챙겨서 다시 그늘로 직행........했으나
그래도 미련을 못 버리고
‘드러누웠다가 사진만 찍고 벌떡 일어나는 추태’를 몇 번 더 반복했더니,
서양인들 신기한 눈으로 쳐다봅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