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방콕 이야기--지금도 방콕을 배회하는 유니콘들
이것은 방콕에 관해서 언젠가 제가 꼭 한 번 써 보고 싶었던 글입니다.
제가 여행에서 가장 관심을 많이 갖고 많이 검색하는 것은
[이 지점부터 이 지점까지를 어떻게 최소 시간과 최소 비용으로 가느냐]라는 이야기를
예전의 50문 50답에서 한 적이 있는데요,
그런 가열찬 검색을 해 놓고 택시 따위를 타는 것은 너무 효율이 나지 않는 일이라서
저는 버스를 타는 걸 참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러다 보면 어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다가
[이 버스(또는 기타 탈 것)는 있긴 한가? 혹시 없는 거 아냐?]
하고 실망하게 되는 일도 꽤 많습니다.
방콕에 대해 경험치가 쌓이다 보니, 만나기 힘든 노선버스나 탈 것을 어쩌다 우연히 보면
제가 굉장히 기뻐하면서 그들의 사진을 찍고 있더군요.
구글지도나 버스 노선도에는 분명히 그들이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정말 만나뵙기 힘든 분들,
또는 [저런 탈것이 방콕 안에 돌아다니고 있었어?]하는 것들의 사진을 다 모아서
[유니콘 전시회]를 한 번 해 보려고 합니다.
우돔숙-센탄 방나간을 운행하는 버스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센탄 방나도 참 좋아해요.
갈 때에는 우돔숙역에서 타시면 되고,
올 때에는 센탄방나 1층 KFC 쪽 출구로 나오시면, 이 버스를 타실 수 있습니다.
이번에 만나서 친해진 유니콘이어요.
이런 롯뚜가 돌아다니는 곳은, 이미 방콕 시내라기보다는 로컬 영역임을 의미합니다.
아마 시나카린 로드에서 만난 유니콘인 것 같네요.
이런 유니콘 종 중에서 소문만 파다하지만 정말 만나기 어려운 유니콘은
온눗역에서 공항 사이를 운행하는 유니콘입니다.
저도 그분을 일생에 딱 두 번 배알하는 영광을 가졌었는데, 수쿰빗 로드상에서도 참 만나뵙기 힘든 전설의 동물입니다.
귀하신 유니콘 종 세 마리가 함께 찍힌, 정말 귀한 사진입니다.
사진의 길은 타논 온눗, 저 뒤의 하얀 버스나, 519번이나, 썽태우 6번이
[정말 방콕에 저런 것들이 돌아다니고 있었어?]라고 몇몇 현지인들은 놀랄 만한
보기 힘든 유니콘들입니다.
(519번은 타논 온눗을 오가는 유일한 방콕의 노선 버스입니다. 이 길은 썽태우가 매우 강세인 길입니다. 방콕 시내이지만요)
지금은 여러 여행자들에게 추억의 번호가 되어 버린 556번,
제게는 이제 다른 의미로 중요해진 버스가 되었는데요,
이것이 바로 살라야 지역까지 운행하는 버스이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공항을 운행할 때에도, 지금도, 참 만나기 힘든 유니콘입니다.
이거야말로 [방콕 안에 이런 것도 있었나?]할 만한 운송 수단으로
방 깨의 운하 버스입니다.
모든 안내문은 태국어로 되어 있고, 심지어는 이 근처 사시는 분들도 이 보트의 존재는 잘 모르십니다.
저도 아직은 못 타 봤습니다.
방콕에서 한 달 이상 거주할 때에나 타 볼 기회가 있지 않을까...... 하는 유니콘입니다.
한 유니콘을 영접했을 때에, 그 분의 고향이 우리나라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유니콘을 타 보신 분, 혹시 있으신가요?
태국어를 하시는 분이면, 이 유니콘의 서식지를 금방 알아보시겠네요.
이걸 타려면 그 때 시각으로 50분 이상 기다려야 해서, 저는 그냥 왔습니다.
이것은 아는 사람만 알아본다는 정말 희귀한 유니콘입니다.
너무 눈부셔서, 정면에서 찍지도 못했습니다.
마히돈대학과 방와역을 이어 주는 [살라야링크]라는 버스인데
현지 학생들도 이 버스의 존재는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살라야 링크를 찍을 때에 제가 타고 찍은 이 탈 것 있지요?
마히돈 대학 내를 다니는 트램입니다.
교내에서는 색색별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라서 별로 특별할 것이 없는데
저는 이 트램을 정말 신기하게 교내가 아니라 바깥에서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
바로 이렇게요.
이 때는 제가 버스를 잘못 내려서 [낭패다!]하고 있을 때였는데
거짓말처럼 눈 앞에 이 트램이 서 있는 겁니다.
지금 교내로 가는 거냐고 묻고, 냉큼 올라타서 참으로 편하게 돌아왔습니다.
(이거 쓰기 전에는 잊어버리고 있었던 일인데,
마히돈 대학에 들어가서 제가 하도 더워하고 있으니까
어떤 학생인지 교직원인지, 참 고마운 사람이 학교 차를 불러서 저를 목적지까지 태워 주신 적이 있습니다.
다른 대학도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마히돈 대학은 학생들을 실어 나르는 승용차를 항시 운영중이라네요)
이 트램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흔히 볼 수 있는 탈 것도, 그것이 매우 드문 지역에 가면 유니콘으로 변신합니다.
방콕 근교에서의 택시가 딱 그런 존재라고 생각되네요.
이상, 방콕의 유니콘 전시회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