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tory,"SoloStory in pai,집으로"
유난히도 추웠던 빠이의 밤..
쓸쓸히 보낸 크리스마스 이브라서가 아니라,
텐.트.가 너무나 부실해서 그런것이었다에,,
내 청춘의 단편들인
내컴퓨터-프로그램-WINDOWXP-SYSTEM-HA-AK
폴더 전체를 걸수도 있다-_-+(아버지,혹시나 보시더라도 자비를;;)온몸의 관절이 질러대는 비명소리를 알람삼아
온기를 찾아 텐트밖으로 기어나와,
그동안 더워죽겠는데
매일 기어나온다고 구박했던
햇님의 소중함을 온몸으로 만끽하며,
커플들이 가득한,
고돔과 소모라를 연상시키는-_-
빠이를 떠나기위해 다급히 짐을 정리했다.
어젯밤,
혼자서 궁상떨고있는 내가 불쌍했던지..
맥주를 권하던 주인장이
오늘밤 크리스마스파티를 한다고,
하루밤 더 자고간다면 반값에 해주겠다고 제안했으나..
어젯밤 지켜봤던 그와 그의 와이프가 날려대는
닭털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살인욕구를 애써
버텨냈던 나에겐,
그의 친절이
"도.전.장"
으로 받아들여졌다-_-
애..애써 표정관리를 하며
치앙마이에서 여자친구를 만나기로 했다는..
옆에있던 닭도 믿지않을 거짓부렁을 하며
쿨한척..길을 나서본다..-_-
그렇게 얼마나 달렸을까?..
어서 빠이를 벗어나야겠다는 압박때문이었는지..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덧 치앙마이를 알리는 표지판이 보이기 시작했다
숙소를 정하고 짐을 풀자,
빠이에서의 비참했던 생활때문이었을까..
그다지 포근하진 않지만 적어도 냉기는 올라오지
않는 따스한 침대와,
온도를 최고치로 올려놔도
온수2분,냉수1분의 절묘한 조합을 선보이며
세상엔 변수가 있다는것을 몸소 체험하게 해주는 온수기였지만
이곳이 바로 꿀과 젖이 흐르는 약속의 땅으로 보였다.
다른 사람들은
크리스마스다 뭐다해서 다들 바쁘게 돌아다녔지만,
나와는 거리가 먼 다른 세계의 이야기였다.
어린시절,
다른 아이들은 실눈을 뜨고 산타를 기다리다,
걸어놓은 작은 양말속에 파워레인져
장난감을 쑤셔넣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에
현실을 알았다는 그런 아름다운 추억하나씩은
간직하고 있는거 같지만,
필자가 순수한 동심을 간직하고 있던시절..
부모님께
"올해는 착한일 많이 했으니까,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줄꺼예요~그쵸?+_+"
라고 물어보자,
돌아온건
부모님의
"왜이래?아마츄어같이?"
라는 눈빛과..
"산타할아버지는 하느님 친구라서
우리한텐 선물안주셔~우린 부처님편이잖아~"
라는 대답에
어린마음에도 산타는
"종교차별하는 백인우월주의에 빠진
쪼잔한 서양할아버지로 인식되어 버렸다-_-"
여담이지만,
다음해의 석가탄신일..
그래도..실날같은 동심을 유지하고 있던
어린시절의 K..
"아빠~난 부처님편이니까~
오늘은 선물주시겠죠?+_+"
라고 천진난만하게 물어보았으나,
"K야,절에가서 부처님 본적있지?
부처님이 좋은옷 입고있는거 본적있어?
한겨울에도 수건하나 걸치고 계시자나~
부처님은 가난하셔서,선물못사주셔~"
라고 대답하셨다..
아마 그때부터 였을거다..
내가 종교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했을때가..-_-
근데 아빠..
지금 생각난건데..
부처님..금으로 된 수건 걸치고 계시더라?-_-
이런 연유로,,
난 크리스마스에도 설레지 않는다..
그래서,,
근처 한인숙소에서 소설책을 빌려다
거의 400페이지에 달하는
"노르웨이의 숲"
을 완독했다-_-..
ㅠㅠ..
2009년 크리스마스의 추억,,
사진이 흔들린건,,
절대 울면서 찍은거라서 그런게 아니다..
그..그냥..
다만..
추워서 손이 떨렸던거다...
그렇게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드디어 집으로 돌아가는날..
절반쯤 갔을까,
표지판에서 보이는 낯익은 지명이 날 유혹했다.
파야오..
꽤 큰 호수라고 들었던 기억이나
무작정 그곳으로 향했다
원래 예정된 길에서 약 100Km를
돌아서 가게되지만
넘치는 시간이야말로 솔로의 특권-_-v
차량소통도 별로없는 한적한 도로를 따라
유유자적 달려본다,
다른 사람들은 지도도 가지고 다니지 않는
무개념 여행이라고 나를 매도하지만-_-+
즉흥적인 여행의 매력은
기대하지않았던 매력적인 볼거리들과의
조우에 있다.
마치 어린시절 소풍에서 하던 보물찾기
같다고나할까,,
기대하지 않고 들춰본 돌밑에서
발견한 보물,
그리고 그순간의 희열,
끝없이 계속될것만 같던 산길을 달리다
만난 작은 전망대,
저 멀리 목적지인 파야호가 보였다.
여행엔 역시 계란이 췌고-_-b
그리고 계란을 노리는 못난이 냥이녀석,,-_-
치앙마이를 출발한지 5시간 정도 지났을까,
예정에 없었던 파야오에 도착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호수가 커봤자지~
라는 마음으로 별기대를 가지지 않았었다.
버뜨..
수평선이 보이는 호수를 본적이 있는가?-_-;
정말이지,,
어마어마한 규모의 바다,,아니 호수였다-_-;;
호수에서 만난 가두리양식장은,,
촌놈인 필자에겐 큰 충격이었다..
그다지 기대를 하지 않고 들린곳이지만,
이렇게 변수가 있어서 즐거운것이
여행의 매력인것같다,
물론,
이렇게 아름다운 변수라 특히 더,
잠시 둘러보고 떠날 생각이었지만,
왠지 아쉬운 마음에 노을을 보고싶어져
멍하니 호수만 바라보며 노을을 기다렸다.
붉게 물드는 호수를 지켜보며,
몇일간의 운전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수습하고,
집으로 향했다.
떠날때는 새로운곳에 대한 동경으로 설레이고,
돌아갈때는 일상의 편안함과 익숙함에 행복해지는,
이 여행이란 중독을 어떻게 해야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