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tory,"Pai Now,"
빠이에 도착했을때는,이미 어둠이 자욱히 깔리고 난후였다,
시내로 들어서는 나를 반겨준건,
"Love Will Find a way,"
참으로 빠이스러운(?) 표지판이다,
빠이,
첫느낌이 좋다.
버뜨,,
연휴가 끼어서인지,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이작은 도시를 점령하고 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부랴부랴 숙소를 정하러 나섰지만,
이미 모든 숙소는 풀..
낭패다,
도시의 공터마다 쳐져있는 흡사 난민촌을 연상시키는
텐트촌으로 가볼까,
그러나 오늘하루동안 너무 혹사시킨 몸뚱아리가,
"이시키,날 저따위 맨땅에 재운다면,그냥 넘어가지 않겠다!"
라고 엄포를 부린다,-_-;
눈물을 흩뿌리며,유일하게 방이 남아있는 방갈로로 향한다..
생각지도 못한 지출에 피눈물이 흐르지만,
"그래,빠이잖아!요새 트렌드몰라?빠이가 대세라구!"
그..그래..
난 트렌드를 주도하는 쿨한남성,-_-..
이딴 망발을 주워섬기며 나를 위로한다..
-그동안 여행을 하면서 지냈던 숙소들중에서 가장 럭셔리하며,가장 비싼-_-숙소"
2층짜리 20인용 방갈로다,,OTL-
눈물을 삼키며,
시내구경에 나서본다,
그런데,,이건뭐,,
특별한 볼거리가 전혀없다-_-;
"이건뭐,,나 낚인겅미?"
이딴 불평을 해가며,(불평의 주원인은 숙소때문이었다)
눈에서 당장이라도 살인광선을 쏘아낼듯한 포스로 시내를 방황하는 와중에,
나의 눈길을 끄는 것들이 있었으니,
낯설게만 보이는 빨간 우체통,
거리 곳곳에 놓여있는,
이제는 잊혀져 버린 과거의 유물들에 취해서일까,
많은 이방인들이 이메일과,메신저대신,
이젠 낯설게만 느껴지는 엽서에 몰두하고 있었다.
그러나,비싼 숙박요금으로 인해,
어느새 자본주의사회의 부르주아 돼지-_-가 되버린
겟하우스 쥔장을 씹어대던 필자는,
그저 유치한 추억놀이에 빠져있다고 그들을 비웃으며,
빠이에 온 목적은 잊은채 그저 만만한 시비상대(굴러댕기는 돌맹이나,만만한 강아지)
를 찾아 거리를 방황했다.-_-;
-이녀석을 조심하라,분풀이를 위해 재물을 찾던 필자를 졸졸 쫏아다니며,
길을 건너면 따라서 건너고-_-눈이 마주치면
"아~날씨좋쿠나~"라는 고급훼이크를 구사하며 나의 허벅지를 노리던 견공.
결국은 20밧짜리 닭다리에 극적 타협을 보았다-
그러다 아리따운 려성의 손짓한번에,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거나하게 들이키고,
"그래,오랜만에 엽서한번 써보는것도 좋겠지,"
라고 썩소를 띄며,,
(현실은,아리따운 엘프님이 엽서를 쓰고계시길래;)
쿨하고 시크하지만,때로는 지적인 미얀마남자의 포즈를 연출하며
엽서를 쓰기 시작했다.
-쿨하고 시크하지만,때로는 지적인 미얀마남자의 엽서쓰기 세팅,-_-"
"누구에게,,뭘써야하는거지,,그냥 여백의 미를 살려볼까,,"
너무나도 낯설게만 느껴지는 엽서의 하얀 여백을 바라보다보니,
이제는 잊었다고 생각하던 추억들이
하나둘씩 깨어나기 시작했다.
하얗게 밤을새서 보낸 러브레터,
그리고 그걸 받아보고 울어버렸던 첫사랑의 추억,,
세뱃돈을 많이 챙기기위해 할아버지에게 접대용으로 써보내던 연하장들,
(젠장..내인생은 도대체 무엇이었단말인가,,)
엽서를 쓰는사이,어느샌가 주변의 풍경이 달리보이기 시작했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라이브밴드의 노래소리,
사각사각,기분좋게 울리는 볼펜의 감촉까지.
어디서도 느껴보지 못한 한적함과,
평화로운 분위기..
"아,이게바로 빠이구나,"
누군가 나에게
"너에게 빠이는 어떤 곳이었니?"
라고 묻는다면,
이렇게 정의해주고싶다..
"Love and peace"라고..
과거,히피들의 마지막 남은 해방구라 불리던
빠이가 주는 자유로운 분위기와,
몽환적인 분위기에 취한채,
빠이의 밤은 깊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