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4: 청산에 살어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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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4: 청산에 살어리랏다

Cal 6 2657
베란다의 목욕 제품은 모두 Tahnn 제품의 레몬그라스 라인인 것 같습니다.
정말 향이 좋습니다.
앞으로도 레몬그라스 향을 맡으면 이 베란다가 생각날 것 같습니다.
 

아침에는 7시 정각에 잠이 깨었습니다.
전날 피곤했었던 것만큼, 너무도 상쾌하게 일어났습니다.
이 곳은 밤 여섯 시 정도만 되면 바깥 기온이 뚝 떨어져서 에어컨을 켠 것보다 더 시원하고
또 이렇게 삼림이 울창한 곳에서 공기를 충분히 쐬어주지 않는 것은 너무나 아까운 일이라서
잘 때에는 방충망만 하고 에어콘은 끈 채로 문을 완전히 열고 잤습니다.
이 곳은 개미가 있을지언정, 모기는 없는 것 같더군요.
아침에 보니 제 눈에도 피부가 훨씬 더 좋아진 게, 피부에 좋은 일을 하려면 그 무엇보다도 공기 좋은 곳에 살아야 하나 보다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피부 표면에 나무의 녹색이 달라붙은 듯한 기분입니다.
(이런 이야기가 나중에 제 일기 중에 또 나옵니다)
 

아침에는 미리 계획했었던 대로 이 리조트와 근방의 산책을 다니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실 어제 도착하자마자 제게는 이 리조트에서 가장 좋아하게 된 곳이 생겼습니다.
로비 지하 라이브러리 앞의 그네입니다.
그 앞의 연못이 진짜 아름다운 녹색인데, 늘 집에 연못을 가지기를 소망하는 친구 생각이 났습니다.
나이답지 않게 그 그네를 타면서 낮에는 고즈넉함을, 밤에는 개구리와 풀벌레 소리를 즐겼습니다.
이 일기를 쓰면서 생각해 보니, 오늘(이 일기를 쓰는 때는 이미 16일 새벽) 제가 떠나도
이 곳은 이대로 계속 아름답게 남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가장 시원한 시간인 아침에 샅샅이 이 곳 탐험을 나서서 정말 많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곳은 주변 경관을 위해 그냥 아예 리조트 안에 벼농사를 짓는 것을 선택했기에, 곳곳에서 잔디가 있어야 할 곳에 대신 벼가 자라고 있었습니다.
저녁 때의 턴다운에서는 선물로, 첫째날에는 쌀과자, 둘째날에는 직접 수확한 쌀을 가지고 올 정도였습니다.
그게 참 좋아보이더군요.
베란다는 아코르 계열의 리조트인데, 리조트 디자이너 중 한 사람이 언제나 마음 속에 소망하던 자연친화적인 리조트를 바로 이 베란다에 구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리조트 주변을 돌아보면서 진짜 항동 사람들의 사는 모습도 보게 되었습니다.
이 곳은 주변 동네에 개가 많이 사는데, 밤이건 낮이건 한 마리가 짖으면 다른 개들도 다 따라서 짖습니다.
늑대의 습성과 같습니다.
어젯밤 저와 같이 셔틀을 타고 온 중국 젊은이들 중 한 손님이 이 곳에 늑대들이 있느냐고 물어 보았을 정도입니다.
 

한 시간이나 산책을 했더니 아침이지만 무척 더워져서
아주 잘 되었다 하고 아침에 한바탕 수영을 하고 밥을 먹었습니다.
어제의 일기에 썼듯이 이 때에 또 한 번, 태국어를 잘 한다고 정말 환대를 많이 받았습니다.
이러다가 안면을 튼 매니저가 [제발 우리 호텔에 고객 카드 좀 남겨 달라]라고 해서, 오늘 아침식사를 할 때에 갖다 주려고 작성해 놓은 상태입니다.
 
베란다의 아침 식사는 평범한 편입니다.
질은 좋지만 음식 솜씨가 우와 소리가 나올 만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다만, 오늘은 점심 때에 나갈 계획이 없었으므로 미리 꽤 많이 먹어 두었습니다.

10시에 아침식사를 끝내고 목사님 설교를 듣다가, 본의 아니게 낮잠을 자고 말았습니다.
깨어 보니 한 시 반이던가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남은 여행의 숙박 일정이 모두 확정된 때가 바로 이 때였던 기억입니다.
다시 귀로는 설교를 들으면서, 이것저것 컴퓨터로 해야 하는 일들을 했습니다.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의 검색이라든지, 예약은 했지만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는 호텔들의 위치 검색 같은 것들이었습니다.
전날처럼, 해가 지기 시작해서 선선해지는 5시경에는 수영을 하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 곳은 산이라서 해가 좀 일찍 지는 편인데, 그렇기 때문에 아름다운 놀을 볼 수는 없지만
이 때의 경치가 나름대로 아주 멋있어지는 편입니다.
 

저녁 때에는 또 어제처럼 나이트바자에 나가는 셔틀을 예약했기에 타고 나갔습니다.
오늘은 꽤 배가 고파서, 전날 받았던 웰컴 프룻에 턴다운때 받았던 과자에 전날 남은 망고 등등을 다 먹어치웠는데도 꼭 뭔가를 먹어야, 그것도 많이 먹어야 살 것 같더군요.
제가 가장 먼저 공략한 것은, 전날 와롤롯 시장에서 봤지만 시장 한가운데 앉아서 먹어야 한다는 것 때문에 먹기를 꺼려했었던 닭고기밥이었습니다.
이 날은 시장 한가운데이고 뭐고, 어쩐지 그것이 그 어떤 태국 음식보다도 가장 먹고 싶더군요.
도중에 국물도 더 떠 먹었고, 젊은 아주머니는 웃으면서 태국어로 제게 [맛있어요?]라고 물으셨습니다.
그 이후에도 배가 안 차서, 어제 먹었던 수박주스집에서 오늘은 딸기 주스를 만들어서 먹어 보았습니다.
이러고도 저의 먹부림은 끝나지 않은 것이, 다시 나잇 바자까지 걸어가서 도이퉁 커피까지 마신 것이었습니다.
이 곳에는 이제 도이창이 없으니 꿩 대신 닭이라고
그 동안 궁금은 했으나 도이창에 가느라 못 갔었던 도이퉁을 선택한 것인데
이 커피도 꽤 맛이 좋더군요.

그런 후에, 나잇 바자에서 10시에 셔틀을 타고 리조트로 돌아왔습니다.
 
(라이브러리 앞의 그네)
6 Comments
동쪽마녀 2012.11.29 23:13  
Cal님 좋아하셨다는 그네가 이것이군요!
아, 좋아하실만 합니다.
리조트 안에 잔디 대신 벼가 자라나다니 정말 좋은데요.

이 번 여름 치앙마이에서 체류하면서 제가 제일 많이 한 말이
배고파, 였는데 Cal님도 뭔가를 많이 드셨나 보네요.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낯선 곳에서의 허기짐이란 건 말이예요.

피부에 녹색이 달라붙는 기분을 알려면
베란다 리조트에 가봐야겠습니다.^^
Cal 2012.11.29 23:40  
아, 또 치앙마이에 맛있는 것이 좀 많아야죠!
가격도 너무나 싸고요.
치앙마이는 정말 교통수단만 하나 있다면 얼마든 있어도 물리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삼림욕으로 피부가 좋아지는 느낌은 팬룸으로 기차 여행을 해도 느낄 수 있었어요.
여행기 뒤쪽에 나오지만요.
하여간 항동의 산지는 정말 사랑스러운 곳이어요.
하늘빛나그네 2012.11.30 12:55  
베란다가 아코르계열이었군요. 가끔 아코르계열 호텔 50%씩 할인이벤트 하던데, 그때를 노려봐야 겠습니다. 좋은 정보 고맙습니다. ^^
Cal 2012.12.01 22:58  
그러고 보니 그런 이벤트도 있지요.  그거 정말 좋은 힌트네요.  제가 오히려 감사합니다.  다만 리조트들도 할인 행사에 끼어 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쿨소 2012.12.03 14:32  
저 또한 베란다라는 리조트가 어디쯤 인지 찾아봐야겠네요..
자연속에 리조트.. 도시인들이 바라고 바라는 부분이 아닌가 싶네요..
그네 밑에 녹기는 이끼인가요? 아니면 바스크린같은 탕인가요??
Cal 2012.12.03 23:12  
이끼입니다.
한번 저 연못에 바스크린이 풀어져 있는 것을 상상했더니 너무나 재미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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