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년만에 가는 푸켓 여행 6
6. 마지막날 화요일, 돌아가는 길<?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이날 운명적(?)인 만남이 있었다
전날 밤에 책 읽느라 늦잠 잤다
8시에 일어나서 씻고, 짐정리 하고, 어슬렁 어슬렁 밥먹으러 갔다
볶음밥+모닝글로리 볶음+고추양념, 브레드푸딩, 파파야, 요구르트를 배불리 먹고 나왔다
오전에는 수영장에서 책을 읽었다
“조선을 바꾼 반전의 역사”
만약 이 책을 “코리아 다시 생존의 기로에 서다”보다 먼저 읽었더라면 2권 모두 재미있게 읽었을텐데 생존의 기로를 먼저 읽은 터라 반전의 역사는 상대적으로 가볍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흥미로운 내용이 많았다
이성계가 위화도 회군을 하지 않았다면 고려는 더 오래 지속되었을까?
이방원이 정도전을 죽이지 않았다면 요동땅은 우리 것이 되었을까?
수양대군이 단종을 죽이지 않았다면 단종은 무사했을까? 등등..
12시에 체크아웃하고 짐 맡기고 나왔다
어제 체크인할 때 2시에 레이트 체크아웃을 요청해둔 상태였지만 마사지가 더 중요했다
마사지 공장 같아서 싫지만 렛츠 릴렉스에 가서 오일마사지를 받자..
가는 길에 직원들 선물 때문에 정실론에 들렀다
말린 망고를 사려고 했는데 빅씨에 있는 것은 땟깔이 별로여서 망고스틴만 한봉지 샀다(53밧)
그러다가..
우연히 지하 1층에서 Montra 라는 마사지샵 발견!
혹시나 싶어서 back & shoulder 마사지(1시간 350밧)를 받았는데 완전 대박!!!
그렇게 찾아 헤매던, 내가 원하는 스타일의 back & shoulder 마사지를, 그것도 너무나 만족스럽게 받은 것이다
자포자기 -> 기사회생.. 이라고나 할까.. ㅋㅋ
너무 좋아서 흥분한 나머지 마사지사한테 이름 물어보는 걸 깜빡했다
다시 돌아가서 직원들 얼굴을 살펴 봤지만 당췌 구분이 안된다 -.-;;
어떻게 되겠지 뭐..
일단 푸드코트에서 점심을 먹었다
조개매운볶음(?) 100밧 + 쏨땀 80밧 + 맨밥 20밧
조개매운볶음은 어느 후기에서 보고 처음 시켜본 건데 탁월한 선택이었다
조개를 먼저 건져 먹고 양념에 밥을 비벼 먹으니 너무 맛있다
쏨땀은 그닥 감동적이지 않았지만 망고스틴을 후식으로 곁들이니 천국이 따로 없다 ^^
이번 여행의 마지막 코스로 몬트라에 다시 갔다
랜덤하게 다른 마사지사한테 받을까(제대로 verify 하려면 이게 바람직), 아니면 아까 받았던 마사지사한테 다시 받을까(하지만 이름을 모름).. -.-;;
다행히 매니저가 나를 기억한다
아까 받았던 마사지사한테 받고 싶다고 했더니 금방 찾아준다
그녀의 이름은 CHOMPu.. ^^
마사지는.. 역시 너무너무 좋았다 ^^
I wanna remember you.. 라고 했더니 종이에 이름과 핸폰 번호를 적어준다
귀엽다 ㅋㅋ..
Montra와 CHOMPu 덕분에 앞으로도 안심하고 푸켓에 갈 수 있게 되었다 ^^
푸드코트 옆 가게에서 말린 망고를 6봉지 샀다(1봉지 200밧, 5+1)
태국 망고와 필리핀 망고를 반씩 샀는데 땟깔은 태국 망고가 예뻤지만, 식감은 필리핀 망고가 더좋았다
망고 말린 것을 파는 가게가 여러 군데 있었지만 그 집이 가장 나은 것 같다
필리핀 망고는 거기에서 있었고, 시식도 거기에서만 가능했고, 봉지에 포장된 기성제품이 아니라 시식 후 원하는 만큼 저울에 달아서 포장해 주었기 때문이다
아까 점심 먹고 바로 전화로 공항택시를 예약했었는데 시간이 얼마 안남았다
샤워를 하고 싶었지만(수영장 옆에 샤워실이 있다) 늦을까봐 생략했다
타이항공 라운지에 샤워실이 있기를 기대하며..
7시에 호텔 로비에서 택시를 만나서 출발했는데 공항까지 1시간정도 걸렸다
아쉽게도.. 로얄 오키드 라운지에는 샤워실이 없었다
샤워실은 커녕 화장실도 밖으로 나가야 했다
방콕의 로얄 오키드 라운지는 마사지도 해주고 좋다던데.. 아쉽다.. ㅠㅠ
음식 코너도 아담하다
컵라면, 볶음밥, 빵 약간, 샌드위치, 스프링롤, 과일 조금, 음료수..
그보다 좌석이 너무 촘촘하게 배치되어 있어서 아주 불편했다
음식이야 비슷하다 치더라도, 샤워실이나 공간 배치 등을 생각하면 역시 인천공항이 최고다
화장실 가서 세수만 하고 긴바지와 긴팔옷으로 갈아입었다
컵라면 국물만 약간 마시고 아까 빅씨에서 구입한 망고스틴을 까먹었다
공항 라운지에서 망고스틴 까먹는 사람은 아마 나밖에 없었을 듯.. ㅋㅋ
비행기를 기다리면 책을 마저 읽었다
비행기에 탄 후 간단한 저녁(과일과 크로와상)을 먹고 잤다
아니.. 자려고 했다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바로 출근해야 하므로 갈 때 자야 한다
그런데.. 갈 때와 비슷한 사태가 생겼다 ㅠㅠ
내 뒷줄에 한국인 부부와 남자 꼬마가 있었는데(그외 승객은 한국인 남자 2명과 외국인 커플 1쌍이 전부) 이번에는 3명 중 2명만 업글한 케이스였고 엄마와 꼬마가 비즈니스에 남았다
어린 아들에게 비즈니스 클래스를 경험해주려는 아버지의 애틋한 심정은 알겠지만..
이륙할 때까지 복도에 서서 계속 이야기하고, 이륙한 후에도 안전벨트 싸인 꺼지자 말자 다시 넘어와서는 팔걸이에 엉거주춤 앉아서 계속 이야기.. 이야기..
나는 자야한단 말입니다!!!
내 돈 내고 내 맘대로 하겠다면 뭐라고 딱히 할 말은 없다
그치만 자기의 권리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의 권리도 존즁해주면 좋을텐데.. ㅠㅠ
그리고
내가 만약 그 꼬마였다면 아빠가 왔다 갔다 하는 것 보다는, 가족이 나란히 같은 자리에 앉아서 여행하는 것이 더 좋았을 것 같다
서너살짜리 꼬마 입장에서 비즈니스와 이코노미가 무슨 큰 차이가 있겠는가?
엄마아빠랑 같이 있는 것이 더 중요하지..
직접 말할까, 아니면 승무원을 불러서 컴플레인 할까..
그도 아니면 다른 자리로 이동할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나름 행복한 가족여행을 마무리하는 중일텐데 내가 참자 싶어서 이불 뒤집어 쓰고 잠을 청했다
(어떻게 했어야 좋았을까요 여러분?? 제가 성질이 더러운 건가요??? ㅠㅠ)
자다가 불을 환하게 켜는 바람에 깼다
밥 먹으란다
오믈렛을 주문했었는데 이건 뭐.. 이코노미 오믈렛이랑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잠이나 계속 잘껄.. -.-;;
사진 1. 조선을 바꾼 반전의 역사
사진 2. 조개마운볶음과 쏨땀
사진 3. 간단한 저녁
사진 4. 조식으로 나온 오믈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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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이번 여행이 끝났다
너무 오랜만이라 설레기도 했고, 멘붕의 순간을 맞아 당황스럽기도 했고, 그래도 막판에 진한 만족감을 누렸던 여행이었다
“코리아 다시 생존의 기로에 서다” 라는 아주 유익한 책도 읽었고..
사진도 없는 허접한 여행기를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