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포의 묻지마 관광~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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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포의 묻지마 관광~ 7

삼천포 12 6080
차이나타운은 몹시도 정신 없는 분위기다. 우리가 방콕에서 가 본 시장

중에서도 제일 사람 많고 붐비는 곳 인 것 같다.

차이나타운의 전체 분위기를 색깔로 표현 하자면..붉은색!!

온통 붉은색 물결이다. 붉은색 노리개(?) 같은 걸 주렁주렁 걸어 놓고 파는

가판대도 많고 빽빽히 걸려 있는 간판들도 대부분 붉은색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한 집 건너 하나씩은 있는 것 같은 보석상들. 보석상이

아니라 "금방" 이라고 표현 해야 더 맞을 것 같다.싯누런 금장신구들이

빽빽히 들어 찬 눈부신 금방들이 곳곳에 포진해있다. 온통 금빛 천지다보니

"우와~" 이런 감탄사보다는 그 눈부신 광채에 기가 질려버린다.

짧게 요약하자면 차이나타운은 붉은색과 싯누런 금색의 오묘한 조화라고나

할까~~~

우리는 시장 안 쪽으로 들어간다. 갖가지 한약재와 반찬거리들이 많다.

반찬들은 대부분 우리나라 반찬과 비슷해 보인다.대부분이 야채나 채소

볶음이거나 생선 튀김류다.

반찬집 맞은 편에서 태국 라면 10 개들이 한 봉지에 45밧에 파는 가게 발견.

미나와 사이 좋게 한 봉지씩 산다. 울 막둥이가 선물로 라면 사다달랬는데

요걸로 때워야겠다..ㅋ

몇 년 동안 누나에게 빈대 붙어 살더니, 이번 여행엔 왠일인지 50 달러와

100밧이라는 거금을 노잣돈으로 흔쾌히 주셨다.동생님께서..^^;  참, 세상

오래 살고 볼 일이다.( 이 글을 읽으면 아마도 악플 달거다.ㅡㅡ)

시장을 한 바퀴 돌다가 유난히 손님들로 붐비는 식당 발견. 당연히 들어간다.

삼천포의 그분께서 어여 들어가라고 재촉하신다. 이번 여행과 동시에 오신

그 분..식신님께선 여행이 끝난 여적지까지도 아니 가셨다. 그분 덕에 삼천포

나날이 몸이 부풀어 이젠 거의 풍선의 경지에 이르렀다. ㅡㅡ;

라면을 시킨다. 알사탕 만한 크기의 만두와 훈제 오리 고기를 얇게 썰어넣어

가져다준다. 35밧. 우리가 방콕에서 먹은 음식 중에서 진짜루, 제일 맛있다.

자신있게 강추! 그치만,어케 찾아가는 지는 설명 못하겠다.ㅡㅡ;(삼천포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지 마시라! 묻지마 관광이다.. ㅡㅡ)

카오산으로 돌아가는 길은 뚝뚝을 타고 간다. 70 밧 달라고 그런다.

택시를 타고 가면 더 싸겠지만, 방콕의 모든 교통 수단을  골고루  다

이용해 보고 싶어서 그냥 뚝뚝을 탄다. 근데 요놈의 뚝뚝..절대 낮엔 탈 게

못된다. 덥기두 하고 매연 때문에 눈 뜨기도, 숨 쉬기도 힘들다. 천장은

어찌나 낮은지 바깥 풍경을 감상하려면 거의 눕다시피 해야한다.

카오산에 다시 온 우리는 옷을 사러 시장으로 간다. 미나는 왕벨트를 산단다.

삼천포는 꽃분홍 원피스를 산다.(지난 여행기에 올린 사진 속의 그옷^^)

220 밧에 산다. 옷은 이쁘다. 그러나 싼 게 비지떡이라고 집에 와서 여행할때

입었던 옷들, 세탁기에 집어 넣고 한꺼번에 돌렸더니 원피스에서 물이 빠져

함께 빨았던 옷들이 죄다 분홍물이 들고 말았다. ㅡㅡ 삼천포가 아끼는

흰색 구부바지도 분홍색 ㅡㅡ;;시집 간 동생 옷 몰래 훔쳐서 가져 갔던

흰색 나시 블라우스도 분홍색 ㅡㅡ 빤쓰까지 죄다 물이 들어버렸다.

여행 내내 편하게 즐겨 입었던 하늘색 반바지엔 분홍 얼룩이 덕지덕지 졌다.

흰색 옷은 그냥 염색했다 생각하고 입음 되지만, 하늘색 반바지는 정말

아깝다....걍 잠옷으로나 입어야겠다....방콕은 삼천포에게 이다지도 진한(?)

추억을 남겨주누나~~~~ㅜ,ㅡ;;

필요한 걸 사고 우리는 포션스 카페로 가서 음료수를 마시며 오후에 갈 곳을

결정하기로 한다. 포선스는 우리가 밥을 먹을 때도 들르고 커피도 마시고

밤엔 맥주도 한 잔 씩 하기도 하고 여러모로 다양하게, 그리고 자주 들르던

곳이다. 그렇게 자주 들른 이유는 오로지 미나 때문이다.ㅡㅡ

 미나가  그 카페의 서빙남을 찜했기 때문에

삼천포는 그냥 따라만 다닌다. ㅡㅡ

요기서 잠깐, 미나의 허무맹랑하고도 사차원적인 로맨스 하나 몰래

꼰지르겠다.


삼천포의 친구 미나로 설명드리자면, 머 사람은 끼리끼리 만난다고

삼천포의 상태가 좀 안 좋다보니 친구인 미나의 상태도 그리 양호한 건

아니다.ㅡㅡ 그래서 우리는 둘도 없는 친구다 . ㅡㅡ

미나가 반한 서빙남은, 남자도 아니요~ 글타구 아쉬운대로  관상용으로나마

보기 좋은  미끈한 게이도 아니요~~ 그이는 바로 트랜스 ㅡㅡ 였던 것이다.

하늘하늘 , 날씬한 몸매에 우아하고도 요염한 몸놀림에 손짓까지 딱 공주

그 자체다. 서빙을 볼때도 궁디를 실룩씰룩하며 요염삼쌈하게 걷고 머리를

넘기는 손동작 하나하나도 우아하고 여성스러운 공주님 그 자체다.

무늬만 여자인 삼천포의 어설픔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여성스럽다.

그런데, 그런 분위기와는 반대로 얼굴은....깜장 비닐 봉지라도 있으면

덮어 씌워버리고 싶을 정도다.ㅡㅡ(완전 남자 그 자체다.얼굴만)

첨엔, 옥동자스런 얼굴과 하리수스런 몸짓이 너무나도 부조화스러워서

웃었는데..자꾸만 보다 보니 우리도 모르게 그만 중독증세가..ㅡㅡ;

특히, 미나의 상태 심각하다. 맨날맨날 보러가자고 졸라댄다.ㅡㅡ

미나의 과도한 관심과 하트의 남발이 부담스러웠는지 그애는 유독

삼천포에게만 말을 시키거나 친한 척을 했다. 미나, 질투심에 온몸을

화르륵 태웠다. 삼천포 몸 사렸다 ㅡㅡ

어쩌다 우리가 연적이 되는 기구한 운명에 처하게 됐단 말인가...것두,

트랜스를 사이에 두고...

미나 : 쳇..너만 좋아해..나한텐 말두 안 시키고...

삼천포 : (ㅡㅡ) 그럼 니가 계산 하구와..계산하면서 말 시켜봐...

미나 : (눈 반짝반짝) 그럴까? 잠깐만....

휘리릭~ 계산 하러 간다. 잠시 후 입이 찢어져서 돌아온 미나.

미나 : 계산하는데 쟤가 내 손 잡았다!!! 아하하하하하~~~~

삼천포 : (ㅡㅡ) 여자한테 손목 잡히니까 좋냐?

미나 : 어

삼천포 : -_-;;;

잠시 후, 우리 옆 테이블의 양넘이 아이스크림을 시킨다. 미나의 러버(?)가

아이스크림을 가져다준다. 머리에 빨간 꽃을 꽂고 있다. 광년이다.ㅡㅡ

옥동자가 머리에  꽃을 꽂았다고 상상해보시라~ 보기 안 좋다.눈 버린다.

그애는 아이스크림을 주문한 그 양넘을 맘에 두고 있었나보다. 유난히

사뿐사뿐 걸어와선 그 꽃을 빼서 아이스크림 옆에 살포시 내려놓는다.

꽃을 본 양넘, 어이 없단 표정으로 꽃을 휙~ 던져버린다.

미나 흥분한다.

미나 : 옴마~옴마~ 저 매너 없는 놈 좀 보세~ 그래두 장식 해 준 사람의

성의가 있지...저렇게 몰상식하냐...

다행히 미나의 러버는 그 장면을 못봤다. 아마두 봤다면 상처 받았을거다.

미나는 자기 일처럼 흥분한다. 그애가 그 장면을 못 본걸 천만다행으로 여긴다

참으로 눈물 겨운 사랑이다 ㅡㅡ

그애는 얼굴만 빼면 나름대로 매력적이다.

우리에게 친근감을 표현하려 했는지 다른 손님들이 안 볼 땐 가끔 현란한

웨이브 춤을 추는 것으로 팬서비스를 하기도 했다.우리가 웃어 주면 더

오버해서 춤을 추면서...(그애가 웨이브를 추면 미나도 따라서 춘다.미나

전직 댄스 가수 출신이다. 미나의 경력이 이런데서 십분 발휘될 줄은 몰랐다.)

트랜스....웨이브~~~

미나...(똑같이) 웨이브~~~

삼천포 ...부끄럽다. ㅡㅡ 일행이 아닌 척 하고 싶다.ㅡㅡ

마지막 날 인사로 미나의 등을 떠밀었다. 그애에게 귓속말로 "유 쏘 뷰리풀~"

이라고 인사하라고 ...시키는대로 잘 하는 미나...그애에게 속삭이고 온다.

그애 너무 좋아한다..."리얼리?"하고 되묻더니 우리에게 손을 흔든다.

미나 넘 좋아라한다 ㅡㅡ

삼천포 : 좋니? ㅡㅡ

미나 : 어..넘 좋아..^ㅡ^

삼천포 : (ㅡㅡ) 퍽이나 좋겠수다~~~

미나 : 룰루랄라~~~~

삼천포 : 니네 자매같애..너무 비슷해..하는 짓도...

미나 : (못 들은 척)  쌩~

미나의 허무맹랑 로맨스는 요기서 끝이다.

미나는 요즘도 종종 그애 얘기를 한다.ㅡㅡ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도 내내

그애 얘기만 했다. 하다하다 얘기거리가 떨어질 때 쯤은 그애를 주인공으로 한

패러디에까지 도전했다.ㅡㅡ ;

삼천포의 작은 바램이라면 미나가 다음 여행 때는 좀 멀쩡한 남자에게 삘이

꽂혔음 하는 거다.

여동생 같은 애 말구, 남동생이나 오빠 같은 남자들로 말이다. 웨이브 배틀(?)

같은 거 말구, 좀 평범한 로맨스를 하란 말이다~~~~~~~

*혹, 포선스 레스토랑에서 얼굴과 행동이 부조화스런 서빙남을 보신다면

미나의 소식 좀 대신 전해주오~ 아직도, 그리워하고 있다고~ ㅡㅡ



우리는 배를 타러 방람푸 선착장으로 간다. 선착장 바로 옆엔 아주 작은

공원이 있다.공원 잔디밭엔 누워서 일광욕을 즐기거나 베드민턴을 치는

여행객들이 종종 보인다.

우리는 선착장에서 제일 먼저 오는 배를 탄다. 요금은 20밧이다.

배를 타고 간다. 약 40분 정도를 가니 종점인지 승객들이 모두 내린다.

우리도 따라 내린다. 밖으로 나오니 분위기가 구로 공단 같다. 공장들만

죄다 늘어서 있다. 길을 건너니 소박한 시장이다. 제일 먼저 보이는

포장마차에 들어가 쌀국수와 볶음밥을 시킨다. 쌀국수 15밧.볶음밥30밧.

주인 할배는 영어를 못하신다. 그래도 매우 친절하시다.알아 들을 수 없는

태국말로 머라머라 설명하시며 양념통을 가져다 주신다.인자한 미소를

지으시며...컵 쿤 캅~~^ㅡ^

시장은 길을 따라 쭈욱 이어져 있다. 노점에서 이것저것 군것질거리를

사 먹는다. 미니 피자(피자라고 하기엔 내용물이 넘 부실하다.비엔나소시지

몇개가 전부다)도 사 먹고, 로띠에, 튀긴 만두에 ,떡처럼 쫄깃쫄깃한 빵도

사 먹어 본다. 배는 부르지만, 언제 다시 먹어 볼 기회가 있으랴 싶어 열심히

먹어 본다. 목이 말라 구멍가게에서 콜라를 산다. 주인 할배 종이에 가격을

적어서 보여준다. 대화는 안 통해도 아무 지장이 없다.^^

시장을 따라 쭈욱 걷다 보니 꺾어지는 샛길이 나온다. 샛길로 들어가본다.

그때가 어둑어둑해질 무렵이었다. 똑같은 조끼를 입은 퀵서비스 맨들이

단체로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골목이 상당히 좁고 구불구불한 주택가라

버스도 안 다니는 걸 보면, 이 오토바이 맨들이 마을버스 기사라고 봄

될 것 같다. 미나와 삼천포의 말투가 신기했는지 그들이 우리말을 흉내내며

웃는다. 잉잉찡찡~~~ 머 이런 말투다 ㅡㅡ 우리나라 말이 외국인들 귀엔

일케 들리나???ㅡㅡ

골목은 가도가도 끝이 없다. 허름하고 낡은 집들이 끝도 없이 이어져있다.

호기심에 살짝 들여다보니 대부분이 넓은 마루에 소파 하나 달랑, 그리고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이 있는 구조다.요기는 아마도 짐작이지만 봉천동이나

구로동 정도의 동네가 아닐까 싶다. 좁은 골목길들은 가로등도 제대로 없어서

매우 어둡다.가도가도 버스 정류장은 안 보이고..슬슬 무서워질라 그런다.

골목을 끝도 없이 걷다보면 뒷자리에 손님들을 태우고 쌩쌩 질주하는

오토바이 행렬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방콕이 아니라 마치 호치민같은

광경이다. 골목을 끝 없이 걷다보니 자그마한 야시장이 하나 나온다.

판매하는 물건들은 하나같이 다 조악하고 싸구려스럽다. 그래도 왠지 정겨운

분위기의 아담한 시장이다. 연예인 포스터를 파는 곳도 있다.우리가 아는

연예인은 단 한 명 "비"다. 제일 큰 포스터로 걸려 있다...이쁘다 ^^

방콕에서 봐도 이쁜 놈....누님들 맘 잠시 설레인다.....

시장을 나와 우리는 다시 걷는다.먼 놈의 동네가 술집 비스무레한 것도

하나도 없다. 걷다가 다리가 아프면 구멍가게 앞의 평상에서 잠시 쉰다.

그렇게 몇시간을 걸어서 드뎌 큰 길 발견. 큰길로 나오니 좀 안심이 된다.

"리버 해븐 호텔" 이라고 써 있는 큰 호텔 발견. 우리는 거기로 들어가

요기 위치와 교통편을 묻기로 한다. 호텔이라고 써 있지만 들어가보니

대규모 고급 아파트 단지다. 울나라의 타워펠리스 정도의 아파트 인 것

같다....지척에 빈민가와 고급 아파트가 함께 있는 걸 보니 빈부의 격차를

새삼 느끼게 된다.(타워 펠리스 옆 철거촌도 신문에 난 적 있었지..아마..)

아파트 경비 아저씨 영어 한마디도 못하신다.당황스럽다.

그냥 나오려는데, 아저씨 잠시 기다리라고 하더니 누군가를 데려오신다.

편안한 옷차림으로 봐선 아마도 아파트 주민인가보다.ㅡㅡ

우리가 보여 준 지도를 보더니 놀란다. 태사랑에서 산 "방콕" 책에 딸린

작은 지도에서는 안 보이는 동네다. 지도가 작아서 짤렸나보다.ㅡㅡ

카오산까지 택시 타고 간다니, 화들짝 놀라며 말린다. 

BTS 종점이 요기서 가까우니 택시 타고 가서 BTS를 타란다.어차피

카오산까지 가는 BTS 도 없으니 그거 타고 그냥 시내나 나가야겠다..우리는

택시를 타고 BTS를 타러 간다. 종점까지 요금은 40밧.  BTS를 타고

쌀라뎅(맞나? 며칠 됐다고..기억이 가물가물하다 ㅡㅡ) 에서 내린다.

4정거장이다.요금은 20밧.

BTS 너무 이쁘고 깨끗하다.노란색 의자가 너무 인상적이다.

그보다 더 인상적인 건 승객들의 옷차람이다. 우리는 나시만 입고 있어도

더워서 정신을 못차리는데, 그들은 대부분 긴 팔 차림이다. 심지어는 니트

가디건을 입고 있는 사람들도 종종 보인다.보기만 해도 숨 막힌다.

문득 영화 "무간도" 의 대사가 생각 나서 웃음이 나온다. 홍콩 사람들이

홍콩에 온 태국 사람들을 비웃으며 한 말.." 태국 사람들은 추위를 못 참아.."

ㅡㅡ  (홍콩아..그래 니네 나라 엄청 춥더라 ㅡㅡ;)


오늘은 하루종일 걷니라 바쁘다. 발이 퉁퉁 부었다....미나의 설명을 열심히

들으며 시내를 걷는다...요기는 어디고, 요기는 어디야..그렇게 한 2시간

정도를 걸었나보다. 완전 지친다. 쉬고 싶다. 마지막 날 밤이라 더 아쉬운

맘에 너무 무리한 강행군을 했나보다. 걷다 지쳐, 우리는 다시 BTS를 타고

"나나" 로 간다. 괜히 왔다 싶다. 언니야들의 호객 행위가 장난 아니다.

언니야들이 가게마다 단체로 입은 유니폼들도 민망시렵다. ㅡㅡ

죄다 남자 손님들뿐....힘들게 온게 허무해진다...우리는 카오산으로 다시

가기 위해 택시를 잡으러 큰길로 나온다. 큰길가에 포장마차 발견.

다시 계획을 수정해 포장마차로 간다. 맥주를 한 병 시켜서 꿀떡꿀떡 마시니

그제서야 피로가 조금 풀리는 듯 하다. 주인언냐가 말을 시킨다. 술을 좀

과하게 드신 듯..^^ 혀가 많이 꼬부라져 있다. 43살이라는데 23살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젊어보인다. 아들이 고딩이라는 둥, 남편이 어떻다는 둥...수다가

끝도 없이 이어진다...어느나라나 아줌마들의 수다는 무섭다.ㅡㅡ

천하무적이다.

우리와 조금 떨어진 테이블엔 현지인 남자들이 단체로 앉아서 술을 마시고

있다. 그들, 술은 안마시고 의자를 우리쪽으로 돌려 놓고 우리만 감시한다.

부담 천만배의 시선들이다. ㅡㅡ

술도 별로 안 마시고 동료들끼리 대화도 별로 안 하고 오로지 우리만

보고 있다. ㅡㅡ

그러면서도, 말은 안 시킨다. 첨엔 그 시선들이 부담스럽더니 나중엔

익숙해져서 눈이 마주치면 웃어주기도 하고..자연스럽게 익숙해졌다.

갑자기 비가 쏟아진다. 우리 자리는 순식간에 다 젖는다. 주인 언니가

그 남자들을 불러 천막 치는 걸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남자들 우루루

몰려와 다같이 천막을 친다.  천막을 친 후 그들이 첨으로 말을 시킨다.

태국말로 ㅡㅡ 영어를 한마디도 못한다.다들.

우리도 한국말로 한다. 그래도 대화가 된다.신기하다 ㅡㅡ

태국남 : (의자를 가리키며) 요기 좀 앉아보셔요~

한국녀 : (손으로 X자 표시를 만들며) 안돼요~ 우린  가야해요~

태국남 : (맥주를 가리키며) 한 잔 더해요...

한국녀 : (택시를 가리키며) 늦어서 가봐야돼요~

태국남 : (우는 척 눈을 가리며) 서운해요~잉잉~

한국녀 : (ㅡㅡ)


 삼천포는 어떻게든 로맨스로 승화 시켜 보고 싶었으나, 우리에겐 넘을 수

없는 높고 깊은 언어의 장벽이 있었으니...이쯤에서 포기하고...

아쉬운 맘을 뒤로 하고 우리는 카오산으로 가기 위해 택시를 탄다.

마지막 밤이니까 오늘밤은 카오산의 밤 분위기를 맘껏 느껴보기로 한다.





* 담 편은 마지막 편이 될 것 같습니다.

  글쓰기는 정말 중노동이네요...아고고고~~~ 어깨 아파라~~~

  힘 좋고, 어깨 잘 주물러 주는 남자 있으면 당장이라도 시집가고 싶은

  맘 입니다요^^;
















12 Comments
피오나공주님ㅋ 2005.10.23 20:24  
  보면 볼수록 참 유쾌한 글이예요 ㅋㅋㅋ 잘봤습니당~
stellajung 2005.10.23 21:50  
  [[으힛]][[으힛]][[으힛]] 너무 웃겨요. 삼천포님, 사진에 있는 분홍색 드레스 전면 사진 볼 수 있을까요? 너무 예쁘요. 나도 사 입게요, 여기서.[[웃음]]
태국처자 2005.10.23 23:19  
  넘 잼나요..
내일이 마지막이면 서운한데..
삼천포님 여행 후기읽을수있게,,님~~또 여행가세요*^^*
외국인투자자 2005.10.24 00:13  
  정말 자알~~~읽었습니다~~@!!!!
마지막이라는말 !!! 눈물이 나려고 하네여 흑흑
삼천포님 여행기 때문에 울고 웃었는데 정말 글잘쓰시는분이세여 마지막 마무리 잘하세여 기다릴꼬예여~~!!!
정벌 2005.10.24 09:39  
  삼천포님의글......팬할까부다,,어제정벌2와 정벌쥬니어와모두함께 읽고 뒤집어졋습니다 좋은글을읽게해주신 님 께 대표로정벌이캄사드립니다
삼천포 2005.10.24 09:43  
  공주님,푸아님,투자자님...잼나게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저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좀 서운한데요..쓸 땐
자꾸만 게을러지고 힘들어서 중단하고 싶었는데..^^;

스텔라님..분홍 원피스는 300 밧인데 깎아서 220에 샀구요.카오산 근처 시장에서 산거구요.몸에 적당히 피트 되는 디자인에 등은 좀 많이 보이구요..지가 키가 70이
넘거든요..길이는 무릎 위 정도 오드라구요..근데 한 번
빠니까...추례해지는게 ㅡㅡ 걍, 한 번 입고 마는..그래서
그리 추천해주고 싶지는 않은 옷이에요^^;

태국 처자님....경비 후원해 주시면 낼이라도 당장
여행 갑지요...하하하하하하~~~~^^;;;
삼천포 2005.10.24 09:46  
  정벌님과 간발의 창이로 댓글을 ㅡㅡ
본의 아니게 빼먹게 돼버렸네요.. ^^;
정신 없는 글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법대로 2005.10.24 10:36  
  역시 주말에 7편이 올라왔군요... ^^

방콕시내를 종횡무진하셧네요~~~
마지막편도 기대해 보겠습니다.

ps
어깨가 많이 아플때 이렇게 해보세요

아픈쪽 어깨에서 팔로 이어지는 어깨 관절부위를
지긋이 눌러보세요...생각보다 의의로 시원해질겁니다!!
유통기간 만년 2005.10.24 19:22  
  [[으힛]]
읽는 내내~~ 위의 얼굴이었답니다.~키키키
삼천포 2005.10.25 17:06  
  법대로 님...^^
조언해 주신 대로 해보니까..한 결 괜찮아지네요..^^

만년님...항상 즐겁게 읽어주셔서..고맙습니다.
이효균 2005.10.31 23:56  
  전 차이나 타운에서 배타는곳을 못찾아서 2시간을 헤멧던 기억이 있네요 ..

쇼핑하기는 괜찮은 곳입니다 여기 저기 찾아보면 짜투짝이나 씨암 마분콩 에 버금가는 물건들도 많고요 ..

전 여기서 하두 돌아댕겨서 나중에는 지도 없이도 다 파악이 되더라는 ㅋㅋ
디아맨 2015.07.03 09:55  
흑흑 왜..왜.. 전편의 미나님과 천포님 사진을 지우셧나요..~~?
천포님 얼굴은 봣고 미나님이 궁금하긴(퍽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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