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포의 묻지마 관광~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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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포의 묻지마 관광~ 2

삼천포 9 4948
10월 8일 여행 첫째날

4박 6일의 짧은 , 그러나 이리저리 꼬이기만 하고 3번이나 캔슬 됐던 태국

여행을 시작한다고 생각하니 4박 6일이라는 잛은 일정도 그저 감사할 뿐이다.

9:30분에 출발한 타이 스카이는 12: 30분에 방콕에 도착한다.

타이 스카이 무지 좁다.

삼천포와 미나의 전체 기럭지는 한국 여성 평균 기럭지보다 무지 길어서

더더욱 불편하다.(다행히도(????) 삼천포의 하체 기럭지는 상체기럭지에

비해 월등히 길진 않아서 대충 구겨 넣고 타서코에 침 몇 번

발라주니..방콕이다.)

기내 담요도 매우 검소하다.

기내식도 매우 바람직하다. 동남아의 향취가 물씬 풍겨온다. 무방비상태로

도착해 동남아의 향취에 당황해 할 손님들을 배려해 기내식에서부터

적응 훈련을 시켜주는 타이 스카이의 쎈쓰~~!

삼천포에게 이번 여행에서 그 분이 오셨다....그분은 바로...

식.신~~~~~~~~!!!!!

몇 년 전 첫 해외 여행으로 홍콩을 갔었던 삼천포...참을 수 없는 동남아의

발냄새 나는 음식들에 취해 세븐 일레븐에서 파는 트윅스 초콜렛을 동생과

나눠 먹으며 근근이 생명을 연장해 갔던  그 연약(?) 하던 삼천포가 이번

여행에선 팍치 냄새나는 국물도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후루룩~ 다 마시는

괴력의 소유자로 변신한 것이다....!


아! 여기서 잠깐....머 궁금해하는 분들도 없겠지만서두...제 닉넴이 왜

삼천포냐면요...대화를 할 때나 글을 쓸 때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자꾸만

딴 길로 샌다고 해서..자꾸만 삼천포로 빠져서 그냥..삼천포가 되었슴다..

정신 없는 글이지만  대충 이해하시구 읽어주세요^^;


방콕에 도착해서 모든 수속을 마치고 공항버스를 타고 우리는 카오산으로

간다.요금은 100 밧.

버스안에서 한국인으로 100% 추정되는 남자 발견.

그래 저 남자 뒤만 졸졸 따라가자...결심하고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

단순한 성격의 삼천포...처음 보는 이국적인 풍경과 시끄러운 사람들틈에서

헤헤거리고 있던 사이 그 남자를 놓치고 만다.

대충 둘러봐도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겠고..우리 동네에서도 헤매는 내가

지도를 본다고 멀 알겠냐 싶어 일단은 사람 많고 번잡한 시장 쪽으로

들어선다.

땀띠 나게 더운 날....아마도 33도 였지....서울에서부터 입고 온 가디건에

긴 청바지에 거추장스런 캐리어를 끌고 땀을 비 오듯 흘리며 시장으로

들어 선 우리...숙소부터 잡아야 하건만 옷 구경하랴..레게 머리 땋는 거

구경하랴..거리 음식 보랴...무지 바쁘다...

문득 너무나 맛나 보이는 음식이 눈에 띈다.

바나나에 밀가루(?) 입히고 초코 시럽 뿌려주는 거..이름 모른다 ㅡㅡ

카오산이 어디 붙었는지도 모르는 내가 음식 이름을 알리가 없다 ㅡㅡ

20밧이다.

뜨겁다 ㅡㅡ 손바닥 위에 올려 놓으니 가뜩이나 더운데 더 덥다.

한 입 먹어본다 넘 달다 ㅡㅡ

아깝지만 그냥 버린다. 이로써 우리가 태국에서 처음 선택한 음식은 실패다.

찜질방에서도 5분을 못 버티는 삼천포에게 방콕의 더위는너무 가혹하다.

실신 직전 우리는 눈에 보이는 아무 레스토랑이나 들어간다.

숙소고 머고..시원한 맥주나 마시고 싶다.

가디건도 벗어버린다. 가디건 속에 입은 하얀 나시에 꽃무늬 브라끈이

살포시 삐져나온  꼴불견스런 부조화도 화끈한 신고식을 치르게 해주는

방콕의 친절한 더위 앞에선 어쩔 수가 없다.


나중에 카오산에서 사람 구경을 즐기다보니 겉옷과 속옷의 부조화는 그냥

자연스런 모습중의 하나더군요..나름대로 눈요기 였슴당..^^;


땀을 식히며 맥주를 마시는 우리 앞에 버스 안에서 본 그남자가 나타난다

잠시 합석을 해서 우리는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고...그는 오늘밤 앙코르로

떠난다고 한다.그에게 물어보니 람푸는 요기서 아주 가까운 곳 ㅡㅡ

그런데, 이남자 외모나 분위기가 우리가 2년전 베트남을 여행 할때 만났던

모씨를 연상시킨다.

모든 것이 베일에 쌓여 우리가 의문남이라 불렀던 모씨...신비주의 전략으로

일관했던 모씨가 갑자기 그리워진다...

2년전  호치민 여행자 거리 식당에서 만났던 우리들...

모씨가 먹고 있던 음식이 넘 맛있어보여...

우리 : 야..우리 저거 시키자...

모씨 : 아거 시키지 마세요..맛 없어요...

우리 : (화들짝) 앗..한국인이었군요...

이렇게해서 알게 된 우리...서로 대화가 오간다.

우리 : 저희보다 이틀 먼저 오셨음 잘 아시겠네요..어디 묵으세요?

        저흰 데탐에서 묵는데...

모씨 : 데탐이 어디에요?

우리 : (또 화들짝) 데탐도 모르세요? 유명한 여행자 거리자나요..여기가

          데탐이자나요..

모씨 : 아..그렇구나...이름이 머라구요? 데탐..데탐..외워야지..데탐

우리 : ㅡ,.ㅡ;;

잠시후..

우리 : 비가 와서 그런지 4시뿐이 안됐는데도 디게 어둡다..

모씨 : 4시에요? 내 시계는 6신데...

우리 : 시계 안 맞춰 놓셨어요? 한국보다 2시간 느리자나요..

모씨 : 아 글쿠나..어쩐지 6시에 밥 먹으러 나오면 배가 하나도 안고프더라..

우리 : ㅡ,.ㅡ;;


우리 : 환전하셨어요?

모씨 : 네..

우리 : 그럼 돈 좀만 바꿔주실래요? 아직 환전을 안해서 밥값이 없네요..

모씨 : 네...(이럼서 지갑을 냅다 던져준다..통째로..)

우리 : 환율이 어케 돼요?

모씨 : 몰라요...

우리 : 환전은 그럼 어케 했어요?

모씨 : 알아서 잘 해줬겠죠...

우리 : ㅡ,.ㅡ;;


모씨 : 근데 혹시 실크 팬티 파는 데 알아요?

우리 : 아직 관광도 안 한 우리가 어케 알아요?

모씨 : 꼭 사고 싶은데...혹 길 가다 발견 한 꼭 알려주세요?

우리 : 네 ㅡㅡ (속으로만) 시간이나 좀 맞춰 놓고 거리 이름이나 좀 알고

        환율이나 좀 제대로 아시지 ㅡㅡ;

이렇게 뜬구름 잡는 영양가 없는 대화나 나누며 친해진 우리는 그후로도

자주 어울리며 여행의 즐거움을 함께 나눴었다.

심하게 쿨한 성격이라 이름이며 나이..아무것도 말해주지 않고 베일에

쌓여있던 신비로운(?) 모씨...

지금 쯤 어느나라에선가 아마도 여행자 숙소에 쳐박혀서 달콤한 잠을

자고 있지 않을까.....


잠시 후 람푸에 도착한 우리...예상대로 방이 없다.

람부뜨리에 방을 잡는다.팬룸, 더블이 450 이다. 에어컨에 핫 샤워방을

끈덕지게 추천하는 말을 무시했더니 비웃는 표정으로 태국 말로 머라머라

지네끼리 떠들어댄다. 알아들을 순 없지만 아마도 빈티나~~까르륵~ 머

이런 뜻 아녔을까...

카운터의 불친절은 딱 기대했던 만큼이라..넘 좋다 ㅡㅡ 먼뜻이냐???

방은 너무나 맘에 든다. 창이 넓어서 방이 환하고 깨끗하다.

대충 짐을 정리하고 나와서 우리는 거리에서 주스를 사먹는다.

망고 주스 60밧, 구아바 쉐이크 20밧

구아바는 쉐이크라 시원하고 맛있다.

망고는 원액이라 너무 진하고 걸쭉하다.

꼭 푸짐하게 싸 놓은 응가같다. ㅡㅡ

저녁은 볶음밥과 쌀국수로 떼우고 우리는 세븐 일레븐 앞 노천 술집에

앉아 창을 마시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한다.

아무 하는 일 없이 널부러져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렇게 보다보니 대충 카오산의 유니폼(?)이 규정지어진다.

탑이나 홀터넥에 통 넓은 바지에 쪼리...머리엔 무언가를 두르고...

나두 낼부턴 저렇게 입을테닷!!!! 낼 눈뜨면 당장 유니폼부터 맞춰야겠다..

그렇게 여행 첫날밤은 조용히 깊어간다...





9 Comments
외국인투자자 2005.10.17 20:07  
  정말 글을 잘쓰시는 분이시네여 멋진글 잘보았습니다
제가 주인공이된듯한 착각속에 빠져서 몇번이나 읽고 또읽었답니다 정말 그립네여 태국이 방콕이 카오산이....^^;;
외국인투자자 2005.10.17 20:09  
  사진은 없나요?? 사진도 보고싶네여^^
떠난다!!! 2005.10.17 21:18  
  어디서 99000원짜리티켓을 구하셨어여 저두 좀알려주세여!!! 부탁드ㅡ립니다......ㅋㅋ
유통기간 만년 2005.10.17 21:19  
  삼펀포로 빠져도 좋으니 얼른 올려주세용~~~
[[씨익]]
윤희영 2005.10.17 21:43  
  바나나로띠가 실패???전..아쥬,,비오는날만되면,,생각나서 미치겠슴...
entendu 2005.10.17 21:44  
  ㅋㅋㅋ, 저랑 여행패턴이 정확하게 180도 반대세요.
저는 성격상 묵을곳, 먹을곳, 할곳까지 다 정해놓고 - 그대로 안되더라도.. - 하다못해 숙소는 2,3순위까지 다 정해놓는 계획을 좋아하거든요. ㅋㅋㅋ
한번쯤은 삼천포님처럼 여행을 해보려구 마음은 먹고 있어요.
아이딤 2005.10.17 22:50  
  데게 잼있네~~`` 사이 구경 가야지..썽
디아맨 2015.07.02 21:11  
이편도 기억나요 하지만 느낌이 다르네요..
아마도 태국 가기전에 읽엇나봐요..
다녀온후에 읽으니..
타이항공이  99000? 타이항공 요새는 좋다던대요...ㅎㅎ
방값은...팬룸이..450이라.. 요새는 에어컨도 900이던대 차이가..
하여간 재밋어요^^
meiyu 2022.01.15 14:35  
아~~
그리운 삼천포님.
어디선가 여행길에서 만난다면 알아볼 수 있을것 같아요.
건강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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