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에 시작된 태국 여행기(12) 치앙라이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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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에 시작된 태국 여행기(12) 치앙라이 편

민베드로 15 4432
 

DAY-12          2009.6.27(토)


밤새 몇 번이나 깬거 같다. 도미토리의 단점이 이런걸까?

팬룸이라 약간의 더위도 있었지만 다른 침대에 놓여진 두 개의 가방

그 주인들 때문이었다. 누군가 언젠가 들어올거란 생각 때문에

잠을 편히 잘 수 없었던거 같다. 그러나 아침이 될 때까지

아무도 방에 들어오지는 않았다. 이게 뭐야..하는 생각이


나의 첫 도미토리의 경험은 6인실을 쓰고도 나홀로 방을 쓴 꼴이 되었다.

아침이 되었고 난 계획대로 떠나야 했다.

빠이로 갈까? 치앙라이로 갈까? 고민 끝에 작년에 갔던 빠이가 아닌..

처음 가보는 그곳 치앙라이에 가기로 한다.


서둘러 짐을 싸고 치앙마이 아케이드로 향한다.

썽테우를 잡고 치앙라이행 9시 30분 버스를 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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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 아케이드 매표소 번호별로 행선지가 표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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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라이 행 버스의 모습...)

사람들 눈치를 보며 X100번 버스에 오른다. 처음 타보는 로컬 버스

아마도 버스안에 화장실이 있는걸 보면 뻐능(1등급)인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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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내부 내자리는 제일 뒷자리...)

2084044821_b03707cb_00180327.jpg버스 티켓...

어느덧 버스는 출발을 하고 승무원이 과자(제크비슷한)와 물을 나누어 준다.

버스를 타기 전 목이 말라 물을 사먹었는데 아깝다. 조금만 참을 걸...ㅋㅋ


버스는 치앙마이를 지나 치앙라이를 향해 달린다. 북부의 한적함이
느껴지는
풍경들..그러던 중 잠시 버스가 조그만 터미널에 정차를 하고

그때 건너편에 있는 서양 아저씨가 나에게 말을 붙여온다.
(이런 당황스러운 일이..)

나는 영어를 잘 못한다. 아니 전혀 못한다는 말이 맞을거다..

흑흑 열심히 말씀을 하시는데 뭐라고 하시는지


내 생각대로 알아듣고 대답을 하고 있다. 정확한 것은 통성명정도?

그분은 호주에서 오신 존 아저씨였다. 이것저것 물어보시는데

내가 대답해 줄 수 있는거라곤 난 한국에서 왔다는 것 정도..

 그렇게 약간은 답답한 나의 첫 외국인과의 대화가 잠잠해질 무렵


버스는 치앙라이에 도착한다.

그러나 가이드북과는 달리 터미널은 시내 안쪽에 있는 것이 아니라

외곽에 떨어져 있는..얼마전 터미널이 생겼단다.

존아저씨와 나는 어느새 같은 일행인 듯 함께하고 있었다.


썽테우를 타고 잠시 후 시내에 도착하고

존아저씨가 말씀하신다.
“내가 한국인이 운영하는 게스트 하우스를 알고 있는데

같이 가자“ 나는 솔직히 그만 헤어지고 싶었지만..
딱히 뭐라 답해야할지도 막막했고

내 일정은 자유로운 것이었기에

우선은 따라가 보기로 했다. 그렇게 간 곳은 서울 게스트 하우스.

가이드북에서 물론 봤기에 나도 알고 있는 곳..

그러나 한국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고 너무 조용한 분위기..

존아저씨는 다른 좋은 곳을 알고 있다고

옆에 있는 게스트 하우스로 향하시는데..그곳은 투어리스트 인이라는

일본인이 운영하는곳...그곳에서 아저씨는 묵으신단다.


너도 함께 묵을 거냐기에...난 오늘 메쌀롱으로 갈거다..라고 변명을..

(사실 그럴 계획도 있었기에...ㅋㅋ)

그랬더니...또 주인에게 뭔가 알아봐 주시려고 하신다..그러면서

쪽지 하나를 주시는데 한국말로 핸드폰 번호가

있는 것이 아닌가? 전화를 해보란다.

예전에 만난 사람인데 한국인이니 도움을 줄 수 있을거라며..

(내가 불쌍해 보이나? 하는 생각이...)


그래서 전화를 해보았다. 어 정말 한국 사람이다.
치앙라이에서 유학중인 분이라고

그러나 지금 치앙라이 외곽에 있어서 지금 갈 수 없고

다른 친구에게 연락을 해서 연락을 주겠다고 한다.


잠시 후 전화가 오고...지금 치앙마이에 계시는 분이란다.

지금 만날 수 있겠냐고 조심스럽게 물으니...시간이 괜찮으시다고...


지금 시간은 12시 반이었고 1시에 서울식당 앞에서 만나기로 한다.

서둘러 숙소를 잡아야 했다 왓쩻욧 주변에 게스트 하우스가 많다길래

골목을 들어서니 규모가 꽤 커보이는 숙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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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게스트 하우스 앞 골목..그 골목은 마음에 들었는데...)

날씨가 너무 덥다. 그리고 시간도 없었다.

오늘은 여기서 묵기로 하자. 그렇게 묵은 곳은 이름도
희안한 분반단 게스트 하우스

나중에 본거지만..100배 즐기기 숙소에 깔끔하지 않다고 나와 있더라..

시간은 다가오고


그렇게 만난 분이 아영씨..

태국에서 봉사활동을 2년간 하고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려고
준비하는 그런 상황이라 했다.

그렇게 시작한 어색한 만남..

점심시간이긴 했지만 왠지 배가 안고팠다. 날씨도 덥고

우선은 시원한 곳에서 차를 마시기로 하고

이끌려 간 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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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고 시원햇던 작은 카페...)

쉐이크를 한잔 마시고


그 다음으로 식사를 하러 간 곳은 큰 햄버거가 인상적이었던

작은 카페..그렇게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하는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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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햅버거가 정말 컸다. 다 먹기에 부담스러웠던 그 햄버거...)

식사도 마무리되고 어느덧 시간은 5시를 넘어가는 시간


치앙라이가 변하고 있는 듯 했다

몇 달 전부터 토요일마다 거리에서 시장이 열린다고

구경을 가자고...그렇게 걸으며 이곳 저곳 설명해 주시는 진아씨...

가이드 겸 친구가 생긴 듯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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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던 도시가 시장이 생기면서 북적거리기 시작한다.)

갑자기 스콜이 내린다. 우리는 잠시 비를 비해 처마밑에 몸을 숨기고

잠시 기다리니 비가 그친다.


시장이 참 크다. 신기한 것들도 참 많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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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라가지 벌레들을 세트로 파는 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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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벌레..귀뚜라미다..키우면서 파는 듯 한..저걸 먹을 수 있을까?)

치앙마이의 썬데이마켓만큼 볼거리가 많은 듯 하다.

어린 아이들이 모여 태국 전통악기인 듯한 연주를 하는데

소리가 참 신비롭고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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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은 듯 연주하던 귀여운 아이들...)

연주가 끝나는 순간 박수를 치는데..그 순간

연주를 끝낸 아이들이 하늘을 바라보며...“와아~~”

하고 소리를 지르는데 하늘을 보니 무지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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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예쁜 무지개는 오랜만이다. 해가 질 시간이라 어둠이 밀려오는데

선명한 무지개는 거리의 등불과 조화를 이루며 더욱 반짝반짝...


무지개가 없어질 때까지 사람들은 탄성을 지르며..무지개에 잠시 빠져본다.

나또한 카메라를 꺼내 셔터를 누르며..너무 기쁜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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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반대편의 풍경도 어두워지면서...참 아름다워진다.)

좋은 사람도 많나고...

좋은 풍경도 만나고..


나홀로 남은 첫날..참 기분좋은 일들이 많이 생긴다.


어느덧 해는 지고 매일 7시에 시계탑이 쇼를 한다는 이야기..

아영씨도 제대로 본적은 없다며..시계탑으로 향한다.

시계탑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많은 사람들이 시계탑 주변에 몰려잇다

우리도 그 틈으로 끼어들어 시계탑의 향연을 기다린다.

어느덧 7시가되고 시게탑 안에서 연꽃이 올라오고..

노래가 나오고 시계탑은 형형색색 색을 빠꾼다.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 색으로 변하는 시계탑 공연은 20분정도가 이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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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타이밍이 잘 맞는 듯 하다.


이제는 집으로 돌아가 쉬어야 할 시간...

아영씨 집까지 데려다 주기로...

10분정도를 걸으니 아영씨 숙소가 나오는데


생각보다 이른 시간..

조그만 식당? 바? 가 보이길래

맥주 한잔 할까요? 라고 서로 합의.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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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씨 집 앞의 작은 바...주인 아주머니가 참 친절하시다)

우리는 자리를 잡고 맥주가 아닌...칵테일을 마시기로 한다. 그렇게

칵테일 한잔을 하며 이런 저런 얘기들로

다 마시기도 전에 내 볼은 붉게 달아오른다.

술을 못마시는 나...소주 한잔에도 어지러운 내가..

칵테일은 좀 괜찮을줄 알았더니 역시나다.


잠시 이야기를 나눈거 같은데

시간은 어느새

10시를 넘어가고 이제는 정말 헤어져야 할 시간...


나는 다음날...매쌀롱이나..메씨이에 가기로 했고

아영씨는 한국갈 준비를 해야 한다고


다시 치앙라이에 들리면 만나기로 하고

짧지만 길었던 하루를 간단한 인사로 마무리하고

숙소로 돌아 온다.


다시 맞이한 숙소는 문제가 여기저기..

우선은 침대가 죄우로 흔들린다. 삐걱삐걱 소리와 함께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잠을 청해야 하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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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가 흔들흔들...무너지는건 아닌지...귀찮은 마음에 그냥...)

그래도 칵테일의 취기 때문인지...

잠이 솔솔...

오늘 하루도 이렇게 끝이 난다.


오늘 하루도 끝


6월 27일 결산   


썽테우(님만해민->아케이드) (40B)

버스비(치앙마이->치앙라이 뻐능) (169B)

썽테우(치앙라이 터미널->시내) (10B)

숙박비(분반단GH 더블룸) (170B)

음료수(카페) (70B)

편의점 요구르트 (23B)

시장 과일쥬스 (15B)

렉하우스 칵테일 (270B)

편의점 커피 (17B)


        합계       784B

        누계     10,154B


15 Comments
만석이 2009.08.19 02:06  
계획도 없던분을 만나 구경 잘하셨네요.
잘보고 갑니다.
민베드로 2009.08.19 09:40  
그렇죠. 생각치 못하게 만난 인연이라 신기한 생각도 들고
정말 구경도 잘 했지요.^-^
k 2009.08.19 02:43  
하악..

치앙라이다~친환경도시 치앙라이다~잇힝~

친숙한 얼굴들이 많이 보이는듯...

서울식당은 겟하우스는 안하고,식당만 하고있어염~

한쿡사람 불러달라고 했으면 뵐수있었을건데..ㅜㅜ..
민베드로 2009.08.19 09:42  
서울식당에서 물론 한국사람 불러 달라고 했는데
없다고 하더라구요.^^

친숙한 얼굴?이요 저희들을 아시는 분이신가요?
치앙라이 참 좋았습니다.
전설속의날으는까칠한닭 2009.08.21 06:04  
k군은 치앙라이 서울식당 둘째 아드님입니다.

치앙라이 주민이죠~!

반딧불이 있는 친환경적인 치앙라이~!

그러나 빅맥은 먹을수 없다는거~~~~~~!
민베드로 2009.08.21 11:42  
아하...그렇군요. 반갑습니다.
빅맥이라고 불리우나요? 저 식당 이름도 모르겠고
정신없이 따라간거라..ㅋㅋ

치앙라이에서 오래? 있었는데
반딧불 보았으면 참 좋았을텐데요^^
babae 2009.08.19 14:12  
아.. 무지개 정말 이쁘네요. 무지래와 어우러진 작은 등들도 이뻐요.^^
민베드로 2009.08.19 16:19  
실제로 봤을 때 얼마나 예뻤는지...
정말 거기 있던 사람들 다같이...와...~~하고
그랬답니다.^-^
Cal 2009.08.20 05:26  
봉사활동을 하시는 분들의 만남!  역시 얼굴에서부터 선함이 느껴지네요.
아마도 북한 관련 봉사를 하시는 분들인가봐요.  너무 멋지십니다, 두 분.
민베드로 2009.08.20 11:54  
북한 관련봉사하시는건 아니구요. 의료봉사 하셨던 분이예요.
지금은 한국에 오셨구요. 태국말을 좀 잘하셔서
통역을 해주신 듯...^^
hogam 2009.09.14 14:38  
시종 느끼긴 했지만 생과 사의 철학이 배어있는 것 같은 건, 역시 태국이라 그런 걸까요.. 저도 태국을 갈 때면 윤회랄까.. 평소에는 생각지 않던 생의 순환 같은 걸 느끼거든요.. 같은 맥락에서 인연도요.. 사진 참 좋네요..
민베드로 2009.09.14 16:41  
무지개 사진은 참 운이 좋은 구경이었죠. 저는 성당에 다니지만..
인연이라는 것이 참 신기한 것이라고는 느껴져요. ^^
달봉킴 2010.09.06 19:28  
와...무지개...너무 예쁘다 사진으로봐도 너무 예쁜데 저걸 눈으로봤다니...부럽다..!
민베드로 2010.09.10 01:32  
내생애 가장 아름다운 무지개였다고 할까?
운이 좋은거라 생각해...부러워 할거 없어..ㅋㅋ
가서 보면 되지..10월 항공권 만만치 않던데
솔샘 2013.10.07 21:35  
아무래도 코이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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