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에 시작된 태국 여행기(4-1) 꼬창 자유시간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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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에 시작된 태국 여행기(4-1) 꼬창 자유시간 편

민베드로 9 4454
 

DAY-4 2009.6.19(금)


어젯밤 나와 오토바이를 타고 함께 온 상준이는, 술을 마시다
론리에 가지 못하고

아리나의 타일바닥에서 잠을 자고...(나와 함께..)


오늘은 방콕으로 가는 날이라 했다.

귀국일이 얼마 남지 않아 갈 수밖에 없다고, 방콕에서 DDM에 묵을 거라고

내일 밤에 도착하면 들리겠다는 약속으로 상준이를 보낸다.


아침을 맞이한다. 오늘은 뭘 할까? 작년에도 고민을 했었는데

일년이 지난 오늘도 똑같은 고민이다. 세상 사는게 다 그런거겠지?
같은 고민들의 연속


그래!오늘은 자유시간이다.

멤버가 구성이 되긴 했지만

서로 자유로운 여행을 하기 위해 자유여행을 선택한 것인데

그간 짧은 시간이었지만..

알게 모르게 조금씩 불만도 있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서로 하고싶은게 다를테니 당연한 것이겠지.


“종호야..! 민주는 잘 지내고 있겠지.?”

“에이~~ 걱정하지 말아요. 자기가 가고 싶다고 간건데

뭘 걱정을 하고 그래요.“


그런데도 난 걱정이 된다. 물가에 아이 걱정하는 아빠처럼...

민주를 생각해 본다.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라는 생각과 함께

만난지 4일이 된 것 뿐인데 왜 그리 걱정이 될까?


간단히 아침을 먹고

종호와 상우는 오토바이를 렌트하기로 했다.

그리고 꼬창을 한바퀴 돌거라고...

희진이는 베테랑 드라이버 종호 뒤에 타겠단다.
(오토비이 상태도 안좋은데..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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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호가 묻는다.

“형은 어떻게 할거예요?”

“어 난 민주 데리러 가야지..우리 약속한거 잖아.”

사실 그렇다. 민주와 점심쯤 만나기로 했다.

마지막 날은 론리 비치에서 자기로 했기 때문에

방을 미리 잡아두고 민주와 합류하기로 했었는데


아리나에 푹 빠져서 화이트에서 더 묵기로 했기에

누군가는 가서 민주를 데려와야 했다. 


“그럼 저희는 섬 반대쪽으로 돌테니..

민주 데리고 오세요. 5시에 만나서 저녁 같이 먹기로 해요.“


그렇게 아이들을 보내고 나 혼자 남았다.

여행을 시작하고 나 혼자 처음으로 남은 듯..

작년에도 20일의 여행 중 나혼자 한 일이 별로 없다.

이번에도 아직까지는 그렇다.


지나가는 썽테우를 잡아본다.

론리비치..!까지 100밧을 달란다.

다른 썽테우를 잡아보아도 마찮가지다..


고민에 빠진다. 100밧

오토바이 빌리는데 150밧인데

고작 20분 트럭타고 혼자 가는데 100밧


에잇..오토바이를 빌리자.

상우가 오토바이를 빌린 리조트내의 렌탈샵에 가본다.

이런...! 상우가 빌린 오토바이가 마지막이란다.


오른쪽의 여행사를 겸하는 할머니가 운영하시는

곳에 가보니 오토바이가 있다.

참 말이 딸리네..

그래도 신기한건 말이 통한다.

가끔 무조건 예스를 남발하긴 하지만


조건이 참 좋다. 오토바이에 기름이 가득 채워져 있고

200밧의 보증금을 내고 반납할 때

기름의 양에 따라 보증금을 돌려준단다.


우리나라 렌트카랑 똑같잖아..

참 좋은 시스템이다.

태국의 다른 곳에서도 이런건 못본거 같다.

기름을 넣고 다 못쓰면 아까워 할 거라

조금씩밖에 못 넣고 다니는게 현실인데..ㅋㅋ

(나중에 100B을 셀프주유소에서 넣었는데 생각과 달리 넘쳤다)


난 우리나라에서 오토바이를 한번도 안타보았다.

작년에 빠이 에서 하루 타본 정도가 유일하다고 할까?

기어 없는 바이크는 뭐 쉽다.

헬멧도 쓰고..

꼬창 에서는 헬멧 쓰는 사람도 없고

이를 단속하는 경찰도 없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난 나쁜 거라 생각한다. 경찰이 돈을 위해서 단속하는 것도 나쁘지만

안전을 위해 헬멧을 쓰는건 당연한데 여긴 안 쓰는게 당연하다.)


시속 50K를 유지한다(직선구간에서..ㅋ)

론리 까지 가는데 언덕이 3-4개쯤 있는데

언덕에서는 슬슬 기어간다..(안전운전)


참 시원하다. 자유로움이...


천천히 가니 론리비치 참 오래 걸린다.

어제 민주가 잡은 방으로 가니

“언니, 오빠들 민주 아침 먹으러 바닷가에 나가 있어요!”

라는 쪽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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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가 잡은 숙소는 “아이스비치”게스트 하우스

100밧짜리 더블룸이다.


바다쪽으로 가니..민주가 아침을 먹고 있다.

햄버거와 커피? 세트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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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가격이 100밧

“ 야 넌 숙박비도 100밧 아침식사도 100밧.. 웃긴다.”

본인도 생각했단다.


잠시 론리 비치의 자갈해변을 바라본다. 날씨도 흐린게 꾸리꾸리하다.

넘어져 가는 다리의 밴치들..그곳에 앉아 아무 생각 없이

멍 때리기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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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없던 그곳에 서양인 커플이 스스로 자리를 만들고..

그때서야 잘 잤는지 안부를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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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잤어? 론리 비치가 론리 하든..?”

민주의 대답은 예스! 론리 했단다.

저녁에 네덜란드인 친구를 만나 잠시 얘기한거 말고는

혼자였다고...좀 외롭더라고 무섭기도 했다고


그래...다행이다. 이렇게 아침(시간은 점심)먹고 있는 걸 보니

안심이 된다. 별다른 사건은 없었나보다.

(사실 첫날 민주가 우리를 좀 놀래켰기에~~

헤나를 하고 오겠다더니 약속시간이 한참이나 지나도 돌아오지 않기에

걱정스런 마음으로 기다리다

저쪽에서 급한 마음에 달려오는 민주..

헤나를 했는데 잘못되어서 번졌는데 지워주겠다고 숙소가 어디냐고

하며 이상한 곳을 데려가더란다. 결국엔 이상한 마음에 그냥 가겠다고...

그렇게 돌아왔단다. 혹시라도 나쁜 남자였다면 어쩔 뻔 했나 하는...

그런 일이 있었기에..더 걱정을 했었나보다.)


지금 상황을 설명하고

5시까지는 자유시간이다.

5시간 정도의 여유가 남았다.

체크아웃을 할 시간..


체크아웃을 하고 오토바이를 타고 섬을 돌아다니기로 한다.

“우선은 방바오 선착장으로 가보자. 어제 스노쿨링 할 때
제대로 못 본거 같아서...”


방바오에 도착해 음료수를 한잔씩 하고

선착장으로 나간다. 멀리 등대가 보이고 들뜬 마음으로 등대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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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아! 민주가 누굴 닮았는지 생각이 났다.
내 중학교 동창 내가 잠시 좋아했던

(이거 다 공개해도 되나?) 정화다...!

민주에게 그 얘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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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민주가 살짝 놀라더니..

“어! 정화 고모 제가 고모 닮았다는 말 많이 들어요.”

  “응? 정화고모? 네 고모 이름이 정화야? 나이가 많겠지..

“아니요 서른 좀 넘었는데. 막내고모라 어려요..”


이건 뭐야..신기한 일이다.

사실 여러 가지를 맞춰보면 민주의 정화고모는

내 중학교 동창 정화가 아니다.

그런데 성도 이름도 같고..

생긴것에 나이도 비슷하고..


우연이라 해도 너무 딱 맞아 떨어진다.

민주 얼굴 속에 내 동창 정화의 얼굴이 있다.

이런 신기한 일이 있을까? 세상이란게 넓고도 좁고

우연과 인연들의 조합은 만들라고 해도 만들기

어려운 일들이 생기나보다.

막장 드라마의 일들이 만들어 낸것만은 아닌듯..

그런 생각들이 교차한다.


“그래 이제는 내가 네 고모랑 친구니까..삼촌 뻘이네.. 삼촌이라 불러..ㅋ”


그러던 중..갑자기 비가 몰려온다. 바람도 세차게 불고

선착장에 세워둔 오토바이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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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지는건 아닐까? 하고 말이다.

넘어지면 만밧 이라는..소문 때문에...

오토바이는 넘어지지 않았는데 위에 얹어둔 헬멧이

바닥에 뒹굴고 있다. 바로 옆은 바다인데~~~


서둘러 오토바이를 끌고 다시 론리비치 방향으로 돌린다.

화이트로 가면서 좋은데 있으면 구경하면서 가자..

민주의 대답도 오케이..!


다시 론리 비치에 들리고 아이스비치에서 조금 더 지나니..

론리비치라는 표지판이 나온다.

해변으로가니..약간의 자갈이 있긴 하지만

수영을 할 만큼의 해변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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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여기가 진짜 론리 비치엿던 거야..

민주가 아쉬워 한다. 자기가 원했던 곳이 이런 곳이라며..

다음엔 여기로 와야겠고 한다..

다음에? 언제...ㅋㅋ(나도 오고 싶어..그런데 언제? 라는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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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이 고운 모래는 아니지만..나름대로 운치가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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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한가로이 누워 하늘을 바라보아도 한없이 좋을 곳이다.

2084044821_d6b195ee_P6190654.jpg 바다의 조개들도 예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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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 모양의 돌도 발견해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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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바로 앞에는 이런 방갈로도 있으니 민주가 반할만 하다.

9 Comments
좋아! 2009.08.08 10:35  
오옷!! 정말 신기하네요. 인연이란 참 묘한것같아요.. 맨 마직 그림의 저런 방갈로에서 머물고싶은데...겉으로 보는 낭만과는 다른...불편함도 많겠죠? ^-^ 꼬창에서의 3박4일 일정은 아쉽지않으셨나요? 푸켓이나 파타야(제가가본곳은 여기뿐이라^^)에 비해 좀 더많이 한적하고 여유로와보이네요
민베드로 2009.08.09 01:34  
그렇죠 정말 어찌나 신기하던지..
저렴한 방갈로..낭만하고는 다른 불편함(더위,모기등)이 물론 있겠죠.
꼬창에서 3박 4일 아쉬움이 많아 다음날 무지 우울했답니다.

다음에 다시 꼭 갈거예요. 다음엔 꼬 와이로...ㅋㅋ
피나투보 2009.08.13 15:25  
겨울에 꼬창갈려는데..(다들 좋다해서..) 3박4일이면 짧은가요??
꼬창에서 할거나 먹거리 볼거리등이 있나요..
저도 이쁜해변에서 책도 보고 느긋하게 보내고 싶어요..
방갈로는 얼마인가요??ㅋㅋ
민베드로 2009.08.13 16:32  
3박 4일이 기본인 듯 해요
제가 두번 3박 4일로 다녀왔는데
2박 3일은 짧은거 같고
시간이 되신다면 4박 5일도 좋구요.

할거리도 많고 볼거리도 많은 곳입니다.
태국에서 두번째로 큰 섬이예요.

방갈로는 에어컨 포함한다면 800밧 선이지만
겨울에 가신다면 숙소 가격이 많이 오르니
사전에 충분히 알아보시고 기시는게 좋을거 같네요^-^
hogam 2009.09.14 13:37  
여행도 그렇지만 인연과 삶에 대한 상념이.. 어딘가 생각이 많았던 여행인 것 같아서. 다른 여행기처럼 밝고 활기차며 오로지 여행에 대한 갈증만 넘치는 호흡보다 잔잔하고 느릿한 숨결 같은 것을 느끼게 하네요.. ^^
민베드로 2009.09.14 16:29  
여행하면서 느꼈던 감정들을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느껴주시니 감사합니다. ^^
Hannah06 2009.10.01 19:52  
방갈로! 쫌 쓸쓸해보이기도하네요.ㅎ
민베드로 2009.10.02 00:35  
혼자 지내는 방갈로...외롭겠죠. 쓸쓸하고...
거기다 벌레도 있을테고 선풍기만으로는 버티기 힘든 더위와...
그걸 견뎌야 비로소..ㅋㅋ 100밧의 위안을 얻을 수 있겠죠..^^;
울맹♡ 2011.01.19 16:10  
너무 잘 읽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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