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s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 - 기다림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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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s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 - 기다림의 끝.

은별이 34 7547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이번 나의 여행은 결국
내가 출발하기 전 여행기 제목으로 붙인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의 여행이 되었다.
이 작은 공간에 15일동안 겪고 느낀 모든 일들을 다 적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내 가슴 한켠에 그 곳과 그 사람과의 추억이 남아있다.

이제 하나씩 기억을 꺼내 되새길 시간이다...


2009년 1월 2일.

어쩌면 너무 기다렸던, 어쩌면 너무 오지 않기를 바랬던 그 날이 왔다.

모든 준비는 끝났고 공항 버스를 타기위해 하이얏트 호텔로 향했다.

아직 해도 뜨기 전인 이른 아침에 날씨까지 꽤 쌀쌀하다.

부디 태국에서 아직 낫지 않은 이 지독한 감기도 낫고

엊그제까지 일로 지친 내 컨디션이 정상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공항에 도착해 체크인을 하기 위해 수속을 밟으려 줄을 서는데 

누군가 아는척을 한다.

[혹시 은별이님 아니세요?]

[헉? 네... 그런데 절 어떻게.....]

[태사랑에서 여행기 읽었어요. 배낭보고 알아봤어요.]

[아 예~~ ㅡㅡ;;]

하하... 내 가방이 튀긴 튀나보다.
 
하긴 70L짜리 배낭인데 튀지 않을리가 없지.

게다가 ABBA라고 써있지 않나....(무슨 가방상표가 팝그룹 이름이냐...7.gif)

뭐 여하튼 태사랑이 유명하긴 유명한가보다. 

가방만으로 날 알아보다니. 쩝~



그렇게 수속을 다 마치고 보딩을 기다린다.

내가 타고 갈 비행기가 유리창 밖으로 보인다...

7시간 반 후면 난 태국땅을 밟고 태국의 공기를 마시고 있겠지.

치, 무슨 사춘기 소녀도 아니고 나 왜이러니?

감수성이 갑자기 최고조가 된다. 49.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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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6개월만에 다시 밟은 태국 땅.

지금부터 시간은 흐르기 시작한다.

차라리 기약이나 없었음 이런 기분은 아니었을텐데

돌아올 D-DAY를 정해놓고 지금부터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기분이다.

그래, 이왕 15일뿐인 시간 후회없이 놀자. 좋았어~~ 

자, 근데 그럼 이제 어디로 가야하지?

방을 구하는 게 우선이라 카오산으로 향한다. 

예약해놓은 방도 없고 그냥 막무가내다. 성수기라고 뭐 방하나 없겠어?

근데 막상 어디론가 가려니 어느 숙소로 가야할지 알 수가 없다.

그래, 좋아. 

용기 한 번 내볼까? 거기로 가보는거야. 재밌을 것 같지 않아? ㅎㅎ 

그리고 내가 찾은 그곳은 카오산로드 '사쿠라 게스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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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9% 일본 아이들만이 간다는 바로 그 곳이다.

이번에 여행은 그냥 처음부터 모든 걸 내맘대로 멋대로 해보고 싶었던 마음에

과감히 내린 결정이었건만 정말.... 정말.... 100% 실수였다. 19.gif



사실

뭐, 처음 느낌은 나쁘지 않았다.
 
그냥 조금 더럽고 여기저기 일본말만 써있고 일본애들만 있다는 정도. 하하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는 거다.

문제는 바로

내가 완전 동물원에 동물이 된 것 같은 상황이 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사쿠라 게스트하우스에는

체크인을 마치고 방으로 들어가는 길에

의자 몇 개가 놓여있는 smoking area가 있다.

내가 방으로 가기위해선 그 곳을 늘 거쳐야 했는데

정말 거짓말 안하고48.gif

그곳에 앉아있던 4,5명의 아이들이 일제히 나를 쳐다보는 것이 아닌가.

내가 움직면 움직이는 대로 아주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그리고 그 아이들은 그때부터 나를 주시하기 시작한다.

내가 일본 사람이 아닌 것을 바로 느꼈던 것이다.

음...... 내가 그렇게 신기했니??

내가 방을 나가 그 곳을 다시 거쳐갈 때에도,

화장실을 갔다가 방으로 돌아올 때에도,

물 사러 나갈 때에도,

물 사러 나갔다 돌아올 때에도,

밥먹으로 나갔다 들어올 때에도

그들은 한결같이 그 자리에 앉아

일제히 내 움직임을 따라 노골적으로 쳐다봤다. 아놔~ 50.gif


그나저나 니들도 참 대단하다.

니들은 어떻게 그 자리에 6,7시간동안 꼼짝도 안하고 앉아

내가 움직일 때 마다

일제히 똑같은 눈동자를 똑같은 방향으로 굴리니. 참나~



여기서 잠깐! 궁금하실 분들을 위해.

 그 악몽의 smoking area 잠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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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결국 난 거기에 지쳐버렸다.

그 낯선 시선들에 사쿠라가 악몽처럼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내일 무조건 체크아웃하고 나갈버릴테다, 젠장.

나름 사교성도 좋고 일본어도 할 줄 알아서 이곳에 왔더니만 이게 뭐야.

이럴 줄 알았으면 DDM갈 걸 그랬다.

괜히 첫 날부터 기분 쉣이다.

속상한 마음에 리셉션에 있는 태국 남자에게 말을 건다.

[나 한국 사람인데 여긴 가끔 외국애들도 와? 일본애들말고]

[아니, 나 일한 이래로 외국사람은 니가 처음이야.]

[그....그래? 그래서인지 애들이 날 이상하게 봐.
그나저나 너 여기 일한 지 얼마나 됐는데?]

[어? 나 한 달 좀 안됐어.]

[.........]

이건 뭥미? 겨우 한 달 안에 내가 처음이라고?

그럼 그 전 일은 모른다는 거 아냐?? 아놔~
  
여하튼 이런 영양가 없는 얘기들을 하며

리셉션 맞은 편에 한동안 앉아 있었다.



그렇다....

나 그렇게 기다리던 혼자만의 여행을 시작한지

불과 하루도 안됐는데 벌써 누군가가 그리운 것이다.

이런... 말도 안돼.

혼자서 열심히 즐기기에도 아까운 시간에 사람이 벌써 그립다니.

그러게 말도 안되게 사쿠라 게스트하우스에 오는 게 아니었는데.

내가 하는 일이 다 그렇지 뭐. ㅡㅡ;

뭘 바라고 일본 게스트하우스에 갔니.

귀여운 일본 남자애들하고 어울리며

클럽이라도 놀러가서 재미있게 보내는 카오산의 첫날을 기대했니.

 즐겁기는 커녕 공식적인 왕따나 됐는데?

어쨌든 오늘 내 한국인의 자존심에 확 금이 갔다.
 
뭐 그렇다고 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하하....

그냥 내가 할 일은

그저 내일 이 지옥을 벗어나는 일 뿐이다.(아주 소심하게....6.gif)

그래, 그러면 아예 내일 끄라비로 내려가자.

어차피 외로운 인생살이 바닷가에서 외로우면 무드라도 있잖아.

좋아~ 가는거야!!!!





















34 Comments
자니썬 2009.01.19 22:34  
리플은 잠시후에~~~
자니썬 2009.01.20 22:25  
리플을 잠시후에 올린다고 하고서,
  23시간만에 올리네요.. ㅡ 미안,,,,,


  원 1 ~ 별 *****
은별님 가방에 로고 아ㅡ바 맨 처음 이걸보고 저는 좀 싼티난다는
 생각을 가져는데, 은별님이배낭을 메면 명품이 될것 같아요...
                                              {내가 너무 아부하는것 아니야! }

 저는 아마 은별님을 봤으면 주접을 떨었을것 같아요....
      과연 그럴까?
                  내 가 ?
                      할수 있을까 ?

사쿠라 게스트 하우스 ,,, 음....
            스모킹 아레아..어,,,,

  니폰휠 친구들이 즐겨 찾는데군요.......
    내가 완전 동물원에 동물이 된 것 같은 상황이 되었다는 것이다
        ㅡ 니폰휠들이 낮선 시선으로
            기분이 좀 그러네요..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면 누가 때리나,,,,,,,속상 하네요...
          아마 이뻐서 본것 같아요...

근덴 의외덴요.... 그런 시선에 주눅이 들었다는게,,,,,,
        은별님 마음이 정말 순수 한것 같아요....
                  왜 그렇게 마음이 순수 하세요...{ㅋㅋㅋ농 담,,..}


기다림 의끝 ,,, 글쎄요....
        더이상 기다리지를 않겠 다는 건가요 ?
          기다림의 끈을 놓지 않는다면, 기다리는것은 언제간 오겠죠,,,
            만약에 기다림이 안와도 마음속에 기다림이있기
              때문에 행복할것같아요...
뭔가를 기다린다는것  저는 좋을것 같아요... 설레잖아요..음..그래요...

홀로 여행하는것은 어떻게 보면 자기 자신과  대화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음..그래요..저는...
          자  ㅡ,,,,,,,,,
                저도 다음편으로 가는거야 !
                                                  {가야지...}



          그 누구보다도 감정이 풍부하고 마음이 이쁘고 순수한 은별님 여행일기
                        잘 봤어요..
                                            {땡 ㅡ 큐.. 해야지,,,,,,,,}
은별이 2009.01.20 23:49  
하하하하 자니썬님 장문의 댓글 감사합니다. 잘 읽었어요. ㅎㅎㅎㅎ

제 가방..... 좀 싼티나죠?
실제로 보면..... 더 싼티나요....... ㅎㅎㅎㅎ

그치만 일단 용량이 크니 제 맘에 쏙 드는 가방이랍니다. 게다라 이름도 팝스타 이름. ㅋ

기다림의 끝....
제 여행을 6개월동안 기다렸다가 드디어 출발하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그 기다림의 끝은 여행의 새로운 출발과 맞바꾸어지니
뭔가를 기다린다는 거 역시 멋진 일인 것 같아요.

그리고 일본아해들에게 주눅이 들었던건.....
아무래도 쪽수가 밀려서겠죠? 하하하하하하

저 나름 소심하답니다. ㅎㅎㅎㅎ

그리고 과분한 칭찬 넘 감사드립니다. 홍홍
Leona 2009.01.19 22:39  
모든 일엔 그에 상응하는 이유가 있는 법. 탁월한 선택이었던거야...ㅎㅎ
은별이 2009.01.20 23:50  
그러게

이렇게 일이 꼬인 거 니가 예전에 썼던 글처럼 다 나중을 위해서였나봐.

나......
오늘도 하루종일 피피생각만 했다~

나대신 행복해야해....... 흑흑
여행쪼~아 2009.01.19 23:15  
기대돼요
저도 여름에 혼자 여행할 예정이라서 싱글여행기(특히 여인네ㅎㅎ)관심 많거든요
조심스러운 첫걸음이 끄라비부터는 씩씩해지길!!!


은별이 2009.01.20 23:51  
혼자 여행한다는 일 어렵고도 짜릿한 경험이죠.

전 이번 여행을 계기로 앞으로 허니문 빼고는 무조건 여행은 혼자서 가렵니다. ㅎㅎ
소나기오면 2009.01.20 02:43  
적어도 내 가슴 한켠에 그 곳과 그 사람과의 추억이 남아있다.
두~~둥~~~~~~~~~
은별이 2009.01.20 23:52  
예리하시긴....
어떻게 그 걸 안놓지고 이렇게 캐치하셨쎄요. ㅎㅎㅎ
그 곳은 어디며 그 사람은 과연 누구???
김우영 2009.01.20 09:54  
으음.. 기대되네요....
아.. 나도 여행기 쓸까말까 고민중 ㅠ.ㅠ
필립보네리 2009.01.20 13:39  
우영님
팬 써비스 차원에서 여행기 쓰셔야죠.
우영님 여행기 기다리는 팬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부담 갖지 마시고 쉬엄쉬엄 쓰세요.
은별이 2009.01.20 14:02  
저요저요!!
저 기다리고 있습니다.

꼭 올려주세염~ 우영님 안올리시면 저도 여기서 접겠습니다. ㅎㅎㅎ
김우영 2009.01.20 14:06  
아놔... ㅡ,.ㅡ;;

은별님의 요청이라면 올려야줘 ㅠ.ㅠ
태백이 2009.01.20 17:23  
여기도 목빠지게 기다리는 1인 있슴돠~
나빈 2009.01.20 11:05  
켄짱에게 은별님 이야기 들었어요~ 으흐흣- 나 팬-
인형처럼 이쁜분이 움직이니까 너무 신기해서 본걸거라 생각해요~
아앗 여행가고프다..
켄짱의 "나같으면 간다 누나" 이말이 메아리..메아리..
은별이 2009.01.20 23:53  
앗!!!
과분한 칭찬.
이거이거 이런 댓글 위험합니다. ㅎㅎㅎ

여행.
마음 먹었을 때 지르지 않으면 가기 힘든법이죠.
용기내세요.
비행기 티켓은 언제든지 구하기 쉽습니다. ㅎㅎㅎ
태백이 2009.01.20 17:26  
레오나와는 또다른 시각일것 같아 무진장 기대되는 여행깁니다~

은별이님의 태사랑인기작가회? 등극을 기대하며 잼나게 읽겠습니다~
은별이 2009.01.20 23:55  
레오나....

제 여행기에 조금 있으면 그녀가 등장하겠네요.
그리고 그녀의 애인과....... (4개월 된 영계 Mr. 브루노)

전 태사랑에서 매일 글을 재밌게 읽기만 해서
이런 기회가 있으면 싶었었어요.

열심히 최대한 재미있게끔 써볼게여.
물론 레오나의 섬세한 터치를 따라가진 못하겠지만요. ^^
러버보이 2009.01.20 17:37  
우와 멋지 십니다 또 한분의 인기 작가 등장^^
기대 할게요
하하하 사쿠라 게스트 하우스 알아요 ~^^
은별이 2009.01.20 23:57  
감사합니다~~
인기 작가가 되고픈 ㅎㅎ 열혈녀입니다.
열심히 써볼랍니다.

그리고 사쿠라 게스트하우스.... 흠.......
자신 있으신 분들만 도전하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타쿠웅 2009.01.21 05:25  
아빠(ABBA) 빽 갖구 있네요?
난 엄마 (UMMA) 빽 갖구 있어요...
은별이 2009.01.24 00:57  
역시 타쿠웅 오빠....
나 오빠의 저질센스유머에 빠져버렸자나여..... ㅎㅎ
하얀꿈 2009.01.21 10:45  
제목이 넘 예뻐요~어떤일이 펼쳐질지 여행기 기대되네요~피피~정말 공기마져 평온하던데..올해안으로 한번더 가고픈 마음 굴뚝인데~..여행기 잘 읽을께요~
은별이 2009.01.24 00:58  
제 글 읽으시고 피피 함 더 가보시게 만드는 게 제 의도입니다.

성심성의껏 잘 써볼랍니다.

다 읽으시고 꼭 피피 가실건지 마실건지 댓글 부탁드립니다. ㅎㅎ
블루파라다이스 2009.01.23 06:46  
리셉션에 있는 태국 남자와의 대화...

한참 웃었습니다~!!

그 태국친구.. 참 재미있는 친구네요~!!  ㅎㅎㅎㅎ
은별이 2009.01.24 00:59  
ㅎㅎㅎ

저도 살짝 어의가 없었습니다...

너무나 당연하게 자긴 여기서 일본 사람 이외의 사람 처음본다며
날 외계인 취급하길래 얼마나 일했냐고 물어보니까
한 달도 안됐다던 그 대답.....

도대체 그 남자는 뭥미??
상쾌한아침 2009.01.23 11:31  
에이. 그래도 저같이 한복입고 싸돌아 다니는데... 태국 사람들에게 기모노 스고이 스고이 소리 들은 것에 비하면 많이 양호하다고 생각됩니다만...ㅜㅜ

전 미쳐버리는 줄 알았답니다. =_=;;;
은별이 2009.01.24 01:01  
흠....

태국 사람들 다 싸잡아서 교육 좀 시켜야 겠군요.

어떻게 한복하고 기모노를 헷갈린답니까??
(뭐 그게 그걸로 보일 수도 있긴 하겠지만....)

센스가 바닥을 쳐주시는 그 분들..... 이거이거 초큼 화나는대여??
상쾌한아침 2009.01.24 01:52  
기모노뿐만 아니라 일부 태국인들은 제 한복을 그들의 전통 복식으로 보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어찌 그럴 수 있지? 라고 하실 수도 있지만 태국 전통복 중에 개량한복 스타일의 옷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https://thailove.net/data/file/mytravel2/data_mytravel2_thai_02_01.jpg
은별이 2009.01.24 11:26  
아하~ 그렇군여..
아무래도 동양복식끼리의 비슷한 부분들은 서로 인정해야 하긴 할 것 같아요.
새먼 2009.02.01 23:54  
은별님을 쳐다보는 사람들...
다 남자였죠!!
지금 이뿌신거 살짝 띠내신 것 같은데...ㅋㅋ
충분히 그러셔도 될 듯 합니다...
닥터조 2009.02.11 17:33  
은별님이 일본남자들에게 넘 이쁘게 보이셨나보네요.........^^
루시LUCY 2009.02.14 02:43  
와~  이태원과 하얏트... 저도..옛날에는 이태원살아서 무지 정이가네요~~^^
저도... 한달후쯤... 혼자 한달간 여행갈 예정이라서...  여행기 참고하고...잘 읽을께요^^
리오나 2014.05.13 17:03  
게스트 한국인들용으로 가야겠네요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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