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짜오프라야 강의 비/ TCDC 도서관/ 라마 9세 공원과 부아 레스토랑/ 기념품들
이제부터 남은 이야기는 번호를 붙이면서 정리해 보겠습니다.
1. 방콕에서 참 여러가지 억수로 내리는 비를 구경해 온 저입니다.
이번 여행에서도 센터포인트에 투숙할 때에 어찌나 장관인 비가 내리는지
저녁 때에 수영장에 갈 차비를 차려서 내려갔다가, 비 오는 동영상만 찍고 그대로 올라온 적이 있었지만
진짜 큰 비는, 제 동행과 80밧 운하투어를 위해 타 창 선착장에 갔을 때에 만났습니다.
지금까지 가장 난감한 비는 운하버스를 타고 있을 때에 내리는 비라고 생각했는데
수상버스를 타고 있을 때에 짜오프라야 강에 퍼붓는 비의 기세도 굉장하더군요.
정말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너무 당황해서 웃음이 나올 정도로 비가 왔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타 창에서 배가 벌써 출발했다고 해서
우리는 그냥 싸판풋 야시장을 들렀다가 왔습니다.
우산이 있어서 비를 맞고 다니지는 않았지만, 이 날 다시 열병이 도졌기에
만약 계획대로 운하투어를 했다면 꽤 큰일이었겠다 싶기는 했습니다.
2. 이번 여행 중 가장 좋았던 시간은, 여행의 목적에 가장 잘 부합했던
TCDC 도서관에서 보냈던 시간이었습니다.
도서관 문을 닫는 시간이 임박해서 약 30분 남짓밖에 몰입을 못 했지만 말입니다.
장차 방콕에서 살게 되는 일이 있다면 꼭 여기에 회원 등록을 해야 하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첫회 trial은 무료인데, 그 이후는 꽤 많은 회비를 내어야 합니다만, 그것도 그냥 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곳도 결과적으로는 dongle님의 포스팅 덕분에 알게 된 곳입니다.
도서관 옆에서 하고 있는 전시회도 좋았습니다.
3. 제 동행이 게이손 플라자에서 피아노를 치시는 분의 연주를 참 좋아했기에
어느 날 저도 일부러 그곳에 들러 보았습니다.
만약 동행이 이야기해 주지 않았더라면, 그냥 음악을 틀어 놓은 줄 알았을 것 같습니다.
이 분이 피아노 위에 악보 대신 아이패드를 올려 놓으셨길래
괜한 호기심이 생겨서 아이패드로 대체 무엇을 보고 계신가 가까이 가서 보니
수도 없이 많은 곡명이 적혀져 있더군요.
그 곡명만 보고 즉석에서 그냥 연주를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4. 어느 새, 제가 방콕에 오면 꼭 들르는 곳 중의 한 곳이
라마 9세 공원이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일부러 찾아가려면 좀 까다롭긴 한데, 공원에서 서너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하신다면
당연히 강추하는 곳입니다.
이번에는 라마 9세 공원 근처의 부아 레스토랑도 가 보았습니다.
이곳이 가격이 좀 있기는 하지만, 분위기나 맛이 정말 나무랄 데가 없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먹었던 음식들 중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둘이서 똠얌꿍하고 새우볶음밥을 먹었는데 400밧 가까이 나왔던 기억입니다.
5. 빅씨에서 테스트로 사 보았던 녹차맛 리스테린의 맛이 정말 좋아서
왜 예전에는 리스테린 녹차맛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는지 좀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알고 보니, 녹차맛은 전세계에서 오직 태국에서만 만든다더군요.
마음에 들었지만, 액체로 된 것이라 무겁기도 하고 사 올까 말까 하고 망설이고 있다가
파라곤에서 만난 녹차맛 리스테린에 감동을 받아서 그만 사 버렸습니다.
자기 한 몸 간수하기도 힘들 터인데, 무려 애까지 업고 있더군요.
제 동행은 다른 곳에서, 작은 어린이 리스테린이 아기 리스테린을 업고 있는 것을 보고 딱해서 샀다고 합니다.
이번에 또 한 가지 샀던 것은 매크로의 생땅콩이었습니다.
차옌 아이스크림을 먹었을 때에도, 팁사마이를 갔을 때에도, 시장에서 삶은 땅콩을 샀을 때에도
번번이 태국의 땅콩 맛에 반해서였습니다.
zoo님의 게시물에서 배운 것이었습니다.
매크로의 생땅콩은 3킬로(500그램*6개 소포장)에 265밧입니다.
귀국 때에 짐 무게를 재어 보니, 이만한 것 하나는 더 사 올 만큼 무게가 비어서 영 안타까웠습니다.
이것으로 이번의 여행기는 끝입니다.
여러가지로 뜻하지 않았었던 선물도 있었고, 여느 때처럼 정말 즐겁고 충만한 여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