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4: 청산에 살어리랏다
베란다의 목욕 제품은 모두 Tahnn 제품의 레몬그라스 라인인 것 같습니다.
정말 향이 좋습니다.
앞으로도 레몬그라스 향을 맡으면 이 베란다가 생각날 것 같습니다.
아침에는 7시 정각에 잠이 깨었습니다.
전날 피곤했었던 것만큼, 너무도 상쾌하게 일어났습니다.
이 곳은 밤 여섯 시 정도만 되면 바깥 기온이 뚝 떨어져서 에어컨을 켠 것보다 더 시원하고
또 이렇게 삼림이 울창한 곳에서 공기를 충분히 쐬어주지 않는 것은 너무나 아까운 일이라서
잘 때에는 방충망만 하고 에어콘은 끈 채로 문을 완전히 열고 잤습니다.
이 곳은 개미가 있을지언정, 모기는 없는 것 같더군요.
아침에 보니 제 눈에도 피부가 훨씬 더 좋아진 게, 피부에 좋은 일을 하려면 그 무엇보다도 공기 좋은 곳에 살아야 하나 보다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피부 표면에 나무의 녹색이 달라붙은 듯한 기분입니다.
(이런 이야기가 나중에 제 일기 중에 또 나옵니다)
아침에는 미리 계획했었던 대로 이 리조트와 근방의 산책을 다니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실 어제 도착하자마자 제게는 이 리조트에서 가장 좋아하게 된 곳이 생겼습니다.
로비 지하 라이브러리 앞의 그네입니다.
그 앞의 연못이 진짜 아름다운 녹색인데, 늘 집에 연못을 가지기를 소망하는 친구 생각이 났습니다.
나이답지 않게 그 그네를 타면서 낮에는 고즈넉함을, 밤에는 개구리와 풀벌레 소리를 즐겼습니다.
이 일기를 쓰면서 생각해 보니, 오늘(이 일기를 쓰는 때는 이미 16일 새벽) 제가 떠나도
이 곳은 이대로 계속 아름답게 남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가장 시원한 시간인 아침에 샅샅이 이 곳 탐험을 나서서 정말 많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곳은 주변 경관을 위해 그냥 아예 리조트 안에 벼농사를 짓는 것을 선택했기에, 곳곳에서 잔디가 있어야 할 곳에 대신 벼가 자라고 있었습니다.
저녁 때의 턴다운에서는 선물로, 첫째날에는 쌀과자, 둘째날에는 직접 수확한 쌀을 가지고 올 정도였습니다.
그게 참 좋아보이더군요.
베란다는 아코르 계열의 리조트인데, 리조트 디자이너 중 한 사람이 언제나 마음 속에 소망하던 자연친화적인 리조트를 바로 이 베란다에 구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리조트 주변을 돌아보면서 진짜 항동 사람들의 사는 모습도 보게 되었습니다.
이 곳은 주변 동네에 개가 많이 사는데, 밤이건 낮이건 한 마리가 짖으면 다른 개들도 다 따라서 짖습니다.
늑대의 습성과 같습니다.
어젯밤 저와 같이 셔틀을 타고 온 중국 젊은이들 중 한 손님이 이 곳에 늑대들이 있느냐고 물어 보았을 정도입니다.
한 시간이나 산책을 했더니 아침이지만 무척 더워져서
아주 잘 되었다 하고 아침에 한바탕 수영을 하고 밥을 먹었습니다.
어제의 일기에 썼듯이 이 때에 또 한 번, 태국어를 잘 한다고 정말 환대를 많이 받았습니다.
이러다가 안면을 튼 매니저가 [제발 우리 호텔에 고객 카드 좀 남겨 달라]라고 해서, 오늘 아침식사를 할 때에 갖다 주려고 작성해 놓은 상태입니다.
베란다의 아침 식사는 평범한 편입니다.
질은 좋지만 음식 솜씨가 우와 소리가 나올 만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다만, 오늘은 점심 때에 나갈 계획이 없었으므로 미리 꽤 많이 먹어 두었습니다.
10시에 아침식사를 끝내고 목사님 설교를 듣다가, 본의 아니게 낮잠을 자고 말았습니다.
깨어 보니 한 시 반이던가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남은 여행의 숙박 일정이 모두 확정된 때가 바로 이 때였던 기억입니다.
다시 귀로는 설교를 들으면서, 이것저것 컴퓨터로 해야 하는 일들을 했습니다.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의 검색이라든지, 예약은 했지만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는 호텔들의 위치 검색 같은 것들이었습니다.
전날처럼, 해가 지기 시작해서 선선해지는 5시경에는 수영을 하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 곳은 산이라서 해가 좀 일찍 지는 편인데, 그렇기 때문에 아름다운 놀을 볼 수는 없지만
이 때의 경치가 나름대로 아주 멋있어지는 편입니다.
저녁 때에는 또 어제처럼 나이트바자에 나가는 셔틀을 예약했기에 타고 나갔습니다.
오늘은 꽤 배가 고파서, 전날 받았던 웰컴 프룻에 턴다운때 받았던 과자에 전날 남은 망고 등등을 다 먹어치웠는데도 꼭 뭔가를 먹어야, 그것도 많이 먹어야 살 것 같더군요.
제가 가장 먼저 공략한 것은, 전날 와롤롯 시장에서 봤지만 시장 한가운데 앉아서 먹어야 한다는 것 때문에 먹기를 꺼려했었던 닭고기밥이었습니다.
이 날은 시장 한가운데이고 뭐고, 어쩐지 그것이 그 어떤 태국 음식보다도 가장 먹고 싶더군요.
도중에 국물도 더 떠 먹었고, 젊은 아주머니는 웃으면서 태국어로 제게 [맛있어요?]라고 물으셨습니다.
그 이후에도 배가 안 차서, 어제 먹었던 수박주스집에서 오늘은 딸기 주스를 만들어서 먹어 보았습니다.
이러고도 저의 먹부림은 끝나지 않은 것이, 다시 나잇 바자까지 걸어가서 도이퉁 커피까지 마신 것이었습니다.
이 곳에는 이제 도이창이 없으니 꿩 대신 닭이라고
그 동안 궁금은 했으나 도이창에 가느라 못 갔었던 도이퉁을 선택한 것인데
이 커피도 꽤 맛이 좋더군요.
그런 후에, 나잇 바자에서 10시에 셔틀을 타고 리조트로 돌아왔습니다.
(라이브러리 앞의 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