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들의 태국 여행기-출발편
옆집할매(본인)는 엄청난 꼼꼼한 여행자이고 식신할매는 오로지 먹는것 이외엔 관심조차 없는
출발전 환전하며 태국 화폐가 바트라는걸 알게 된 준비라고는 짐싸기 이외엔 하지 않는 뇨자.
출발 아침에서야 난 짐을 싸기 시작했고 마지막 여권을 챙기려다 멘붕이 찾아왔다.
여권이 안보인다 ㅠ.ㅠ
식신할매에게 우선 전화를 해서 여권 찾아 온 집안을 뒤졌건만 없다며 언니 혼자라도 여행을 하게
되는 일이 생길지 모르겠다고 통보를 했다.
맘을 가라앉히며 생각을 해보니 몇일전 여권분실대비용으로 복사한다고 사무실에 가져간 것이
생각났다.
짐을 싸다말고 사무실로 고고
헉!!! 사무실 복사기안에 그대로 몇일간 눌려져 있던 나의 여권을 발견.
이렇게 해서 여권과 나의 숨바꼭질은 싱겁게도 끝이 났다.
식신할매는 나의 여권분실전화에 첫 해외여행가는 자기를 국제미아 만들려고 작정을 했냐며
장난치지 말라고 농담인줄 알고 웃고 있었다.
찾았단 전화에 빨랑 픽업하러 오라고 했고 난 노인우대차원에서 모시러 갔다.
인천공항도착해서 짐을 부치고 면세점 쇼핑한거 찾고 우동까지 먹으며 시간을 보냈지만 그래도
시간은 남아 미리 탑승게이트로 간후 마지막 파파와의 통화까지 완료.
그 동안 해외여행갈때 한번도 로밍을 해 간적이 없었고 집에 전화는 출발전과 출발후에 보고한것
이외엔 한적이 없었으나 이번엔 파파께서 로밍을 해 가라고 강력히 주장하셔서 로밍을 해간다.
시골 부모님이 사시는 동네에 어느집 딸 고등학교 졸업후 꾸준히 백조생활을 즐기다가 부모님을
졸라 인도로 여행을 갔는데 거기서 신랑감을 찾았단다.
하아..이거 김종욱 찾기 아닌가???
울 파파 -도대체 너는 해외여행을 다닌지가 십년이 넘어가는데 허구헌날 가서 돈만 쓰고 어째서
남자하나 못 만나는거냐!! 남들은 한번가서 잘도 만나는데.....
아부지~!!! 우엉헝헝 저는 외모가 안 먹히나 봅니다. ㅠ.ㅠ
울 파파 - 20세 이전엔 부모가 20세 이후엔 자기 자신이 외모에 책임을 져야 한다.
이번엔 데려오는거냐?
제주위엔 온통 유부녀, 유부남밖에 없어요.
성격좋다 잼있다 그럼 뭐합니까
아줌마, 아저씨 팬들만 가득인데요ㅠ.ㅠ
보딩시간이 지났는데 한국인이 없다.
이상하다.
보딩패스를 그제야 봤다.
순간 멘붕이 찾아온다.
이런이런 어쩌다 좌석번호(38)를 게이트 번호(103)랑 착각을 하게 된 건지.
내 생애 이런일이 일어나다니.
냅다 뛰었다.
하필 탑승게이트가 너무나 멀다.
전화벨이 울린다.
항공사다. 방콕가는거 맞냐고 ㅠ.ㅠ
네. 가고 있어요.
쉬지않고 뛰는데 저 멀리서 항공사 직원이 내 이름을 부르고 있다.
아....챙피하다.
뛰다지쳐 멈췄더니 직원이 날 뒤에서 민다.
손님, 이 비행기 놓치시면 방콕 오늘 못가십니다. 마지막 비행기입니다.
비행기 탑승을 마치니 출발예정시간 3분지각
얼굴이 화끈거려 죽겠다.
이번 여행은 출발부터 순조로운것이 없다. 좋은 징조일까?
오늘 두번 멘붕이....
그리하여 약 6시간이 지나 방콕에 도착하게 된다.
식신할매는 평소에 똑똑한거 같으나 한번씩 어처구니 없는 걸 물어보는 나에게 항상 허당이라고
놀린다. 오늘도 나의 허당 모습은 벌써 2번이나 보여주었다.
하지만 공항철은 무사히 탑승. (매번 택시만 타서 이번 공항철이용은 첨이였다.)
식신할매: 할매는 뇌의 주름도 아름다울거야.
나: ?
식신할매: 자기는 너무나 스마트해서 뇌의 주름도 아름다울거 같아.
나: 가끔 난 할매 말이 너무 어려워.
식신할매: 그니까 니가 허당이고 그게 매력이야.
간단한 영어로 대화하는걸 보고 이 언니 나의 뇌 주름도 아름답다니 역시 4차원적인 사고다.
파이타이역에서 내려 택시타고 미리 예약한 람푸하우스 도착
면세품 정리, 샤워후 꿈나라
공항철 시티라인 45B
택시 30B(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