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그곳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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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그곳에 가다. <1>

태루군v 3 2082





6월 22일 ,

다시 그곳으로 가는 바로 그 날.

 

 

오지 않았던 잠을 의무감으로 청하고 늦게 일어나보니

옆에는 아직도 다 싸지 못한 짐들이 나를 반겼다.

그리고 아까부터 시끄럽게 울려대던 전화.

 

 

- 일어났어?

- .. 응

- 그럼 이따 봐!

 

 

멍하니 실감이 나지 않는 나와 달리 오랜만에 여행생각에 들떠있는 친구의 전화를 받고나서

주섬주섬 싸던 짐을 마저 싸고 찌나를 만나서 어쩌면 태국가서 제일 먹고싶을 떡볶이를 먹었다.


왜 다른건 괜찮은데 떡볶이가 그리 땡기는걸까;;;;

 

 

찌나랑 같이 가기로 한 여행,

리무진 버스 대신 집에서 가까운 김포공항에서 철도를 타보고 싶다는 나의 말에

우리집 근처로 다시 오기로 했다.

 

집을 나서는 길 , 나는 텅 비어있는 집에 소리내어 '다녀오겠습니다' 라고 외치고는

집을 나섰다.

 

 

 

공항철도는 .. 어쩌면 리무진보다 좋았다. 빠르고 편리하고 사람없고;

케리어를 하나씩 들은 두 여자. 드디어 인천 공항에 도착.

 

.. 하지만 우리는 가는 비행기가 달랐다;

 

 

이미 발권해버린 나는 제주항공.

부랴부랴 발권한 찌나는 마일리지로 타이항공.

즉, 내가 2시간정도 먼저 출발해서 먼저 도착한다는 것.

 




모두다 발권을 마치고 케리어를 떠나보내니 벌써 내가 타야 할 시간.

 

- 먼저 가 있을께

- 응 ㅋㅋ 날 위해 웰컴 메세지를 적어서 기다려 ㅋㅋ

- ..... 미쳤구나;

 

 

비행기에 타서 준비를 하려니 그제서야 조금씩 가는구나 싶었다.

마지막으로 부모님께 전화하고 그다음 남친님 그리고 쥐돌리한테 전화를 했다.

 

- 내가 마지막이냐?

- 응 ..

- 언니한테는?

- .... 맞다;

- 얌마;;;

 

 

나랑 너무나 똑같아서.. 설명따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대학교 선배언니

분명 이야기 안하고 가면 이해는 하겠지만 욕먹을 것이 분명했다.

 

 

- 여보세요?

- 언니?

- 어. 어디야?

- ... 비행기

- 엉?

- .. 나 간다

- 미친년.. 결국은 사고를 치는구만

- 미안

- 잘갔다와. 선물사와 이년아

- .. 응

 

 

그 통화를 마지막으로 이륙한다는 신호가 들려오고

드디어 이륙

 

조금씩 멀어지는 인천공항을 보면서

아, 진짜 떠나는 구나 싶더니 눈물이 나왔다.

 

안녕

다시 올때는 좀 더 당당하게 마주할 수 있기를.

 

 

 

 

 

 

 

 

 

 

 

한숨도 자지 못하고 5시간 ,

혹시나 해서 받아둔 미국드라마를 보면서 온 시간

곧 착륙하니 꺼달라는 방송과 함께 옆을 보는 순간

엄청나게 눈부신 야경들,

창문을 어루만지면서 또 울컥

안녕 방콕!

너무너무너무 보고싶었어.

 

 



5시간 비행을 마치고 수완나품에 도착!

.....역시 그레이 아나토미가 날 살렸어

 

 

케리어를 찾고 나서 나오는 길,

수 많은 기사들이 이름표를 들고 서 있고

나는 그들 사이를 빠져나가서 꼭 할 일이 있었다.

 

 

그것은 .. 바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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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르트;

 

 

수완나품 에 있는 세븐일레븐으로 들어가
 
떨리는 마음으로 내 사랑 베타젠을 들고 지갑을 열었다.

그리고 2년전 넣어두었던 100밧을 꺼내 계산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나오는 순간

나는 미친X처럼 발을 구르며 혼자 웃었다;

빨대를 꽃고 한모금 마시면서 일단 밖으로 나가보고 싶어 출구로 나선 순간.

 

 

아........................

숨막히는 습기................................... 맛있는 요구르트.....

........................ 바로 이맛이다!!!!! 내가 태국에 왔구나!!!

 

 

정말 오고야 말았다는 생각에 나는 기분이 급 좋아져서 베실베실

.. 하지만

2시간동안 나는 친구를 기다려야 했다.

현재 시각. 11시 30분 정도.

친구가 도착하는 시간 .. 새벽 1시 20분 정도..

.. 이제 뭐하지?

 


당장 어디라도 가고 싶은 마음에 마음은 들썩들썩 거리는데

아직 찌나는 도착하지 않은 상황.

비행기가 착륙했다는 전광판의 싸인이 보이고

드디어 신라면세점; 쇼핑백을 든 사람들이 케리어를 가지고 나온다.

나는 목이 빠져라 이리저리 두리번 거렸고

결국 근 10시간만에 상봉한 찌나.

 

 - 완전 쩔어!!!!!!!!!!


 - ... 나가면 더 쩔것이다;;;;

이번에 우리는 바로 파타야로 넘어갈 작정이었기에

드림포유에 픽업을 요청해 놓은 상황.

 

 

우리는 쉽게 내 이름을 들고 있는 기사님과 만날 수 있었고

차에 타기 전에 역시 빠질 수 없는 요구르트를 샀다.

쥐돌이와 태국 갔다와서 이 요구르트를 맛본 이후

계속 먹어보고 싶었다며 눈을 반짝거리는 찌나와 함께

같이 요구르트로 건배를 했다.

안녕! 태국!

 

 


그리고 파타야로 GOGO!

 

 

우리가 태국에 도착한 날은

6월 23일 새벽.

이 날은 우리나라가 16강을 결정짓는 경기가 있는 날.

하지만 찌나가 도착한 시간.. 경기가 시작할 뿐이고..

아마 파타야로 가는 두 시간 동안 경기를 할 테고

드림포유에 도착하면 끝나있을 시간 ..

 

 

그리하여 우리는 친구에게 중계(?)를 부탁하여

골을 먹거나 넣을때마다 문자를 해달라고 했다.

 

 

- 정말 왔구나..

- .. 그러게 ..

- 아 .. 진짜 피곤해 ..

- .. 응 ..

- .....

- ....

 

"띵~동~"

 

 

벌떡!!!!!!!!!!!!!!!!!!!!!!! 46.gif

 

피곤해서 잠이 들려다가도

'띵~동' 소리에 벌떡일어나 문자를 확인하는 두 여자;

 

 

 

결국 16강에 진출했다는 기분좋은 문자와 함께

드림포유에 도착했다.

얼마나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주셨던지

내리자 마자 안경에 서리는 김;

그리고 엄청난 습기.. 잠을 한 숨도 못자 피곤한 상황이었지만

우리는 뭐가좋은지 그렇게 웃어댔다.

체크인을 하고도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하고 이야기를 하다가

동이터오를 무렵 우리는 겨우 잠을 잘 수 있었다.

그렇게 태국에서의 첫날밤이 지나고 있었다.






3 Comments
요술왕자 2010.09.18 16:26  
태루군님의 글 오랫만이네요~
잘 읽겠습니다~
아리따 2010.09.19 16:13  
드디어 시작됐군요! 사진 보고 저도 베타젠 생각나서 입맛 다셨다는..ㅋ
옌과제리 2010.09.19 17:44  
재미있는 여행기가 시작이되는군요.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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