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그곳에 가다.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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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그곳에 가다. [프롤로그]

태루군v 8 2043


 

 

 

 2010년 9월, 여행은 예정되어 있었다.

여름에서 겨울로.. 다시 가을로 계속 다른 일들 때문에 미뤄졌었지만  

이번에야 말로 꼭 가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었다.


 

하지만 사람일은 모르는 것, 사람이라 모르는 것이었다.


 

4월 , 모든 것은 엉망이었고

나는 많이 아팟다.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이제 목전에 둔 졸업따위는 상관없이 학교도 가지 않고 그냥 멍하니 울고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것 밖에 할 수 없는 나에게 엄청난 실망과 무력감이 나를 덮쳤다.

모두들 힘 내라고, 이겨내야 한다고 위로를 건냈지만

참으로 미안하게도 그런 말들은 내 귀에 들려오지 않았다.


 

그러다가,

 

당장 내일 내가 죽었다고 전화가 와도 이상할게 없을 것 같다는 친구의 말,

그래서 내가 무섭다는 친구는 눈물을 보였다.

문득 나는 너무 아파 죽어가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는 무서워졌다.


주체할 수 없는 충격에서 갑자기 이렇게 죽으면 억울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다시 일어나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아픈것을 인정하자 모든것은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정리되었다.

다시 일어나 보니 모든 것은 달라져 있었고 나는 다시 갈 길을 정해야 했다.

내 나이 스물다섯,

모든것을 다시 시작하기 늦은 나이.. 하지만 포기하기에는 너무 이른 나이,

그래서 지금이다.

지금이 아니면 안된다 생각했다.

그래서 무작정 여행을 생각했다.

 


 

처음 간 것은 내가 너무도 사랑하는 부산이었다.

혼자가고 싶었지만 남친님께서는 바다에 빠져죽을지도 모른다는 억지스러운 주장으로

나를 따라 나섰다. 고맙게도 내가 제일 좋아하는 드라이브를 껴주겠다며 운전기사로 나서주었다.

 

해운대 바다를 정처
없이 거닐기도 하고 저녁에는 남친님의 기타반주에 노래를 흥얼거리기도 했다.

달맞이 고개 커피숖에서 바다를 바라보면서 책을 읽고 멍하니 바다를 바라봤다.

5월 초순 .. 하지만 부산은 완전한 여름 날씨였고 나는 너무 기분이 좋아졌다.

영상통화로 내 얼굴을 확인한 엄마가 오랜만에 내 웃는 얼굴을 본다며 ..

딸이 살아있는것 같은 표정이 너무 좋다고

이야기할 정도였으니까.. 그래 다들 말을 아꼈지만 나는 죽어있었던 것이었다.

부산에서 돌아오던 날 부산에서 느꼈던 바다바람과

땀이 흥건해지는 더운 날씨 그리고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다.

내가 너무도 사랑하는 그곳 태국을 떠올렸다.

그러자 첫사랑이 엄청 그리워지는 것처럼 눈물나게 그곳이 보고싶었다.

쥐돌이와 내가 사랑했던 오헝그리 식당이라던지 생기네스를 팔았던 펍이라던지,

너무 더웠지만 사람들을 쳐다보며 맥주를 마시던 그날들이 그리워졌다.

그때 나는 너무도 빛나보여서 , 갑자기 샘이 났다.

그러다가 문득 ,

지금이 아니면 안된다 생각했다.

 

 

여행은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사람일은 모르는 거라서 사람이라 모르는 거라서 나도 모르게

6월22일 방콕행 비행기를 예약해 버렸다.

그래,

빛나던 나를 찾으러 가자. 태국으로.








.... 결국 내가 사고를 쳤구나;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덥썩 비행기를 예약해 버리고는

남자친구에게 사실을 알렸다.

결과는 참담.

죽어라 싸웠다.

하지만 결국 남친님은 나를 이해해주기로 했고

그 대신 예전에 밝음을 되찾아 왔으면 좋겠다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그리고 두번째 말해야 할 사람, 첫번째 나의 여행파트너 쥐돌이,

내가 태국여행을 가게 되었다고 이야기 하자

쥐돌이는 한숨을 쉬었다.

내가 곤란한 웃음을 지어보이자

금방 아무렇지 않은 듯 '잘 다녀와' 라고 말하곤

' 촉수랑 요구르트! '를 외치며 웃음지어주었다.

' 나쁜년, 배신하고 먼저간다.' 는 욕은 빼놓지 않았다.


 

그 쯤, 일을 그만두고 여유가 일주일정도 있었던 친구 찡이는

내가 태국을 간다고 하자 자신도 가보고 싶었다며 따라나섰다.

혼자만에 시간이 필요하지만 5일 정도는 친구와 같이 있는것도 좋겠다 싶어

같이 가기로 이야기를 했다.

 

 

죽은것 같았던 그 시간들에 저질러놨던 모든 것들을 다시 죽을힘을 다해 수습하고는

예전처럼 아무 계획도 없는채로 여행을 가게 되었다.

 

6월 22일 ,

다시 간다. 태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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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그 전에 여행기는 마무리 짓지 못한 체

다른 이야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현재 15일 일정 다 다녀오고 이제 떠난지 한달이네요 ㅠ ..

근데 아직 사진정리도 못한 체 또 한국에와서 미친듯이

졸업을 위한 삽질을 했더니 이제야 쓰게 됩니다.

저좀 ㅠㅠ ... 기억해주세요 ㅠㅠ ..

조만간 빨리 작업하여 사진이있는 여행기를 올리겠습니다요;



8 Comments
노간지 2010.08.01 18:26  
여행기가 기대되네요^^ 빨리 올려주세요~
쎄나 2010.08.02 02:46  
9월 언제 여행 떠나시나용?
★보보★ 2010.08.02 10:33  
예전 테루님과 쥐돌이님의 여행기 잼났게 읽었던 1인입니다~ 많이 아프셨다는데 지금은
괜찮아지셨으면 좋겠네요~ 힘내세요~!! 여행기 기대하겠습니다.^^
태백이 2010.08.04 16:10  
스물다섯은 무엇이든 시작할수 있는 나이입니다~ㅎㅎㅎ
10년을 더 산 사람으로써 얼마나 그 나이가 부러운지......
시작이란 시작하려는 마음과 그 때가 중요하지... 나이가 결코 중요하진 않은듯해요~
여행기 기대할께요~
헤르모사 2010.08.06 16:04  
우왁우왁.. 유리야 기대하고 있을게.ㅋㅋㅋㅋ
열혈쵸코 2010.08.07 16:52  
힘내세요. 앞으로의 이야기 기다리겠습니다. ^^
타완 2010.08.10 09:36  
이번엔 꼭~~ 마무리 하세요~~~ 힘내시구요...
아리따 2010.08.20 00:03  
엄훠 저도 님 여행기 기억하고 있어요! 이번 여행기는 꼭 마무리 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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