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한동...Day 22 방콕.Day 23 방콕-푸켓, 이별의 아픔, 쓸쓸함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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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한동...Day 22 방콕.Day 23 방콕-푸켓, 이별의 아픔, 쓸쓸함의 무게

세스크 6 2315

8월 4일 날씨 : 흐림
기상 9:00 취침 4:00

  오늘은 생각해보면 별로 한 건 없는데 빨리 지나가고 나름대로 치열한 하루였다. 그리고 이제는 사진 찍는 게 귀찮고 지겹다ㅎ.

  아침에 체크 아웃한 정아 누나의 짐을 우리 방에 놓고 카오산으로 고고~ 찰리가 카오산에서 각종 티셔츠와 반지, 슬리퍼 등을 사러 다니는데 따라 갔다. 이것저것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스포츠에 관심이 많은 나는 만약 로시츠키 아스날 어웨이 져지가 있었으면 샀을 텐데 아스날 어웨이 져지는 없어서 사지는 않았다.

  근데 이런 일도 있었다. 레게 스타일로 머리를 땋은(많이는 아니고 조금) 정아 누나의 사진을 어느 상점 골목에서 찍었는데 어떤 녀석이 와서 상점이 배경이 되었으니 50B을 달라고 하였다. 사진에 꽉 찬 정아 누나의 얼굴을 보여도 막무가내(정말 그 상점의 모습은 거의 나오지 않았고, 그나마 나온 곳은 회색 벽 밖에...사진 보여주니 또 지우지 말래). 농담인 줄 알았는데 표정을 보니 진지해서 “Don't kidding”하면서 나왔는데 쫓아오면서 “What?”이라며 시비를 걸었다. 더러워서 피한다. 너 한국이었으면 죽었어. 무시하고 길을 걸어가니 저 뒤에서 전기 충격기 소리로 위협을... 순간 흥분됐지만 참았다.

  오랜만에 피자를 점심으로 먹고 정아 누나는 지인의 집에 짐을 맡기러 가고 찰리와 나는 수쿰빗을 거쳐 씨암으로 가면서 쇼핑하기로 했다. 내일 한국으로 가는 정아 누나의 가방이 가벼운 듯 해서 미안하긴 하지만 안 입는 긴 청바지와 이미 일정이 지나서 필요 없는 가이드북을 먼저 한국으로 보내기로 했다. 한국에서 누나한테 밥 한 끼 사줘야지.

  처음에는 찰리의 론리 플레닛에 나오는 쇼핑몰인 플레이 그라운드를 찾으러 한참을 찾아 헤맸는데 물어물어 찾은 그 곳은 공사 중으로 문을 닫았다는... 점심으로 먹은 피자도 워낙 오랜만에 먹은 기름진 음식이어서인지 배가 아파서 혼났고, 길을 걷는 동안에는 약간 눈 풀리고 침 흘리는 개가 계속 따라와서 겁도 나기도 했다.

  씨암에서의 쇼핑센터 투어는 너무 재미있었다. 매우 작은 마우스와 알람시계 등 아기자기한 액세서리에서부터 살까말까 엄청 고민한 아스널 자켓(1500B정도), 나이키 반바지는 짐의 부담과 남은 여행에서 쓸 경비의 불확실성, 스탑 오버할 홍콩에서 파는 같은 제품의 가격을 몰라서 쉽게 살 수 없었다. 좀 더 고민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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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암 쇼핑 단지(?)에 있는 수많은 쇼핑몰 중 가장 핵심이고 대장이라 할 수 있는 씨암 파라곤과 그 옆의 씨암 센터>

  어느새 시간이 밤 10시가 되어 순주와 정아 누나와 만나기로 한 전승기념탑으로 향했다. 저녁은 배가 안 고파서 미루다가 택시에서 허겁지겁 맥도널드로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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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기념탑. 이 근처에 괜찮은 재즈 바가 있어서 늦게까지 놀았다.>

  전승기념탑에서 만난 우리는 근처 재즈 바에서 두 시까지 이런저런 수다를 떨었다. 만날 때부터 고맙게도 내 영어를 칭찬해주던 찰리는 ‘B와 V', 'would'의 발음을 시키더니 발음도 좋다고 칭찬을...ㅎㅎ 사실 찰리 덕분에 옆에서 영어를 많이 배운다. 처음 만났을 때 영어로 대화한 것뿐만 아니라 한국말로 대화하는 지금은 다른 외국인들과의 대화를 듣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한창 바에 있을 때 라오스에서 헤어졌던 찬선이에게 전화가 와서 급한 부탁이 있으니 카오산에 오면 연락달라고 했다. 하지만 정신없이 놀다가 버스를 타고 카오산에 온 시각이 2시 반... 방콕의 버스는 끊기는 시간이 없단다. 즉 all night~!! 아무튼 다행히 잠들지 않고 있던 찬선과 D&D 앞에서 만나 내일 새벽 캄보디아로 떠나는 찬선과 지혜 누나의 빨래를 찾아서 꼬 따오 여행사에 맡겨달라는 부탁을 받았다.ㅎㅎ;;

  숙소에 오니 오랜만에 술을 먹었더니 설사가...;; 배탈나면 안 되는데...

  인터넷으로 푸켓 리조트 예약을 보니 다행히도 예약금은 없어도 되고 내일 빨리 교통편 시각을 확정해서 컨펌을 해주어야 듯하다. 

  이제 내일 정아 누나는 한국으로 가고(오늘이 마지막 모습... 한국에서 봐요~), 찰리도 곧 한국으로 가고, 푸켓은 나 혼자 일정이다. 누굴 만날지는 모르지만... 내일 점심에는 캄보디아에 같이 갔던 고은 누나를 볼 듯한데 미정 누나에게도 한 번 전화해볼까?

이름

람뿌뜨리 빌리지

식 사

가격

식당

설명

개미X, 모기X, 에어컨 컨트롤 불가능. 근데 왜 방청소는 안 해?

아침

파타이

35B

카오산 노점

점심

피자

246B

The pizza company

가격

트윈 800B

저녁

빅맥 세트

119B

맥도널드



<지출내역>

빨래 : 25B, 숙소 : 400B, 아침 : 35B, 점심 : 246B,
미란다 : 15B, 오렌지 주스 : 15B,
버스 : 13B, BTS : 30B

지출합계 : 779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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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5일 날씨 : 맑음, 조금 흐림
기상 9:30 취침 

  밤차를 타고 푸켓에 아침에 도착해서 쓰는 일기이니 어제의 이야기가 되겠다.

  아침에 일어나 찬선이의 빨래를 찾아 여행사에 맡기고 찰리와 아침으로 파타이를 먹었다. 그 뒤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맡긴 후 카오산으로 쇼핑을~

  체크아웃을 12시에 했고 한 시간 뒤인 1시에 고은 누나에게서 전화가 왔다. 이미 아침에 미정 누나에게 전화해서 셋이 점심 약속을 한 터였다. 따라서 오늘 저녁 한국으로 가는 찰리와는 몇 시간 이른 작별을 해야 했다.

  나에게 좋은 영어 선생님이자, 친구이자, 형이면서, 여행 동반자였던 찰리와 헤어지니 아쉬움에 가슴이 너무 아프고 외로움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그는 13일까지 한국에 있다고 했는데 나의 귀국은 14일이므로 한동안 얼굴을 못 볼 듯하다.

  갑자기 외롭게 되자 무기력증이 생기고 여행을 지속할 힘을 약간 잃는 듯 하다. 정든 일행과의 이별은 여행 중 언제나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동시에 여행의 위기의 순간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금방 극복하겠지? 힘을 내자.

  아무튼 오랜만에 모인 미정 누나와 고은 누나와 함께 그동안 서로 간의 여행이야기를 했다. 미정 누나는 베트남, 프놈펜, 푸켓 여행을 나름 재미있게 한 듯 보였다. 치앙마이에서 헤어진 뒤 고은 누나는 깐짜나부리에서 한량 생활을 일주일 간 했다고 했는데 같이 간 다운과 트러블이 꽤 있었던 것 같았다. 하긴 너무 오래 같이 다녔지...

  점심을 먹고 미정 누나는 숙소로 쉬러 갔고, 나와 고은 누나는 내 짐을 찾은 뒤 센트럴 삔까오로 가기로 했다. 짐을 찾으면서 찰리 짐에 메모를 붙였다. 즐거웠다고, 연락하자고...

  삔까오에 도착해 로터스에 내 큰 배낭을 맡기고서 센트럴로 가 레드망고에서 누나와 1시간 남짓 얘기를 나눴다. 누나는 별 생각 없이 폴 게스트하우스에 체크인 했다가 남녀 공용 도미토리(더군다나 한국인들)이라는 사실을 알고서 당황했고, 나를 같이 데려가기 위해 꼬셨고, 나는 같이 푸켓 가자고 은근히 설득했지만 결과는 뻔한 거 아니겠어?

  6시쯤 나와서 누나와 한국에서의 만남을 기약하며 작별하고 ‘꼰쏭 싸이 따이’란 단어 하나로 511번 버스를 타고서 남부터미널에 도착했다. 7시 15분 푸켓 행 VIP 32석 버스를 타고 푸켓으로~ 버스에서는 물, 주스, 빵, 땅콩, 밤에는 식당에서 저녁, 아침에는 커피를 제공했다. 게다가 예상도착시간 아침 8시보다 이른 아침 6시 45분에 푸켓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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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켓으로 가기 위해 방콕의 남부터미널로 가서 VIP 버스를 탔다. 태국의 VIP 버스는 시설이나 서비스로는 절대 실망시키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깨달으면서...>

  도착하자마자 가이드북의 지도와 나침반을 따라 썽태우 터미널로 걸었다. 지도상으로는 500m 거리였는데 15분이 되어도 나타나지 않아 상가에 들어가 물으니 내가 가는 방향이 다행이도 옳았다. 역시나 조금만 더 가니 나타나는 썽태우 터미널... 수많은 뚝뚝의 유혹을 뿌리치고 도착했다. 카론 행 썽태우를 타고 가다가 신문에서 생긴 지 얼마 안 되었다는 기사를 봤던 푸켓 타운 근처의 한국 명예 영사관을 보고, 한참을 더 가니 까따 비치를 지났다. 조금만 더 가니 길가에 반카론 리조트 간판이 보여 얼른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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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터미널에서 내리면 거기가 바로 푸켓 타운. 한참을 걸어서 버스 정류소에 가면 원하는 해변으로 갈 수 있다. 가는 도중 원하는 위치에서 벨을 누르면 하차!! 난 반카론 리조트에서 내려주세요~>

  이 리조트는 프로모션 기간이라 싱글 3박에 2000밧으로 잡았다. 얼마 만에 쓰는 싱글 룸인가! 루앙프라방에서 하루 싱글을 썼지만 화장실도 없는 허접한 방이었고, 치앙마이에서부터 라오스, 방콕까지 도미토리, 트리플, 트윈을 쓰느라 내 자신을 수습할 기간이 없었다. 일행과 함께 방을 쉐어하는 건 외로움은 덜 하지만 마음껏 빨래하기, 손톱 깎기, 피부 관리 등 여행 중에 망가지고 정신없는 내 자신을 수습할 시간이 없는데 반해 싱글은 그런 것들이 가능하다. 둘 다 장단점이 있는 것이다.

  암튼 도착해서 한국의 친구들에게 전화도 하고 빨래도 하고서 쉬는 중이다. 오늘 할 일은 앞으로의 예산 계산, 일일 투어를 내일할지 모레할지 판단, 해변가에 나가보기이다. 그동안 힘든 일정이었으니 푸켓에서는 푹 쉬자!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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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 사

가격

식당

설명

 

아침

파타이

25B

람푸뜨리 노점

점심

돈까스

90B

사쿠라

가격

 

저녁

죽+반찬

X

버스 제공



<지출내역>

아침 : 25B, 찬선․지혜 빨래 : 80B, 점심 : 90B, 레드망고 : 99B,
버스 : 20B, 물 :10B,
전화비 : 150B, 푸켓 행 버스 : 720B,
인터넷 : 10B, 카론 행 썽태우 : 30B

지출합계 : 1234B



<blog.naver.com/argumentz>
6 Comments
마살이 2009.08.05 12:57  
반카론에 묵었군요...
바로 길 건너에 있는 현지식당 그린테이블 정말 좋아했엇는데...쩝

매운거 좋아하시면 돼지고기 덧밥에 함 도전해보세요..^^
세스크 2009.08.07 16:50  
거기서 RED 카레 한 번 먹었다가 죽을뻔 했어요..ㅜㅠ 매워서...ㅋㅋ
시골길 2009.08.05 17:21  
##누나, @@누나, &&누나...등장하는 누나들에 읽는 독자는 헷갈립니더.. 어느 누나가 어떤 누나인징..ㅎㅎㅋㅎ
세스크 2009.08.07 16:51  
그런가요..ㅎ 누나들이 많다보니...;;
카와이깡 2009.08.09 01:48  
막판 빼곡한 여행일정이 전개되네여~
근디.. 소화력이 떨어져 어케해여!
그간 타이음식으로 튼실하게 만든 위 일텐데 ㅋㄷ

여행의 동반자였던 찰리의 퇴장은 아쉽지만..
처음 혼자의 여행으로 다시 돌아갈때도.. 된듯?
힘내삼~
세스크 2009.08.09 14:26  
여행 내내 입맛이 왔다갔다 하더라구요. 조금 떨어질 시기도 되었죠.^^

조금 외롭긴 해도 여행의 초심으로 돌아가 혼자 다니는 것도 의미가 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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