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조된 삽질힐링여행 10 - 시암센터의 뒷통수
좋은 사람들과 너무나 유쾌한 므앙보란 투어를 마치고 택시쉐어도 끝난 후
각자 BTS를 타고 각자의 일정을 시작하게 되었다.
우리는 아침을 많이 먹어서 므앙보란에서 밥을 안사먹은지라 4시가 조금 넘은 이 때에
배가 고파서 바로 밥을 먹으러 가기로 했고,
목적지는 시암에 있는 쏨땀느아로 정했다.
미리미리 조사를 많이 한 내가 고른 곳은
찾기 복잡하고 많이 기다려야하는 시장통에 있는 쏨땀느아 본점이 아닌,
시암센터 4층에 새로 생겼다는 분점.
자리도 더 넓고 새로 생긴 가게니 만큼 위생상태도 더 좋을 듯 하여,
게다가 가격도 본점과 같다는 고구마님의 글을 보고 망설이지 않고 여기로 선택했다.
지상철에서 바로 연결된 시암파라곤으로 가면 시암센터 3층으로 바로 갈 수 있다.
그렇게 별로 힘들이지 않고 찾아간 시암센터 쏨땀느아에는
약간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이 많지 않았다.
태국에서는 기본 물을 주지 않고 음료를 따로 판매하므로
그런 곳에 물을 들고 들어가는게 약간 비매너가 아닐까 했지만,
우리가 거기서 물 안사먹으려고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여행하면서 먹으려고 들고다니던게 남았는데 어쩌랴 싶은 마음에 물은 그냥 주문하지 않고 가지고 있던 것으로 먹었다.
근데 이게 문제였을까?
직원님들이 좀.. 불친절하네?!
여튼, 자리에 앉자 마자 메뉴도 찍고 분주하게 할 일을 했다.
처음 왔으니까 주문은 다른 사람들도 많이 하는 베스트 메뉴로!
닭튀김과 쏨땀, 밥을 주문하고 동생이 먹고싶다고 한 (파란옷 외국인은 쏨땀은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다. 주로 돼지고기에 꽂혀있었다.) 돼지고기 요리를 주문했다.
꽤 기다리자 음식이 하나씩 나오기 시작했다.
이 땐 너무 배가 고파서 단체샷을 찍을 때 까지 기다릴 수가 없어서
그냥 각각 하나씩 찍었다.
매우 바삭하고 마늘향이 좋았던 닭튀김
뿌려진건 마늘이었다.
마늘을 매우 좋아하는 나에겐 너무 맛있었던 음식!
왼쪽 위에 보이는 저 간장처럼 생긴 소스가 최고다!
매운데 너무 맛있음!!
치킨만 그냥 먹어도 간간하니 맛났지만
저 소스가 너무 맛있어서 듬뿍 찍어먹느라 밥도 많이 먹게 되었다.
쏨땀
그냥 쏨땀
쏨땀 욕크록을 먹어봐서 그냥저냥 쏘쏘였던 쏨땀
파랏옷 외국인이 시킨 돼지고기 요리
정신없이 몇 점 먹다가 찍어서 죄송;
쏨땀느아라는 이름에 맞지 않게 쏨땀은 평범했지만
닭튀김이 예술이었다.
개인적으론 쏨땀 욕크록의 치킨윙보다 살이 많이 붙어있어서 좋았는데(마늘향 나는것도 좋고)
동생은 쏨땀 욕크록의 그것이 한 입에 먹기도 좋고 더 맛있다고 했다.
난 다리를 더 좋아하고 동생은 날개를 더 좋아하는데 그런 차이 때문인 듯도 하다.
여기선 다리와 날개를 같이 줬으니까.
그렇게 또 주린 배를 채우려고 허겁지겁 먹다보니 닭이 부족하눼?
여기서 닭튀김을 대짜로 시켜도 소짜와 양 차이가 많이 없다는 정보를 미리 습득해 간 나는
첨부터 소짜로 하나를 시키고,
다시 소짜를 하나 더 시켰다.
저 맛난 소스에 닭을 찍어먹어야 하므로 밥도 하나 더 시켰는데
동생이 또 무슨 짐승 보듯 본다.
"배 안부르나?"
"ㅇㅇ"
"다 먹을 수 있나? 난 배부른데"
"ㅇㅇ 다 먹음. 걱정 마"
그렇게 나는 치킨 소짜 3/2와 밥 3/2를 먹었고
동생은 치킨 1/2과 밥 1/2을 먹었다.
나란 여자,
점심 굶으면 저녁은 두 그릇 먹는 그런 반전있는 녀자
공주같이 하늘거리는 원피스 입고,
공주같은 실크 머리띠 하고,
원피스랑 깔맞춤한 여리여리한 립스틱 바르고
닭 두 번 시켜서 다 먹는 그런 녀자
저 매운 소스 결국 3 접시 먹었다! 크크크
첨에 점원'님'한테 더 달라고 하니까 바로 옆 테이블걸 주길래
그 다음엔 그냥 내가 알아서 옆 테이블꺼 가져다 먹었지 ㅋㅋㅋ
점원'님'들이 참 불친절 했는데
뒤에 갈 빵집에 비하면 불친절도 아니지만,
좀 그랬던게, 뭘 부탁하면 감감 무소식이다.
음식도 빨리 안나오고(경상도 사람 티냈나?)
줄 때도 굳은 표정으로 그냥 틱 던져주고
계산할 때도 돈 가져가서 한~참 후에야 잔돈 가져다 주고
계산서 달라고 하니까 또 한~참 무소식이다가
옆 직원하고 수다 좀 떠시다가 가져다 줌.
원래 그런건지 모르겠는데 적응이 잘 안되었다.
그리고 밤에 일정을 정리하며 가계부를 쓰는데 알게 된 놀라운 사실!
메뉴의 가격은 본점과 같지만
시암센터라는 입지 때문에 부가세 7%를 추가로 받더라고ㅠㅠ
이건 몰랐네.
29밧 이었는데, 내사랑 계란 팟타이 가격과 맞먹는 어마어마한 금액이지만
달리 생각하면 힘들고 피곤한 상태에서 기다리지 않고 편하게 깨끗한 음식을 먹은 프리미엄으로 1200원이면 그렇게 엄청난 것도 아닌것 같아서
마음 상하지 않기로 했다.
이건 평이 좋은 4층 푸드코트에서 사먹은
타이 밀크티
정말 맛있어서 둘이서 너무 좋아했었는데
나중에 계속 사먹다보니
길거리나 로컬식당에서 파는 30밧 짜리도 이런 맛이더라.
편의점에서 파는게 약간 더 찐했고.
그래도 당시엔 너무 좋다면서 꺅 거리며 먹었던 밀크티.
아래 사진은
동생님이 블로그를 보고 꽂혀서 너무 가고싶어했던 시암센터 3층 빵집
미스터 존's 오퍼나지
되시겠다.
뭐 갖가지 빵이 다 있다.
하지만 나의 충고는
"먹지 마세요, 눈에 양보하세요"
내가 주문한 레드벨벳
레드벨벳이라 함은,
두껍게 발린 크림치즈층이 빨간 빵 층과 잘 어우러져
근사한 맛을 선사해야 하는 것을!
크림치즈 애낀다고 요거트를 얼마나 쓰신건지
크림치즈 맛은 전혀 나질 않고,
그렇다고 크림치즈가 두껍냐? 사진에서 보듯 그것도 아니고
(종잇장인 줄..)
빵은 촉촉하고 부드럽겠지 했는데
왠걸..
샤니빵 맛..ㅜㅜ
게다가 빵 층의 공기 함유율 58%-_-
포크로 자르면 고대로 부스러진다.
모래인 줄..;
동생이 주문한 케익
뒷 테이블 백인 꼬꼼화 둘이서 이거 하나씩 앞에 두고 너무 행복한 표정을 하고 있길래 약간 기대
이건 뭐, 쫌 괜찮은 편이었다.
근데 이 케익에서 제일 맛있는게 킷캣이라는건 함정
초코를 찍어 먹는 초코케익에
초코과자가 붙어있어서 맛은
초코초코초코
하지만 케익인데 빵 맛이 좀..
역시 같은 집에서 만들었으니 빵 맛도 유사함.
바닐라 덕후인 내가 주문한 음료
어쩐지 가격이 저렴하다 했더니 이렇게 미니미니한 병에 담겨 나온다.
그래도 맛은 제법 좋았는데
두 번째 모금을 마시는 순간! 깨달았음
이런 우유가 아니라 전지분유에 물탄 것.
스킴밀크는 사람이 먹는게 아니므니다.
주문을 받을 때의 매우 불친절한 점원 태도와 함께 이중으로 우리에게 뒷통수를 주시는 이 빵집,
2차 피해자는 절대 없어야 하기에 이렇게 솔직하게 남깁니다.
자리에 앉아서 주문을 하려고 메뉴 가져다 달라고 하니
정말 띠꺼운 표정으로 메뉴를 던져주고 간 것,
케익을 가져다 줄 때의 불친절이 쏨땀느아에 비해 그렇게 기분 나쁠 수가 없었는데
(쏨땀느아는 무뚝뚝, 무관심에 가까운 불친절이라면 여긴 짜증분출 불친절
아, 나 힘든데 왜 자꾸 와서 날 힘들게해!! 이런 포스랄까?)
더 기분 나빴던 것은 이 가게에서 서비스 차지를 10%나 붙여서 계산했던 것.
(시암센터니까 쏨땀느아에서도 붙었던 부가세 7%도 또 붙는다)
먹고가면 붙이는건지는 모르겠는데,
적어도 서비스차지를 붙일거면 서비스는 좀 제대로 해줘야 하는거 아닌가??
주문할 때도 나는 웃으며 주문하고
받는 사람은 -_-
케익 받을 때에도 나는 고맙습니다~ 이러면서 웃으며 받고
주는 사람은 -_-
근데 빵은 맛이 없고..
음식 남기는걸 죄악으로 여기는 내가 선택한 가장 극단적인 항의 수단
거의 먹지 않고 그대로 남기고 나오기.
알아들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지금 예쁜 모습으로 유명세 타고 좀 잘될지 몰라도 그런 식이면 오래 못갑니다.
내가 맘에 안드는 가게에 하는 최고의 복수, 다시 안가기 스킬을 시전할꺼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