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인터미션 ...출발...그리고 카오산 #2
3월 3일 오전 6시.
난 그동안 뮤지컬 햄릿의 클라우디우스로 8개월여를 살았다.
야욕에 넘치는 인물로 알려져 있는 그의 마음을 ...그 속을...그를 만나려고
무던히도 애 썼으며, 나 스스로도 그 만남을 성공적 으로 본다.
내가 아닌 다른 인물을 사는것.
쉽지 않다.....사는것 처럼 하는건 흉내 일테고...흉내 내는 순간, 즉 [연기] 하는 순간.
바로 내가 안다. 내가 흉내냄을 아는것을 아는 순간...다른이들도 안다.
관객들도 알게 된다.
[똥배우]가 되는건 순식간 인거지.
난 내가 입었던...나에게로 왔던 클라우디우스를 벗어야 했다.
...사진들을 더 줄이고 편집 하고는 싶으나...나의 능력 밖의 일...할 줄 모르는 걸 아는것처럼 하는건 이제 안한다. 나중에 배우게 되면 그때 다시...
아뭏튼....짐을 꾸렸다.
태국행은 너무나 자연스럽다.
나에게 유럽은 반가운 곳이 아니며 아메리카 는 더더욱..
어린날의 신혼여행으로 만난 타이는 몇차례의 가족여행 (아아..즐거운 고생..다 들 이해 하실듯...포터이자 가이드 이며 ..계산을 대신 해주는 영업 상무이자 ...좋은 추억의 창조자)
으로 이어지고...정해진 수순처럼 몇번의 패키지와 이어지는 왕궁순례..파타야...푸켓...뭐..나도 비슷했다.
그 와중에 홀로 헤매다녔던 밤시간의 기억이 나에게 타이의 속살을 맛보게 했으며
이후...짧지만 알찼던 단독여행들 이후에...무던히도 애 쓴 결과...한달 가까이 되는 시간을 얻게 된것이다.
(그러기위해서 애 쓴 노력은 아시는 분만 아실 이야기)
그래서 간다. (참...가기 힘들다....아직까지 버스도 안탔다...젠장)
공항버스...이 녀석이 지나갈 때마다...늘 속으로 말한다
'아자씨~ 이거 타면 수완나품 까지 가남요~?'
서현 역에서 출발하는 버스에 오르는 여행자들의 얼굴을 부러지게
(부러워 하다 져 버리게)바라보다 걸음을 돌린 날이 무릇 기하 던가.
난 만난적 있다.
어느 가을날...나와 똑같은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던 한 남자를...
그와 주저앉아 통곡을 하든...서현역 뒷골목에서 쏘주를 버킷으로 마셔버리든
뭔가를 하긴 했어야 했다.
아뭏튼 ...난 간다...가기 위해 짐을 꾸렸다.
긴 바지 한벌 , 반바지 한벌, 헤진 스니커즈 하나,낡은 비치타올 한개
공지영과 성석제 그리고 박광수의 신간들과 시간때우기 소설 한권.
남대문에서 산 만오천원 짜리 스노클, 똑딱이,그 똑딱이를 위한 충전기
팩소주 10개, 현금카드 두개,여권,뱅기표,지난 겨울 누가 버린 기타, 김광석 노래집. 내 방의 먼지 한웅큼...
보무도 당당히 공항버스를 타고 .... 맨발에 스니커즈..비치타올을 두른 7부 티셔츠에 ..배낭과 기타를 들쳐업고...눈발 날리는 새벽길을 나섰다
3월3일 오전 8시.
인천공항은 때아닌 눈과 결빙으로 한시간여 활주로가 멈췄다.
그래도 ..[마이 뺀 라이]다. 난 이미 가는 길 이므로...
![2040877180_3b41a680_B0A9B4CFB4D9.jpg](https://thailove.net/data/file/img4/2040877180_3b41a680_B0A9B4CFB4D9.jpg)
이 가방이 몇시간 후 카오산에 내려 앉는다...이렇게...
겨울나라에서 얼음을 뚫고 달려온 나와 내 똑딱이는 후욱~~` 끼쳐오는
고온 사우나 문을 연것 마냥 순간 ..요기를 느끼는 움찔거림을 느낀다.
담배를 태운다....타이의 냄새...향기롭다.
건너편에서 택시를 외치는 아짐들의 얼굴도 그냥 이뻐보인다.
웃으며 셔틀버스를 타고 바로 올라 탄 [하하혹]버스 35원에 날 카오산에 내려준다. 뿌연 렌즈가 갑자기 고온의 나라에 내린 내 눈동자 같으다...
DDM 에어도미...맨 끝 침대 윗칸..
DDM 이용은 처음 이었으나...무척 익숙한 공간이었고...적당히 무뚝뚝한 쥔장 아재와 상긋한 미소의 쥔장 아짐은 나에게 카오산임을 느끼게 해준다.
샤워하러 내려간 3층의 샤워실엔...어딘가에서 꽤 오랜 여정을 마치고 막 도착한 흑인 아가씨가 션 하게 몸을 말리고 있었고..
방심했던 내 션한 육체는 헛기침만 몇 번 방사 하는 남원골 이방이 되었다.
그 순간에도 후다닥....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계산이 나왔던듯 하다.
허나...헛기침은 후다닥의 다른 말 이었다.
첫날 밤 쑤언룸 야시장에 들러 장을 보았다....라기 보다는..둘러 보았다.
실은...타악기 (젬베)를 사기 위함 이었는데..
북은 안보이고...해서...몇가지의 소소한 것들을 사고 돌와왔다.
이 스니커즈....작년 여행에도 나를 태워준 놈인데...너무 낡아 언제 버릴까 하던 녀석.
그 녀석을 디디앰 근처의 벤치에 앉혀놓고 왔다.
지금쯤 어디 근사한곳을 여행 하고 있길 바라며...
아아!! 이번 에도 어김없는 택시 징크스!...이거 나만 그런가?
뭐냐면...
카오산에서 탄 택시는 방콕의 그 어디라도 제깍 데려다준다.
영어도 덜 똑딱이시면서 잘 하신다.카오산 에서 쑤언룸 80밧.
그러나!!
방콕 어디에서건 카오산 들어오려면..아아...징크스!
"나...다알아..."라는 미소....허나...그 님은 계속 물어본다..동료에게 전화한다
회사로 전화한다.."카우싼...유티나이~ 컵 짜이~"
모르는척 앉아 있으면 고가 도로 아니 타시고 뻔히 밀려있는 그 길을 의연히 고수 하신다. 그 님의 근무 마인드에 박수를 칠 수 밖에...
쑤언룸>> 디디엠 130밧. 사와디 카오산 인 앞에서 한번 더 도는건 애교다.
나 150원 낸다. 그리고 살짝 내려본다. 그 님..어설픈 미소로 "잔돈없어"를
날려주셔서 잔돈은 팁이에요 란 타이어를 쓸 기회마져도 가져 가신다.
이거 정녕 나만 그런 거신가!!!! 아님 그 님들의 영업 매뉴얼 3장쯤에 있는건가.
진정 묻고 싶다.
헤나 했다.
하나마나한 헤나 했다.
내 예명 YERO . (묻지는 마시길...뭔 뜻 이냐고..요즘 그 뜻 설명 안해서 좀 살 만하다)
뭔가 허전하여...웃돈 주고...날개도 달았다...금방 하셨다...
난..디디엠 에어도미 두세밤을 순식간에 날개로 날려보냈다...
그래도 좋았다...헤나가 지워지면...태닝된 내 목덜미에 흰자욱이 남을테고.
누군가 "이게 무슨 의미인가효~ " 라고 목덜미에 입김 불어 넣으며 물어 (복합적 물어) 오길 기대 했으니 말이다. 그러나..난 ...잊은게 있었다
내 다른 별명 [국물가수]
난 땀이 엄청 많은 놈이다. 공연 때는 그냥 더워서 흘린건데..공연후에 편지온다
"그대처럼 무대 위에서 열심인 사람은 보다 첨 이에요...감동~"
이러면...부끄러워서..또 땀 한동이
그래서.....
한시간후...요따우가 되었던 거시다...
내 7부 티셔츠는 한 석달열흘은 빨래 안한것 처럼 꼬질꼬질 해 졌고...
여러모로 고마운 디디엠 식구들...
디디엠 컴으로 사진을 전송 했는데...문제가 생겨서 다운 받지 못했다.
혹시나 해서 디디엠에 다시 글을 남겼지.
이차저차 해서 사진이가 엄는데효...혹여 오른쪽 세번째 컴퓨터에 제 사진화일이 남아있다면...제발...
이 사진 오늘 날라왔다.
디디엠 계신 분들은 이 글을 보신다면 아재와 아짐에게 뽀뽀좀 날려주시라.
냉장고에서 창 좀 꺼내 드시고 돈 좀 더 내 주시라.
다시 한번 고마움을 드리며...
이 녀석 지금은 어디쯤...
바라옵기는...이란으로 가서 달리기 하던 꼬마네로 갔으면 싶다.
오래오래 세상 구경 하시길...저 녀석...2년전 쯤 명동 abc 에서 구입.
음...같은거 또 살까...? 아마도 그럴것 같으다.
이건 뭐냐구?
실은 나...고백하자면 이거 마시러 태국 온거다.
이거 마시고...이 체위로 사진 찍고 싶어서 온 거시다
만다린...아아...좋다.
카오산의 물섞은 듯한 것도 좋은데....(좀 올랐더군 25밧)
빠이에서 대충 짜 준 쥬스는 ...같이 먹다가 죽은 녀석의 식도에 남아있는것 까지 흡수 하고 싶은 경지 였었다.(장소는 중국인 마을 올라가는 길에 있는
제법 으리으리 한 사원..거..왜...분수꺼정 있는 그 사원 앞의 오누이가 짜주는
매점. 오빠는 10밧 받더만 담 날 누이는 20밧 받으려고 하길래 두개 사서 30원 드렸다. 아아..소년소녀 가장들은 아닌듯 했다...옆에서 아빠로 보이는 분이
알흠다웁게 미소 지었기에)
암튼...이거..너무 좋은거다.
흠...역시 중구 난방...
글 순서는 순전히...사진 올리는 대로...
지금 심정은 ...혹여 너무 긴 시간동안 쓴거라..글 올리는 순간 동시에
날라가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
올린다....올라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