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투어 효도관광 7 - 암파와 가는 길
아눗싸와리가 이렇게 멀었던가..?
엄청 오래 걸렸다.
길도 많이 막혔다.
택시요금도 100밧이 넘었다.
하지만 뭐 어때. 다 같이 있고, 택시안에 있는데
별 고생도 하지 않았고
아저씨가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셨다.
단지 지난번 택시 아저씨랑은 달리
암파와 가는 롯뚜를 탈거라는 내 말을 이해 못하신건지
어딘지를 모르셨던건지
아무데나 내려주셔서 조금 돌아가야 했지만 말이다.
처음 타보는 롯뚜에 대한 두려움으로
정류장 찾는 방법 등을 검색해서 캡쳐도 해두고
시미즈인가 뭐시깽인가 하는 일본 오토바이 브랜드 가게를 기준으로 왼쪽 오른쪽 하면서
열심히도 알아갔었는데,
택시 아저씨가 그 노력이 무색하게 떡 하니 롯뚜 타는 곳 앞에서 내려주셨었다.
롯뚜 정차장 앞에는 노점이 늘어서 있었고,
거기서 사먹은 타이커피가 꽤 맛이 좋았다.
일단 택시에서 내려서 앞에 서 있는 조그만 시장을 구경하고 (돌아다니기 보단 눈이 있으니 보는거)
화장실을 찾아갔는데 유료다 ㅋㅋㅋ
뭐, 상관없지. 오히려 유료가 마음 편함.
못볼 꼴을 보진 않을테니.
화장실 상태는 내가 안들어가서 모르지만 여튼 이용을 하고,
롯뚜 타는 곳을 찾아 나섰다.
롯뚜 같은게 보이면 일단 물어본다.
암파와?
그럼 어디로 가라고 친절히 알려주신다.
따라 간다.
태사랑 지도에 분명히 표시되어 있는데,
그걸 찾아볼 생각은 못하고
물어물어 갔었다.
지도앱도 작동하고 태사랑 지도도 있는데 바보같이 ㅋㅋㅋㅋㅋ
내가 그렇지 뭐 ㅋㅋ
이만한 삽질은 애교다 ㅋㅋ
그렇게 롯뚜 정류장을 찾아 가는 길에
마늘이가 흥분하여 이야기 한다.
마음에 드는 쪼리가 5밧이라며
한 짝당 오밧인진 몰라도 꼭 사야겠다고 한다.
그럼 사오라고 하고 우리는 타이커피를 주문하여 마시면서 기다렸다.
도저히 같이 가서 살 만큼 만만한 더위가 아니었음.
전엔 30밧 이었는데 이 집은 타이커피 20밧이다.
게다가 냉동건조 인스턴트 커피가 아니라
드립커피로 만들어주신다.
커피를 마셔야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은근 차도남 차도녀인 고갱님들의 입맛에는
100% 만족인 커피였다.
배가 부르지 않았다면 1인 1커피 했을텐데
위의 자리가 모자라서 하나밖에 주문을 못해 아쉬웠다.
커피를 홀짝이며 기다리고 있자니 마늘이가 쪼리를 사왔다.
5밧이 아니고 99밧이었단다 ㅋㅋㅋㅋㅋ
그럼 그렇지. 아무리 태국이라도 조리가 5밧일 리가 있나. 기본 로띠도 20밧인데 ㅋㅋㅋㅋㅋ
자기가 본 5는 S였다고 한다 ㅋㅋㅋㅋㅋㅋ
어쨌든 다시 만나 뭉친 일행,
가이드는 앞장서서 표 사는 곳으로 간다.
사실 전에 롯뚜 탈 때는 표를 사지도 않았다.
롯뚜가 엄청 대기하고 있는 커다란 주차장 같은 곳에서 아무 태국인이나 붙잡고 암파와? 암파와? 하고 다녔다.
그랬더니 어떤 사람이 여기서 기다리라 했고,
기다리고 있으니 얼마 후에 이 차를 타라 해서 탔다.
그 다음 출발 전에 표를 걷길래 돈을 냈었다.
이전 여행기를 참고하니 전에도 한 사람당 70밧 이었다.
이번엔 간이 테이블에 앉아서 표를 파는 사람들에게 다가갔다.
뻔히 영어로 매끌렁이라고 커다랗게 써놓았는데도
그걸 읽지 않고 사람들에게 암파와? 하면서 물었다.
맞다고 하길래 표 4장을 샀다.
역시나 한 사람당 70밧.
어디 있는 차를 타야 하냐고 재촉했더니
느긋한 태국사람들, 여기 앉아서 기다리란다.
기다리라니 또 앉아서 느긋하게 기다린다.
좀 있으니 짐을 실은 구르마를 미는 아저씨를 따라가란다.
상냥해+_+
우리가 차 못찾아서 잘못 탈까봐 안내해준다고 기다리라 한 거였다.
우리가 제일 처음 타서 좋은 자리에 앉아 갔다.
저번에 갈 때는 중간에 휴게소도 들리고 기름도 넣고 하면서 총 2시간을 차를 탔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이번엔 한시간 남짓 걸렸다.
길도 꼬불꼬불하니 무슨 고속도로가 90도 꺾는 길이 있나 싶었고 멀미도 심했는데
이번엔 전혀 그런게 없었다.
어느 새 매끌렁 도착.
내리란다.
읭? 나 암파와 가는데
하니까 저거 타라고 썽태우를 알려준다.
그제서야 깨달았다.
이 롯뚜로는 암파와 바로 못가는구나...
전에 매끌렁에서 암파와 가는 썽태우 타려고 한참을 기다렸던 악몽이 떠올라
이번엔 그냥 바로 썽태우를 탔는데,
이왕 썽태우 타는거였으면 잠시 매끌렁에서 기차 지나가는걸 보고 가는것도 좋았을거 같긴 하다.
우린 봤지만 고갱님들은 티비에서만 본거라
직접 보면 더 좋았을텐데..
하지만 암파와에서의 미션이 있기 때문에 시간이 어떻게 될 지 몰라
당시엔 서두를 수 밖에 없었다.
썽태우를 타고 한 10분 쯤 가면
여기에서 내리라고 한다.
우린 외국인이라 딱 티가 나기 때문에
다들 알아서 이야기 해준다.
지도를 확대해서 찍은 것.
좀 걷다가 찍어서 사거리에서 약간 벗어나 있다.
6006 적힌 곳이 방콕가는 롯뚜 정류장이다.
일단 암파와 입구에서 내리면 저기로 가서 막차 롯뚜 표를 끊어두는게 좋다.
위 지도는 그 쪽으로 가는 도중에 찍어서 사거리에서 약간 벗어난 것.
썽태우 내리면 이게 보인다.
여기로 들어가면 암파와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바로 들어가지 말고 여기서 왼쪽으로 시선을 돌려보자.
이런 길이 보인다.
저기 빨간 보도블럭으로 인도가 만들어진 곳은 다리이다.
지도상의 암파와 마켓 아이콘 표시 지점의 다리가 저것이니
대강의 거리는 짐작 가능할 것이다.
여기가 그 다리.
거의 다 왔다.
오른쪽편 길로 가다보면 누가봐도 롯뚜 정류장인 듯한 곳이 보인다.
방콕가는 막차는 20:00 였다.
따라서 반딧불 투어는 18:30 것을 해야 한다.
암파와 다리가 두 개 보인다.
위에 있는 다리에서 그 위에 있는 정류장으로 바로 갈 수 있는 길이 있으면 좋은데
우린 그 길을 찾는 모험을 하지 않고
반딧불 배에서 내리자 마자 왔던 길로 재빠르게 돌아가서
롯뚜를 탔다.
암파와 마켓의 물이 흘러 들어가는 커다란 강은 메콩강이다.
반딧불이 투어로 배를 타고 돌던 중 오른쪽의 리조트가 괜찮아보여서 찍어두었다.
그런데 정작 리조트 이름도 뭐도 나오지 않았다-0-
길가에 네모네모 표시된 부분이 그 리조트인 듯.
아빠와 아들 둘이 수영장에서 강가쪽 가장자리에 붙어 우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아이들이 손을 흔들기에 나도 손을 뻗어 흔들어 주었다.
여행이 재밌는게 이런 것이다.
일상에서라면 누군가 나를 향해 손을 흔들더라도 보지 못하고 지나쳤을게 분명하다.
어릴적 굴다리 밑에서 놀다가 지나가는 기차에 손을 흔들어 보거나
기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창문에 붙어 손을 흔들어본 경험이 있는 나에게
요즘 애들은 이런걸 안하는것 같아 내심 추억에 남은 행동이었다.
여행은 이 만큼 사람을 순수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것 같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는 것,
그 인사에 화답하는 것.
그렇게 별것 아닌 행동으로 마음 한 켠이 따뜻해지는 것.
이런 것에 위로받을 만큼 우리 일상이 팍팍하다는 증거일지도 모르지만
여튼 여행은 좋은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