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한동...Day 12 치앙마이, 고산족 트래킹... 한 장의 사진에 남겨진 추억과 우정
7월 25일 Day 12 치앙마이(맑거나 흐림)
기상 7:20 취침 2:00
그렇게 고산족 마을에서의 하룻밤은 지나가고 아침이 되었다. 올라올 때도 그랬지만 안개 낀 고산족 마을의 풍경은 나이스! 이 산은 어딜 봐도 풍경이 예술이다. 아침 식사로 나온 삶은 달걀과 구운 식빵을 아일랜드 애들처럼 잼과 달걀을 으깨서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으니 꽤 맛있었다. 서양 애들은 이런 식으로 먹는구나...
비몽사몽 잠이 덜 깬 상태에서 하산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길이 좀 험하긴 했지만 폭포 뒤부터는 수월했다. 폭포에서의 시원한 수영... 폭포에서 바위를 건너다가 미끄러져서 제대로 정수리부터 넘어졌다. 일어나서 정신을 차려보니 이마에 얹어 놓은 선글라스가 벗겨졌는지 없어졌다. 물에 떠내려 간건가? 지푸라기라도 잡아보는 심정으로 발로 땅을 몇 번 더듬어보니 무언가 걸리는 게 있었다. 물살이 꽤 빨랐는데도 불구하고 정말 다행히도 선글라스는 그리 멀리 떠내려가지 않았던 거다. 감사합니다~ 하늘이시여...
<힘든 트래킹 내내 기다렸던 폭포... 어제처럼 더워 죽을 때 쯤 놀았으면 좋았을텐데... 하필 비오는 날이었지만 정말 재미있게 놀았다.>
수영을 마치고 트렁크 수영복 차림으로 하산을 했는데 긴 바지를 입었을 때보다 훨씬 편했다. 물론 올라올 때처럼 가시 있는 풀이 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물놀이를 마치고 킵 고잉~ 아쉬운 건 래프팅 때 사진기 분실을 우려한 가이드가 카메라를 맡기라고 해서 래프팅 사진은 전~혀 찍지 못했다는 거...>
곧 래프팅 장소에 도착했다. 래프팅을 하기 전 모든 짐을 맡겨야 했기 때문에 래프팅 사진이 없는 것이 두고두고 아쉽다. 래프팅 장소에 도착한 타이밍이 좋지 않았는지 래프팅 가이드와 후속 팀들을 기다리느라 한 시간 반이 걸렸다. 안 그래도 딱 점심시간이었는데 짜증이 났다. 하지만 곧 래프팅이 시작되고 나서 그러한 짜증은 잊혀졌다. 코스는 우리나라에서 하는 것보다 훨씬 흥미진진했다. 초반에 다른 보트와 물싸움을 하다가 얼굴에 물을 정통으로 맞아 제대로 빙글 돌면서 물속으로 빠졌다. 구명조끼와 떨어질 때 잡은 보트 줄이 날 살렸다. 내가 맨 앞에 앉아 있었는데 뒤에서 내가 떨어지는 것을 봤다면 얼마나 웃겼을까? 혼자 쌩쑈하면서 물에 빠지는 모습이란~ㅎ
다른 팀들과 물싸움을 하면서 느낀 점은 서양(유럽) 여자애들은 즐기는 표정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안 재밌나? 왜 그렇게 얌전한 척을 할까?
시간이 조금 지나 급류에서 보트가 뒤로 떠내려가다가 큰 바위에 부딪혀 뒤집혔다. 처음에는 당황했으나 이내 몸의 힘을 빼니 구명조끼에 의해 몸이 둥둥 떴다. 모두 물속에 빠졌는데 물이 깊지 않아 잘못하면 바위에 부딪혀 다리가 부러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우리 일행들은 모두 뿔뿔이 흩어졌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워낙 시끄럽게 즐기는 우리들을 위해 가이드가 일부러 그런 건 아닐까라는 의심도 했지만, 가이드도 약간 당황한 듯해서 아닌 것 같았다. 아무튼 수많은 보트 중에 우리가 탄 배만 뒤집어졌다.
나는 겨우겨우 스위스 여자애들이 탄 보트에 구조되었다. 보트에서 대나무 뗏목에 옮겨 타 앞의 여자와 한 대화 전문이다.
어디서 왔니?/ 스위스. 너는 어디서 왔니?/ 한국./ 응?/ 한국./ 아~ 한국~ 너 스위스 아니?/ 물론~ 나 거기 간 적도 있어. 매우 좋은 나라야./ 언제 왔니?/ 3년 전./ 어느 도시?/ 루체른, 취리히./ 뭐?/ 루체른, 취리히./ 어느 도시?(못 알아들은 듯. 뭔가 다른 발음인가?)/ 인터라켄./ 아~/ 나 스위스 사랑해~
이게 끝이다. 처음 출발할 때부터 6명으로 제한된 보트 정원 때문에 7명인 우리 일행 중 한 명이 다른 배에 타야 했는데, 그 다른 배가 프랑스 여자애들의 보트여서 자기가 타겠다며 자원했던 찬선이와 뗏목에서 다시 만나 이런 신선 노름은 없다며 감탄하면서 왔다.
래프팅 후 3시 즈음 늦은 점심으로 파타이가 나왔는데 힘들지만 재미있었던 뒤라 그런지 그 맛이 일품이었다. 마침 축구공이 있어서 아일랜드 애들과 2:2로 축구도 했는데 걔네 다리가 너무 길어서 전혀 패스가 되질 않았다. 체력도 완전 밀리고... 괴물들, 그렇게 걷고도 힘이 남냐? 짧게 했지만 1:0 패배. 게다가 발목도 약갑 접질려서 다쳤다. 흑흑.
<고산족 트래킹이 더 재미있었던 건 우리 7명의 한국인과 6명의 아일랜드 친구들의 기막힌 조합 때문일 것이다. 우리 숙소에 도착해서 내리며 같이 사진 찍자고 하고 찍은 사진... 걔네들은 벌써 6개월 째 여행 중이랬는데 이후에 여행은 다들 어땠을까...>
숙소에 와서 짐을 겨우 수습한 뒤 빨래를 맡기러 갔는데 진흙범벅이 된 신발은 보자마자 기겁을 하더라. 그냥 내가 빨아야지 어쩌겠어. 비싼 거라 버릴 수도 없는데... 그나마 한국에서 내가 아끼는 신발 신고 왔으면 어쩔 뻔 했을까?
저녁으로는 미소네에서 삼겹살을 먹었는데 그 맛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한국과 비슷한 가격에 양도 많고... 10여일만의 한국 음식이라 남기지 않고 싹싹 다 비웠다.
저녁을 먹고 마사지를 받았는데 몸 곳곳이 아파 마사지할 때 내 몸에 힘이 들어가서 그런지 그다지 효과는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내가 세게 해달랬더니 있는 힘껏 해준 것이 고마워서 tip은 줬다.
여자 일행들은 일찌감치 마사지를 받으러 갔고 남자 일행들은 따로 마사지 후 클럽을 갔다. 나는 클럽에는 별로 관심이 없기도 하거니와 피곤하고, 여행 일기를 쓰고 내일 볼 곳을 공부하기 위해 숙소에 왔다. 일기 쓰기 위해 휴게실에 와서 있는 동안 잠시 어느 한국인 커플과 이런저런 여행 얘기도 나눴다. 그들에게 트래킹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얘기했는데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눈치였다. 흐흐 갔다와보세요~, 건강하게 생긴 남자분은 모르겠지만, 아마 여자분에게는 매우 힘들 텐데요...^^;;
트래킹을 살아서 돌아왔다는 게 자랑스럽다. 어찌나 힘들었는지... 한 며칠은 편하게 다니면서 체력 보충을 해야겠다.
숙 소 |
이름 |
미소네 |
식 사 |
가격 |
식당 | |
설명 |
사장님 친절, 삼겹살 대박 |
아침 |
고산족 식빵&삶은 달걀 |
X |
고산족 숙소 | |
점심 |
파타이 |
X |
래프팅 후 | |||
가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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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
삼겹살 |
130B(음료 20B) |
미소네 |
<지출내역>
콜라 : 30B, 저녁 : 150B, 세탁 : 70B, 음료 : 15B,
핸드폰 요금 충전 : 150B, 마사지 : 150B(+팁 20B), 바지 : 90B
지출합계 : 675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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