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va la vida - D-day ( Airport & Bangkok )
![988586435_564ebcde_img_0376_wbvlxj21.jpg](https://thailove.net/data/file/img4/988586435_564ebcde_img_0376_wbvlxj21.jpg)
친구와 가벼운 작별인사를 하고 인천행 지하철에 올랐다.
공항철도를 타려면 1호선 부평역에서 인천 지하철로 환승후
다시 공항철도로 갈아 타야한다.
나의 비행기는 오후 5시 40분.
비행기를 타는것만큼은 편하게 하고 싶은 마음에 대한 항공을 선택했다.
공항에 약 1시경에 도착했음에도 창가자리는 모두 만석이었다.
승무원분이 말씀하시기를 이제는 미리 예약이 가능함으로 돌아올때는
예약을 하면 창가자리를 받을수 있을거라고 했다.
로밍중에 전화를 쓰는것이 귀찮아 바로 처리할 마음으로 인터넷 라운지에서 해야겠다 마음먹고
다른 승무원에게
"온라인으로 좌석예약하는 사이트가 어딘가요?" 라고 물으니
뾰루퉁하고 불친절한 그녀는 귀찮다는듯이
"제가 그냥 해드릴게요" 라고 대꾸했다.
덕분에 돌아오는 비행기에는 창가에 앉을수 있었지만
세상 온갖 어글리 코리안을 다 볼수 있다는 비행기추태를 모두 겪어볼수 있는
엄청난 자리였다 ㅎㅎ
이미그레이션을 마치고 공항면세점에 들러 인터넷으로 주문한 물품들을 찾았다.
대부분의 물품은 나의 언니와 엄마, 그리고 회사동료들의 부탁이었고
난 다만 가네보의 제일 저렴하고 양 많은 선블럭을 구매했다 ㅎㅎ
간혹 여성들의 화장품 사냥 본능은 내나이 25살이 되는 지금까지도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중에 하나다..
(아 물론.. 나도 가끔은 한다..화장..-_-)
오전부터 먹은것이 없었음으로 뭔가 먹어야 겠다는 일념으로 식당을 찾아 나섰지만
어지러움을 동반한 가벼운 두통으로 도통 입맛이 없었다.
공항 면세구역 안에서 토마토주스 하나와 파인애플 생과일을 손에들고
걸어다니면서 먹어대기 시작했다.
.
.
외국에 나갈때나 비행기를 탈때에는 엄마와 언니에게 꼭 립글로스나 립스틱을 선물했다.
이번에도 샤넬에 들러 색을 기웃기웃 고르고 있었으나..
나는 색맹이라고 의심될만큼 좋은눈썰미를 가지지 못한관계로
샤넬의 "남자스텝!!" 분의 추천을 받은 제품을 순순히 구매했다 ..ㅎㅎ
(실제로 언니와 엄마가 참 좋아했다, 다시 한번 고맙습니다 ^^)
내가 타야하는 비행기.
대한항공의 파란색은 보기좋다.
다만 국적기라는 이유로 조금 비싼편이라는것을 빼면 나쁘지 않다.
아마 승무원이 이렇게 예쁘고, 승무원이라는 직업이 이렇게 인기 있는나라도
우리나라 뿐이겠지 ㅎㅎ
해외에 살고있는 친구의 말에 따르면 승무원은 외국에서 3D직종중에 하나로
그다지 각광받지는 못한단다..(사실 난 잘 모르겠던데..)
비행기가 이륙함과 동시에 정신을 잃었다.
아마 잠든것 같다.
착륙은 괜찮던데 이륙은 견디기가 힘들다..
눈을 뜨니 승무원이 이어폰을 나눠주고 있었고
내 옆자리의 일본인은 경마 잡지를 불태워버릴듯 뚫어져라 읽고 있었다.
음료 서비스가 시작되어 "창 비어" 가 마시고 싶었으나
국내 항공사는 태국맥주를 서비스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버드와이저" 를 단숨에 들이켰다.
"Excuse me. if u dont mind can i take a picture of the outside?"
"hai"
내 영어가 맞는지는 모르겠으나 두사람 다 이해했고
난 내가 찍겠다는 의미였는데 친절한 일본 총각은 내 카메라를 뺏어들고
한껏 사진을 찍어준다.
그리고는 마음에 들지 않게 나왔다는등 고개를 갸웃거린다 ㅎㅎ
-이정도면 괜찮아, 찬란하니까 =)
"Arigato gosaimasu!!"
두가지의 기내식이 있었다.
육식의 노예인 나로써 (하하하, 야채도 잘먹어요)
"돼지고기와 소고기중에 택하라고 하면 뭘 먹어야 좋을까???" 라고 고민했는데.
너무나도 친절한 승무원님의 한마디
"장어덮밥과 치킨이 있습니다. 어떤것을 드시겠습니까?"
.
.
음..기본적으로 난 치킨을 좋아하지만
사실 이런경우 장어를 선택해야 손해가 아니라는 느낌이 들어서 장어를 선택 ㅎㅎ
밥알이 한올한올 따로 지어진듯한 느낌이 들만큼 풀어져서 그렇지=_=...먹을만 했다.
비행을 무사히 마치고 수완나품 공항에서 AE2번을 타고 카오산으로 왔다.
전화로 무려 두달전에 예약해 놓은
"카오산의 명물 D&D INN "
예약하며 재차 "inside windows room plaese, i need quite room"
이라고 주문해 두었다.
배정받은 내방은 창문이 건물 안쪽에 있는 조용하고도 고요한방.
"2329번"
체크인을 하려 캐리어를 질질 끌고 올라가려 하니 망고를 입에 문 주근깨 아가씨가 날보며 웃었다.
"where are u from?"
"Im from south Korea. you?"
"oh south Korea!!"
"..well do you know about my country?"
난감하다는 표정으로 그녀가 대답했다.
"oh im sorry not much, Im kiwi"
(사실 키위를 뭐라고 쓰는지 모르겠다...)
한국을 꼭 잘 알아달라는 의미는 아니었고
되려 솔직하게 답해주어 고마웠다.
캐리어를 끌고 가는동안 여기저기 삐끼들의 어색한 한국말과
소위 "카오산작업남" 이라는 터키삘나는 남자분의 집요한 추격에 진절머리가 나있었거든..
본인을 키위라고 소개한 아가씨와 나는 같은층에서 내렸고,
나는 내방을 찾기위해 24인치 캐리어를 질질 끌며 걷기 시작했다.
분명히 내 방은 2329호이고, 맨끝으로 가면 있다고 하는데 없다..
키위 아가씨가 날 도와 방을 찾아주다가 못찾겠다며 들어가버렸다
"Good luck"이라는 말 한마디와 함께
그래서 그냥 웃어줬다
"Thank you . you too" 라는 상냥한 인사도 잊지않고 해줄수 있었다.
밤의 카오산은 어마어마했다
수도없는 노랑머리 빨강머리 대머리 검은머리들이 이 짧은 길이 미어터질듯 쏟아져나와
랜덤으로 틀어제끼는 음악에 맞춰 제할일들을 하고 있었다.
'오늘 이길을 이해하긴 힘들겠구나..' 라고 생각했고
세븐일레븐에 가서 메이지의 달디단 스윗밀크. 그리고 태국 생수 한병.
그리고 220v 아답터를 사서 털레털레 방으로 돌아왔다.
.
.
사실 D&D INN을 선택한 이유는 "수영장" 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난 수영을 할줄 아냐고?
-아니 천만에
난 단지 밤하늘이 비치는 밤의 수영장이 보고 싶었고
그 밤의 수영장을 인어처럼 아름답게 헤엄쳐 줄수 있는 사람들이 보고 싶었다.
머리를 단정히 묶을새도 없이
"안녕하세요 저는 관광객입니다" 라는 느낌의 새하얗게 세탁된 나의 스니커즈를 신고 수영장에 올라갔다.
남미의 나이가 있어보이는 중년이상의 여성분과 그녀에 비해 조금은 많이 어려보이는 남자 커플.
그리고 미국인으로 추정되는 시끌벅쩍한 여러명의 아해들이 떼를지어 놀고 있었다.
-왜 미국인으로 추정되냐면 갓 입대해 휴가를 받은듯한 미군초병의 머리를 한 남자가 한명있었고
그가 계산을 위해 지갑을 펼졌던 짧은 순간 소셜아이디카드를 볼수있었기 때문 ㅎㅎ
아무렴 어떠냐, 글로벌이다.
혼자 수영장에서 넋을 놓고 물구경을 하는 내가 안스러웠는지
남미의 어린총각이 말을 걸었으나 그냥 웃어줄수 밖에 없었다.
장난스럽게 멀리서 내 사진을 찍어대고 익살스럽게 웃어줬지만, 모든게 낯설었고..
수영장의 물이 마를때까지 멍하니 바라보고 싶었다.
왠지 무언가 기억이 날것같은 느낌에
눈물이 나올것 같아서 수영장옆에 붙어있는 바에서 LONG ISLAND 를 두잔이나 시켜 마셨고,
그리고 나서 싱하한병을 더 비웠을때 이미 난 서럽게 울고 있었다..
-태국이구나, 카오산 로드이구나.
지금은 여기 나 혼자로구나.
혼자 울기를 하다가 왠지 무안해져 방으로 내려왔고,
그후로도 적응안되는 영어투성이 CNN을 보다가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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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얻은 가장 큰 고민 한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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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팟타이를 맛있게 먹는 방법은 무엇일까?
고추식초를 혀가 마비되도록 신나게 뿌려먹고 마른새우와 땅콩가루도 얹어봤지만 실패했다.
하지만 뭐, 그게 원래 그맛일지 누가 알겠어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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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재미없는 여행기네요 ㅎㅎ
이제야 조금 카오산에 익숙해지고
태국의 뜨거운 바람을 즐길수 있게 됬다 생각했는데
어느순간 짧았던 4박5일이 지나고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
게을러지지 않는다면 열심히 써야 옳을텐데..
모쪼록 잘 부탁드릴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