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조된 삽질힐링여행 7 - 왕궁 일정은 언제나 개고생 하지만 왓 아룬은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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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조된 삽질힐링여행 7 - 왕궁 일정은 언제나 개고생 하지만 왓 아룬은 감동

Robbine 20 4191
그렇게 왕궁 일정을 마치고 다음 코스인 왓아룬을 가기 위해 점심을 먹으려고 식당을 찾아나섰다.
왕궁에서 부대낀 탓에 가격이 좀 비싸더라도 편한 의자와 빵빵한 에어콘을 갖춘 식당에 가고 싶었다.
그래서 생각해둔 것은 태사랑 지도에 나오는 S&P
더 데크는 가격에 비해 음식이 너무 맛이 없다는 평이 있어서 좀 더 가까워 보였지만 빼고
그렇게 S&P를 찾아 나서게 되는데..
이번 여행 내도록 내가 그랬듯 이것 역시 삽질의 시작이다.
 
태사랑 지도상에서 그 식당은 타창 시장에서 강을 따라 약간 더 올라가면 나올 터였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영혼이 반 쯤 빠져나가고 다리는 자동적으로 걷고 있는 상태.
빠져나가는 영혼을 겨우겨우 잡으며 지도를 붙들고 주변과 비교하면서 왕궁에서 길을 건너 왼쪽편, 타창 시장쪽으로 걸었다.
사실 그 때 걸으면서도 그 쪽이 시장인 줄도 몰랐고,
건널목을 몇 개 건너고서야 낯이 익은 반지 노점이 보이길래
'어, 여긴 반지 파는곳은 죄다 비슷한가보네'
따위의 바보같은 생각을 하다가 몇 걸음 더 가서 너무 똑같은 시장 풍경에 그제서야 거기가
그 시장인걸 깨닫게 되었다.
그와 동시에 동생도 "여기 어제 왔던 거기네" 라고 이야기 했다.
 
일단 너무 덥고 힘들어서 눈 앞에 보이는 과일쥬스를 하나 사먹었다.
망고쥬스 당첨!
그 자리에서 바로 뜯어서 동생과 반씩 먹고 구입했던 아줌마한테 빈 병을 주고 다시 발길을 돌린다.
이 때 먹은 망고쥬스 너무 달고 진하고 맛났다!!
 
식당을 가고 싶은데 어딘지 몰라 헤매고 있으니 시장 상인 아주머니가 어디 갈거냐고 물어본다.
지도를 보여주며 이 식당에 가려고 한다고 했더니 아줌마가 난처한 표정으로
거기 지금 장사 안한단다.
 
식당이 점심 피크때 왜 장사를 안한단 말인지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서
왜 그러냐고 묻자
거기 불나서 이제 영업 안한단다;
헐..
이렇게 물이 많은 나라에서 왜 불을 내고 그래써요!!!
왜 그랬어!! ㅜㅜ
 
정신적, 육체적으로 지친 상황에서 이젠 목적지마저 잃었다.
어쩌지 하는 난감한 표정을 읽었는지 아줌마가 저 쪽으로 가면 식당 있다고 그리로 가라고 알려주셨다.
일단 시키는대로 가본다.
거긴 어제 방야이행 배를 탔던 곳 바로 위에 있는 식당이었다.
근데 점심시간이라 사람이 엄청 많고 빈자리가 거의 없다.
네 사람 테이블에서 혼자 앉아 밥을 먹는 아저씨가 우리 눈치를 봤었는데
우리가 앉겠다고 하면 자기 짐을 치워주려고 그랬던것 같다.
한국식 습관대로 자리가 날 때 까지 기다려 볼까 싶어서 밖에 나갔다가 다른 식당 없나 두리번 거리다가
다시 돌아가니 그 아저씨 옆 자리에 다른 두 사람이 앉아서 주문을 하고 있었다.
이제 이 식당에 들어갈 수는 없을것 같다.
엄청 오래 기다려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렇게나오는데 선착장 건물 끝나는 지점에서 시작되는 시장의 과일가게 무리(?)가 눈에 들어왔다.
카오산에선 너무 비싸서 사먹지 못했던 두리안을 조금 저렴하게 포장한 것이 눈에 띄기에 하나 사먹기로 했다.
두리안을 달라고 하니 아줌마가 바로 터프하게 칼질을 해서 먹으라며 꼬쟁이를 두 개 꼽아서 준다.
헐!
겁나 맛있다+_+
왜 과일의 왕이라고 하는지 알겠다.
아직 태국에 와서 망고스틴도 하나 못먹어 봤는데 이참에 망고스틴도 좀 살까 싶은 마음에 손 끝으로 좀 눌러보았다.
그랬더니 아줌마가 아아~ 놔둬봐
이런 눈빛을 보내면서 자기가 골라서 하나 뜯어준다.
겁나 맛났다!!
이 아줌마라면 믿고 사도 될것 같았다.
망고스틴 1키로 달라고 한다.
아줌마가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봉지에 싸여있는 망고스틴을 한 뭉치 줬다.
이 때 아무 의심없이 받아들면 안됐었는데..
역시 경험이 중요하다.
 
여튼, 식당을 잡지 못했으니 미련을 남기고 오는 길에 보였던 서브웨이로 가기로 한다.
며칠 안됐지만 계속 태국음식만 먹었던 터라 약간 질린 상태여서
왕궁 길 건너 라인의 식당 중 무난하게 갈 수 있는 체인점을 선택한 것이다.
서브웨이에 들어서자 사람이 엄청 많았는데, 2층에도 자리 있다는 문구가 붙어있어서
믿고 주문을 했다.
내 앞의 중국남자가 유창한 영어발음으로 주문을 하고,
나도 코리안 액센트로 또박또박 주문을 했다.
서브웨이, 한국에서도 한 번도 안가봤는데;
여튼 주문을 했는데 앞에 유창한 영어를 한 중국남자의 주문과는 달리
빵 만들어주는 놈이 내 주문은 종이 하나에 빵을 두 개를 올려서 데웠다.
뭐지??
괜히 기분이 상했다.
놔도 유창한 발음 할 수 있숴!! 근데 그렇게 하면 늬들이 못알아 듣잖아~~ 이러면서
괜히 자격지심 부리기 시작한다.
다 데운 빵을 꺼내서 채소를 넣어주려고 할 때 나는 콕 찍어서 이야기 했다.
 
Wrap that separately!
 
만들어주는 놈과 계산하는 놈 둘이서 묘한 표정으로 말을 주고받더니 종이를 따로따로해서 싸준다.
왜 기분이 이렇게 나쁘지?
 
나는 콜라를 먹고싶지 않았지만 딱히 주문할 만한 음료도 없어서 콜라 큰 컵을 하나 주문하고 2층으로 올라갔다.
먼저 올라간 동생이 자리를 잡고 있는 테이블에 앉아서 허겁지겁 먹었다.
왕궁에서 예쁜사진 찍을거라고 화장도 곱게하고
내 비장의 무기인 RED 립스틱도 찐찐하게 발랐는데
체면도 잊은 채 립스틱까지 같이 흡입했다.
 
근데 에어콘도 생각보다 안시원하고
1층 매장이 좁은 만큼 2층도 좁아서 답답했다.
아까 점원들이 이상하게 굴어서 화가 난게 먹어도 아직 좀 덜풀렸다.
망고스틴을 꺼내서 까먹어야겠다.
어, 근데 이노무 망끗이 무슨 돌덩어리 같다.
그제서야 아차 싶었다.
아줌마가 싸 놓은 봉다리를 받아오는게 아니었는데 싶었다.
조금 화가 났다.
어떻게 그렇게.......
먹는걸로 장난치는 사람이 제일 밉다!!
(짐승도 아니고 참.. 먹을거에 예민한 나;;)
 
이렇게 시장 아줌마에게 당한 사건이 그 뒤로 그렇게 오랫동안 나에게 영향을 미칠 줄은 그 땐 아무도 몰랐다.
 
그렇게 서브웨이에서 망끗 1키로 중 1/3 정도만 까먹고 1/3은 썩어서, 1/3은 돌같이 단단해서 안까지는 관계로 먹지 못해 버리고 나왔다.
밥을 먹으며 조금 쉬었지만 그래도 아직 다리는 아팠다.
하지만 오늘 일정은 좀 빡빡하니까 힘을 내서!!
라고 쓰고 유령처럼 터덜터덜 선착장 쪽으로 향했다.
왓 아룬으로 가려면 바로 옆에 있는 타창 선착장이 아닌, 그 밑에 있는 타띠안 선착장으로 가야 한다.
정신이 없는 상태에서도 가는 길에 형성된 시장을 구경하고,
노점 식당에서 사람들이 뭘 사먹는지도 구경하고,
그렇게 배 타는 곳으로 향했다.
 
강 건너는 배는 어제 타봤으니 ㅋ
자연스럽게 6밧을 내고 지나간다.
 
강을 건너 배를 내렸는데, 왓 아룬은 어디 있지?
이상한 공원만 나오는데
관광객이 많이 내린지라, 그들을 따라 그냥 걸었다.
좀 걸으니 공원 끄트머리 쯤에서 왓 아룬 탑이 다 보였다.
그 경사를 오르내리는 위험천만해 보이는 사람들까지도!
 
 
이게 공원에서 보았던 왓 아룬
오르내리는 사람들이 보이시는가?

 
왓 아룬 입구
멀리서도 경사가 ㅎㄷㄷ함을 느낄 수 있다.
난 여기서부터 겁먹음 ㅠ
 
 
동생이 Are you ready?를 외치며 등반을 시작했던 곳

 
살인적인 경사도
 
 
이 계단을 다녀온 사람들은 앙코르 와트에 비교하더라.
난 거긴 안가봐서 모르고,
일단 무섭다.
 
무서운 이유 1
경사도가 엄청나기 때문에 계단의 수평면은 되게 좁고, 수직면이 엄청 길다.
따라서 오르내리기 상당히 위험해 보임.
 
무서운 이유 2
이렇게 엄청난 경사도와 높이를 자랑하는 이 탑을 오르내리는 관광객에 대한 안전장치가 하나도 없다.
쇠난간에 묶어둔 밧줄이 전부.
이건 마치 놀이공원에서 360도 회전하는 청룡열차보다 120도 정도밖에 회전하지 않는 바이킹이 더 무서운 이치와 같달까.
굉장한 회전각도를 감안하여 청룡열차에는 여러 안전장치가 있지만,
180도도 안되는 스윙각을 고려한 바이킹의 안전바는 하나 뿐이고 헐겁기 그지없으며,
호숫가에 위치한 바이킹은 바람이라도 좀 세게 불면 회전하는 방향과 정 90도로 바이킹 자체가 흔들려서
이대로 호수에 쳐박힐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
그것과 정확히 일치하는 무서움이다.
허리에 밧줄이라도 감고 저 난간에 고리라도 걸어서 올라갔으면 싶었는데
그런 안전장치 따위는 없다.
 
날이 더워서 그런건지, 긴장해서 그런건지 손에 땀은 흐르고,
경사도는 뒤로 넘어갈 정도고,
계단 발 딛는 면은 좁고,
올라가는 길도 좁아서 내가 양쪽 난간을 다 잡고 올라갈 수 있으면 그나마 다행인데,
한 쪽은 내려오는 사람들을 위해 내가 잡으면 안된다.
평소에 고소공포증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놀이공원의 기구도 가리지 않고 잘 타는 사람이었는데, 여기서 모든게 무너졌다.
 
의외로 동생은 잘 올라가고 잘 내려오더라.
내가 나이가 들면서 겁이 많아진건지;;
 
한 칸 올라가서의 풍경
올라갈땐 무섭지만 경치는 끝내준다.
왕궁 안가고 여기서 봐도 될 뻔 했다.

 
아래에서 찍은 사진은 많지만 위에서 찍은 사진은 드물다.
동생이 위험천만하게 어렵사리 찍은 사진.
내 동생 죽을까봐 찍지 말라고 했는데, 그래도 찍고나니 보람차네 ㅋㅋ
내가 찍은건 아니라도.

 
한 칸 더 올라가서는 진짜 무서워서 사진 찍을 엄두도 안나고 아래 층이랑 풍광은 비슷해서 정신이 없었다.
어떻게 내려가지.. 울까? 나 울면 헬기 보내주려나?
막 이런 생각을 하고 그랬다.
오금이 저린다는게 어떤건지 몸으로 느꼈던 시간.
너무 무서워서 좀 추태를 부린거 같다 ㅠㅠ
 
신기한 사람들 1
핫팬츠와 슬리퍼를 신고 온 백인 할머니의 등반.
나보다 잘 올라가시더라 ㅠㅠ
 
신기한 사람들 2
내려갈 때 쓕쓕쓕 일반 계단처럼 아무것도 안잡고 내려가는 사람들
 
신기한 사람들 3
한 손엔 핸드폰 혹은 카메라, 한 손엔 물병을 들고 올라가던 백인녀성
그렇게 양 손에 뭘 들고 있는데 난간 잡고 잘도 올라가더라.
 
내려올 때 봤던 것
탑 중간층에 버려진 삼다수 물병
많이 무서웠겠지만 쓰레기는 좀 가지고 가시는게 좋을거 같은데..
 
 
 
내가 무시무시한 왕궁 일정에도 불구하고 긴바지에 운동화를 신은 이유다.
여길 올라가면서 치마를 입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긴 치마는 더더욱 안된다. 발에 감겨서 넘어지면 끝장.
힐링하러 갔다가 장사 치를 수는 없으니까.
 
나는 그렇게 복장을 갖춰서 갔는데도 무서웠는데
핫팬츠 입고와서 허리에 긴 천 감고 슬리퍼 신고 올라가는 사람들 정말 대단하다!!
 
그렇게 올라갔다 내려오니 왕궁에서 힘든 일은 잊혀지고 아름다운 풍경만 머릿속에 남았지만
문제는 다리.
이건 뭐 맘 먹고 헬스 시작해서 열심히 운동 3일 하고난 후의 근육통이다.
허벅지가 터질것 같고 내가 무슨 쇼트트랙 선수가 된 것 처럼 허벅지가 튀어나올것 같다.
얼른 왓포를 가서 마사지를 받아야 겠다 싶었는데
왓포에서 마사지만 받을거라도 입장권을 사라는 불친절하고 융통성 없고 거만하기 짝이 없는 제복아저씨 때문에
그만 기분이 상해서 내가 왓포는 안간다!! 이런 맘을 먹고 뒤돌아 섰다.
 
뭐 대단한거라고, 칫
 
그렇게 발길을 돌려 이젠 저녁을 먹으러 가려고 초칫 식당을 향해 걸었다.
왕궁에서 비교적 가까이 있는 유명한 식당이었고,
지난 번에도 가고싶었지만 일찍 문을 닫는지라 못가본 초칫
이번엔 꼭 맛을 보고야 말겠다는 생각으로 찾아 나서는데
왕궁을 끼고 큰 길가로 돌아서서 조금 걷다보니 프랑스 할머니 부부가 말을 건다
 
"Can you speak english?"
 
"Yes.."
 
"우리 왓포 갈건데 어떻게 가는지 좀 알려줄래?"
아마도.. 지도를 들고 가고 있는 나를 제법 믿을만한 외국인이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방금 왓포에서 왔던 우리이기에, 자신있게 길을 알려주었다.
별로 권하고 싶진 않았지만, 그거야 그들의 선택이니까.
프랑스 할머니는 굉장히 고마워하면서 따뜻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고맙다고 하고 길을 떠났다.
 
나는 속으로
'당신들 나라엔 이런 훌륭한 지도 나눠주는 사람 없나보죠? 흐흐흐'
이러면서 내가 만든 지도도 아닌데 막 자랑스러워 했다. 히히;
 
그리고 얼마 지나서 나도 지도와 다른 왕궁 맞은편 건물의 양상에 헷갈리기 시작했고,
대체 초칫으로 가는 길은 어디냔 말이냐 이러면서 다시 어리버리모드로 돌아가려는 와중에
왕궁 경비병에게 물어볼까? 물어보면 대답 할 수 있으려나? 우리나라 헌병은 말 못하는데.. 이런 고민을 하는 순간
앞에 가던 외국인 커플이 경비병에게 뭘 물어봤는데 의외로 순순히 대답을 잘 해주었다.
그래서 나도 기다렸다가 쟤한테 물어봐야지 했는데
이 경비병이 영어를 못하는게 함정 ㅋㅋ
 
들어보니 이 커플은 왕궁 입구를 찾고 있다.
내가 끼어들어서 길을 알려주고 시간은 언제까지 연다고 대답해 주었더니 고맙다며 길을 갔다.
경비병에게 지도를 보여주며 이 앞에 있는 건물이 이 건물이냐, 아님 이 건물이냐 물었는데
얘가 당황하면서 그냥 팰리스라고 한다;;
어쩔;
근데 내가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얘 뿐인데 어쩌지;;
결국 그냥 길을 가기로 했다.
그러다가 결국 왕궁 입구로 들어가는 좌회전 길 근처까지 와서 건널목을 건너고 우여곡절 끝에 초칫 레스토랑을 찾긴 찾았는데
문을 안열었다-_-
목요일 오후 4시 반에 갔는데 문을 닫은 식당이면 이게 영업을 안하는건가 싶기도 한데 참.. 이해할 수 없다.
어쩔 수 없다. 문 닫힌 식당 앞에서 농성해서 열어달라 할 수도 없고..
카오산에서 비교적 가까운 크루아 압손으로 가기로 한다.
근데, 이 부분 지도가 쫌 실제랑 많이 다른거 같다.
계속 헤맸다.
초칫에서 크루아 압손까지 가는 길은 생각보다 멀었다.
걷고 걷고 또 걸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첨부터 툭툭을 탔어도 됐을텐데
툭툭 = 위험해
이런 등식이 콱 박혀있었던지라 한 번도 고려해 보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을 헤매다가, 여학교 주변에서 여학생들이면 영어가 가능하겠지 싶어서
일련의 무리에게 길을 물었더니
얘들이 되게 당황한다.
생각보다 우리랑 다르지 않나보다.
우리 어렸을 때도 외국인이 말 걸면 꺄-악! 이러면서 어쩔줄을 몰라하다가
젤 공부 잘하는 애한테 대답해보라고 넘기고 그랬는데 ㅋㅋ
 
생각보다 영어가 안통하는 여학생이 자기도 길을 설명하기 힘드니 그냥 툭툭 타라고 툭툭 기사에게 우릴 데려간다.
그러면서 어디 데려다 주라고 태국말로 쏼라쏼라.
그 분위기에 떠밀려 아무 생각없이 툭툭을 탔는데, 타고보니 요금협상을 안했다는걸 깨닫는다.
얼마냐고 물으니 그 여학생들의 삼촌뻘 되어 보이는 인상좋은 툭툭 기사가 60밧이라고 한다.
 
헐.. 나 잘못들은건가? 16밧이지??
 
60밧이 맞다고 한다.
 
헐;; 너무하네;
 
여기서 거기가 얼마나 가까운지 내가 알아.
조금 헤맨것 뿐이야.
너무 하잖아.
40밧만 받아.
 
이렇게 이동하면서 흥정을 했다.
절대 안된다고 50밧 부르던 기사가
우리가 내리면서 40밧을 주자 그냥 받고 갔다.
아마 이것도 엄청 부풀린 요금이겠지만;
그 정도는 속아줘야지 싶었다.
 
이렇게 의연하게 넘기는 듯 했지만 이것도 나에게 영향을 미친것 같다.
 
그렇게 도착한 크루아 압손의 이야기는 또 다음 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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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궁 관광을 마치고 점심을 먹을 장소로 괜찮아 보였던 곳은
타창 시장에서 타따인 선착장 가는 길에 있는 커다란 씨푸드 레스토랑 (사람이 별로 없어서 음식이 비싸거나 맛이 좀 떨어질 것 같았지만 커다랗고 시설이 잘 되어 있어 시원하게 쉬기 좋은 식당 같았습니다)이나
왕궁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돌아 큰 길을 건너서 그 쪽에 보이는 큰 건물 (건물 이름을 모르겠어요) 1층에 있는 식당에 가는게 좋을것 같아 보였습니다. 우리는 점심을 먹고 나서야 이 두 식당의 존재를 알았기 때문에 못갔지만요. 두 식당 모두 가격은 좀 비싸 보였습니다만, 시원하게 밥을 먹고 쉴 수 있는 공간처럼 보였습니다.
 
 
그 툭툭기사에게 돈을 준 동생의 증언에 따르면
기사는 돈을 받으면서 매우 활짝 웃고 갔다고 합니다.
 
 
20 Comments
삼육오치앙마이 2013.08.20 04:38  
재밌는 글^^잘 읽고가요~~
Robbine 2013.08.20 11:12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술왕자 2013.08.20 11:19  
크루아압쏜은 지도에 표시된 곳이 맞습니다.
여행기 흥미진진하게 잘 보고 있습니다~ ^^
Robbine 2013.08.20 11:28  
앗, 요왕님!!!! 감사합니다^^

크루아 압손은 정확합니다. 근데 제가 왕궁에서 초칫 찾아가는 길이 좀 다른것 같더라구요. 초칫에서 크루아 압손 가는 길도 그렇고.. 그 지역이 조금 달랐어요. 큰 길을 사이에 두고 왕궁 맞은 편에 표시된 싸란롬 궁전이요, 지도에는 하나 뿐인데 실제로는 건물이 두 개가 나란히 있어서 뭐가 궁전인지 모르겠더라구요. 길 뻗어 있는 부분도 위치가 조금 다른거 같고.. 지도에 타논 프랭프톤이라고 되어 있어서 그 길로 찾아갔는데, 실제로 보니까 타논 프랭프톤이 여기도 그렇고 저기도 그렇더라구요. 많이 헷갈렸어요.

왕궁에서 타논 밤릉므앙으로 가서 초칫을 가려고 했는데, 그 길을 못찾아서 (지도에 나온 위치에 그렇게 뻗은 길이 없었어요) 락므앙 옆에 있는 길에서 건너서 넘어갔어요.
요술왕자 2013.08.20 15:05  
초찟도 지도에 표시된 곳 맞습니다.
싸란롬 궁전은 큰 건물이 아니고 공원 안에 있는 작은 정자 같은 것입니다.
그쪽에 커다란 관공서가 많아 혼돈하셨던 것 같네요.
락므앙 옆길로 가셨다면 국방부 건물 윗쪽 길로 가신것 같네요.
밤룽므앙 거리는 국방부 건물 남쪽 길입니다.
그쪽이 구 시가라 길이 좀 복잡하죠...
지도에서 싸란롬 궁전은 싸란롬 공원으로 문구를 바꾸는 편이 낫겠네요.
아무튼 찾아가셨으니 다행....
Robbine 2013.08.20 16:49  
아, 그렇군요 ㅋㅋ 태국 글자 못읽는데 그림처럼 비교를 해도 궁전은 아닌거 같고 막 ㅋㅋ
날자보더™ 2013.08.20 14:20  
아..이유는 왓아룬의 클라이밍! 훗~
저도 3년 4개월 전에 딱 저런 복장으로 탑을 기어올라갔죠~
하지만 뭔가 미스테리 스릴러를 상상했는데..아쉽..ㅎ
Robbine 2013.08.20 16:49  
ㅎㅎ 제 여행기에 미스테리 스릴러는 없습니다 ㅋㅋ 삽질만이 있일 뿐.. ㅠ
앙큼오시 2013.08.20 17:28  
왓아룬에서도 입장시에 긴치마입으라고 팔던...ㄷㄷ
입장보다 올라가기 위함이었던겁니까!!! oTL........
왓아룬은 야경이 최고 -_-b
고생하셧네요 ㅎㅎ
Robbine 2013.08.20 17:33  
헛; 밤에 거길 오르내리려면 일단 등산장비를 좀 갖춰야 겠네요.
네.. 입장보단 등반 때문에..
앙큼오시 2013.08.20 18:18  
ㅋㅋㅋ 입장은 못해요~~
대신 조명을 탑쪽으로 쏘는데.........
반짝반짝반짝~~~/ㅂ/........
네이버등에서 왓아룬 치면 나오는 노란(?)탑이 조명받은 왓아룬이라는...
Robbine 2013.08.20 18:37  
유리조각 붙여서 빛 반사 잘하게 만들어 놨다더니 저녁엔 조명을 쏘는군요. 새벽에 가면 일출 빛 때문에 엄청 예쁘다는 소리는 들었는데ㅋㅋ
밤무당 2013.08.20 20:23  
왓아룬은 내려올때 뒤돌아서서 뒷걸음질치듯 내려오는게 그나마 낫더라구요..아찔한 내리막길 보면서는 후달거려서 자동 '꼼짝마앗!!' 되던데요 ㅎㅎ
Robbine 2013.08.20 20:25  
저는 그것도 무서워서 두 손으로 손잡이 꽉 잡고 게걸음으로 내려왔어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무서운 만큼 경치가 너무 좋아서 또 가고 싶습니다.
구리오돈 2013.08.30 09:29  
저는 힘들게 올라간 것에 비해 풍경이 별로였다...라고 기억하는데, 사람마다 많이 다르네요.
청바지를 입고 등산 제대로 하셨군요.
처음에는 맛집 찾아 다니느라 저도 고생했는데, 이제는 손님 많은 가게 있으면 들어가요.
태국음식 무척 땡기는 아침입니다.
Robbine 2013.08.30 11:49  
저에게는 고생한 만큼 좋아보인 걸지도 모르지요. 아니면 날씨가 무척 좋아서, 그리고 더워서 왕궁에서 지친 몸이 시원한 바람맞고 좀 상쾌해진 건지도요ㅋ 무서워도 다음에 또 가고 싶어요.
솔샘 2013.10.08 14:00  
열공하고  가신티가  팍팍 나네요.....
2주정도남았는데.....난  아직도  모르겠네요.
Robbine 2013.10.08 17:08  
그죠? 저 진짜 준비 많이 해서 갔는데 삽질을 엄청 해서 공부한 티가 안나서 속상했었어요 ㅋㅋㅋㅋ
키미데스 2014.05.14 20:17  
왕궁만 가려했는데 왓아룬이 저렇게 멋진 곳이엇어요?ㅎㅎ 꼭 올라가봐야지 감사감사^^
Robbine 2014.05.14 21:56  
별 말씀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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