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6일~5월8일, 김해-방콕-아유타야-우본
3월 중하순, 그날도 어디론가 떠나고픈 마음에 할인항공권 판매 사이트를 들락거리다가 온라인투어에서
제주항공 부산-방콕 간의 택스포함한 275,700원 짜리 항공권을 발견하고 바로 구매해버렸다. 달포나 남았음에도.
힘들게 달포를 견디고 5월6일 저녁 비행기로 세번째 방콕을 찾는다.
방콕 도착이 밤12시 쯤이라 공항 노숙을 할까도 생각했지만 다음날 일정을 고려해서 공항근처의 환승서비스까지 하는 Plai Garden Boutique G/H에 아고다를 통해서 19,000원에 예약을 해둔다.
호텔 미니밴은 2층 4번 게이트 앞에 모여 있는 '업체에서 나온 관계자 무리'중 아무나에게 가서 해당 호텔 이름을 말해주면 해당 관계자를 알려줘서 인도되어 타는 시스템인 것 같다.
그런 식으로 10여분을 달려 호텔에 도착해서 잠을 자고, 호텔에서 걸어서 3분 거리의 시장에서 아침밥을 해결 한 후, 다시 호텔 미니밴을 타고 공항으로 가서 ARL 시티라인을 35밧 주고 타고 마카산역에 내려서, 표지판을 따라 바로 근처에 있는 MRT 펫부리역으로 이동해서 29밧을 주고 훨람퐁 역에 무리없이 도착한다.
역사안에 있는 은행에서 100 달러를 3198밧으로 환전 한 후,
먼저 당일 21:40분 아유타야발 우본랏차타니행 이등급열차 하단침대칸을 717밧에 예약하고,
훨람퐁발 아유타야행 완행열차 표를 20밧에 구매한다.
10:05분발 완행열차는 12시가 되어서야 아유타야에 도착한다. 애초 도착시간보다 30분 정도 연착되었는데, 아마 철로공사 때문인 것 같다. 언뜻 봐서는 이탈리아 자본으로 철로 복선 건설 같기도 한데...
아유타야 역에서 도로를 건너 골목으로 가면 페리보트선착장이 나온다. 4밧을 주면 이쪽에서 저쪽으로 몸과 짐을 날러준다.
저쪽 선착장 바로 앞에 있는 자전거 대여점에서 40밧을 주고 자전거를 빌려 아유타야 탐방에 들어간다.
먼저 50밧을 주고 들어간 역사공원
왠지 아유타야의 불상들은 불쌍해보인다.
사람들 탐욕에 수단이 되어버린 코끼리 사육장인지 정류장인지도 근처에 있다.
코끼리들도 불쌍해 보인다.
이곳 저곳으로 다녀본다.
일체가 불쌍해 보인다.
생각지 못했던 비가 퍼붓는다. 가까스로 승차장 같은 곳의 처마 아래에 몸과 자전거를 맡긴다.
빗소리 만큼 사위가 시끄러워 진다.
붉은 융단이 깔리고 사람들은 저마다 노란꽃잎이 든 봉지를 들고 도로변에 좌정한다.
행사차량의 확성기를 통한 누군가의 지시로 꽃잎은 융단위에 깔린다.
정성도 함께 깔린다.
아!!! 그리고 난 수천명 어쩌면 수만명이 될 법한 스님들의 행진을 일생 처음으로 목도한다.
어떤 행사인지, 어떤 의미인지는 모르겠으나
자뭇 진지하고 자뭇 성스럽다.
여행은 항상 긴장을 주기도 하지만, 이런 뜻 밖의 엄청난 선물을 주기도 한다.
오랫도록 이 선물은 잊지 못할 것이다.
아유타야의 오래된 유적보다
살아있는 중생의 간절함과 살아있는 비구의 구도행이 절묘하게 엮인 이 풍경을 오랫도록 잊지 못할 것이다.
행렬이 끝난 후 중생들은 스님이 밟은 꽃잎을 다시 주워 담아 가지고 간다. 내가 모르는 분명하고 소중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선착장 근처의 게스트 하우스에서 50밧을 주고 목욕을 하고 와이파이를 빌려쓰고 휴대폰을 충전하고...
간단히 요기를 한 후 기차역으로 가기위해 선착장으로 갔는데 저쪽으로 넘어가는 보트가 없다.
저녁 8시30분 까지 운행한다고 자전거 대여점 여주인이 몇번이고 얘길 해줬는데, 이제 겨우 8시를 갓 넘었는데...
동네 낚시하던 아저씨가 저쪽을 향해 소리지르고 그 사이 젊은 여성 승객 한 명이 더 오고 나서야 저 쪽에서 보트가 탁한 모터 소리와 함께 이 쪽으로 온다.
젊은 여성 승객이 밤에는 요금이 5밧이라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기차가 오기 까지는 1시간 30분이 남았다.
덥고 습한 아유타야의 밤공기를 벗어나고자 역 근처를 어슬렁거려보지만 딱히 에어컨이 가동되는 곳이 없다.
20분 정도 늦게 우본행 열차는 들어오고, 드디어 더위로 부터의 피신처에 몸덩어리를 눕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