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한동...Day 31 홍콩, 애프터눈 티와 피크의 야경
8월 13일 날씨 : 맑음
기상 8:00 취침 1:30
오늘은 어제보다 더한 슈퍼 강행군의 날. 마지막이라서 더 그랬나? 9시 반에 나가서 저녁 10시가 넘어서야 숙소로 돌아왔다. 저녁 9시 반에 요시노야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그 직전까지는 거의 기절할 뻔했다. 가만히 있어도 멀미할 지경이었으니...
<숙소인 파크모텔에서 해변산책로까지는 걸어서 5분 정도이다. 가는 길에 육교 같은 게 있는데 단순한 육교가 아닌 작은 공원처럼 꾸며져 있었다.>
<해변산책로에서 본 홍콩섬의 모습.. 언제 봐도 질리지 않고 볼 때마다 색다른 마력이 있다. 완전 반했어~>
오늘의 첫 목표는 리펄스베이였다. 에버딘 터널을 지나는 6X번 버스의 2층 오른쪽 맨 앞자리에 앉은 나는 멋진 풍경을 독차지했다. 터널을 지나 바다가 나오자 버스에 탄 모두들 감탄사를 질렀다. 생각보다 오래지 않아 말로만 듣던 구멍 뚫린 리펄스베이 맨션이 보였고 서둘러 내릴 준비를 하고 하차. 내리는 사람들 대부분이 한국인이었다. 서둘러 내리느라 카드를 단말기에 안 찍었다. 리펄스베이에 내릴 때 카드를 찍으면 약간의 돈을 둘려준다고 하던데...
<익스체인지 스퀘어. 이곳에서 버스를 타고 리펄스베이로 향했다.>
<2층 버스 맨 오른쪽 앞자리에 앉아 이런 도심을 지나면...>
<오른편에 바다가 나타나고 조금만 지나면 곧 리펄스 베이가 보인다.>
신기하게 생긴 리펄스베이 맨션. 구멍 뒤로 보이는 산이 마치 앨범과도 같다. 그 건너편의 리펄스베이 비치는 모래는 그다지 곱지 않았지만, 비수기였던 푸켓과 달리 파도도 잔잔했고, 아담했으며 평화로웠다. 푸켓에서 충분히 물놀이를 했다고 생각하고 수영복을 안 가져온 걸 후회했지만, 이내 기침을 달고 있는 내 상태에 수영은 쥐약이라는 생각으로 스스로 위안을 삼았다. 해변의 끝에서 끝까지 걷고 한참을 서서 해변을 바라보고, 편의점으로 갔다. 한국에 없는 트로피카나 애플 주스를 샀는데 맛이 밍밍... 기대했던 사과 주스 맛이 아니었다.
<리펄스베이 쇼핑아케이드 입구>
<그 유명한 리펄스베이 맨션. 뚫린 구멍 사이로 보이는 산의 모습이 마치 액자 속의 사진 같다.>
<리펄스베이. 물도 적당히 따뜻하고, 복잡하지도 않고 놀기 적당한 바닷가였다. 하지만 여행 막판 감기에 걸린 나에게 해수욕은 언감생심.>
센트럴로 돌아오는 길은 아까와는 달리 산을 넘어가는 6번 버스를 탔다. 올라가면서 고급주택, 내려가며 홍콩 섬의 경치를 감상하니 어느새 센트럴... 이번에는 카드를 찍으러 시도했는데 찍히지 않았다. 기사가 그런 내 모습을 이상하게 보면서 찍는 게 아니라고 했다. 쳇. 올때는 카드 찍는게 아닌가보지?
<돌아올 때는 아까와는 다른 풍경을 보기 위해 6번 버스를 탔다. 갈 땐 바다, 올 땐 도시 풍경>
점심을 먹으러 센트럴의 요시노야로 갔는데 무슨 줄이 이렇게 긴지... 점심시간이 한창인 1시라서 그런가 보다. 그래서 점심은 포기하고 시간 좀 떼우다가 페닌슐라에서 에프터눈 티를 먹기로 하고 침사추이로 갔다. 때는 1시 반. 시간 떼울 곳이 필요해 찾아간 곳은 HMV. 한참을 구경하다 색계가 한국어 자막이 되는 Disk를 발견하고 몇 번을 고민한 결과 사려고 집었는데 알고 보니 블루레이 전용이었다. DVD는 아무리 찾아봐도 중국어 자막만 있기에 고민하다가 남자 점원에게(여자 점원에게는 X 팔려서 못 함) 영어 자막 있는 거 없냐고 물었더니 중국어 자막만 있단다. 이런... 사라코너 연대기를 사고 BBC의 다큐 'The Planet Earth'는 고민하다가 안 샀다. 생각해보니 꽤 싼 값인데 내일 다시 가서 살지도 모르겠다. 영어 자막이라도 괜찮겠지?
<센트럴에 있는 요시노야의 점심 때 모습. 사진 상으로는 줄이 그다지 길게 보이지 않는데 실제로는 매장 밖으로도 줄이 엄청 길었다.>
<시간 때우러 간 HMV. 음악 CD에서부터 DVD, 블루레이 타이틀까지... 없는 게 없어서 구경하는 것만도 흥미진진했다.>
3시가 넘어서야 페닌슐라로 향했다. 근데 웬 줄이 이렇게 긴지... 30분 정도 기다려서야 테이블에 앉을 수 있었다. 다즐링 차로 에프터눈 티 세트를 주문했다. 포크와 나이프는 순은 제품이었는데 손에 착착 감기는 맛이 있었다. 에프터눈 티 세트가 나왔는데 꽤 고급스러웠다. 나름 굶주린 상태라 맛을 음미 안 하고 우걱우걱 먹을까봐 페이스를 조절하면서 먹었다. 2층까지 먹자 벌써 배부른 상태... 차는 거의 다 떨어져서 아껴서 먹는 상황. 3층의 초콜릿은 굉장히 달아서 물이 당겼다. 이렇게 배부르고 칼로리 높은 음식이 간식 개념이었다니... 아마도 점심 먹고 왔으면 다 못 먹었을 것 같다. 시끌벅적했지만 저 위에서 연주해주는 클래식을 들으면서 호텔 식당의 분위기를 꽤나 느끼면서 즐겼다. 하지만 호텔에서 느낀 점은 나에게는 기품이 아직 부족하다는 거... 헝그리가 몸에 배어서인지...
<페닌슐라 호텔의 The Lobby. 사람많고 북적대지만 로비에 울려퍼지는 현악 4중주 음악이 호텔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처음에는 음악이 들리기에 CD 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구석에서 연주하는 진짜 라이브.>
<Afternoon Tea Set. 양이 엄청 많다. 점심도 먹지 않고 갔는데, 기껏해야 간식 개념인 이넘들을 정복하기는 쉽지 않았다. 식기는 티파니인가(이쪽 브랜드는 잘 몰라서...) 그렇다는데 순은 제품이라 그런지 그립감이 색달랐다.>
<하지만 양이 많다고 남길 순 없지. 아예 설거지 할 필요없이 싹 다 비웠다.>
배가 아파서 페닌슐라와 건너편 쉐라톤의 화장실을 모두 가봤다. 둘 다 화장실 전담 직원이 상주하면서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인상 깊었다. 페닌슐라는 개인용 수건이, 쉐라톤은 세면대 위에 있는 물 흐르는 장식이 인상 깊었다.
침사추이 역으로 가면서 말로만 듣던 청킹 맨션과 미라도 맨션을 봤다. 겉모습만 보기에는 도저히 묵을 수 없을 것 같다. 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오늘은 ‘짝퉁 시계’ 삐끼가 많이 붙는다. 기분 나쁘기보다는 웃긴다.ㅋㅋ
<청킹 맨션과 미라도 맨션. 들어가보지는 않았지만 겉에서 봐서는 저 안에 있는 게스트하우스에는 도저히 묵을 자신이 없다. 어떻게 최고급호텔인 페닌슐라와 쉐라톤 호텔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이런 극단적으로 반대인 두 건물이 있을까?>
애드미럴티 역에 내려 홍콩 공원을 지나 피크 트램 역에 갔다. 20분 정도를 기다려 트램이 왔는데 마침 출입구가 내 바로 앞에 왔다. 덕분에 일빠로 타서 오른쪽 전망 좋은 곳에 앉았다. 45°의 가파른 트램이 출발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아래에 홍콩 섬의 전경이 펼쳐졌다. 곳곳에서 탄성이... 경치에 취한지 얼마되지 않아 트램은 종점에 도착했다. 정말 빠르군.
<어제 홍콩 공원에 가다가 지나쳤던 피크 트램. 45도의 가파른 트램을 타면 홍콩의 모습이 점점 내 발 아래로 멀어져 간다. 눈을 뗄 수 없는 경치에 취하다 보면 어느새 도착.>
피크 타워에서 몇 층 올라가자 게임하는 곳이 나왔다. 여길 놓칠 수는 없었다. 혼자 Euro 2008을 하려던 홍콩 애와 조인해서 한 판 했는데 나는 그 게임이 처음이고 걔는 좀 해본 것 같았다. 걔는 독일, 나는 스페인으로 일방적으로 밀렸으나 빠른 스피드의 토레스와 비야의 역습으로 간간히 공격... 카시야스의 활약으로 연장까지 0:0으로 비겨 승부차기 후 패... 그래도 이정도가 어디야... 그 친구와 악수하고 헤어지고 위로 올라가니 플스를 할 수 있었다. 자동차 게임을 어떤 꼬마 애와 했는데 내가 1등... 서로 막 박으면서 탄식하고 또 웃었다. 또 다시 축구하러 내려가 어떤 애와 붙었는데 걔는 이탈리아, 나는 네덜란드... 한 번 해봐서인지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 나는 웃으며 했는데 그 녀석은 진지하게 승부욕 발동한 듯... 그래도 내가 1:0으로 이겼다. 이제는 전망대로 올라가야지...
<밀랍 인형 전시관 입구의 이소룡. 꽤나 사실적이었다.>
<공짜로 마음껏 게임을 할 수 있었던 곳. 게임을 하며 잠깐이지만 말도 안 통하는 홍콩 꼬마들과 친구가 되었다.>
20HK$를 내고 올라간 스카이 테라스... 생각보다 보이는 야경의 시야 폭이 넓지 않고 사람은 굉장히 많았으나, 보이는 경치만큼은 대단했다. 도저히 발을 뗄 수 없을 정도... 여러 장 사진을 찍다가 중국 여자에게 사진을 부탁했는데 한 번에 안 흔들리고 잘 찍었다. 근데 옆에 남자는 왜 나오게 찍었냐... 다른 한국인 여자 두 분에게 부탁했는데 그 분들은 사진이 계속 흔들려 합쳐서 한 10장은 찍은 것 같다. 건질 만 한 것은 한두 장... 그래도 그게 어딘가? 혼자서 못 찍는 것 보다 낫지. 제대로 감사인사 전하지 못해 이 자리를 빌어 고맙다고 전해드리고 싶다.
<전망대에 올라가자 헉! 소리나는 홍콩의 야경이 펼쳐졌다. 정말 홍콩의 야경은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ㅠ>
8시가 되자 심포니 오브 라이트가 시작됐는데 피크에서 보니 홍콩 섬에서 쏘는 빛은 안 보이고 건너편에서 쏘는 빛만 약하게 보여 별로였다. 쇼가 끝나도 내려가고 싶지 않았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 밤이 아쉬워 이 멋진 광경을 사진기가 아닌 눈에 담느라 열중했다. 내려오면서 선물용으로 동전지갑이 3개에 20HK$라 샀다. 마침 지갑에 20HK$가 있기에...
트램은 줄이 너무 길어 1번 미니버스를 타고 내려왔다. 버스에 속도 표시가 크게 되는게 특이했다. 구불구불한 길에 치쳐있던 나여서 멀미가 오는 것 같았다. 게다가 돌아오는 페리에서 가격도 싸고, 한 번도 타보지 않은 Lower deck에 탔는데 기름 냄새가 나서 더 속이 안 좋고 머리도 아팠다.
<내려올 땐 복잡한 피크 트램 대신 1번 미니 버스>
늦은 저녁 먹으러 요시노야로 가는 길... 너무나 지쳐 쓰러질 것 같았다. 요시노야에서 먹은 덮밥도 맛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일본식 김치가 일품이었다. 담백한 게 맛이 정말 좋았다. 허겁지겁 밥을 먹으니 다시 기운 up! 숙소로 돌아올 힘이 생겼다. 숙소로 돌아오니 이제 죽을 거 같다. 그래도 오늘이 마지막이니 마지막을 잘 불태웠다.
<요시노야에서 먹은 늦은 저녁. 탈진 직전에 먹은 구세주 같은 음식이어서 인지 더 꿀맛같았다.>
내일은 한국 가는 날. 그 날이 오기는 오는 구나. 숫자를 32까지 세도 한참 걸리는데 32일이 지났다. 이제 현실로 돌아가는구나.
(홍콩에서 느낀 점은 좁은 땅에서 이룬 엄청난 발전이 경이로웠다는 것. 그 때문에 이런 멋진 전경도 만들어진게 아닐까? 또 고유가는 안중에도 없는 듯... 실내는 거의 춥다.)
숙 소 |
이름 |
파크 모텔 |
식 사 |
가격 |
식당 | |
설명 |
사모님 혼자 일이 많아서 걱정 |
아침 |
한식 |
X |
숙소 제공 | |
점심 |
Afternoon Tea |
294.8HK$ |
페닌슐라 The Lobby | |||
가격 |
305HK$(쿠폰 25HK$할인) |
저녁 |
Super beef and chicken combo bowl set |
42HK$ |
요시노야 |
<파크모델의 트윈룸의 모습>
<지출내역>
사라코너 연대기 : 259HK$, Afternoon Tea : 294.8HK$,
스카이 테라스 : 20HK$, 옥토퍼스카드 충전 : 100HK$,
저녁 : 42HK$
지출합계 : 715.8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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