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바라나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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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바라나시(1)

Soohwan 0 2791
바라나시.

가장 인도다운 도시.

생과사가 자연스럽게 교집합을 이루는 곳.

인도에서 가장 좋았던 곳 중의 한 곳이다.

자이푸르 역에서 출발한 나는 늘 그렇듯이 워크맨을 듣고 델리에서 산

아가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을 읽었다. 론리 플래넛 앞쪽에 나온 인도

역사 및 문화에 대한 소개를 읽어 볼까도 했는데 그만 뒀다. 나중에

도착하기전 시간나면 읽어야 겠다고 생각하며. 원래 난 새로운 도시에

도착하기 20~30분전에 대충 가야할 숙소가 있는 곳의 지명 및 지도를

대략적으로 외우는 데 나름대로 도움이 되는 듯 하다.

인도 기차를 타고 가는데 다행히도 내가 탄 기차들은 사람이 그리

많이 않아 편안히 갈 수 있었다. 하나 힘들었던 건 자이살메르에서

자이푸르까지 기차타고 오는데 조드푸르에서 자이푸르 올 때- 직행이

없어 갈아 타야함- 삼층 침대칸을 배정 받았는데 뭐 모르고 잤다가 일어

나니 앞이 뿌옇다. 숨도 콱콱 막히고. 알고 보니 선풍기가 돌아 가며

먼지며 철가루를이 안경위에 그리고 코와 잎에 들어가 한 한두시간 동안

폐병 환자처럼 속이 답답해 죽는 줄 알았었다.

밖의 풍경보며 드문드문 담배피며 시간을 보내는데 갑자기 귀에 들어

오는 소리.

"으메~~, 숯껌땡이들 떨어지는 거 봐이잉"

억센 전라도 사투리였고 순간 반가워서 "안녕하세요" 인사를 했는데

못들은 모양이다.  좀 더 큰 소리로 얘기하니까 그제서야 들은듯 조금

놀라며 인사를 했다. 광주에서 온 이들이었는데 역시 바라나시로

가는 길이란다. 한명은 동부에서 6개월간 자원봉사를 하고 난 후 때맞춰

온 후배와 함께 여행을 하고 있단다.

이런 저런 얘기를 주고 받으니 벌써 바라나시다.

역에 내리니 비가 꽤 내리고 있었다.

역 대합실의 외국인 전용 예약실로 가서 먼저 각 자 표를 끊기로 했다.

(난 델리로, 그들은 캘커타로) 예약하다가 네팔에서 바라나시로 왔다는

주연이를 만나고 우리는 주연이가 소개한 곳으로 가기로 하고

릭쇼를 잡아 탔다. 잘 가던 릭쇼가 앞이 온통 물에 잠기자 더이상 못가겠

다고 한다. 그리고 여기서 내려 10분만 걸으면 된다고 한다. 우리는 안된

다고 그리고 "저기 봐라, 다른 릭쇼는 잘 가는데 왜 못가냐"하며 셋이

하나가 되서 우기니까 마지 못해 간다.

내려서 10분?

릭쇼타고 20분정도 더 갔고 릭쇼에서 내려서 또 20분정도 들어 갔다.

바라나시 구시가지 가본 사람은 이곳이 얼마나 초행자들 한테 버거운

곳인지 알거다.

구시가지는 거리가 미로처럼 엉켜 있는데 거리폭 2미터 정도(따라서

릭쇼도 못 들어간다)에 어둡기까지 하다. 오죽했으면 한비야씨도

이 곳에서 길 잃다가 문둥병촌으로 가서 죽을뻔 했다고 하지 않는가.

비는 주륵주륵 내리고 거기다 난 계단에서 한번 넘어져서 영 컨디션이

않 좋았다.

숙소에 도착해서 옷 갈아 입고 우리는 허기를 때우러 근처의 식당으로

갔다. 그리고 그곳엔 놀랍게도 라면과-조금은 독특한- 파전 그리고

고로께며 별별 음식들이 다 있었다. 모두 라면 한 그릇에 파전하구

고로께(근데 이게 왠 국밥같이 생긴 거에 동그랑땡 몇개가 들어간거다)

를 먹었다. 저녁때 다시 보기로 하고 우리는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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