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타키나발루-KKB의 먹을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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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타키나발루-KKB의 먹을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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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B에서의 마지막 밤은 (다음날 서울 가는 비행기가 새벽 00:50 출발이라 엄밀히 말하면 마지막 밤은 그 다음날 밤이었지만...) KKB 아가씨들, Gwen과 Wenny를 만나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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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발랄하고 호기심 많은 KKB의 아가씨들은 실은 우리 가족의 tour agent들이었습니다. Gwen(사진 오른쪽)이 샹그릴라 라사리아 리조트를 예약 대행해 주면서 "꼭 이 단란한(^^;;) 가족을 만나고 싶다"라며 굳이 호텔까지 동료인 Wenny를 대동하고 찾아와서 함께 저녁을 나누고 즐거운 마지막 밤을 보내게 된 것이죠.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이 사회 초년생 KKB 동생들은 우리 아기 단얼을 너무나 이뻐해 주었답니다.
 

742391579_1610737f_03.jpg저녁식사를 먼저 하자는 백동이의 제의에 이 아이들, 우물쭈물함돠. 그래서 숙소인 르메르디앙에서 바로 대각선으로 맞붙어 있는 Centre Point(http://www.centrepointsabah.com)에 가자고 했습니다, 대형쇼핑몰이니 뭐라도 먹을 게 있지 않겠냐고.
그래서 들어간 곳이 지하의 Pizza Hut. 나중에 얘네들 알고 보니 Wenny가 차를 가지고 왔더랬습니다. 첨에 수줍어서 암말도 못했던 것. 그런 줄 알았으면 차 타고 멀리 교외의 맛집 가보는 건데... 아쉽네요,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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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bo Meal 세트를 시킵니다. 슾과 브래드스틱 (파마산치즈를 뿌린 그냥 빵스틱), 그리고 레귤러 피자 2판에 소다로 구성된 세트입니다. 가격은 아마 한국에 비해서 반값 정도의 느낌...?
KKB까지 와서 피자헛 온 것도 억울한데 한국에 없는 걸 시켜야 겠다! 하여 고른 피자가 Hawaiian Tuna와 Thai Seafood입니다. 물론 둘 다 치즈크러스트(stuffed crust)로.
하와이언튜너는 그냥 기존 하와이언 피자에 구운 참치살이 좀 올라간 정도이고 타이시푸드도, 뭐 피자헛에서 파는 건데 당연히, 국제적으로 통할 수 있는 무난한 맛이지만 약간 타이칠리소스 맛이 좀 나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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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포인트에 KKB 현지인들과 함께 온 김에 안내를 받아 지하의 슈퍼마켓에서 선물로 사 갈 Ali Cafe(일종의 말레이시아 인삼커피)도 좀 사고, 센터포인트 4층에 자리한 (이 곳에서는 1층을 ground floor라고 하므로 한국식으로 4층이면 3rd Floor 라고 부릅니다) Tuah Baker라는 커피번집에서 커피번도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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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 유명하고 맛있는 집이라고 데려간 준 것인데... 머 매우 맛있긴 했지만, 동남아 일대에서 팔고 있는, 커피크림 올리고 짭짜름한 버터를 속에 부드럽게 찔끔 녹여준 Roti Boy류의 커피번과 뭐가 다른가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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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포인트를 나와서 2차 장소로 이동한 Water Front의 어느 야외 카페. 관광객들이 가는 곳 말고 현지 주민들이 가는 좋은 곳에 데려가 달라고 해서 간 곳이었습니다.
정말 이 곳 주민들로 보이는 분들만 손님으로 와 계신 곳이었고, 무엇보다도 착하디 착한 가격! 쌀랑해요, 워러후론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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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허니듀와 냉알리카페를 시켜다 놓고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눕니다. 얘네들, 우리 부부의 진짜 나이를 듣고 깜짝 놀랍니다. 20대 중반인 줄 알았다나? 푸하하핳! 이 처자들, 사회생활 좀 할 줄 암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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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만난다고 Gwen이 이것저것 소박하지만 정성스런 선물을 준비해 왔습니다. 지갑, 전통차, 그리고 여기 보이는 이 팔찌. 비싸 보이지 않으면서도 그렇다고 싸구려 느낌도 아닌 이 팔찌, 한 수십개 사다가 서울 가서 뿌리면 폼도 나고 가격이 부담도 안될텐데... 아쉽게도 시내 저어기 밖에서 사 온 거라고 하네요,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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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포인트 지하 슈퍼마켓에서 알리카페 많이 샀다고 사은품으로 준 머그컵을 들고 아쉬운 작별을 고합니다.
 
어린 아가씨들이지만 너무나 오픈된 마음으로 다가온지라, 이 날 처음 만났어도,
서로 사는 지역에 대한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
이곳에도 불어닥치고 있는 한류 이야기 (가수 "비" 얘기가 나오자 갑자기 눈이 뒤집어 지면서 얘네 둘이서 "비"에 대한 경배와 찬양이 약 15분간 논스탑으로 이어짐... -_-;;),
Gwen이 크리스챤인지라 한국인 선교단의 아프가니스탄 피랍사건에 대한 이야기 (구조작업의 중차대함 만큼이나 그 정당성이라든가 잘잘못에 대한 논란이 뜨거웠던 우리나라와는 달리 이 곳의 모든 교회들은 단지 이 사건에 연루된 모든 사람이 그저 죽지 않고 돌아오기만을 순수하게 놓고 다같이 기도했었다고 하는군요.) 등등,
식상한 표현이지만 정말로 헤어지는 것이 아쉬울만큼 4시간여의 시간이 금방 지나가 버렸습니다.
 
지금은 두사람 모두 우리가 예약을 의뢰했던 현지 여행사를 다 그만두고 대학원에 진학해서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하는군요. 여행 중 이렇게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사귐을 갖고 교제를 유지한다는 것, 참 값진 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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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이어지는 KKB의 먹거리 이야기. 센터포인트 4층(3rd Fl.), 커피번을 파는 Tuah Baker 근처로, 스타벅스 옆으로 위치한 에그타르트집. 역시 맛있고 인기 있다는 Gwen의 안내에 따라, 그 다음날 낮에 가서 사 먹어 보았습니다. 특이할 건 없지만, 나무랄데 없이 푸짐하고 부드럽게 혀를 감싸오는 맛과 양이, 가격대비 추천할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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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sma Merdeka 1층에 있는 팬케이크(?) 집의 팬케이크가 KKB에 와서 처음 먹은 간식거리였습니다. 대형 뽑기 그릇 같은 데다가 얇게 반죽을 펴고 그 위에 속을 뿌려 먹기 좋게 접어 주는 먹거리인데 비록 천연재료가 아니라 "무슨무슨맛 (~ flavored)" 류이긴 하지만 입 궁금할 때 저렴하게 심심풀이로 먹기엔 달달하게 좋습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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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니뭐니 해도 동남아에 왔다면 간식거리의 최고봉은 단연 맹고우!! 망고 먹으러 동남아 옴돠! 하지만 요 망고들은 아직 철이 아니라서 말레이시아산이 아닌 필리핀 수입산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 건 아니겠지만 야시장에서 망고를 파는 상인들도 대부분 영세한 필리핀 이주민들이라고 합니다. (다 Gwen이 설명해 준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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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시장에 왔으니 야시장 먹거리를 먹어봐야지, 하는 생각에 별로 끌리진 않았지만 닭꼬치(satay)를 하나 사 먹어 봤습니다. 사실 뒤에서 사테아저씨가 들고 있는 왕새우를 처음에 먹으려고 얼마냐고 여쭸더니, 이건 자기 먹으려고 굽는 거라고 줄 수가 없답니다. 그래 놓구선 기념사진 찍자 바로 집어 들어서 포즈 취해 주시는군여 ^^;;
그런데... 우리가 좀 운이 안 좋아서 그런 걸 골랐을 수도 있는데... 이거 닭꼬치가 겉은 뜨끈뜨끈한데 속은 차갑기 이를 데 없고 군데군데 털 같은 것도 있고 한입 딱 씹는 순간 역한 닭비린내가 확 올라오는 것이 저녁 먹은 것이 다 올라오려고 합니다. 자기 먹을 새우를 들고 싱글벙글 하시는 사테아저씨 앞에서 티를 낼 순 없고 그 앞에선, "음~ 베리 굿!" 한번 때려주고 아저씨 안 보일 때 쯤까지 와서는 입에 든 걸 다 뱉고 꼬치도, 정말 쥔장껜 지송하지만, 버렸습니다. 다시 한번 죄송한 맘으로 말하건대, 지금 생각해도 몸서리가 쳐지는 맛이었슴돵...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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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시장 얘기 나온 김에 필리피노마켓 인근 야시장 재봉의 달인을 소개합니다! 여행하는 도중 바지 허벅지 부분이 찢어진 백동이. 야시장에 들고 와서 아마 이런 곳엔 분명 재봉 아저씨가 있을 거라는 막연한 맘으로 돌아보았는데, 딱 이 아저씨가 보입니다. 리바이스 공인 재봉틀로 작업하시는 분! ㅋㅋ
옷을 꺼내 놓고 영어로 말씀을 전하니 못 알아들으시는 것 같아서, 그냥 찢어진 부분에 손을 대고 "드르륵, 드르륵, please~ OK?" 그랬더니 진지한 표정으로 크게 고개를 끄덕이시면 오케, 오케 때려 주시고 하던 일 미뤄놓고 이 노란 외국인의 바지를 먼저 박아 주십니다.
같이 있는 아기 단얼이 신기한지 시장통의 꼬마들이 몰려들어 만지려고 하자, "뷁!" 한번 때려주시면서 우리 아기까지 지켜주시는 가운데, 미션 완료! 아주 튼튼하게 "드르륵 드르륵" 해 주셨습니다. ^^;;
이 분 나중에 IP TV에서 "KBS 걸어서 세계 속으로" 코타키나발루편 보니 거기에도 나오시더라구요. 무쟈게 반가웠습니다.
아저씨, 요새도 그 바지 잘 입고 있어요! 넘 많이 드르륵 드르륵 해 주셔서 키치한 분위기가 풀풀 나는 게 멋내기에 아주 그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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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시장에서 산 물건 중 진주귀걸이를 빼놓을 수 없죠. 바닷가쪽 필리피노마켓 야시장이 아니라 City Park와 Asia City 사이에 위치한 야시장입니다. 옷이라든가 신발 이런 걸 주로 파는 데 품질이나 디자인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할 만하지는 않구요. 다만 진주 귀걸이나 진주알은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진짜 진주냐라라는 질문도 하기 전에 이미 구두하고 라이터 준비해 놓고 있습니다. 구두 뒷굽으로 패고, 라이터로 지져서 진짜 진주라는 걸 증명해 줍니다. (이게 진주 감별법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열과 성을 다해 갖다 패고 불로 지지고 하니 헤벌레 믿는 수 밖에요. ㅎ)
세공이 섬세한 편이 아니므로 주로 진주 알 위주로 구입하면 좋을 듯. 많이 깎아 주신 건 아니지만 끝까지 친절하고 성실하게 흥정해 주신 사람 좋아 보이는 아주머니와 한 컷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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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 돌아와서 먹었던 야참들도 별식이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가져와 써 본 휴대용 전기 쿠커. 참 다양한 용도로 사용했지요. 이제까진 입맛 없을 때 고작해야 햇반에 컵라면 정도였지만 다용도 콘센트가 딸려있는 이 쿠커를 이용, 이렇게 야참으로 비빔면을 끓여 먹는가 하면 즉석국 시리즈를 이용, 된장국, 북어국까지 끓여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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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용 전기 쿠커의 개가, KKB Seafood 오징어짬뽕! 한국에서 싸 간 오징어짬뽕 라면에 Central Market에서 산, KKB에서 갓 걷어 올린 싱싱한 갑오징어, 타이거새우, 브로콜리를 넣고 궁극의 해물라면을-! 이번 KKB 여행 맛 Best 3에 들어갈만한 메뉴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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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얏트리젠시에 묵을 땐 바로 뒤가 위스마 메르데카이어서 손쉽게 환전이나 필요한 물건들 쇼핑을 할 수 있었습니다. 맘에 쏙 드는 튼튼하고 저렴한 쪼리를 사고 들뜬 아내. 쪼리 하나 바꿨을 뿐인데...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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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마 메르데카 2층에 푸드코트가 있습니다. 크기도 꽤 크고 깨끗하고. 식사 때라 그런지 빈 테이블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분위기나 위생도 측면에서 보면 서울 강변 테크노마트 지하 푸드코트가 딱 생각나네요. 걸죽한 파파야 쥬스 먼저 한잔 땡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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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점심으로 사 먹은 미고랭과 새우볶음밥. 무난하고 깔끔한 맛, 푸짐한 양... 가격대비 만족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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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B에서의 마지막 날은 이리저리 슬슬 돌아다니며 쇼핑을 즐깁니다. 점심은 센터포인트 4층 (3rd Fl.) Palm Cafe라고 불리우는 자그마한 푸드코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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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마 메르데카의 푸드코트 보다는 좀 규모가 작지만 더 깔끔하고 더 맛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먹었던 메뉴만 본다면...) 가격은 약간 더 비쌌던 것 같군요.
완탕면과 페낭식볶음국수, 그리고 수박쥬스를 주문했습니다. 완탕면은 우리 입맛엔 약간 느끼했고, 수박쥬스는 시원했지만, 역시 방콕 카오산거리에서 먹은 땡모빤은 따라갈 수가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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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포인트 3층에는, KKB에 크리스챤이 많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의외로 크리스챤 서점이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구하기 힘든 싱가폴 인도네시아 크리스챤 서적이나 음반을 많이 살 수 있겠더군요. 아래 사진은 아기 단얼을 위해 산, 그림 끼워 맞추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만들어진 성경 동화책들. 사서 읽어주니 아죠 좋아서 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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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공기술이 많이 떨어져서일까? 쥬얼리샵의 물건들이 상당수 made in Korea 입니다. 얘까지 와서 국산 사가면 괜히 아까워서 국산 아닌 넘으로 겨우 하나 찾아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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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일 피곤한 게 뭐 사러 돌아다니는 거죠. 관광이야 차로 이동했다가 내려서 이야~ 감탄하면서 좀 구경하고 또 차 타고 하지만... 쇼핑을 계속 뭐 살까 고민하면서 쉴 새 없이 걸어야 하고... 피곤에 짜증이 날 때쯤 센터포인트 2층에서 발견한 생과일 쥬스점 요요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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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인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막 줄 서서 사먹고 있길래, 현지 주민들에게 인기 있는 곳! 바로 저기야! 하는 심정으로 역시 줄을 서서 쥬스 한잔을 시켜 먹었는데... 진하고 달코옴하며 시원한 맛이, 목말라 있어서인지 몰겠지만, 일품이었습니다. 저 주문 용지에 주문할 것을 체크해서 주면 금새 점원들이 척척 만들어서 입구를 비닐뚜껑으로 봉해서 건네 줍니다. 쥬스 한잔 시켜서 한참을 앉아 아기랑 놀기도 하고 오고 가는 사람들 구경도 하며 쉬었다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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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포인트 옆으로 훨 고급스럽고 새삥으로 지어진 듯한, 여러 동의 comlex로 이뤄진 Warisan Square에서 못다한 쇼핑혼을 불태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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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B에서의 마지막 저녁식사는 와리산 스퀘어를 나와서 바닷가 쪽으로 이어지는 워터프론트 라인에 위치한 Kohinoor라는 인도음식점입니다. 유명한 식당인 듯 약간 늦은 저녁시간이었지만 사람들로 많이 차 있었고 손님들은 대부분 서양 관광객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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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우리 부부이지만 KKB에서 마지막 저녁식사이고 내일이면 김치찌게, 된장찌게에 푹 빠져서 살텐데 평소 안 먹던 것에 도전해 보자고 간 것인데... 결과는 대만족이었습니다. 약간 좁은 듯 하지만 아늑한 분위기도 좋았고 유리창을 통해서 쉴새없이 화덕에서 난을 구워내는 요리사를 보는 것도 재미있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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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리는, 인도식퓨전요리인 듯 토마토소스를 가미한 카레였는데 고소하면서도 그리 기름지지 않은 난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참말로 정갈하고도 개운한 맛이었습니다. 안산 "국경없는 마을"에서 천원 주고 사먹던 라씨보다는 좀 비쌌지만 푸짐하고 시원하게 내 주는 라씨도 후식으로는 그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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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쪽 라인에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식당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 아래로는 Gwen, Wenny와 함께 갔던, 로컬 식당들이 이어지는 것 같구요.) 이 식당들이 다 성공작은 아닌 듯. Kohinoor 같이 훌륭한 저녁식사의 추억을 장식해 준 곳이 있는가 하면 Aussie 같이 섭섭한(?) 곳도 있었습니다.
뭔가 들떠있고 유쾌한 분위기가 좋아서 하루 저녁은 여기서 식사를 하기로 했는데 좋은 분위기, 친절하고 붙임성 있는 젊은 점원들과는 달리, 식사는 이걸 누구 코에 붙여? 싶은... 무성의하고 빈약한... 인터넷에 떠도는 부실급식 사진들이 머리를 스쳐가는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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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ssie는 식사로는 비추, 저녁식사 후 가볍게 바닷바람 맞으며 맥주 한잔하기엔 그럭저럭 추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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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 중 KKB에서 식사한 곳 중 저녁식사 장소로 무난하게 꼽을 수 있는 곳이라면 Little Italy를 추천하겠습니다. 위스마 메르데카에서 동쪽으로 건너편 쯤 Capital Hotel 1층에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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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 음식을 넘 좋아하는 우리 부부로선 첫날 저녁 식사로 마다할 이유 없는 그런 곳이었고, 투어 다녀와서 너무 피곤해서, 뭐 먹지? 고민하기 귀찮아서 한번 더 간 곳입니다.
떠들썩한 분위기 속에서 흥겹게 일하는 직원들이 아기를 데려온 우리 가족을 참 친절하고 친근하게 (아기 단얼이 넘 귀엽다며 장난감도 갖다 주고 부부끼리 편하게 식사하라고 잠시 아기를 봐 주기도 했죠) 대해 주어 더 마음이 가는 곳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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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송이슾과 함께 먹은 브루게리따. 브루게리따가 볼품은 없어 보이지만 마늘내음이 살살 나는 것이 즐겨 먹을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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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컨을 곁들인 크림소스의 뇨끼는 고소한 포만감을 주지만 우리 입맛엔 좀 짜고 느끼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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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소스의 라비올리는 생각보다 라비올리가 작았지만 작은 사이즈 안에 채울 건 성실하게 다 채워 나와 매우 맛있었지요. 에피타이저로 주문한 브루게리따를 좀 남겨 놓아서 남은 토마토소스와 함께 먹으니 개운하게 뒷맛을 마무리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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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븐에서 구워낸 크레페(Crespelle al Forno). 속은 시금치와 양송이 버섯으로 주문했습니다. 겹겹의 크레페 속을 채운 치즈와 시금치, 버섯을 포크로 잘라 먹으니 라자냐필도 나는 것이 든든하게 속을 채워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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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적고 보니, 여기 올리지 못한 것들, 사진도 안 찍고 정신 없이 먹었던 음식들까지 합치면, 일주일 남짓 동안 참 많이도 뭘 먹었군요. KKB에서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고 새벽비행기를 타러 호텔에 다시 돌아와 택시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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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수속과 면세점 쇼핑까지 마친 후 출국장 안에 위치한 마사지샵에서 발마사지를 받습니다. 시내에서 받는 요금의 2-3배는 됨직한 가격이지만 그렇다 해도 한국보다는 싸고, 마사지 받을 시간도 없을 만큼 돌아다닌 것이 아쉬워서 받았는데 나름 잘 받은 것 같군요. 하루종일 쇼핑하러 돌아다닌 피로도 풀리는 것 같고, 괜히 기분이 그래서인지 나중에 인천 도착해서도 발이 많이 안 부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중국에서 왔다는 마사지사들... 하나같이 너무 열심히 영업을 합니다. 분명히 발 마사지만 해달라고 했는데 자꾸 분명한 한국말로 영업 겁니다,
"사장님 발, 각질 많어. 각질 제거, 사장님 각질제거..."
각질제거 서비스 받으라 이거죠... 물론 돈 더 내야 해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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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항공 아침식사 메뉴. 누가 빨대 꽂아서 물기만 쪽쪽 빨아먹은 것처럼 보이지만 그럭저럭 먹을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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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7박9일 간의 KKB 일정을 무사히 마치고 쌀쌀한 공기가 옷을 확 파고드는 인천공항에 도착합니다.
 
HK, Gwen, Wenny 같은 좋은 말레이시아 친구들, 외국인들에게 참 친절하게 대해 주신 현지 주민들, 멋진 섬들과 맑은 바다, 웅장한 키나발루산, 맛있는 음식과 저렴한 물가... 대부분 좋은 기억들로만 남아 있게 된 곳, 코타키나발루였습니다.
다른 가보지 못한 곳들로 앞으로의 휴가들이 또 채워지겠지만, 만약 우리 가족들 말고 다른 가족들과도 함께 휴가를 떠날 일이 생긴다면, 행동 반경이 넓지 않고, 깨끗한 자연을 만끽하면서도 도시적인 편리함이 함께 있다는 이유로 기꺼이 다시 올 수 있을 곳이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3 Comments
Nanda . 2009.01.29 09:51  
와 - 사진보고 멍하니 침만 츄릅 아침부터 흘리고 가요 ㅎ 마지막에 말레이항공 기내식 빨때 꽂아서 물기만 쪽쪽 빨아먹은 듯하다는 표현에는 빵 터졌네요 ㅎㅎㅎㅎㅎ
저도 코타 또 가고 싶네요 ^^ 아 ~
jaime 2009.01.29 13:10  
저도 이 글 밥 먹기 전에는 안 보려구 합니다 배고파지더라구요 ㅋ
러버보이 2009.07.04 17:26  
우와~
코타키나발루에 이렇게 먹을 것이 많앗군요 ㅋ
하하하하
난 로컬 마켓에서
망고 망고스틴 수박이 제일맛잇었는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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