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요망-인도 델리를 배낭여행하는 친구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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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요망-인도 델리를 배낭여행하는 친구들에게...

장정대 5 1808
세계인과 대화하는 배낭여행*

안녕하세요. 7개월 간의 긴 배낭 여행을 마치고 돌아 온 장정대입니다.

여행지: 케냐-탄자니아-우간다-콩고-짐바브웨-남아공-레소토-스와질란드-아랍에미리트-인도-태국-호주-뉴질랜드-베트남...

많은 사건 사고 이야기 가운데 먼저 인도 델리에서 있었던 사건을 소개합니다.

...아우랑가바드-고아-함피-칼카타를 거쳐 다람살라를 가기 위해 델리에 들렸을 때이다. 나는 여기서 우리 한국의 여성 배낭족 한 명이 숙소(뉴링고 게스트 하우스)에 두고 온 복대를 도난 당한 소식을 듣게된다. 배낭족에게 복대는 생명과 같은 것, 이 친구도 항상 그 규칙을 지켰다. 그러나 사건 당일, 잠깐 외출할 일이 생겼는데 복대를 차고 나간다는 게 귀찮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하여 설마 하고 복대를 자신의 침대 매트리스 밑에 묻어두고 나간 게 탈이 된 것이다.

외출 후 돌아 와 보니 카메라 등 다른 소지품은 다 있는데 매트리스 밑에 감춰둔 복대만 없어진 것이다. 그 복대 안에는 여권, 티시 1000$, 현찰 400$, 현찰 6500루피(이 경비는 1년 여행 경비로 준비한 것) 항공권, 비자카드, 등이 들어 있었다. 몽땅 다 도난 당한 것이다.

너무나 황당하고 충젹적이었다. 지배인과 종업원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지만 그들은 당연히 자신들은 모르는 일이라고 말할 뿐 안타까워하는 생색만 내는 정도였다. 얼굴은 창백한 체 어찌할 줄을 몰라 눈물만 글썽이는 이 친구를 보면서 나는 이대로 물러설 순 없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이 친구의 설명을 다 들어본 결과 물증은 없으나 심증으로 볼 때 그리고 그 정황으로 볼 때 그곳의 주인과 지배인의 소행으로 봐 전혀 무리가 없는 경우였다. 알고 보니 그곳에선 한국인에게 종종 이런 일이 발생한다는 사실도 알았다. 그러나 대부분 이런 피해를 당하고도 강력한 항의는커녕 경찰에 신고조차 하지 않고 그냥 돌아서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 이유를 다들 이렇게 말한다. "어떡합니까. 영어가 안 되는데요. 영어로 말하고 쓰는 것이 안 되는데 어떻게...." 문제의 심각성은 여기 있었다. 멍청한 한국인이 됨은 물론 그 악순환은 반복되어 한국과 한국인의 이미지에 먹칠을 한다는 것!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동포애를 발휘해 뭉쳐야한다. 같은 숙소에 묵고있던 우리 배낭족은 물론 다른 숙소에 묵고있던 친구들도 합세했다. 금방 10여명이 모였다. 나는 먼저 전화로 경찰에 도난 신고를 했다.
A: Officer, I'm going to report a theft.
B: Go ahead.
A: I had all of my belongings stolen in my room of this New Ringo Guest House.
B: I see. You want to come over here and report it on the paper?
A: Sure, I'll do it. But I want you to come here and listen to me about the situation.
B: OK. .... anyway you should make a stolen report...ok?
A: Sure. No problem.

그사이 그들이 요구하는 도난 신고서를 작성했다. 지배인이 옆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강력하게 정식 수사를 요구했다. 현장 검증도 요구했다. 파출소장이 두 명의 부하 직원과 함께 현장에 왔다. 지배인과 종업원들에게 구두 심문을 했다. 물론 종업원들은 펄쩍 뛰었다. 그 소장이 내게 하는 말, "보다시피 저들이 부인하는데 어떡하느냐? 물증이 없으니 더 이상 곤란하다......" 정말 형식적이었다. 더욱 화가 났다. 강력한 수사를 요구하니 그 소장이 직접 옆구리에 차고있던 방망이를 꺼내들고 나와 우리 한국인 배낭족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지배인과 두 종업원을 복도에 세워놓고 자백하라며 그들의 허벅지를 서너 번씩 내리치며 다그쳤다. 결과는 뻔한 것. 우리가 보는 앞에서 이 정도로 했는데도 결백하다고 하니 그만 돌아가겠다며 철수해버렸다.

그렇다고 나도 그냥 물러설 순 없었다. 우리 모두는 연일 3 일간 경찰서에 가서 강한 항의를 하고 또 철저한 수사를 요구했다. 그 결과 형식적이나마 호스텔 주인과 종업원들을 파출소로 소환하여 재심문을 하는 성의도 보였다. 인도 경찰 역시 팔이 안으로 굽는 건 당연지사. 여기서 그 한계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다행히 티시와 비자카드는 온전했다. 항공권도 재발급 받고, 대사관에 가서 여행증명서도 발급 받았다. 현찰은 되돌아 올 희망이 없었다. 최소한의 피해 보상금을 받기 위해 경찰은 물론 그 주인(뉴링고 게스트 주인)과 동생(골든 카페 주인) 그리고 지배인과의 숫한 협상(최소한의 성의를 보인다면 도난 신고를 철회하겠다) 에도 불구하고 한 푼의 피해 보상금도 받지 못했다. 그들의 말은 이미 명예와 손실을 다 잃은 상태에서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는 그럴듯한 변명이었다. 결국 피해 당사자의 그 동안 숙박비와 식비만을 면제하겠다는 조건에 일을 마무리지었다. 실망과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으나 보람이 없는 건 아니었다.

우리는 주위의 현지인들과 그곳을 찾는 많은 배낭족들에게 그 업소의 부도덕성과 악덕 행위를 알렸다. 즉각 반응을 보이는 배낭족 친구들은 바로 일본인 배낭족들. 그들은 더 이상 그곳에 머무르지 않고 떠났다. 그들의 집단 행동의 특성은 어디에서든 발휘됨을 잘 안다. 물론 우리의 한국 친구들도 그러했다. 이처럼, 더 이상 그 숙소를 이용치 말 것을 홍보하는 데에 큰 성과를 거둔 것이다.

참고로 그 숙소(뉴링고 게스트 하우스)는 골든카페라고 하는 역시 한국인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식당을 겸하고 있다. 결국 한국인들이 최대의 고객임에도 불구하고 그 피해의 대상자가 됐던 것은 역시 그 첫째 원인은 우리에게 있지 않나 생각된다. 어떤 경우든 특히 외국에서 한국인이 부당한 피해를 볼 경우 한국인들은 동포애를 발휘해 뭉쳐야 한다. 뭉쳐야 힘이 생기기 때문이다. 힘이 없는 민족을 두려워하는 바보를 본 적이 있는가? 한국인은 결코 멍청이가 아니다. 한국인들에게 부당한 피해를 줄 경우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는 사실을 반드시 깨닫게 해야 한다. 우리 당대는 물론 후대를 위해서도 그렇다.

세계 배낭 여행 친구들이여, 당당하고 멋진 한국인임을 잊지 말자. 어느 민족 못지 않은 동포애를 발휘하는 멋진 한국인의 모습을 세계인들에게 알리자. 그 대가는 반드시 우리의 후대에게 돌아온다.

그 실천의 첫 단계는 인도 델리의 악덕 업소, '뉴링고 게스트 하우스와 골든 카페'를 더 이상 이용하지 않는 것이다.

감사합니다.

장정대. jackchang7@hotmail.com
5 Comments
*^^* 1970.01.01 09:00  
작년에 보름을 넘게 있었는데, 주인은 몰라도 지배인(프라딥이라는 청년 )은 착한데..
*^^* 1970.01.01 09:00  
주인의 소행이 아니라면 어쩌지요..?
*^^* 1970.01.01 09:00  
뉴링고가 그렇게 변했다니 너무나 아쉽군여....
*^^* 1970.01.01 09:00  
끔찍한 일이나, 만약 그 주인의 소행이 아니라면...
jun 2003.08.29 02:59  
  참 친절한 사람들이었는데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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