롭부리 가다 해져서 묵은 곳 <씽부리>
쑤코타이에서 방콕으로 바로 가는 건 싫어서 그 중간에 잠시 쉬어갈 곳으로 찍은 곳이 바로 원숭이들의 도시이자 왕궁유적지가 있는 롭부리입니다. 사실 방콕에 가서 막상 할일도 없는데다가 이 구간의 7시간짜리 버스를 탈 생각을 하니 엉덩이뼈가 욱신거려서 말입니다. 나이 드니까 장거리버스는 정말 무리입니다.
롭부리는 방콕의 전승기념탑 근처 롯뚜터미널에서 롯뚜를 타게 되면 약 2시간 좀 넘게 달리면 당도 할 수 있으니 방콕근교라 할 수도 있겠네요.
일명 Monkey City로 알려져서 우리나라 방송에서도 가끔 나온 곳인데, 원래 우리의 계획대로라면 쑤코타이에서 1박하고 다음날 오전 일찍 쑤코타이 역사공원을 탐방하고 재빨리 쑤코타이 터미널로 간 후, 롭부리로 가는 버스는 없으니 우선 핏싸눌록 행 버스를 탄다. 핏싸눌록에 도착하게되면 거기서 롭부리행 버스를 타자고 마음 먹었는데, 그날따라 오전에 작은 해프닝이 생겨버렸지 말입니다.
그래서 스케쥴이 착착 뒤로 밀리면서 좀 우왕좌왕해버리는 통에,
그래. 일단은 방콕 행 버스를 타자. 계속 남하하다보면 씽부리라는 도시를 통과하게 되는데 씽부리는 롭부리랑 가까우니까 분명히 이 둘을 있는 대중교통이 있겠지... 이렇게 마음을 바꾸면서 정말이지 여행자가 올 이유가 별로 없는 이 씽부리라는 곳에 떨어지게 됩니다.
쑤코타이에서 씽부리까지의 요금은 에어컨 버스로 188밧정도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쑤코타이에서 잡아 탄 방콕행 버스가 생각보다 속력을 내지 않네요. 어두워지기 전에 도착해야하는데...
결국 씽부리에 가까워질수록 오늘내로 롭부리로 이동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태국은 이른 저녁이 되면 지방도시간 연결편이 끊기는 경우가 일반적이니까요. 그래서 재빨리 스마트폰으로 씽부리의 숙소를 검색 숙소를 예약합니다.
설상가상인 것은 남하하면서 거쳐왔던 다른 도시들은 도시 안 쪽의 터미널에 내려다주던데 씽부리는 도시안쪽까지 들어가질않고 그냥 하이웨이에 떨어뜨려주는거에요. 아니 이게 뭐야...날은 져서 어두운데 생판 처음 오는 도시에 그것도 차들 쌩쌩 달리는 고속도로 한 켠이라니... 우리는 어떻게 하라고!!!
그런데 천만다행으로 이런 곳에서는 늘 오토바이 랍짱 아저씨가 드러누워 있으면서 이렇게 버스에서 떨궈지는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지 않겠습니까.
2개의 배낭에 아저씨까지 3명 이렇게 한 짐이 낡은 오토바이에 소복하게 올라타서 탈탈탈 시내까지 들어가는데 100밧, 고가도로 달리고 다리도 건너고 꽤나 장거리였는데 아저씨 저렴하게 받으시네요.
이건 사실 권장할만한 사항은 아닙니다.
저희는 요왕도 오토바이를 많이 몰아봤었고 저도 뒤에 실려다니면서 중심 잡는 걸 해봐서 이렇게 위험하게나마 이동했지 오토바이 뒤에 처음 실리면 사실 좀 불안불안해요.
다행히 너무 깜깜해지기 전에 도착한 숙소도 새것이고 방값도 저렴합니다.
에어컨 더블룸에 400밧 정도로요.
저녁은 숙소근처의 스테이크 집에서 저렴한 돼지고기스테이크와 쏨땀 물 이렇게해서 140밧 정도로 먹고 일찍 잠든것 뿐이죠.
이 씽부리는 태국의 70개가 훨 넘는 짱왓 중의 하나인데, 방콕에서 북쪽방면으로 아유타야-앙텅-그담에 씽부리 뭐 이런 식으로 있습니다.
여행자가 오려면 뭔가 역사적인 유적지가 있거나 아니면 자연환경이 멋들어지거나 그래야 되는데 여긴 그냥 소도시에요. 물론 시 외곽에는 현지인들에게는 그래도 좀 알려진 사원도 있긴 하지만 우리는 짜오프라야 강변이랑 시장 둘러 보는 것으로 씽부리에서의 짧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농산물 집합소인지 복개도로를 따라 제법 큰 도매시장이 형성 되어있더군요.
이 장광설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낯선 곳 어두워져서 떨어지지 말고 도시간 장거리 이동은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이자 뭐 이런겁니다. 물론 계획 없이 우연히 들른 도시에서의 하룻밤 보내는 것도 그렇게 나쁘진 않았지만요...
숙소 근처에서 먹은 스테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