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북부의 주목해볼만한 도시 람빵
작년 우기 때에 치앙마이 근교도시인 람빵에 머물다 떠나면서, 우리가 이 도시에 다시 올 일이 있으려나 싶었는데요, 여행기간이 길다보니 또 스쳐지나가게 됩니다. 치앙마이 근교라고 표현은 했는데 사실 이 람빵은 짱왓의 신분, 그러니까 치앙마이랑 대등한 행정구역이긴합니다. 치앙마이도, 람빵도 뭐 이렇게요. 중요한건 아니지만서도...
북부의 장미라는 근사한 닉네임을 달고 있는 치앙마이... 이 치앙마이와 연관된 여행지로는 이미 빠이가 철옹성처럼 선점하고 있는 상태라서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람빵은 거의 방문하지않는 게 현실이지만, 여행기간이 길어서 좀 마이너한 곳에도 시간을 할애 할 수 있거나 상업화에 잔뜩 찌든 여행지가 저으기 부담스러운 캐릭터들에게는 이 도시가 로컬 본연의 모습을 내세우며 여행지로서 어필 할 점이 분명히 있어 보입니다. 중국인여행자들의 물결로부터 자유도 맛 볼 겸요.
아~ 람빵을 방문 할 때는 주말에 맞춰가면 강변도로에서 열리는 차 없는 거리 주말야시장도 즐길 수 있어서 평일보다는 볼거리가 하나 더 늘어나는 셈입니다.
일단 이곳의 위치를 파악해보자면...
치앙마이에서 대략 남쪽방향으로 에어컨버스를 타고 2시간 못 미쳐 걸리는 거리감인데요. 일단 치앙마이에서 출발한다면 아케이드터미널로 가야겠죠.
다들 잘 알고 계신대로 아케이드터미널의 그린버스 매표소로 가면 람빵 가는 신형버스를 잡아 탈 수 있습니다. 물론 그린버스 말고도 다른 여러 버스회사의 람빵 경유하는 버스가 운행합니다.
치앙마이의 타페문 앞에서 아케이드(아켓) 버스터미널까지는 썽태우는 대략 1인당 30밧정도. 오래 기다리면서 적극 흥정하면 20밧도 가능하지만, 배낭지고 길바닥에 서 있느니 이정도 금액이면 합당하다 생각이 들어요.
신 터미널의 그린버스는 태국북부루트를 커버하는 운수회사인데 우리가 간 날은 일요일이라 그런지 매표소 앞에 사람들로 바글하더군요.
그래서 람빵 정도의 거리라면 꼭 신형 그린버스를 고집하지는 않아도 되는지라 맞은편의 널널한 구터미널로 가서 좀 노후한 에어컨버스 잡아타고 가게 됩니다. 버스비는 1인당 71밧 정도로 저렴합니다.
람빵의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면 꼭 터미널 내에 있는 안내창구에서 람빵 지도를 한 장 득템하세요. 보기보다 꽤 유용한거에요. 터미널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썽태우는 1인당 20밧입니다. 태국의 여느 터미널 출발 썽태우들이 다 그러하듯이 손님이 어느정도 찰 때까지 기다리는 시스템이지요.
귀여운 이름의 람빵. 북부에서는 나름 경제활성화가 좀 된 지역이어서 센트럴플라자도 있고요. 그 외 3개의 대형마트도 터미널 부근에 옹기종기 있습니다. 그리고 태국인들에게는 도기류 그릇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어서 도시 안이나 살짝 근교에 세라믹 아울렛도 있고 그렇습니다.
북부를 여행하다보면 수탉이 벼슬을 성성히 세운 모양이 그려진 사발이나 종지를 자주 볼 수있는데, 그것의 원조가 바로 람빵이라는군요. 그래서 그런가 이곳의 센트럴프라자앞에도 닭모형이 있기도 했었어요. 아... 그러고보니 이거 다 이전에 한 이야기군요. -_-;;
사실 세라믹부분이야 우리나라가 태국에 비하면 몇 수 위라고 개인적으로 생각이 들고, 또 굳이 외제를 쓴다고치면 일단은 유럽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에 이곳의 그릇이 한국 여행자들에게는 얼마나 크게 어필 할 수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만... 동남아특유의 분위기를 진하게 내는 그릇들은 그 독특한 모양이나 색감 때문에라도 살만하지요.
어쨌든 외양은 꽤나 팬시한게 많아서 들었다놨다 하게 돼요. 근데 여행기간이 상당 남은 상태인 우리로서는 보관이 문제여서 못샀지요. 다른여행자들도 마찬가지일겁니다.
서정적인 느낌을 주는 마차도 시내에서 또각거리면서 여행자들을 태우고 거리를 다니고 있습니다. 실제로 보면 말이 지나갈 때 구리한 냄새도 풍기고 어떨때는 주책맞게 똥을 푸드득 싸서 깜놀하게 되지만 뷰파인더로 들여다보는 전체적인 풍경은 멋있더군요.
그리고 건기 때 보면 더러운 하천처럼 보이긴 하는 데...(사실 우기 때도 더러워 보이는 건 안비밀..)명색이 당당한 강인 왕강이 도시를 횡단하는바 이 강을 따라서 평행하게 나있는 길에는 고택들이 많이 있습니다.
일명 콜로니얼 스타일이라고 하던데 한때 동남아를 식민지배했던 유럽인들의 주택문화가 좀 스며들었다 뭐 이런말이겠죠. 태국은 직접적인 식민지배를 받지는 않았지만서도요... 태국자체의 힘이 강해서 그렇다기보다는 그냥 영국과 프랑스의 선택이었지 싶어요. 지들도 뭔가 완충지대가 필요하지 않았겠어요.
낮에 돌아다니다보면 어마어마한 람빵의 열기로 인해 너무 덥기도해서 고택의 정취가 그냥 그럭저럭한데요, 조명의 기운을 받는 밤에 보면 상당히 이쁩니다.
그리고 이 도시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라 할 수 있는 주말저녁시장이 이 고택들이 줄줄이 서있는 거리에서 열리기도 하는데, 그때는 정말이지 낮에는 한적해보이던 도시곳곳에서 어디서 이렇게 사람들이 몰려나왔나 할 정도로 북적북적합니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5시즈음부터 열려서 10시가 넘어가면 파장분위기였어요.
거리의 규모나 매대에 나와있는 아이템은 치앙마이의 그것이랑은 비교가 안 되는 수준이긴하지만 그래도 이 도시의 아이콘 중 하나이고, 길가로 늘어선 고택들 중에서는 이즈음에 인기식당으로 변신하는 곳도 있어서 재미가 꽤 있습니다.
그 외에도 도시 내부에 몇몇 사원들과 저택들이 여기저기 산재해있는데 이름을 다 나열해본들 너무 생소한 단어라 그냥 좀 무의미할거 같고요.
혹여 가시는 분이 있다면 안내소에서 받은 지도에 볼만한 사원과 저택은 일러스트로 크게 표시가 되어있으니 한번 방문해볼만 합니다.
지도상에 보니 대략 크게 표시해놓은 포인트가 왓 뽕싸눅, 왓 프라깨우던따오, 반 싸오낙, 뭐 이정도군요.
사실 방콕에서 왕궁순례를 이미 했거나 사원의 도시인 치앙마이에서 사원을 몇 군데 봤다면 크게 감흥은 돋지 않겠지만 그래도 이 도시 안에서는 꽤 볼거리입니다.
이곳 사원들을 둘러볼 때 도보로 보기에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게 힘들고요 자전거를 빌리거나 아니면 뚝뚝을 두어시간 빌려서 하는 게 좋을거에요. 걷느라고 너무 진을 빼면 막상 사원 문 앞에 도착 했을 때 너무 힘들어서 그냥 주저앉고만 싶더라구요.
사실 람빵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목적은 람빵에서 수십키로 떨어진 근교에 있는 코끼리 보호센터와 왓 프라탓 람빵 루앙입니다.
그곳으로 가는 교통법과 대략적인 설명은 게시판에서 제목 람빵으로 검색하면 요술왕자가 쓴 글 또는 태국여행일기에서 제목 람빵으로 검색해서 공심채님들 쓴글로 검색하면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이제 코끼리나 태국의 유명사원은 관심을 잃었고, 이미 예전에 한번 보기도 했었고요 하지만 초행길이라면 볼만하지요. 특히 왓프라탓람빵루앙은 태국북부에서는 꽤 지명도를 누리고 있는 유명사원이니까요.
암튼 뭐 대략 이곳의 볼거리는 이러합니다.
여행자가 본격적으로 몰리는 관광도시가 아니다보니 태국본연의 느낌을 잃지 않았다는 느낌이 들고 상인이나 주민들도 외국인에게 좀 호의적이라고 느꼈어요.
태국북부 특유의 나긋나긋함이 있다고 해야하나... 이건 느낌인거라서 딱히 설명하긴 좀 그런데 아무래도 여행자로 들끓는 도시에서는 원주민들이 여행자에 대해 피로감을 좀 느끼기도하고 오로지 돈줄로만 보기도 하는데 이곳은 아직까지 그런 기운이 깊지는 않았습니다.
람빵은 철도, 도로, 항공으로 다 연결이 가능한 곳이어서 방콕에서 이곳까지 오는데에도 큰 불편함은 없겠지만... 방콕에서 여기로 곧바로 와서 딱 마주하기에는 여행지로서의 기대에 살짝 성에 안차는 부분이 있을테고요, 일단 치앙마이까지 온 여행자라면 한번쯤 방문해볼 가치가 있다고 느껴집니다.
람빵을 둘러본 후에 치앙마이로 다시 돌아와도되고 아니면 계속 남하하면서 느린 걸음으로 소도시들을 거쳐 방콕까지 이르러도 되구요.
이번에는 하룻밤을 머물다 떠났는데 역시 저에게는 올때마다 좋은 기억으로 남습니다.
도시내의 식당물가도 저렴한 편이고 비록 더러운물이긴 하지만 강을 따라 걷는 것도 좀 운치가 있더군요.
불편한점은 여행자들이 머무르는 구역에 세븐일레븐이 없다는거였습니다. 한참 걸어나가면 있긴하지만 딱 가까운 곳에 없으니 그게 좀 낯설기도하고 불편키도 하고요.
혹시나 이 도시에 머무른 다른여행자분들은 뭘 하면서 시간을 보내셨나요.
왓 프라깨우 던따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