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근교 머리셋 달린 거대한 코끼리상의 에라완 박물관
우돈타니에서 철지난 잡지를 뒤적뒤적거리다가 우연히 눈에 들어온 사진 한 장. 거대하고 검은 머리 셋 달린 코끼리상의 인상적인 자태가 낯에 익어서 읽어보니, 방콕근교를 버스로 돌아다니다가 몇 번 본적이 있는 기이한 박물관에 대한 소개글이더라구요.
방콕에서 BTS와 택시를 조합해서 가면 쉽게 당도할수있는데다가 입장료도 단돈 150밧이라는데... 사실 그전부터 달리는 버스안에서 그 거대한 머리 셋 코끼리상을 스쳐지나가며 보았을때, 저긴 도대체 어떤곳일까 궁금했었던지라 방콕에 도착한 후 가벼운 맘으로 살살 가봅니다.
이곳은 정확하게 말해서 방콕은 아니고 방콕의 바로 남동쪽에 위치한 짱왓 싸뭇쁘라깐(싸뭇쁘라깐 주)에 있는 개인이 운영하는 사설박물관인데요, 므앙보란과 팟타야의 쁘라쌋 쌋짜탐(진리의 성전)을 만든 사람이랑 동일인이라는군요.
구글지도 http://goo.gl/27vv5j
홈페이지 http://www.ancientcitygroup.net/erawan/en/home
가는 방법은 요, 일단 BTS 수쿰윗라인의 제일 동남쪽 끝에 있는 배링역으로 갑니다. 배링역에서 내려서 방콕쪽을 등에지고 남쪽방향을 향해 택시를 탑니다. 이때 약간의 방향감각을 필요로하겠네요. 그러니까 타고 온BTS가 진행한 방향이에요.
저희야 시간도 많고하야 배링역에서 버스를 타고 갔지만, 일행이 있고 초행이라면 택시를 타는게 낫겠더라구요. 그럴때 택시기사한테 어디가자고 말해야하냐면, 피핀타팟 창 에라완 이렇게 말하면 알아들을겁니다. 배링 역 아래에서 웬만한 시내버스는 다 에라완 박물관을 지나기 때문에 버스도 그렇게 어려운건 아니에요.
하여튼 거리상으로 보면 택시비는 50~60밧 내외면 될거같아요. 근데 이게 변수가 좀 있는게 박물관에서 관람을 다 마치고 배링역으로 돌아올 때 교통체증이 엄청나더라구요. 방콕 외곽이라서 널널할줄 알았는데 이렇게 트래픽잼에 걸리면 아마 올라가는 미터기에 짜증도 같이 올라가겠죠.
자, 어쨌든 우여곡절을 겪고 도착을 해서 안으로 들어가면 안내하는 아저씨가 손을 크게 저어가며 매표소 쪽으로 자연스레 안내합니다. 휘적휘적 걸어가서 지갑을 열려는데 아니 이게 뭐야!!! 그사이 표값이 400밧으로 올랐잖아. 게다가 사설박물관임에 불구하고 정부시책을 충실히 따르려는 애국심 때문인지 내외국인 차별요금제군요. 하긴 태국의 최저임금이 일일 300밧이라는데 관람료 400밧이면 현지인들에겐 너무 비싸긴하네요. 그동안 왕궁입장료 500이 비싸다고 투덜거렸는데, 그 느낌이 일격에 날라가면서 태국정부가 고맙게까지? 느껴졌어요.
왕궁입장권은 왕궁뿐만 아니라 다른 2개의 궁전도 같이볼 수 있는 멀티형인데 말입니다. 알고온 가격 150 VS 지금 가격 400 이지만 여기까지 왔으니 일단 들어갑니다. 오기전에 상세히 체크해보지 않은 제탓이지요...
이곳의 전체부지는 그렇게 넓지 않았어요. 자그마한 규모의 정원과 머리 세개 달린 검은색의 거대한 코끼리상이 있는 박물관 이게 다입니다. 조그만 규모의 기념품 상점과 카페, 식당이 있긴합니다만 딱히 뭘 사고싶은 건 없었습니다.
한가지 특이한 것은 이곳은 목에 걸고 다닐 수 있는 오디오가이드기계를 제공하는데요 기대도 안했던 한국어버전이 있어요. 이점은 아주 칭찬할만하네요. 이렇게 높은 가격을 주고 들어왔는데 뭐가 뭔지도 모르고 그냥 겉만 대충보거나 잘 해석도 안되는 영어만 머리아프게 보게 되면 너무 억울하니까요. 성우는 아난따싸마콤의 오디오 가이드 하신 분 목소리입니다.
사실 오디오가이드에 있는 설명의 상당부분이 이 박물관의 창시자에 대한 자화자찬격 읇조림이 많은지라 좀 지루하기도하고 해서 잘 기억은 안나지만, 그래도 상세하게 설명을 하려는 열의는 충분히 보인 해설이였습니다.
이 박물관?은 지하세계를 표현한 것 같은 기단부, 그리고 코끼리의 내부에 자리잡고있는 천상계 그리고 이 지하과 천상계 중간에 있는 네 개의 기둥이 있는 공간 뭐 대충 이렇게 세 부분으로 나뉜 것 같아요. 중간 위치를 차지하는 홀의 돔에는 스테인드 글라스가 되있어서 느낌이 좀 오묘합니다. 스테인드 글라스는 기독교 건축물에서 자주 보이던거라 이렇게 불교느낌나는 건축물에서 보게되면 약간 언발란스하기도하고 퓨전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네 개의 기둥은 불교, 기독교, 힌두교, 도교 네 개 종교의 이미지가 각각 조각 되어 있습니다.
내부의 모습은 나름 아름다웠고요 특이하기도하고 어떤건 색상면에서 좀 유치하기도 하고요. 건물의 전반적인 색조도 분홍색이에요. ^^ 막 경건하다기보다는 좀 현란하다고해야하나...
아무래도 입장료의 충격이 가시지 않았나봅니다. 왠지 투덜투덜스런 느낌이 나고 있네요.
지하층에는 설립자가 애써모은 수집품들이 전시되어져 있습니다. 지하세계를 둘러본후 돔형 건물로 들어가면(신발을 벗고)나선형 계단이 크게 어우러져있는 전경이 보이는데 막 큰 감흥은 없지만 신경을 써서 요모조모꾸민 모양입니다. 나선형계단을 올라간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슝 올라가면 에라완상의 내부에 이르게 되는데요, 천상계를 표방하고있는 이 구역에는 불상들이 양쪽으로 근엄하게 전시되어있고 그래요. 아무래도 오디오가이드북이 있으니 그냥 둘러보는것보다는 의미가 좀더 구체적으로 이해됩니다.
천상계로는 엘리베이터도 있고 계단도 있고하니 2개 다 이용해보세요.
아주 천천히 꼼꼼하게 본다해도 한시간에서 한시간반정도면 다 볼수있을거 같습니다. 어차피 건물한개 보는거니까요.
다시 방콕시내로 돌아오는건 역순으로 하면 되는데, 처음에는 이 박물관에서 나와서 메인도로로 나가는 정확한 방향을 못잡아서 좀 헤멧어요. 다행히 다른 태국인들도 이곳을 관람하고 나가길래 아마 방콕으로 가는걸거라고 생각하고 그뒤를 따랐지요. 버스타고 배링역으로 온 후 배링역에서 BTS 타고 방콕시내 안착 뭐 이렇습니다.
갔다와서 저처럼 낚인 사람들 없나하고 외국의 여행 커뮤니티를 검색해보니 서양인여행자들은 거의가 칭찬일색이네요. 우리가 갔을때는 외국인들은 거의 없고 태국인과 중국인뿐이었는데.....-_-;; 뭔가 서양인들에겐 좋게 보였나봐요.
그래도 그 머리 세 개 달린 코끼리상 내부에 들어간것도 나름 의의가 있고, 그동안 궁금해했던곳이 어떤곳인지 알게 되기도해서 호기심은 풀었다고 좋게봐야될지도요.
들어가는 중
에라완 박물관 단면도
(출처 http://www.ancientcitygroup.net/erawan/en/museu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