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활기충전소 치앙마이문 시장
모두가 알다시피 치앙마이의 사각형 해자는 각 면마다 문이 있는데요, 여행자에게 제일 유명한곳은 당연히 동쪽면의 타페문입니다. 이 근처에 저렴한 배낭여행자 숙소도 많고 식당도 빽빽하게 박혀있지요. 서양인여행자들의 밀집도가 제일 높은 곳이 아닐까 싶네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특이하게도 해자의 남쪽 면에는 문이 두 군데인데 그 두 개의 문 중 하나가 바로 치앙마이문입니다.
사실 우리는 이쪽 구역으로는 그다지 갈일이 없었어요. 우왈라이 길에서 매주 토요일마다 시장이 열리 긴 하는데 뭐 장기여행자입장에서는 딱히 살 것도 없고 이런 류의 지역시장은 많이 봐서 두어 번 가보고 더 이상 가질 않게 되더군요. 그러니 가끔가다가 저녁 무렵에나 어쩌다 이 길 앞을 지나곤 했는데 그때마다 슬쩍 둘러본 치앙마이문 시장은 참 활기가 없고 늘 상권이 죽어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손수레에 가스통을 연결해 불꽃을 일으키는 노점 식당은 저녁에 그 근처에 진을 치고 있느라 제법 불을 밝혀놓곤 했지만요.
근데 그런 느낌을 받은 건 우리가 방문시간을 완전 잘못 잡아서 그랬더라구요. 사실 태국의 시장들 중에 적지 않은 곳이 새벽에 활황세인데, 왜 저는 이 시장의 낮과 저녁 모습만 보고 별 볼 일 없다고 생각했는지...
해자 안에 숙소가 있다면 걸어서 와볼만한 거리감이어서 접근성이 좋은 게 장점이 될 것 같고 새벽에 일어나서 별달리 할 일이 없을 때 그 적적한 시간을 뭔가 지극히 태국적인 볼거리로 채운다는 점에서도 장점이 될 것 같습니다. 어찌보면 이른 아침의 활기를 받는다고 해야하나... 하루의 시작을 생기롭게 시작 할 수도 있겠어요. 좀 늦은 아침에 가보면 벌써 장사를 끝내고 매대를 정리한 점포들도 있을정도니까요.
각종 채소 야채 과일 육류 생선들을 파는 점포들이 구역에 따라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류의 날것의 식재료들은 사진 찍고 슬쩍 둘러보기엔 좋아도 정작 살건 없지요. 특히나 육류 생선파트는 냄새 때문 에라도 좀 가기가 꺼려지고요.
이 시장은 이러한 날것의 식재료상 뿐만 아니라 음식을 파는 구역이 상당히 넓게 포진되어있고 그 가격도 정말 저렴했습니다. 여행자가 손쉽게 먹을 만한 샐러드나 빵 종류도 쉽게 찾아 볼 수 있고 아침에 먹기에는 약간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태국에서는 인기가 좋은 각종 고기튀김 고기구이 태국북부식 소세지등등도 아주 많이 나와있고요. 태국식 전통간식인 떡도 나와 있고 둘러보면 천지에 먹을 거 투성이입니다. 그 음식이 내입에 맞나 안 맞나가 관건이긴한데, 사실 이런류의 디저트형 간식은 대부분의 아시아인 입맛에 공통적으로 맞을테죠.
각종 태국식 반찬들도 많이 나와있는데 이건 아무래도 여행자가 사서 먹기에는 맛과 향도 좀 어려울 수 있고 의사소통도 좀 그럴 수 있습니다. 그중에는 우리나라 사람들 입맛에도 딱 맞는 게 있으니까 둘러보다가 혹시나 구미가 당기신다면 직관력을 발휘해보세요. 국물이 흥건한 깽 종류는 향신료향이 강렬해서 초보자에게는 좀 어려울 것 같고요 그냥 볶음반찬 같은 건 괜찮을 듯 싶네요.
망고나 두리안철에는 망고밥, 두리안밥도 제법 튼실하게 모양새로 많이 팔립니다. 사실 저는 이 망고를 밥과 같이 먹는 건 별로 안 좋아해서 사먹어 본 적은 없고 늘 그냥 생과일로만 사게 되는데 좋아하시는 분들도 꽤 있긴하더군요. 과일과 밥은 암만 생각해도 좀 낮 설어요.
우리는 이번에 이른아침시간에 한번 들러봤는데 그 가격과 다양함 그리고 정말 순수한 로컬시장 특유의 색감 때문에 아주 좋은 인상을 받았어요. 다음에 치앙마이가면 아침은 여기에서 득템해 온 걸로 먹어도 좋겠고, 여행자입장에서는 굳이 사 먹지 않더라도 일단 구경하기에도 좋으니까요.
용기를 발휘해서 시장 한구석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카놈찐 가게에서 단돈 20밧짜리 카놈찐을 먹어도 될테죠. 저는 태국 북부식 카놈찐은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뭐 단돈 20밧이니까요.
한곳에 모여있는 카놈진 가게를 보고 있노라니 마치 뭐랄까... 대구의 서문시장 같은 대형재래시장에 가보면 한 구역에 칼국수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데요 그 모습과 비슷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물론 규모는 서문시장에 비할 수는 없지만요. 어쨌든 사람 사는 모양새는 다 비슷한가봐요.
시장안인지라 깔끔함과는 거리가 좀 있고 음식의 특성상 외국인 입맛을 전혀 고려할 필요가 없으므로 상당히 태국색이 강하서 사실 일반적인 여행자들은 잘 못 먹을 가능성이 백프로에 수렴합니다. ^^
시장의 한 켠에서는 소규모 점포로 납품할 카놈찐을 만드는 도매상도 있어서 마치 치앙마이의 부엌 같은 느낌도 듭니다.
단점이라면 시장 안이 다 그러하듯 길이 좀 복잡하고 분주해서 어린이를 동반해서 가기에는 적당치 않아 보이고요, 사실 이런류의 재래시장은 애들도 상당히 안 좋아하죠. 애들은 그저 놀이동산이나 수영장이 최고더라구요. 냄새나 위생에 민감하신분들도 좀 별로긴 할테죠.
말이 안통함에도 불구하고 상인들은 친절했어요. 외국인이 바글거리는 쏨펫시장과는 달리 이 시장은 외국인이 방문할일이 그다지 없는 곳이라서, 왠지 좀 낯설게 보고 마구 사근사근한 맛은 없어도 나름 숫자정도는 영어로 말해주고 하더라구요.
굳이 아침에 기를 쓰고 온다기보다는, 숙소가 이 시장과 도보로 적당하게 떨어져있다면 한번쯤 이른 아침에 와볼만 합니다.
저희는 여기서 망고랑 샐러드, 카놈찐을 사먹었는데 가격대비 아주 좋았습니다. 이곳의 위치야 대부분의 가이드북과 태사랑 치앙마이 지도에도 잘 표시되어져 있으니 찾아가는 건 어렵지 않아요.
카놈찐식당
카놈찐 국수 만들어 파는 곳
팍깟덩(배추절임)
고기 파는 곳
치앙마이문 시장 밤풍경
반찬가게
빵가게
여러가지 먹거리 노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