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이 수요시장 근처의 예술가포스 돋는 마을
빠이에서 볼만한 것들은 대부분 오토바이를 타고 가야되는 거리에 있어서 자가운전자가 아니면 상당히 접근성이 떨어지긴 합니다. 이런 상황인지라 빠이에는 근교 볼거리들은 연결해주는 반나절, 한나절 투어도 있긴해요. 오토바이를 무리해서 빌리기보다는 이런 투어를 이용해서 안전하게 보는 것도 좋겠지요.
물론 투어의 특성상 유유자적 자유롭게 즐기는 건 좀 힘들지만, 단체생활 그룹투어란게 어디든지 다 그렇지 않겠어요.
상황이 이러한데 그나마 걸어서 볼 수 있는 곳 중의 하나, 빠이의 수요시장이 있습니다. 일주일에 한번 열리는 거니까 일정상 못 볼 가능성이 많고요. 그나마도 오전 중에 열리는 곳이에요. 하지만 걸어서 가볼만하고 이곳에서 보이는 물건이나 지역주민들의 모습은 우리와 별반 다를 게 없어서 그점이 오히려 신기하기도하고, 또 먼지 날리는 길가에 옹색하게 매대를 꾸며놨지만 그래도 나름 애써서 가지런하게 정돈해놓은 제품들을 보자면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그래요. 나이든 이에게는 향수를, 젊은이들에게는 알지 못하는 과거의 발견 뭐 그렇겠죠.
사람에 따라서 아무런 감흥이 없을 수도 있고(요왕의 경우 이 시장을 그닥 감흥없어 합니다.) 저는 뭐 시장은 어디든 흥미가 돋아서 좋더라구요.
공산품의 수준이래봤자 중국제나 태국제 저가제품이라서 좀 조악하고 그렇죠. 하지만 그 소박하고 싼티 나는 물건들에서 정감도 물씬 나고요. 저는 이 시장에서 조그마한 20밧짜리 과도를 사서 망고도 깎아 먹고 집으로 가져와서 잘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수집에서 보면 면을 우겨 담아서 뜨거운 들통에 담구는 대나무 손잡이 국수망 같은 것도 팔고 있어서 이국적인 느낌도 있구요. 근데 이 국수망은 빅씨 같은 할인점에서도 본 것 같긴해요. ^^
하여튼 수요시장에 대한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빠이타운에서 수요시장으로 가려면 태사랑 빠이지도에도 잘 나와있듯이, 경찰서 뒷길로 계속 가다보면 짠 하고 나옵니다.
그런데 그 길 중간에 예술가들이 모여사는 듯한 포스를 품고 있는 주택단지가 나오는데요, 사실 단지래 봤자 몇 채 안 되긴 합니다만... 어쨌든 주변에 있는 현지인들 집이랑은 확 다른 건물들이 나옵니다. 태사랑 빠이지도에 푸르트팩토리로 표시된 바로 그 즈음이에요.
일전에 먹는 이야기게시판에 유치원간판 님이 갔다오신 까페도 바로 이 구역에 있어요.
사실 뭐 대단할거야 없지만 수요시장가는 김에 이 쪽 구역의 건물들도 둘러보고 차나 음료수라도 마시면서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끼기에는 괜찮습니다.
업소 이용은 해보지 않아서 어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냥 설렁 설렁 구경아는 것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사진으로 대충 분위기를 파악해 보세요.
사실 빠이로 말할 것 같으면... 하다못해 관공서인 전화국마저도 빠이스럽게 보일려고 치덕치덕 색깔을 칠하고 꾸밈을 할 정도로 온 마을이 ‘예술스럽게 보이자!!’하고 대동단결하고 있는지라 굳이 여기까지 기를 쓰고 와야 될 것까진 없지만, 그래도 거리상으로 크게 멀지않고 걷는 거 좋아하는 성향이라면 걸어서도 와볼만하니까요. 혹시나 한번쯤 와봐서 별로라면 그냥 도보운동 한 셈치고 다행히 내 감성이랑 맞으면 행운인거고 그렇죠. ^^
근데 저 혼자서는 좀 가기가 꺼려지더군요. 아무래도 좀 좁은 길인데다가 태국에서 예외없이 이런 이면도로에는 늘 덩치있는 개가 있어서 말이에요. 요왕이랑 다닐때는 뭐 어디든 언제든 가능한데 여성혼자라면 좀 제약이 있겠죠. 개랑 친숙한 사람이라면 뭐 괜찮을 듯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