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시골에서 은둔하며 지내보기 - 치앙마이주의 팡 F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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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시골에서 은둔하며 지내보기 - 치앙마이주의 팡 Fang

고구마 26 8058

  

사실 태국 시골에서 지내보는 건 대다수의 여행자들에게는 아무런 흥미를 못끌 일일겁니다.

애써 시간 만들고 비싼 비행기 요금내고 태국까지와서, 적적한 시골에 뭘 기대하며 가겠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저 저희같이 여행기간이 장기인 분들 중에 혹여 여기에서 머물러 보신 분들 계신가 싶어서 궁금하기도 하고요, 또 그분들이 지내보았던 다른 태국시골마을은 어떠한 가 호기심이 돋기도 해서요. 태국 시골마을... 사실 별거 없긴한데 그 특유의 좀 편안한 느낌이 때론 힐링이 톡톡히 되거든요.

 

이 팡Fang이라는 곳의 지명은 대부분 생경하게 들리실텐데

일단 위치는요, 지도에서 치앙마이를 찾으셨나요? 그럼 거기서 시선을 북쪽으로 찬찬히 옮기다보면 매림, 매땡을 지나고 치앙다오가 나옵니다. 별들의 도시라는 멋진 뜻의 치앙다오를 지나서 더 북쪽으로 올라가면 나오는 작은 마을이 Fang 입니다.

일단 치앙마이에서는 해자 북쪽의 창푸악 터미널에서 일반 완행버스가 팡까지 연결을 합니다. 아주그냥 가다서다 오르고내리고를 반복하다보면 약 160km 남짓한 이 구간을 통과하는데 거의 3시간 반이 걸려요. 요금은 80밧이구요.

치앙마이 아케이드에서도 그린버스가 하루에 한대 치앙마이와 팡을 연결하더군요. 이건 안타봤는데 그린버스니까 분명히 쾌적할 거에요. 좁은 직각의자에다가 창문을 열어놓고 달리는 완행버스는 지역주민들과 부대끼며 오는 동안 근육에 마비가 와서 종점에 내릴 때 어기적거리고 내리게 되고, 마비된 근육을 풀어주는 맛사지값 또는 파스값이 더들게 생겼어요. 좀 고생스럽습니다.

젊은분들은 괜찮을거에요. 전 이제 뼈가 삭을라고 그래서.... -_-;;

그리고 이 구간에는 꼬불꼬불한 길이 약간 있어서 저 같은 경우는 멀미가 좀 생기기도...

하지만 좋은점도 있습니다. 진짜 로컬 분위기를 흠뻑 느낄 수 있어요.

팡은 주변에 고산족들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버스를 타고 치앙마이를 향하다보면 어설프게 멋을 낸 고산족 아가씨도 타고 미얀마 가족도 타고, 힘들어도 울지 않으려고 눈물이 그렁거려도 입은 앙다문 귀엽고 안스러운 꼬마도 타고 그래요.

치앙라이에서도 팡으로 연결이 됩니다. 치앙라이-팡 구간은 쾌적한 그린버스로 갔는데 1인당 요금 92밧에 2시간 반정도 걸리더라구요.

얼핏 보니 새로 만든 팡 버스터미널 안에 롯뚜가 몇 대 서있는 것으로 보아 치앙마이로 롯뚜도 운행하나 본데 확실치는 않네요.

 

하여튼 사설이 길었는데 일단 치앙마이까지 자력으로 오실 수 있는 여행자라면 이 작은 마을을 혼자 찾아가는데도 별 어려울 게 없습니다.

 

팡은 큰 대로변을 두고 양 옆으로 시장과 주택들이 나란히 있는 작은마을인데, 한가지 특별한건 이 대로변에 은행이 정말 많아요. 마치 은행특화 마을인 것 처럼요.

아마도 주변 산지지방 중에서는 그래도 중심이 되는 마을이라 그런 것 같네요.

 

팡 구글지도 : http://goo.gl/f3zpeO

 

터미널 구실을 하고 있는 깔라야 시장에서 나와 북쪽으로 방향을 잡고 걷다보면 나름 이 마을의 중심부라 할 수 있는 까씨꼰은행 사거리가 나오고 시장 남쪽 방향에는 테스코로터스가 있습니다. 규모는 작지만 생필품구입에는 전혀 문제가 없어요. 우리가 묵은 숙소는 게스트하우스 게시판에 있는 쏨루디 게스트하우스인데 따로 글을 올렸으니 참고하세요.

쏨루디 게스트하우스 : https://thailove.net/bbs/board.php?bo_table=bed_gh&wr_id=21953

 

 

사실 팡 마을안의 자체 볼거리와 할거리는 거의 없는거 같고요, 주변 볼거리는 한때 아편재배지로 명성?이 있었던 도이 앙캉이라는 산 과 태국에서 2번째로 높은 산이라는 도이 파홈뽁이 있습니다. 첫번째로 높은 곳은 도이 인타논이구요.

도이 파홈뽁 국립공원 사진 : http://goo.gl/94Xztd

 

도이 앙캉은 아편재배로 생계를 이어가는 고산족들을 교화하고자 태국왕실에서 진행한 왕실 프로젝트가 시행되어져 지금은 각종 채소와 원예 작물 등을 재배하는 곳으로 건강하게 탈바꿈했다는 히스토리가 있는 곳이라네요.

도이 앙캉 왕실 프로젝트 사진 : http://goo.gl/qvpCxv

 

팡이 여행자가 아주 없는 마을은 아니에요. 그런데 대부분의 여행자는 치앙마이에서 출발한것이 분명해보이는 백인 단체 관광단인데 이 분들은 대부분 마을에서 가장 큰 호텔인 ‘푸마니 홈 호텔’로 직행해서 대부분 거기서 스케줄에 따라 여행을 하더라구요.

이 푸마니 홈 호텔은 꽤나 번듯하고 큰 규모의 호텔인데 고산족인 라후족이 운영합니다.

돈을 많이 벌었는지 주인일가족으로 보이는 라후족 아주머니가 전통복장을 하고는 SUV를 몰고 다니더라구요. ^^ 장터의 라후족 아주머니들 보다가 이 분 보니까 좀 색달라 보였어요.

 

저희는 여행 막바지라서 기력이 다한지라 근교 산의 볼거리는 패스를 했습니다만, 그냥 고즈넉하게 며칠 머물기에는 팡도 괜찮아요. 나름 현지인들이 즐기는 술집도 있고 대형마트인 로터스도 있고요.

로터스에는 MK수끼도 있는데 왠지 재료수급이 잘 안되는지 도시에서 먹는 것에 비해 재료가 좀 기대에 못 미치는 단점은 있습니다.

 

타똔 가는 노란색 썽태우. 타똔에서 매쌀롱 가는 썽태우를 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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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소도시라 뚝뚝 대신 쌈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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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복쪽 거리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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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좋게도 저희가 머무른 날은 일요일이었는데 일요일 오후가 되면 팡 군청 앞 촛따나 거리에 큰 장이 열립니다. 지역주민과 고산족들이 각장 특화된 먹거리를 가지고 장을 벌이는데 이것도 꽤 좋은 감흥을 줍니다. 주로 먹거리가 대부분이긴 한데 그 외 다른 살거리들도 있어요. 가격은 아주 싼 수준이에요. 간단한 의류라던가 태국맥주 시그니처 유리컵이라던가 (이건 사오고 싶었는데 도무지 운반이 문제인지라...) 그리고 맛이 없긴해도 고산지대라 그런지 딸기도 장에 많이 나오고요. 이런 저런 먹거리들로 소소하고 건강한 먹거리들로 이 작은 마을이 풍성해집니다.

 

일요 저녁시장에서 이것저것 주워먹고 과일도 사서 숙소로 들어왔는데 들어오자마자 소낙비가 들이 붓듯이 오는 바람에 ‘아우~ 다행이다.’ 싶다가, 그 길에 상인들 생각하니까 아주 안스럽더라구요. 나름 기타도 두둥기며 노래 부르는 사람도 있고 했는데...-_-;;

우기때는 도대체 어떻게 운영이 될지 모르겠군요.

 

태국 북부 사람들이 그러하듯 이 마을주민들도 나긋나긋하니 분위기가 우호적이고 좋다고 느껴졌습니다. 물론 이틀 있는 동안 숙소주인 식당 시장상인들과 그냥 스치듯 지나가서 표면적인 것 이긴 하지요.

 

이곳도 한때 국민당의 거점 중에 하나라고 하던데 그래서 그런가 마을주민들이 좀 중국계로 보이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키도 크고 피부도 하얗고 곱게 생겼습니다. 긴 여행으로 새까맣게 건조되어버린 몰골의 저야말로 산에서 지내다가 장보러 팡에 내려온 사람같더라구요.

 

태국북부인데다가 이 도시자체가 좀 고산지대라 그런지 3월 혹서기의 시작인 시기에도 날씨가 상당히 선선해서 아침저녁으로는 긴팔이 필수로 느껴지던데 겨울시즌에는 정말 솜파카 껴입고 다니는 지역주민도 있을 거에요. 3월에도 있더라구요. 사실 좀 오버로 보이긴 했지만 추위를 느끼는 감도가 우리랑은 다르겠죠.

딱히 볼거리는 느끼지 못했지만 도시에서의 긴장감을 리프레시 할 수있는 작은 피난처로 삼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들게하는 마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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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Comments
조엔제이 2014.05.30 23:30  
꼭 한 번 가보고 싶네요. 좋은 정보 감사드려요~ :)
고구마 2014.06.01 10:09  
혹시나 북부여행 일정이 아주 넉넉하시다면 한번쯤 와볼만은 해요.  그냥 밍기적거리고 있기에 좋은곳인듯...별건 없습니다. ^^
이스탄불뮬란 2014.05.31 04:39  
저도 여행가서 일정이 맞으면 꼭 들리는게 장터인데요. 특히나 시골 장은 가격이나 분위기 면에서 여행을 행복하게 해주는 맛난 양념 같아요 .  올리신 사진을 보니 저도 덩달아 가슴이 콩당 콩당 *^^*
고구마 2014.06.01 10:10  
저도 사람많은거 쇼핑하는거 별로 안즐기는 편인데도, 중소도시나 시골의 장터는 참 좋아합니다.
디아맨 2014.05.31 09:36  
https://thailove.net/bbs/board.php?bo_table=bed_gh&wr_id=21644&sca=&sfl=wr_name%2C1&stx=fisherman&sop=and
온천이 잇다는 곳이 아닌가요? 아님 다른곳인가요 ㅎㅎ?
요술왕자 2014.05.31 20:43  
같은 곳입니다.
fisherman 2014.06.01 09:35  
팡을 다녀오셨군요~
저희도 팡에 3일밖에 머물진 못했지만, 잔잔한 추억을 간직하게 해 준 좋은곳 중 한곳 이었어요.

모터사이클 타고 도이 파 홈 폭 넘어 국경지대로 이어지는 광활한 귤밭, 바람에 실려오던 귤꽃향기.
알싸한 내음이 느껴지던 양파밭,
우리네 농촌처럼 정겨운 산골마을,
북쪽 매쌀롱 부근의 가난한 소수민족들의 척박한 삶이 아닌 풍요로움이 엿보이던 농민들.
그런 모습들이 저희에겐 각인 된 정다운 곳 이지요.

일요일 도심 한가운데 장이 서면, 
장을 보는 사람들이나 장을 펼친 사람들이나,
사람과 사람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평화로운 축제,
그들의 축제에 은근슬쩍 끼어든 극동에서 온 이방인인 저희들에게 같이 어울리자고 하듯 보내주던
소박한 미소와 소박한 먹거리들,,,,

태국여행 하는 동안 북부지방의 많은 지역을 여행했는데,
집사람은 팡이 제일 좋다고, 여건이 된다면  몇달 살아보고 싶다고 하던 동네였읍니다.

팡 여행하던 당시의 기억들을 아련하게 되새기게 해준 팡 포스팅 잘 읽었읍니다.

태사랑을 가꾸어 주시는 두분 늘 건강하시고, 매사에 더욱 풍요로운 삶 되시기 바랍니다.
요술왕자 2014.06.01 09:39  
네 피셔맨님 정보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희도 떡 사먹었어요~
고구마 2014.06.01 10:15  
피셔맨님 부인께서 팡에서 몇달 살아보고 싶다고 하셨다구요? 오..뭔가 감성이 딱 맞아떨어지셨나봐요.  저희는 근교 볼거리를 패스해버렸는데, 혹시 나중에 시간이 나시면 근처 산 전경의 이야기 좀 해주세요.
먼 여정을 오토바이로 직접 다니신 피셔맨님도 대단하시고, 그 여정에 동반자가 되어주신 사모님도 대단하시네요. 전 지금도 힘들면 투덜투덜거리는데 말이에요.
하늘마리아 2014.06.01 16:55  
저도 7월초에 가는데 팡에 한번 들러봐야 겠네요~
아이들이 참 좋아 할 것 같아요~
시장에 가보고 싶다고 했거든요~^^
고구마 2014.06.02 05:23  
아이들이 가기에는 좀 힘든 여정이 될거 같아요. 여기는 시골감성이 있는 분들이 일요일 끼고 가거나 , 조용하게 체류 하기에 적당한듯... 시장은 치앙마이에도 차고 넘쳐서요. 치앙마이 가게되시면 람빵에 한번 가보시는것도 좋을거 같네요.
코끼리 보면 어린이들이 좋아할거 같습니다. 시장구경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니 기특하네요. 대개는 마트를 좋아하던데 말이에요.
하늘마리아 2014.06.02 23:40  
치앙마이 공항에 도착하니까 인근 숙소에서 묵고 람빵에 가봐야 겠네요~
숙소를 계속 찾고 있는데 레지던스는 방을 2개 해야 한다고 하네요.  아이가 셋이라 침대없는 넓은 곳에 다같이 지내고 싶은데...ㅠㅠ
매일 태사랑 카페와 이곳을 왔다갔다 하면 컴앞에 있는 시간이...에구...
서비스 아파트가 뭔지 잘 모르는데 요왕님께서 추천해주셔서 한번 알아보려구요~
서비스 아파트먼트?도  레지던스 알아보던 곳에서 찾아보면 되겠지요?
요술왕자 2014.06.03 07:34  
서비스 아파트나 레지던스나 같은말입니다.
공심채 2014.06.01 20:40  
매쌀롱에서 치앙마이로 돌아올 때 그냥 쓱 지나쳐온 동네네요.. 원래는 잠깐 들려서 밥 먹고 쉬어갈까 했던 동네인데, 따똔에서 왓 따똔 보느라 예상보다 시간을 많이 소모하는 바람에.. 그냥 지나쳐 갈 때는 별 다른 점을 찾을 수 없는 그냥 시골 읍이었는데, 치앙다오도 그렇고 이곳도 그렇고 역시 시골 동네들은 최소 하루 이틀은 머물러 보아야 그 매력을 찾을 수 있나봅니다..
고구마 2014.06.02 05:26  
예. 그냥 시골 마을이에요. 저희는 이번에 치앙다오에서 묵어볼까 막 망설이다가, 그냥 지나치게 되었어요. 장기 여행을 하다보면 말미로 갈수록 그냥 다 귀찮아져서 그런가봐요.
오성민 2014.06.01 22:52  
이제 저도 치앙마이 갑니다..

좋은 정보얻고갑니다.

감사합니다 꼭가볼께요 ㅋ
고구마 2014.06.02 05:27  
여행 잘 다녀오세요. 치앙마이는 요즘 정국에 어떤 분위기일런지 궁금하네요.
YOZM 2014.06.01 22:58  
저도 치앙마이 살면서 몇번 가봤지만 정감있는 도시입니다.
요즘은 커피농장이 주변에 많이 생겨서 소득이 올라가고 있기도 하고, 고구마님 글처럼 예전 국민당계 후손이 많아서 그런지 이 주변에서는 미인들이 많은 도시로 손꼽히기도 한답니다 ㅎㅎ
고구마 2014.06.02 05:21  
미인이 많은 마을로 꼽힌다구요? 그런 히스토리가 있었다니...^^
저희가 커피를 좋아했다면 근교 농장투어라도 해봤을텐데 아쉽네요.
고구마 2014.06.02 05:19  
^^
조엔제이 2014.06.03 15:23  
고구마님 포스팅 보고 신랑이랑 팡에 다녀오기로 결정 했습니다. 2-3일 정도요 ^^
혹시 치앙마이 아케이드 터미널에 하루 한대 있다는 그린 버스 시간 아시는지요? 내일 출발 하려고 해요 ^^
요술왕자 2014.06.03 15:44  
아... 시간은 모르겠네요...
catcher 2014.06.08 16:01  
사진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한번 들러보고 싶은 곳이네요~
후아힌사랑 2014.06.13 18:29  
치앙다오를 지나서 팡&메아이,,,,
10년전 그 산길을 운전하고 다닐 땐 핸펀두 안터졌는데,,,

아 다시 가고 싶네요.
둔갑너구리 2014.07.30 15:14  
정말 시골마을이네요 근데 왠지 한번 가보고싶어요
거리모습은 평화로워보이는데 시장은 굉장히 활기차보여요!
멋쟁이오빠 2015.03.23 13:30  
공기오염 상태 잘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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