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좀 달라진 끄라비 정보
정보라고 쓰고보니 뭔가 좀 모호하기도 하고요, 그냥 달라진 분위기 또는 공기라고 해야 할지...
저희는 끄라비 타운 특유의 분위기를 꽤나 좋아해서 태국남부 일정에서 늘 빠지지 않는 편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강이 흐르는 풍경을 좋아하는데, 끄라비는 바다로 이어져 있는 강이 타운 바로 옆에 흐르고 있어서 강변마을 특유의 서정성이 있어요.
시내 중심부에서 썽태우를 잡아타고 40분 정도 달리면 아오낭이라는 해변에도 다다를수가 있고 여기서 긴꼬리 배를 타고 잠시 항해하다보면 육지지만 오로지 바닷길로만 다다를 수 있는 라이레 해변도 있고요. 또 꼬 피피에도 정기선을 이용해 쉽게 갈수 있는 좋은 위치입지요. 그리고 국제공항이 있어서 방콕이나 말레이시아에서 들고나기에도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물론 비행기 삯은 비싸지만요.
그리고 사람들이 친절한 편이고 높고 우중충한 건물이 그다지 많지 않아서 전반적으로 도시분위기가 좀 밝아요. 저렴한 물가도 큰 요인이었지요. 매력점이 많았습니다.
쿠알라룸푸르에서 비행기를 타고 1시간 20분을 날라오니 끄라비공항, 여기서 타운까지 가는 공항버스는 90밧입니다. 정해진 시간은 없고 손님이 다 차기를 기다린 다음에 출발하는 터라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게다가 타운 중심부인 보그백화점이나 것도 안되면 그냥 우따라낏 도로에 여행자들을 내려주면 좋을텐데 짜오파 길 끝쪽의 어떤 여행사에다가 떨궈놓는군요. 아마 이런식으로 손님을 몰아다주는 조건으로 여행사랑 뭔가 연계가 되어있나봅니다.
작년에 공사중이던 마하랏 쏘이10, 그러니까 저녁시장 근처의 강변 쪽에는 새로운 건물동이 여러채 들어섰는데 그중 서너 개의 숙소가 벌써 오픈을 했습니다. 대부분 비슷한 가격대인데 스탠다드 룸이 1,200밧, 좀 좋은 구조나 전망의 방은 1,500밧에 아침식사는 따로 계산해야하구요...
1,200밧이라니... 새로 오픈한 숙소 특유의 깔끔함이 있지만 방콕의 1,200밧짜리 방에 비해 크게 좋을 것도 없는데 끄라비 타운에서 1,200밧 숙소의 출현은 좀 당황스럽네요.
그리고 방콕 셧다운 때문에 일시적인 상황인지, 타운에는 여행자가 많아져서 이곳 특유의 평화롭고 잔잔한 분위기가 많이 옅어졌습니다.
강변을 따라 남북을 뻗어있는 우따라낏 길에서 썽태우를 잡아타면 버스터미널 빅씨를 지나 로터스까지 가는데 15밧이에요. 가끔 요금을 더 달라고 생떼를 쓰는 기사도 있지만 이 구간의 요금은 변함없이 15밧입니다. 타운 내에 있는 보그 백화점으로는 도저히 성에 안찬다싶으면 간단히 썽태우 잡아타고 로터스 가면됩니다. 빅씨보다는 로터스가 좀더 좋은 평이고 손님도 많은 느낌이 들어요.
마하랏 쏘이10에 있는 저녁시장은 과일들과 각종 조리된 먹거리들로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어찌된 연유인지 푸껫타운의 시장보다 과일들이 약간 더 비쌌어요. 푸껫타운 라넝거리에 있는 딸랏쏫(청과물 시장)이 워낙 도매가여서 그런가...? 하여튼 알 수는 없군요. 아침시장은 이번에 안 가봐서 모르겠습니다.
푸껫행 에어컨 완행버스는 160밧인데 두 도시간 거리가 고작 180킬로정도 밖에 안 되는 거리이지만, 푸껫섬에 들어서자 교통정체가 꽤나 빈번해서 푸껫의 신터미널까지 도착하는데는 3시간정도 걸리더라구요.
조용하고 정직했던 도시 끄라비가 완전히 관광객들의 손을 탔구나 라고 느낀건 강변의 야시장에서였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식당은 이전처럼 적정가격을 받고 있었으나, 쭉 줄지어서 손님을 호객하고 있는 야시장 식당들 중 강변 방향으로 바라봤을 때 왼편의 가게 몇몇은 정말 너무 높은 요금을 메뉴판에 적어놨더라구요.
볶음요리나 얌 종류가 100~120밧정도더라고요... 원래 이 구역의 메뉴판은 30~60밧 사이의 저렴한 가격대라 정말 이렇게 싸고 분위기 좋은 곳이 있나 하면서 끄라비의 밤을 즐거워 했던 기억이 나는데 무려 100밧을 넘는 가격으로 오르다니... 이건 제대로 된 식당에서 받는 가격인데 말이야.
물론 그런집들을 피해서 좀더 오른쪽으로 이동해가면서 메뉴판을 들여다보니 다소 가격대가 내려가긴 합니다만 예전의 그런 정겨운 곳이 아닌 것만 같습니다.
하긴 이러나저러나 손님들은 밀려오는데, 얼마를 적어놓든 여행자들은 먹겠다는데 안올리면 그게 너무 순진한 것일 수도 있지요. 그들을 탓 할 일이 아닙니다. 상황이 변하는걸요.
전체가 변한 것은 아니고 단지 몇몇개가 변한 것임에 불구하지만 이런 변화가 생경스럽고 왠지 낯설어져버려서 이럴거면 우리가 끄라비타운에 머물 필요가 없다 싶어 금방 떠나게 됩니다. 아오낭 해변 쪽으로 가면 숙소와 식비가 더 비싸지는거야 당연하고 아오낭 바닷물도 참 답이 안 나오긴 마찬가지니까요.
예전에는 소박하고 한적해보여서 좋던 곳이, 지금은 별 매력 없는 작은 동네처럼 인식이 되어버리니... 이건 순전히 제 변덕의 소치일수도 있겠고, 아니면 상대방의 변화에 애정이 식은것일 수도 있겠지요.
끄라비 밤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