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등 열차여행, 우선 차암으로
비율로 따지자면 돈보다 시간이 훨 많은 몸이라,
그리고 무엇보다 흔들흔들 율동에 몸을 맡기고
멍하니 창 너머 풍경에 세월아 네월아 하는 게 저의 여행 스타일,
유적엔 언제부턴가 큰 흥미를 잃어버리고
지금 살아있는 인간이 보이는 곳에 더 끌리는군요,
좌간 그래서 톤부리역에서 삼등열차로 남쪽을 향합니다. 현재는 후아힌이고요
먼저 내린 곳은 차암,
톤부리역에서 차암까지 39밧, 카오산에서 새벽에 탄 택시가 59밧인데
5시간 열차가 이 가격이라니 넘 황송하지요,
예정보다 반시간 늦게 출발
총 오십분 정도 연착,
나무좌석인가 하고 쿠션까지 준비했지만
적당한 스폰지가 들어있는, 전혀 불편하지 않은 좌석.
딸린찬 정션까지는 작은 무인역 몇 군데 정차하면 사람들이 표 검사 없이
승하차를 맘대로 하더둔요.
딸린찬역은 요즘 새로지은 지방의 KTX역사처럼 크고 깨끗한 건물로
최근 바뀐 듯... 여기서부터 활람퐁 출발 남행선과 동일 선로가 되는듯 해요.
중간중간의 작고 예쁜 역사들의 정취는 급행열차로는 즐길 수 없는
재미겠지요. 전 승객 중 외국인 여행자는 우리 둘 뿐??
차암은 맘에 들면 며칠 묶을 생각이었으나
감상을 말하자면 고구마님이 쓰신 글과,
조금 다른 견해의 댓글,
둘다를 이야기해야겠네요.
현지인들이 주인인 모습이 좋았고
한편 뭔가 즐기는 데 익숙치 않은 느낌들,
그걸 바라보는 우리도 이내 권태감을 느끼고,
무엇보다 700밧에 묶었던 너무 맘에 들었던 중저급 리조트형 숙소가 담날이 토요일이라 주말 가격
1200, 방갈로가 천에서 천오백이 되기 때문에
담날 후아힌으로 옮겨 왔읍니다,
일반버스로 이십밧에 후아힌 니이트마켓에 내려주더군요.
차암에 내린 큰 이유였던 왕실 여름별장은 독자적인 교통편이아니면
어려울 것 같아 후아힌에서 알아보려 했는데
여기서도 마찬가지라 아마 패스해버릴 가능성이 큽니다.
꼼꼼하게 여행하는 분들이 보시면 혀를 차시겠지요.
덧 붙이면,
차암 역에서 비치까지 느그적 느그적 캐리어 끌면서 걸어갔어요.
역의 직원에게 대강 얼마면 가느냐고 정보를 구했더니 대답도 없이
대뜸 친구인듯한 녀석을 불렀고 그가 삼백밧이라는 겁니다.
방콕에서 삽십팔밧에 온 한일 구두쇠 여행자에게!!!
중간에 노점에서 점심먹고 부라부라 걸어서
한시간은 걸렸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