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라비 아오낭? 늘 편안한 해안도시. 방송도 한참 탈 기세~
사실 일반적으로 끄라비에 간다는 의미는... 끄라비타운에 가겠다는 게 아니라 끄라비타운에서 썽태우로 약 삼사십분 정도 달리면 나오는 해변들 그러니까 아오낭이나 놉파랏타라에 가겠다는 의미일테지요. 아니면 육지임에도 불구하고 길이 뚫려있지를 않아서 긴꼬리배를 타고 바다를 통해 갈 수 밖에 없는 라이레 해변이나 똔싸이 해변으로 가는 여행자도 많을테구요...
이런 방향성에도 불구하고 올겨울 시즌, 끄라비 타운에는 여행자가 꽤나 많이 보입니다. 아무래도 중국인 여행자가 수적으로 많아져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예년보다는 젊은 서양인 여행자들도 많네요. 하여튼 좁은 동네에 여행자를 위한 숙소도 촘촘하게 많이 있습니다.
아마도 로컬구역에서 저렴한 현지문화를 만끽하면서, 바다는 썽태우로(타운의 보그백화점 근처에서 해변까지 편도 50밧) 오고가며 즐기는 저예산 여행자도 있을 수 있겠고, 피피에서 나오거나 피피로 들어가거나 하는 여행자들이 하루이틀쯤 편안하게 쉬어갈수도 있겠고요. 저는 바다보다는 그냥 끄라비타운 자체가 좋은편이긴해요.
남부의 여느 거대한 도시들처럼 좁은 길에 높고 낡은 건물들이 쭉쭉 솟아있지 않아서 타운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좀 밝기도하고, 마을을 따라서 길게 이어져있는 강이 선사하는 풍경들도 왠지 서정적입니다. 강변에 서면 끄라비의 볼거리중 하나인 카오 카납남(카납남 산)도 어디에서건 잘 보이구요. 강이 흐르는 동네는 좀 정감 있게 느껴져요. 보트를 대절해서 잠깐 저기를 다녀오는 것도 괜찮습니다. 맹그로브 숲도 보면서요. 저희는 예전에 가봤는데 요즘도 강변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보트기사들이 꽤 있더라구요.
“끄라비가 좋아서... 이 작은 도시에서 자그마한 한국식당을 내보면 좋겠다. 가게 차리고 꾸미는데 돈도 별로 안들고 재료도 아침시장에 가면 싸게 살수 있으니까!~~”
라고 혼자 마구 상상하다가,
“외국인이 사업을 낼때는 워크퍼밋 내야되지 1인당 네 명의 태국인 고용해야 되지(서류상으로라도...) 복잡한 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혹시라도 퍼밋 없는 상태에서 일하다가 들키면 벌금 내야지... 태국에서 가게를 꾸린다는 게 태국인이랑 같은 조건인게 아니야!”
라는 요왕의 현실적인 말을 듣고 금세 꿈을 접었어요. -_-;; 저는 복잡한 거 정말 싫어하는 단순 캐릭터라서...
어쨌거나 외국에서 일하는 한국분들 존경스럽습니다.
끄라비 시내
야시장
카오 카납남
끄라비와 거의 동일한 위도인데 동쪽의 태국만에 위치한 나컨씨탐마랏에서 200밧을 내고 롯뚜(봉고차)를 타니 세 시간이 채 안되어서 끄라비의 보그 백화점에 내려줍니다.
방콕에서 버스로 오면 한 13~14시간 정도 걸릴테고, 푸껫에서는 버스로 한 3시간반정도? 피피섬과는 배로도 연결되고 공항도 있고 하니, 어떤 방식으로든 들고 나는 건 참 편한 도시예요.
보그 백화점 앞에서 탄 하얀색 썽태우는 일단 놉파랏타랏 해변을 먼저 들른 다음 아오낭 쪽으로 오는군요.
이번에는 끄라비타운에만 있기가 좀 그래서 아오낭 해변에서 놉파랏타라 해변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위치한 호텔에 묵어보게 됩니다. (사실 뭔가 기념할 일이 있는 날이라 기분을 좀 내고 싶기도 했고...) 그 길목에서 내륙 쪽으로 나있는 골목 안에는 새로 지어진 신생 숙소들이 많이 포진해 있더라구요.
저희가 묵은 곳은 거의 인지도가 없지만, 나름 부띠끄를 지향하는 숙소인 더 스몰 The small 이었어요. 이 숙소가 있는 골목 안으로 쭉 걸어들어가면 머큐어도 나오도, 가격대비 좋은평을 받는 센타라 안다데비도 나오고 그러네요.
우리숙소에서 천천히 걸어가면서 도로변에서 넘겨다본 아오낭 해변은, 역시나 긴 꼬리배들로 번잡하고 모래사장은 끈적거리고 물빛은 실망스러워요. 제 눈에는 이른바 똥물처럼 보입니다. 하긴 섬의 해변도 아니고 육지해변이니 어쩔 수 없지요. 사람도 굉장히 많고요.
하여튼 여기서 물놀이를 그나마 민망하지 않게 하려면 4섬투어 또는 5섬투어를 해야 그나마 즐길 수 있을 듯...
아오낭 해변에서 차도와 맞닿은 부분의 모래사장에는 거의 사람들이 누워있질 않더라구요. 하지만 몸굽기를 하면서 드러누울 자리는 따로 있습니다. 아오낭 도로변의 동남쪽 코너쪽에 위치한 프라낭인에서부터 기암절벽쪽으로 주욱 이어진 그 모래사장에 모든 외국인들이 바글바글 누워있어서 이곳은 약간 인구 과밀화 현상까지도 보입니다.
여기는 그래도 긴꼬리 보트가 질러대는 등짝 서늘해지는 모터굉음, 차도에서 밀려나오는 소음이 많이 줄어들고 모래사장의 질도 끈끈하지않고 비교적 괜찮은 곳이네요.
아오낭 도착 첫날은 흐렸다
다음날은 개임
여행자들은 아오낭 남쪽에서 주로 논다
놉파랏타라 해변
뭘 줍는지 물빠진 곳에 사람들이 다니고 있다
이 모래사장의 맨끝 쪽에는 센타라 그랜드 리조트로 넘어가는 좁고 긴 나무 오솔길이 가파르게 이어져있는데, 여기에서 원숭이들이 많이 출현한다는군요. 제가 갔던 오전에는 원숭이들이 배가 불렀는지 불러도 나타나질 않던데, 팻말에는 ? 원숭이 구역이니 조심하시오 ? 라고 써 있더라구요.
그 좁고 가파른 나무계단을 타고 얕은 등선을 넘어가면 홀로 독립해변을 쓰고 있는 센타라 그랜드 리조트가 나오는데, 해변에 이르면 우리 같은 외부인들에게 별다른 제지는 없지만, 경비 아저씨가 일단은 친절하게 불러 세워서 노트에 이름을 쓰라고 하긴 합니다. 안전을 위해서라고 하더라구요. ^^
하여튼 이쪽의 물색깔도 아오낭 해변과 크게 다를 건 없는 칙칙한 물빛이긴하지만, 숙박객이외의 외부여행자들로부터 차단되어 있다시피하니(가끔 우리 같은 주책바가지들이 동산을 올라타고 넘어오긴 하지만... -_-;; ) 해변을 오롯이 즐길 수 있는 느낌이 물씬나네요.
살펴보니 객실수가 거의 200여개에 이르는 대형리조트던데 여기에서 묵어보신분들 계신가요?
우리야 맨몸으로 계단을 부여잡고 아오낭에서 이곳까지 스리슬쩍 넘나들 수는 있겠지만, 짐을 가진 숙박객들은 전부 배로 이동해야 되겠더라구요.
그건 그렇고, 혹시 올해 설 명절에 방송이 되었던 ‘샤이니의 어느 멋진날’을 보신분이 계신가요? 꽤나 심야에 해서 많이는 못보신 것 같은데...
하여튼 그 아이돌 그룹의 다섯멤버가 각자 자기가 원하는 곳으로 휴가를 떠나는데요 그 중 한곳이 끄라비였어요. 런던, 스위스, 일본 같은 멋진 곳들 이름과 함께 끄라비가 나오는데.. “아니~ 끄라비라니?” 싶었습니다. 태국으로 간다할지라도 끄라비보다는 선순위에 있는 멋진 도시들이 많이 있었을텐데, 어떻게 여기를 선택했을까 싶어서 귀가 번쩍 뜨이더라는...
눈치로 보아하니 온유씨가 머무른 곳은 놉파랏타라 해변에서도 북서쪽 방향으로 더 떨어져있는 크렁므앙 해변이지 않을까?싶던데... 살짝 스치듯이 나온 그 리조트를 저야 암만 봐도 알수가 없는데, 요왕이 쉐라톤과 비슷해보인다...라고 지나가는 말로하는 바... 정확히는 알 수가 없네요. 도로변에 위치한 식당에서 해산물로 점심식사도 맛있게 하는 것 같았는데... 거긴 어디었을까? 혹시나 왕싸이씨푸드에서 멀지않은 빠까랑이라는 식당? (놉파랏타라 홀리데인 인 호텔 옆이지요.) 바로 도로를 향해 있는 걸 보면 구조상으로는 좀 그래 보이기도 하던데, 그 비슷한 구조의 식당이야 뭐 널려있는 형편이지라...이 역시 알 수가 없군요.
그런데 방송에서 약간 아쉬운건... 태국만 딱 떼어놓고 봤을 때는 잘 몰랐었는데, 다른 도시들... 그러니까 다른 멤버들이 놀러간 런던, 도쿄, 스위스의 베른등과 교차편집이 되버리니까, 아무래도 거리도 그렇고 교통수단도 그렇고 사실 지저분하고 어수선 해 보이는 티가 좀 많이 난다는거... -_-;;
끄라비 타운에서 거의 50킬로미터 정도 떨어져있는 노천온천에도 방문했던데, 다른나라나 도시에서 보였던 노천온천과는 달리, 그날따라 비가 온 탓에 완전 흙탕물이 되버려가지고 이래저래 모양이 너무 빠져 보이는 거에요.
사실 거기가 규모도 그다지 크지 않은 편이고 물도 좀 미지근하거든요. 시설도 좀 민망하고... 방송으로 잡기에는 온천에서 바로 위쪽에 있는 에메랄드 풀이 더 괜찮았을 수도 있는데...^^
공중파인 MBC에서 설 명절 때 특집으로 한 회 방송했고, 좀 더 확장편집해서 MBC뮤직채널(각자 선택하고계신 케이블티비 패키지상품에 따라 이 채널이 포함 또는 불포함이겠지요)에서 10회 분량으로 매주 화요일에 방송하니 여행에 관심 있으시면 한번 보세요. 아무래도 한회 방송분에서 1/5 밖에 차지를 못하니 끄라비가 많이는 안 나오겠지만 그래도 샤방샤방한 아이돌스타와 함께하는 끄라비 풍경은 좀 더 감회가 남달라요. 자신이 여행했었던 지역은 화면으로 보면서 추억도 돋고 재미가 있고 못 가봤던 지역은 잘 모르니까 좀 막연하게 다가오고 그런 건 있습니다.
센타라 그랜드 리조트가 있는 해변
일단 아오낭 해변의 원숭이 출몰지역에서 원숭이한테 바나나 주는 것, 그리고 힘들게 간 것에 비해서 건질게 거의 없었던 노천 온천, 태국 맛사지 아줌마들이 열심히 호객하는 아오낭해변거리(맥도날드와 스타벅스가 뒤로 보이더라구요) 의 밤풍경 아오낭 클리프 리조트에 위치한 끄라비의 유일한 한국식당에서의 삼겹살 식사 등등이 살짝 보이던데, 이런걸 봐두면 나중에 거기 갈 때 감회가 좀 더 새로울 수 있을지도요.
물론 끄라비가 전혀 관심이 없는 분이라면 아무 감흥도 없을테지만...-_-;;
아오낭보다는 훨씬 한적한 무드였던 놉파랏타라 해변에도 외국인들이 예전에 비해서는 좀 더 늘어난 것 처럼 보입니다. 아무래도 여기는 아오낭 보다는 훨씬 적적하고 긴꼬리배의 모터로부터도 좀더 자유로우니까 성향에 따라서는 이곳이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올 겨울 끄라비의 해변이나 타운에 머무르신 여행자분들은 이곳의 느낌이 어떠셨나요?
저는 매번 와도 늘 좋은 곳이라 느껴집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