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쳐 지나가는 도시 수랏타니 – 부유한 무드가 흘러요
( 쑤랏타니 지도 참조 : https://thailove.net/bbs/board.php?bo_table=map&wr_id=2112 )
쑤랏타니 역시!! 정작 여기서 묵어가는 사람은 별로 없지만 지명만은 여행자들에게 아주 친숙하게 들리는 곳입니다. 마치 ‘춤폰’처럼요.
육로 이동으로 싸무이로 가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거쳐야 되는 곳이기도 하고 거기에 더해... 남부로 향하는 여행사버스(터미널버스가 아닙니다)를 타면 쑤랏타니에서 일단 정차한 후에 – 각자의 방향에 따라 이합집산이 되는데요. 이 과정이 그다지 상쾌하지 못하답니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별반 달라진 게 없다네요. 앞으로도 사정이 별반 달라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남부행 여행사버스에서는 도난사고도 많이 일어나고, 여행자들을 그저 짐짝처럼 대하는 싹퉁바가지 여행사직원들도 종종 출현하고해서 정말 웬만해서는 남부 여행 할 때 여행사버스는 이용 안 하는 게 권장사항인데요... 아무래도 금액이 저렴해서 저예산 백패커는 이 여행사버스에 끌릴 수밖에 없겠지만 정말 웬만하면 피해주세요.
쑤랏타니에도 광산이나 플랜테이션 노동자로 건너 온 중국 본토 거주민들의 문화가 지금까지도 꽤 짙게 내려앉아있는데, 도시의 중심부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있는 중국계 회관들과 인자한 관음보살상이 거대하게 서있는 중국식 사원이 그 증거인 듯 보입니다. 이런 분위기는 푸껫타운 내에서도 느껴져요.
저희가 쑤랏타니에 날아든 날은 한국으로 치자면 정월대보름날이었는데요, 중국계 회관에서도 뭔가 보름날 관련행사를 하는 것 같더라구요. 여러 개의 식탁을 깔아 연회준비를 하고 중국음악을 틀어놓고 아주 떠들썩하고 흥겨운 분위기입니다. 중국인 이주민들이 많은 동네는 절대 가난할 수가 없겠지요. 정말 열심히 사니까요.
다른 주의 주도가... 주도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소박하고 때로는 남루해보이기까지 한 것에 비해서, 이 쑤랏타니주의 주도인 쑤랏타니는 하나의 거리에 쇼핑센타가 짧은 간격으로 세 군데나 들어서 있을 만큼 경제적으로 넉넉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습니다.
우리끼리는 ‘돈 되는 섬을 세 개(따오, 팡안, 싸무이)나 가지고 있어서 거기서 긁어 들이는 돈이 어마어마해서 여기도 부티가 나나부다...’ 하고 객쩍은 소리를 하기도 했어요.
아~ 근데 부티가 난다는 것은 완전히 태국 현지기준에서예요. 절대 한국적 눈높이에서가 아니니 큰 기대는 할 게 전혀 없습니다. 단기여행자의 눈으로 보자면 다 태국의 그 도시가 그 도시 입지요. -_-;; 하긴 시간이 촉박한 단기여행자들은 이곳 쑤랏타니에서 묵을 일도 거의 없겠지만요.
ICON 쇼핑센터
콜리세움
맛있는 음식들을 파는 식당들도 시내중심부에 군데군데 많은데 그중 국수집의 비중이 높군요. 현지인들도 막 줄서서 기다렸다가 먹는 국수집도 눈에 보여요. 중국계 이주민이 많으니 당연히 딤섬집도 여기저기 보이구요.
근데 아무래도 이런 식당들은 외국인이 들어가서 주문하기에는 좀 어려운데다가... 현지인도 줄서서 먹는 분주한 집에 외국인 손님이 뭐가 반가울까요. 괜시리 성가시기나 하지요.
그러니 우리 같은 뜨내기 여행자들이 도전하기에는 매일 열리는 야시장이 제격입니다. 한 가지 특징적인 것이 다른 지역의 야시장에 비해 이곳 쑤랏타니 야시장에서는 카놈완 그러니까 디저트를 파는 가게가 상당히 많은 게 특징이에요. 왜 이렇게나 단걸 좋아할까요.
당뇨 조심해야 되는데... 하긴 옛날에는 당뇨병이 부자병이라고 불리기도 했다던데...
왓 싸이 앞 야시장 풍경
각종 달콤한 음식들을 판다
도시 중심부 안에 3개의 쇼핑몰과 큰 규모의 재래시장도 있고, 중심가에서 그다지 멀지않은 곳에 근교 도시로 운행을 하는 버스터미널이 있어서 도시 내에서의 이동은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 편이었습니다.
우리 숙소인 마이플레이스@쑤랏에서 근교를 운행하는 버스 타는 곳(딸랏까쎗 능)까지 썽태우로 40밧 정도 했었거든요. 흥정을 하면 더 요금이 내려가기도 할 것 같은데 그냥 부르는대로 준 가격입니다. 요즘은 흥정에 흥미를 잃었어요.
단지 기차역이 도심 주변에서 아주 멀리있다는 게 좀 아쉽네요. 공항이야 뭐 어느 도시에서건 도심에서 먼 법이고요.
여행자가 그다지 묵지 않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쑤랏타니에는 대형 백패커 숙소인 마이플레이스@쑤랏 게스트하우스가 성업 중인데요, 그곳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게스트하우스 게시판에 살짝 끄적여 보는게 좋을 것 같네요...
하여튼 일반적으로 봤을 때 이곳 쑤랏타니에서 숙박까지하는 여행자는 꽤나 드물것 같은데- 사실 이 도시 자체가 크게 매력적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할 정도로, 관광지로서의 임팩트가 미약한 곳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만....- 혹시 머물러보신 분들 계신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섬에서 흔하게 마주치는 뺀질한 태국인이 아닌, 때 묻지 않은 로컬들의 모습과 생활상 그 자체는...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어주는 뭔가가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