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살아봐도 좋겠다는 마음 돋는 푸껫 타운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이전에 비해 그 존재들이 좀 수면위로 많이 떠오르긴 했지만, 사실 우리처럼 장기 체류식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란 전체 해외여행자들 중 절대적인 퍼센트로 봤을 때 아주 적은 비중, 그야말로 마이크로 비중을 차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열심히 일터에서 일하고 그 보상으로 주어진 꿀 같은 짧은 휴가기간 안에 액티비티와 재충전 그리고 쇼핑과 식도락이 집중되는 여행을 하게 되니까, 당연히 멋진 리조트에서 유명한 식당의 맛있는 음식을 즐기며 휴가를 완벽~하게 보내는 것이 백만번 지당하고 맞는 길입니다.
자유여행의 역사가 한해 한해 늘어가고 있으니 당연히 예전에 비해 자유 여행자의 비율이 상당 늘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해외 출국자의 대세는 패키지여행이라는 통계상의 결과도 나와 있기도 하구요. 앞으로 점점 더 변화가 있긴 할테지만요...
왜 이렇게 나불나불 잡설이 기냐하면...
그러므로 이러한 일반적인 여행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외에서 뿌리 내리고 사는 거주민도 아닌... 여정이 상당 애매모호한 우리가 보고 즐기고 머무르는 시점과 공간은, 어쩌면 꽤나 소수에게만 겨우 어필될 마이너함 그 자체일거에요. 하지만 어딘가에 숨어있을(?) 마이너한 동지들에게 깜빡깜빡 신호를 보내는 의미로 그냥 끄적거려 봅니다.
저는 만약 굳이 태국에서 체류를 하게 된다면, 그 장소로 북부의 몇몇 작은 중소 도시 그리고 남부에서는 끄라비 정도를 마음에 두고 있었는데요, 푸껫타운에 며칠간 머무르면서 든 생각은 왠지 농염하고 밀도 있어 보이는 이 타운이 장기 체류하기에 제법 괜찮을 것 같단 생각이 들더라구요.
전 대도시는 무척 버거워서 방콕은 맨 일차적으로 제외인데, 그거야 전혀 중요치 않은 개인 성향일 뿐이고... 요왕은 방콕을 좋아하니까(정확히 말하자면 카오산 일지도...) 정말 취향은 각각입니다.
하여튼 태국 남부 정취를 물씬 표현하는 무슬림계, 오래전 중국에서 노동자로 단체 이주해 뿌리 내리고 있는 중국계, 그리고 유럽(포르투갈) 양식이 가미된 일명 콜로니얼 스타일까지 건축 양식에 고스란히 남아 있어서 푸껫타운은 시각적으로 상당히 다채로운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여기저기 중국계 회관들도 많이 있고요. 그리고 관민이 상당히 합심해서 타운을 꾸며나가는 있는 분위기도 느껴지는데, 이 부분은 정확히 모르겠어요.
그래서 종국에는 비슷한 모양새로 성장 해 버리고 마는 천편일률적인 도시 안에서 살고 있다는 느낌이 아니라, 이질적인 다른 문화 속에 쑥 들어와 있다는 느낌이 들면서 탐구심 센서가 살짝 울립니다.
사실 치앙마이 같은 경우에는 곳곳에 자금자금한 일식 음식점이 꽤나 많아서 극동 아시아 장기 여행자들의 위장을 잘 달래주고 있고 만만하게 먹을수 있는 서민형 무까따도 많고, 다소 저렴하게 먹을수 있는 한국음식점도 시내에 있고 한데...
여기 푸껫 타운에는 그런 류의 식당이 잘 안보이고, 대신 그 자리를 무슬림 식당이나 중국동남부 풍미 가득한 새우 국수 식당이 채우고 있네요.
커리향 진한 무슬림 음식 좋아들 하시나요? 향 짙은 남부 음식에 잘만 적응하면 큰 무리 없이 안착할수 있을거 같긴 한데, 사람에 따라 간단한 일이 아닐수 있어요.
장기 체류자라면 음식을 만들어 먹어도 되긴 할테지만, 정작 저희는 치앙마이에서 지낼때 즉석식품 렌지에 돌린거 말고는 요리라고는 안해봤으니 이 점에 대해선 할말이 없네요. -_-;;
쏨땀 까이양으로 대표되는 이싼 음식점이 그다지 많이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 제게는 상당히 아쉬운 점이긴 해요. 물론 그런 류의 식당이 있기야 하지만 북부처럼 마구 빈번하게 보이지가 않아서리...
음식 부분은 각자의 취향이 무척이나 달라서 뭐라 말하기가 애매합니다.
어쨌든 각 문화권별로 전통 있는 식당들이 꽤나 들어서 있고, 분명 푸껫이기는 하지만 해변이 아니므로 들끓는 여행자 번쩍이는 네온싸인들 핑크 비즈니스도 미약해서 그냥 평온한 태국 도시 무드를 풍깁니다.
타운에는 2개의 썽태우 노선이 있어서 중요한 지점을 이어주고 있어 어느 정도 이동에 도움을 주는군요. 물론 상세하게 다 훓어내지는 못해서 어느 정도는 걷는 걸 감안하면 꽤 도움은 되고 있습니다. 요금은 저렴한 10밧 이네요.
그리고 시내 한 중심인 라넝 거리에 청과물 시장이 있어서 저렴하게 과일이나 야채를 살수 있고, 타운 주변으로 번듯한 쇼핑몰이 꽤나 많이 있어요. 타운 남쪽에는 오션 쇼핑몰이 있긴 한데, 왠지 옛 영화가 바랜지 이미 오래되어 보이는 쓸쓸하고 퇴색한 이미지고, 아무래도 요즘의 대세는 센트럴 페스티벌 쇼핑몰이겠지요. 먹고 싶은 프랜차이즈 식당은 거의 다 들어차 있어서, 대도시에서 즐겼던 먹는 기쁨을 고스란히 누릴 수 있긴 합니다. 물론 날마다 이런 쇼핑몰에 갈 이유는 없고 가끔 가는 것일 뿐이니 사람에 따라서 효용성은 좀 다르겠지요.
마구마구 생활용품과 식자재를 쇼핑하고 싶다면 타운에서 빠똥 가는 길에 있는 창고형 할인매장인 매크로도 있고 또 센트럴에서 북쪽 방향에 테스코 로터스랑 빅씨도 있구요.
하여튼 매사에 결국은 돈이 문제이지, 적어도 이곳에서 매장이 없어서 곤란할 일은 없어 보입니다.
중요한건 숙소인데 하루씩 빌리는 방들은 사실 그렇게 저렴하지 않더라구요. 타운 중심에 있는 게스트 하우스의 왠만한 방은 에어컨 룸이 적어도 500-600에서부터 시작되고 있으니 좀 만만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한 달 일정으로 머무른다면 달 단위로 빌려주는 아파트먼트나 맨션 같은 숙소에서 머무를수도 있고, 그게 아니면 게스트 하우스에 한 달 요금을 협상해봐도 될거 같긴 하구요.
사실 한달 이상 묵을 장기 거주용 숙소 부분은 잘 알아보지 않아서 딱히 감이 안 오지만
얼마 전에 카오랑 언덕 입구가 시작되는 사거리에서 라마 9세 공원 방향(남쪽 방향)으로 걸어오다보니 길지 않은 이 길에도 레지던스형 콘도들이 꽤 보이더라구요. 그러니 푸껫 타운 전역에도 많이 있겠지요.
날씨가 좀 문제가 될수 있단 생각은 들어요. 남부 혹서기의 햇살은 너무너무 뜨거워서 정말 정수리가 후끈해질 지경입니다만, 요즘 들어서는 하루 한차례씩 비가 내려서 공기도 좀 맑고 비 온 후에 살짝 그 열기가 들어가긴 해요. 그래도 너무 더워서 낮에는 돌아다니기가 힘들군요.
라넝 거리를 타고 서쪽방향으로 주욱 걸어오다가 첫 번째 사거리에서 좌회전해서 한참을 계속 남하하다 보면 걷는 방향 오른쪽에 라마 9세 공원이 나오는데요, 커다란 호수 같은게 있어서 여기서 걷기 운동하면 그나마 머리에 열을 좀 덜 받을 거 같긴 합니다.
근데 숙소에 따라서 거기까지 당도하는게 좀 힘들게 생겨먹은 위치라 얼마나 효용성을 발휘할지가 문제긴 한데, 장기 체류를 하면서는 건강도 생각해야 하니까 어쨌든 타운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걷을수 있는 공원이 있다는건 좋은 일입니다.
그리고 요왕처럼, 나이트 라이프란 때론 내게 힘이 되어주는 소중한 그 무엇 인 분들은...
분수대 사거리에서 북쪽으로 뻗어있는 야왈랏 거리와 야왈랏을 동서로 가로질러 있는 디북 거리에 라이브 음악을 연주하는 분위기 좋은 술집들이 많고 하니 이런 류의 문화생활도 적잖히 즐기면서 심심치 않게 보내실수 있을거에요. 근데 꽤 멋을 부리고 수준 있는 밴드들까지 나오는 이 구역의 분위기 있는 술집들은 가격면에서 그다지 저렴하지는 않으니 너무 자주 가시면 가산 탕진합니다.
하고보니 늘 그러하듯 약간 횡설수설한데, 뭐랄까요... 알고 지낸지는 오래 되었지만 거의 친분이 없었던 사람에게, 문득 호감의 마음이 생길때가 있는 것처럼, 푸껫 타운에 대해 느껴지는 마음이 약간 그 비슷한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하긴 살기에 좋은가 그렇지 않은가 하는건 정말 정말 주관적인 것이어서, 이래 저래 늘어놓는 타인의 글이 실제로는 별 영향을 못 미칠수 있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지역이라는 하드웨어와 나 라는 소프트웨어가 잘 연동이 되는지가 바로 관건이니까 말입니다. 나한테 좋았던 곳이 다른 사람한테는 호러블~ 한 장소가 될수 있는건 비일비재하니까요..
볕이 쨍쟁한 한낮, 푸껫 타운을 걸으며 찾아간 식당이 문을 닫아버린걸 보고는 머리가 너무 열을 받은 나머지, 끄적끄적병이 도졌다고 넓게 봐주시길 바라며...
언언호텔
매루안 거리에서 본 노을
롬마니 골목
롬마니 골목의 집들
탈랑거리
랏싸다 거리의 바와 식당
중국 사원. 탈랑 거리
커피집. 탈랑 거리
게스,트하우스. 탈랑 거리
탈랑 거리의 저녁 풍경
상점 간판. 탈랑 거리
탈랑 거리의 집들
중국 사원. 끄라비 거리
센트럴 페스티벌
디북 거리의 바, 플런찟 라마
플런찟 라마 내부 모습
라이브 바 싸내하. 야왈랏 거리
옛 스탠다드 차터드 은행 건물. 팡아 거리
메트로폴 호텔 앞 시계탑
야왈랏 거리 끝의 식당
디북 거리 풍경
디북 거리
라이브 바 싸내하. 야왈랏 거리
옛 스탠다드 차터드 은행 건물. 팡아 거리
메트로폴 호텔 앞 시계탑
야왈랏 거리 끝의 식당
디북 거리 풍경
디북 거리
라마 9세 공원 호수의 노을